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요도를 아는가? 소변 나오는 구멍 말고, '요사스러운 검'이라는 뜻을 지닌 요도(妖刀) 말이다. 보통 요도라 함은 소유자 혹은 주인을 죽음으로 이끄는 마검의 일종이다. 뭐? 고강 하려다 실패 떠서 게이머를 죽이는 거냐고? 물론 그것도 요도긴 하지만, 그보다 더 직접적으로 주인을 실제 해치는 검을 주로 일컫는다. 역사 속에서는 일본에서 유명한 요도 무라마사가 대표적이다.
실제 존재하는 요도들은 저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깃들어 있다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게임 속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주인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요도들은 파괴적인 위력에 대한 반대급부로 소유주에게도 여러 해를 끼치기에, 다루기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오늘은 게임 속 다양한 요도들을 한데 모아 봤다. 이걸 다 가지고 다니면, 저주가 폭발할지도?
TOP 5. 저거 혹시 내 피인가, 블러드본 '치카게'
블러드본에 등장하는 이방의 무기 치카게. 고딕과 스팀펑크가 어우러진 세계관에서 꽤나 이질적인 일본풍 검인데, 능력도 굉장히 이질적이다. 검집에 납도 후 뽑으면 피가 뿜어지며 양손 잡기 상태로 변형되는데, 이 때는 무려 초당 체력의 0.85%가 소모되는 데 이어 모으기나 특수공격 시 체력이 어마어마하게 소모되는, 그야말로 사용자의 피를 먹고 공격력을 키우는 요도이기 때문이다.
이 검의 매력은 혈질 속성인데, 다른 속성과 달리 혈질의 경우 게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적에게 속성 저항 없이 대미지를 꽂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용자의 체력을 계속 갉아먹기에 방심하면 죽음에 이르는 터라, 사실상 효율성보다는 로망에 기대어 사용하는 무기 중 하나다. 방심하면 자기 자신을 잡아먹는 요도를 두르고 다니는 차가운 도시의 모험자, 그러나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같은 것 말이다.
TOP 4. 100원 날린다! 던전 앤 드래곤 섀도 오버 미스타라 '저주받은 검'
던전 앤 드래곤은 RPG라는 개념을 정립한 역사적인 TRPG지만, 사실 국내에서 던전 앤 드래곤 하면 원작 TRPG 보다도 캡콤의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이 더 유명하다. 특히 2편인 '섀도 오버 미스타라'가 국내에서 매우 흥했는데, 그 안에 '저주받은 검'이 무려 두 개나 등장한다. 첫 번째 검은 라파엘의 동굴에서 나오는데, 휘두를 때마다 저주로 본인에게 대미지가 오지만 수십 번 휘두르면 저주가 풀려 '전설의 검'이 된다. 참고로 휘두르는 모션을 중간에 취소하는 꼼수가 존재한다.
두 번째 검은 일정 확률로 사용자를 잠재우는데, 성직자가 검을 8번 들었다 놓았다 하면 저주가 풀려 언데드 계열 적을 한 방에 해치우는 성검 '홀리 어벤저'가 된다. 이들 모두 저주를 풀기 전에도 높은 위력을 보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플레이어를 죽이므로, 공략 방법을 확실히 알고 쓰지 않으면 애꿎은 동전 100원을 날리게 만드는 악마 같은 요도였다. 물론 공략법이 널리 알려진 지금은 단순한 전설급 무기 전 단계지만...
TOP 3. 자기 자신을 베는 엔딩, 태합입지전 5DX '무라마사'
서론에서 예로 든 요도 무라마사는 은근 게임에도 많이 등장한다. 대부분 요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가지 제약을 달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태합입지전 시리즈의 최신작인 5 DX에서는 시스템적 제약보다는 꿈도 희망도 없는 엔딩으로 사용자를 수라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요도로 등장한다.
지나가는 행인을 베어 죽이는 '츠지기리'로 많은 사람을 죽인 후 무라마사의 소유자와 3연전을 벌여 승리할 경우 볼 수 있는 '수라의 길' 엔딩에서, 플레이어는 무라마사를 가지고 자택으로 돌아가 자기 자신을 베고 수라가 되어버린다. 물론 끝의 끝에서 정신을 차리고 수라가 되는 것을 거부할 수도 있지만, 그 경우 무라마사가 부러지고 능력치들이 크게 감소하는 페널티가 주어진다. 전국시대를 통일할 수도 있는 무사로 하여금 자신을 베어버리는 결말에까지 이르게 하다니, 확실히 요도는 요도다.
TOP 2. 내가 내가 아니게 된다... 리니지 2 '저주받은 검'
리니지 2에는 '저주받은 검'이라는 아이템이 있다. 서버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검인데, 레벨과 무관하게 몬스터 사냥 시 아주 낮은 확률로 드랍된다. 이 검을 습득하면 강제적으로 검을 착용하게 되며, 죽기 전까지 벗을 수 없다. 여기에 캐릭터 외형도 마왕처럼 바뀌며, 보여지는 이름이 바뀌고 위력적인 마검과 혈검 고유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24시간 내에 최소 한 명 이상의 유저를 PK로 살해하지 않으면, 검의 소유자가 대신 사망한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요도인데, 저주받은 검의 소유자가 생기면 월드 전체에 마검이 드랍됐다고 알림이 뜨는 데다 PK로 인해 경비병 등에게 쫒겨 다니기 일쑤다. 여기에 검의 소유자를 찾아 배회하는 네임드 몬스터까지 등장해 플레이어를 죽이려 든다. 그야말로 손에 넣는 순간 피로 물든 파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요도다. 이는 리니지2M에도 등장했는데, 마검 자리체의 버프를 받는 정도로 순화됐다.
TOP 1. 과학적 저주가 걸린, 폴아웃 4 '쉠 드로운의 검'
폴아웃 4의 서브 퀘스트 중 '메뚜기에게 안식을' 이라는 퀘스트가 있다. 어떤 사내가 도금된 메뚜기를 찾아 나섰다가 행방불명이 됐고, 그가 마지막으로 향했던 곳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실제로 그 곳에 가 보면, 사내의 시체와 도금 메뚜기를 얻을 수 있다. 사실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와 함께 얻는 쉠 드로운의 쪽지가 중요하다. 1700년대 사람으로 보이는 그의 무덤에 '한 거장의 일생에 맞먹을 진리'가 함께 들어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의 무덤을 찾아가 파헤쳐 보면, 한 구의 백골과 함께 '쉠 드로운의 검'이라는 조그마한 검을 얻을 수 있다. 대미지가 꽤 센데, 문제는 공격 대상에게 방사능 피해를 꽤 세게 가한다. 대체 뭘로 만든 검인고 해서 무덤 속 메시지를 읽어보면, '악마의 철'로 사악한 검을 만들었다고 쓰여 있다. 모두 짐작하겠지만, 무려 방사능 물질로 검을 만든 것이다. 당연히 검을 만들고 패용했던 쉠 드로운은 사망했을 것이고, 검이 묻혀 있던 무덤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도 크건 작건 영향을 입었을 것이다. 이 얼마나 현실적인 요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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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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