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BM에 발목, 물 들어올 때 노 못 저은 슈퍼피플

이번 주에는 간만에 국산 PC온라인 슈팅 신작이 입성했다. 11일부터 스팀 앞서 해보기에 돌입한 원더피플 신작 슈퍼피플이 27위로 입성한 것이다. 슈퍼피플은 테스트 시기에 30위권에 진입한 적도 있고, 경쟁작과의 차별화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템포가 빠르고 쏘는 맛이 있는 전투가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27위라는 순위는 출시 후 첫 성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예상보다는 높지 않다.

주요 지표를 보면 포털 검색량과 개인방송 시청자 수는 크게 늘었으나, PC방 이용량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게임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그 주목도가 온전히 플레이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분석된다. 슈퍼피플 스팀 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살펴보면, 4만 5,000명 대에서 시작해 4만 7,392명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이틀 간에는 4만 1,000명 대로 감소세를 보였다. 오픈 초기임에도 상승기류를 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앞서 해보기 시작과 함께 불거진 과금 상품에 대한 불만이다. 슈퍼피플은 유료 스킨이 기간제이며, 스킨을 모아서 일정 기간을 채워야 영구제로 전환되는 방식이었다. 다른 경쟁작에서도 이러한 유형의 상품은 혹평을 면치 못했고, 슈퍼피플 유저 리뷰에도 과금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 외에도 FPS라면 피할 수 없는 불법 핵 프로그램 난립, 불안정한 최적화, 클래스 간 밸런스 불균형 문제 등이 지적됐다.

이처럼 여러 요인이 겹치며 슈퍼피플은 노를 저어야 할 절호의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만회할 기회가 없지는 않다. 우선 스킨은 기존에 유저들이 결제한 금액을 전액 환불하고, 영구제 스킨 직접 구매와 플레이를 통한 획득 방식을 추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앞서 해보기 초기에 오류를 일으켰던 전화번호(SMS) 인증도 제거했다. 시작이 순탄하지는 않았으나 주요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부분은 소통을 중시하는 유저 마음을 돌릴 단초가 될 수 있다.

지난 주말에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게임에도 영향을 미쳤다.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 다음메일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가 일시에 멈췄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게임도 접속 장애를 면치 못했다. 그 중에도 직격타를 맞은 게임은 패스 오브 엑자일이다. 이번 주에 패스 오브 엑자일은 무려 12계단이 하락했는데, 복구에 하루 반 나절이 소요되며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번 주에 패스 오브 엑자일은 PC방 이용량이 급감했고, 이터널 리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 등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게임 다수도 지난주에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오딘은 모바일 버전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복구됐고, 접속장애 관련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토대로 포털 검색량이 증가하며 제 자리를 지켰으나, 이터널 리턴과 패스 오브 엑자일은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위권에서는 도타 2가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5위에 자리했다. 도타 2는 개인방송 시청자 수가 대폭 증가했는데, 지난 15일에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글로벌 e스포츠 대회 ‘더 인터내셔널’을 기반으로 한 관심도 증가가 순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에 롤드컵이 겹치며, 동서양을 꽉 잡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 2가 e스포츠로 정면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과연 어떠한 리그가 더 많은 이목을 집중시킬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토치라이트: 인피니트가 44위로 입성했다. 이 게임이 앞세운 강점은 던전을 공략하며 좋은 장비를 얻어 캐릭터를 무한히 성장시키는 근본적인 파밍에서 오는 재미다. 복잡한 부분을 덜어내고 파밍과 성장에 집중한 간결한 게임성으로 긍정적인 평을 받았으며, 거듭되는 시즌에 대한 혹평으로 고전 중인 패스 오브 엑자일을 대체할만한 타이틀로 조명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