넥슨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 기대 이상 완성도였다

넥슨게임즈의 출시 예정작들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은 역시 3인칭 루트슈터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일 것이다. 국산 게임 중 워낙 생소한 장르인 것도 있고, 이전에 공개됐던 영상들의 완성도가 워낙 뛰어났던 덕분이기도 하다. 특히나, 국내는 물론 해외 게이머들도 해당 영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게임메카는 넥슨게임즈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게임을 한 발 먼저 테스트 해 봤다. 짧은 플레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첫 인상은 기초공사가 매우 탄탄했다는 점이다. 루트슈터로서의 기본 골자가 이미 충분히 잘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물론, 테스트 단계인만큼 타격감이나 레벨 디자인, 보스의 패턴 등 디테일한 부분으로 들어가자면 아직 손 봐야 할 곳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게임 개발이 굉장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을 받았다. 

위에서 말했듯 퍼스트 디센던트는 3인칭 루트 슈터 장르 게임이다. 게임의 분위기는 SF와 판타지가 적절히 결합된 형태로, 고도로 발달된 마법과 과학을 스킬로 사용하면서도 소총이나 런쳐, 샷건 같은 현대의 재래식 무기도 등장한다. 플레이어는 스토리의 중심이자 세계를 구원할 운명을 지닌 계승자가 되어 침략자에 맞서 잉그리스 대륙을 수호해야 한다.

게임 속의 모든 미션은 멀티플레이로 진행된다. 필드 위에서의 미션은 개별 진행부터 파티플레이까지 모두 지원하지만, 레이드는 4명의 플레이어가 협력해서 공략하게 된다. 특히, 보스 레이드는 다양한 적과 난이도가 준비돼 있으며, MMORPG처럼 패턴을 분석하고 약점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등장하는 캐릭터도 다양하다. 각 캐릭터는 수류탄을 던지거나 빙결 마법을 쓰고, 방벽을 형성하는 등 자신의 병과에 걸맞은 4개의 스킬을 가지고 있다. 특히 4개 스킬 중 하나는 궁극기 개념이라 위력이 매우 강한 대신 쿨타임이 길다. 무기로는 돌격소총, 광선소총, 미사일 런처, 샷건, 핸드 캐논 등 여러 무기 중 3개의 총기와 다양한 보조 공격 수단을 장착할 수 있으며, 총기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는 룬도 여럿 장비할 수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워프레임이나 앤썸같은 3인칭 루트슈터 장르의 기본을 빠짐없이 잘 갖추고 있다. 필드에선 떼거지로 등장하는 적들을 총기로 하나하나 때려잡고, 잡은 적들이 떨어뜨리는 아이템으로 총알이나, 체력을 보급하는 점 등이다. 총기에는 등급이 있고, 그에 따라서 능력치도 달라진다. 여느 슈팅게임과 마찬가지로 적들은 급소를 맞혀서 치명타를 가할 수도 있다. 농담이 아니라 이 모든 부분들이 첫 테스트임에도 굉장히 부드럽게 잘 작동했다. 웃픈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앤썸 정식 출시 당시보다도 더욱 매끄럽게 구동됐다. 

이 게임만의 특징은 그래플링 훅에서 찾을 수 있다. 많은 루트슈터게임이 빠른 속도감과 입체적인 전투 현장을 만들기 위해 비행이 가능하다거나 제트팩으로 점프력을 강화할 수 있게끔 한다. 이 게임은 그래플링 훅을 채용했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높은 곳을 등반한다거나, 적의 강력한 공격을 피할 수도 있다. 

