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모르면 맞아야죠!”라는 말이 있습니다. 철권 경기 해설에서 나온 이 말은 콤보의 파훼법을 모르면 그대로 맞기만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는데요, 원체 범용성이 높은지라 자연스럽게 그 바리에이션도 늘어났습니다. 개중 가장 인기를 끈 말로는 “모르면 죽어야죠!”가 아닐까 한데요. 이전에는 소울라이크를 주로 수식하던 이 말이 최근 극한의 자유도를 가진 생존게임으로 그 자리를 옮기는 추세입니다.
대체 얼마나 죽기에 소울라이크에 견줄 정도로 '죽음이 자연스럽다'는 말이 나오게 된 걸까요? 오늘의 [겜ㅊㅊ]에서는 모르면 죽을 수밖에 없는, 야생 그 자체에 유저를 맨몸으로 내던지는 생존게임만 골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튜토리얼이나 설명 같은 건 당연히 없다시피 하고, 있다 해도 조작법 정리 이미지 한 장 정도가 고작인 그런 가혹한 게임들 말이죠.
1. 러스트
첫 번째로 추천해드릴 야생의 게임은 바로 러스트입니다. 굶주림, 갈증, 추위, 사냥, 생존 이 무수한 요소를 플레이어가 혼자, 직접 알아가야 하는 멀티플레이 생존게임이죠. 시작하자마자 그 무엇도 알려주지 않고 파밍에 혈안이 된 생존자들의 틈에서 넝마를 주워가며 시작해 자신의 은신처를 만들고 침입자를 소탕하는 단계까지 오를 때 그 보람이 엄청난 게임이기도 합니다.
다만 아무래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생존’이 게임의 메인 콘텐츠인 만큼 게임에 마음을 두게 되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 단계까지 오르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뿐더러, 초기에는 이 약탈을 즐기기도 전에 약탈 당하는 일이 많아 게임에 쉽게 마음을 두는 일이 힘들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 둘 추억이 쌓이는 순간 플레이타임이 세 자릿수를 넘기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하네요.
2. 켄시
두 번째로 추천드릴 게임은 영국의 인디게임 개발사 로파이 게임즈가 개발한 오픈월드 RPG 켄시입니다. 캐릭터의 배경과 커스터마이징이 끝나자 마자 척박한 황무지에 유저를 던져버리는 가혹하면서도 마니악한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죠. 게임 내에는 촘촘하고 당위성 있는 나름의 규칙들이 밀도 있게 채워져 있지만, 그것을 그 누구에게도 제대로 배울 수 없는 구조라 유저는 필연적으로 맞고, 당하고,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켄시 특유의 매운맛은 사실 이미 게임메카에서도 여러 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후 여러 업데이트 및 모드 추가로 유저들이 더욱 자신만의 창발적인 플레이를 즐겨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다만 켄시 2 개발로 이제는 공식적인 주요 업데이트가 많이 줄었다는 점이 아쉽네요.
3. 스페이스 엔지니어
우주 배경의 생존이나 스페이스 오페라, 자유도 높은 기계 조립 등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스페이스 엔지니어를 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앞서 해보기 출시 후에는 한동안 튜토리얼 조차 없어 야생 그 자체라는 평을 받았는데요. 타 게임들과는 달리 우주를 배경으로, 슈트를 입고 활동하는 만큼 생명에 지장을 주는 요소는 부상보다 대개 산소나 온도와 같은 환경적 요소에 조금 더 치중돼 있죠.
스페이스 엔지니어는 앞선 게임들처럼 플레이어를 야생에 내던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플레이어의 적응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기기와 분해장치 등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다만 다행이 있다면 불행도 있는 법, 게임 내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기기와 도구는 직접 광물을 캐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겠네요. 그래도 앞선 게임들 만큼 PK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다는 점과, 어느 정도 과학적인 지식이 있다면 그나마 시스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4. 데이즈
230 평방킬로미터의 크기를 자랑하는 광막한 독립국가 ‘체르나루스’에서 벌어지는 좀비 아포칼립스 서바이벌 장르의 데이즈는 어떠신가요. 여러 버그와 문제점 등으로 제법 악명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그래도 유저 평가가 ‘매우 긍정적’까지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며 상당히 개선된 상황임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불친절한 설명과 넓은 필드로 인한 진입장벽은 여전하지만요.
데이즈는 불친절을 넘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환경을 가지고 있어 고통을 겪는 상황이 앞선 게임들보다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과 추위, 적대적인 생존자에 좀비라는 위협요소까지 추가돼 있죠. 여기에 조금의 부상이나 감염만으로도 어느새 채도가 낮아지는 화면을 보게 돼 “살기 위해 이렇게까지 몸을 사려야 하는구나”와 같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불합리에 가까운 환경을 극복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5. 마이 썸머 카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게임은 이게 '왜 여기에 있나' 싶은 마이 썸머 카입니다. 장르는 운전 시뮬레이션이지만, 실제로는 요의, 허기, 갈증, 더러움, 혈중 알코올 농도, 돈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대로 죽어버리는 개복치 시뮬레이션에 가까운 생존게임이거든요. 제시된 장르와는 다르게, 앞서 설명한 생존게임들과 비슷한 상태이상 관리와 조심스러운 조작을 요하는 수준입니다. 자칫 허기로, 갈증으로, 방광이 터져서, 술을 마시고 수영을 하다가 사망하는 허무한 끝은 예사죠.
여기에 자유도 높은 크래프팅 요소, 무엇 하나를 시도하기 위해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점, 튜토리얼조차, 하다못해 조작법 안내조차 없이 게임에 내던져진다는 점 등, 이런 모습만 봐도 이번 주 [겜ㅊㅊ]의 요건을 완벽히 충족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목적이 ‘생존’을 넘어서 ‘운전’에 성공하는 일인지라 체감되는 난이도는 더욱 높지 않을까 한데요. 인내심의 한계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관심을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과 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viina@gamemeca.com
에 달린 기사 '댓글 개' 입니다.
게임일정
2024년
11월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