참고로 이 그래플링 훅은 오버워치 위도우메이커의 훅과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에임 조준이 필요하며, 직벽에 사용 시 관성을 이용해 공중에 오래 체공할 수 있게 해준다. 심지어는 2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어 플레이어의 기동에 큰 도움을 준다. 게임 내에서 2단 점프를 제외하면 적의 근접 공격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사용이 필요하다. 다만, 헤일로 인피니트처럼 훅을 이용해 적을 끌어온다거나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스전 역시 그 틀이 매우 잘 잡혀 있다는 인상을 줬다. 게임에는 총 5개의 보스 레이드를 즐길 수 있으며, 그 중에 난이도가 다른 세 명의 보스를 만나볼 수 있었다. 각 보스는 공략 방법이 매우 상이했다. 디바우러는 일정 이상의 대미지를 받으면 스포어에서 보호막을 얻어 무적 상태에 돌입하기 때문에 보호막 안에 들어가 스포어를 재빨리 터뜨리는 것이 중요했으며, 스터닝뷰티는 적의 일격기를 피해 벽 뒤에 숨어 잠깐씩 고개를 빼가며 공격해야 했다. 

기본적으로 파티 플레이를 진행할 때는 아군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했다. 보스의 경직을 발동시키기 위해 파괴 가능 부위를 바르게 포커싱해야 하고, 팀원이 누웠을 때 어그로를 뚫고 아군을 구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특히, 몬스터 헌터처럼 데스 카운트가 3회 쌓이면 그대로 미션 실패 문구를 보기 때문에 소통을 통한 아군 구출이 매우 중요하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잡몹들을 잡아서 떨어지는 체력 보급을 적절히 분배하기 위해서도 음성채팅은 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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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보스전이 아니어도 팀플레이를 진행할 땐 활발한 소통이 반드시 필요했다. 게임 내에 공격을 연계할 요소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다수의 적을 하나로 뭉쳐주는 수류탄을 던지면 다른 유저가 강력한 스플래시 공격이나 또 다른 군중제어기를 던지는 식이다. 빙결이나, 독 등에 걸린 적에게 추가 피해를 주는 룬도 있기 때문에, 원소 공격을 하는 아군과 연계하는 것이 미션을 쉽게 클리어하는 지름길이었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겹친 덕분에 전투는 매우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으며, 그만큼 속도감도 뛰어났다. 잠깐이라도 한눈팔 시간 없이 적을 조준하고, 큰 공격을 피해서 그래플링 훅으로 도망가고, 적 패턴 변화를 눈으로 확인한 뒤 그에 대응하는 등 굉장히 입체적인 움직임과 재빠른 에임을 모두 요구했다. 다만, 적 헤드샷 판정이 꽤 후한 편이고, 보급도 제법 많이 덜어지기 때문에 클리어는 어려워도 쉽게 죽는 경우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은 게임의 구조보다는 디테일에서 발견됐다. 다격감과 사운드, 보스 공략법,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등이다. 테스트 단계라고 생각하면 어느정도 용납 가능한 부분이지만, 다른 부분의 완성도가 워낙 높다보니 유독 눈에 띄는 단점들이었다. 특히, 사운드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샷건의 타격감은 많이 아쉬웠다. 

한편, 게임을 진행하는 종종 불합리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래플링 훅을 꽂은 뒤 목표지점에 도착하면 원하지 않아도 높게 점프가 되어 버리는데, 이 동안 무방비로 적에게 공격을 당하게 된다. 이는 좌우로 회피하기 위해 땅에 박았을 때도 마찬가지였기에 오히려 게임에 불편을 자아냈다. 그래플링 훅과 점프를 섞어서 슈퍼점프가 쉽게 되도록 만든 듯한데, 그저 불편을 야기하는 요소였다. 이 밖에도 솔로 플레잉 시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적이 나와 죽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버려 미션을 실패하는 경우라던가, 탱커 영웅이 방벽을 펼쳐도 보스의 공격 한 방에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것 등은 수정이 필요해 보였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아직 개발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루트슈팅 장르의 기본을 완벽하게 구현한 상태다. 더불어 비주얼적 측면이나 보스 레이드 등에서 나름의 개성도 잘 갖추고 있다. 게임 구석구석을 좀 더 신경 써서 잘 벼려내기만 한다면, 아마 많은 팬들이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의 완성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