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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치즈로 된 달을 둘러싼 귀엽고 어두운 음모, 치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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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문 키비주얼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 치즈문 키비주얼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게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아트워크일 것이다. 어떤 작풍은 그 자체만으로 장르가 되기도 하는데, 얼마 전 게임메카가 소개한 마스코트 호러게임 또한 그런 점을 적극 활용한 요소다. 귀엽고 익숙한 것, 혹은 무해하고 안전하다 생각된 요소로부터 전해지는 괴리감이 게임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요소들은 끊임없이 양산되며 장르 자체가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를 개발사의 기조로 삼아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는 인디게임도 많다. 귀여운 비주얼에 그렇지 못한 색감과 엉뚱하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스팀에서 유저 평가 매우 긍정적(410개 중 96%가 긍정적)을 받은 호텔 소울즈도 그런 게임이다.

이 호텔 소울즈의 개발사 스튜디오 소트가 약 3년 만에 공식 SNS에 신작을 공개했다. 신작의 배경은 달. 그것도 치즈로 된 달로, 전작과 전혀 다른 화려한 색감의 아트워크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에도 장르는 전작과 비슷한 미스터리 어드벤처라고 하는데, 과연 이들은 이번에 어떤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일까? 스튜디오 소트의 토트, 눈눈 개발자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치즈문 로고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 치즈문 로고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사실 달의 뒷면에선 토끼가 치즈를 캐고 있어, 치즈문

치즈문은 토끼들이 달에서 치즈를 캐며 점점 달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가는 일명 '발효 유제품 채굴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의 주인공은 달의 뒷면에 살고 있는 토끼 '피오'로, 광산에 갇혀 치즈 캐기 노동을 강요당하다 영문도 모른 채 황무지에 버려지면서부터 시작된다.

총 100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게임은 피오와 토끼 친구들이 비행접시를 타고 달과 치즈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를 발굴하는 과정을 그린다. 피오가 버려진 황무지에는 이상한 치즈들과 RTMK라 쓰여진 의문의 기계들이 피오와 토끼 친구들을 위협한다.

이에 플레이어는 최대 다섯 마리의 토끼를 덱에 등록해 토끼 클론을 소환하고 스킬을 사용하며 치즈와 기계들이 막아서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 한다. 출시 시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토끼의 수는 총 11마리로, 각각 서로 다른 스킬과 능력치를 가지고 있어 전략적인 재미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토끼와 클론을 활용해 이상한 치즈들을 뚫고 스테이지 끝에 도달하는 것이 주 골자다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 토끼와 클론을 활용해 이상한 치즈들을 뚫고 스테이지 끝에 도달하는 것이 주 골자다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다양한 토끼들을 조합하는 재미와 QTE 요소의 조합 등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 다양한 토끼들을 조합하는 재미와 QTE 요소의 조합 등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약 1년 반 동안 개발된 치즈문은 스튜디오 소트가 가진 개성이 적극 반영된 게임이다. 토트 개발자는 스튜디오 소트의 매력을 설명하며 "독특한 비주얼과 거기서 오는 귀여우면서 뭔가 미스테리한 느낌이 핵심"이라 설명했으며, "마냥 귀엽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귀엽지만 뭔가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게임의 주 배경은 월레스와 그로밋에 등장한 '치즈로 된 달'을 오마주한 치즈문이다. 여기에 개발자들이 좋아했던 젤다의 전설이나 포탈 시리즈 등에서 영향을 받은 유머가 섞여들었다. 팀의 기조를 담아 전작인 호텔 소울즈에서 등장했던 귀엽고 어이없고 하찮은 이스터에그도 곳곳에 포함될 예정이다.

사실 기획 초기 치즈문은 토끼들이 달 치즈를 캐는 평범한 타이쿤류 게임이었다. 하지만 맥 업데이트와 유니티 저장이 겹치며 한 달 간 작업한 리소스와 코드가 동시에 '증발'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토트 개발자는 호텔 소울즈 이후 여러 실패작을 만들고 지친 탓에 좌절감까지 느끼게 됐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여러 고난을 겪어 탄생한 것이 지금의 치즈문이라고.

치즈문 초기 디자인 (사진출처: 개발자 토트 개인 SNS)
▲ 치즈문 초기 디자인 (사진출처: 개발자 토트 개인 SNS)

우리의 취향을 담은 우리의 게임, 스튜디오 소트

스튜디오 소트는 게임으로 재미있고 이상한 세계를 만든다는 것을 목표로 활동 중인 2인 인디게임 개발팀이다. 앞서 귀여운 캐릭터와 어둡고 비밀스러운 호텔로 매력적인 분위기를 선사한 '호텔 소울즈'를 출시한 바 있으며, 치즈문은 이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스튜디오 소트의 게임은 두 개발자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눈눈 개발자는 "저희는 귀엽지만 어딘가 기묘한 부분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으며, 토트 개발자는 여기에 "밝고 명랑한 것보다 어둡고 이상한 것에 관심이 생긴다. 그렇지만 너무 어둡기만 하면 매력을 느끼지 못해 그 두가지가 재밌게 섞인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에 전작에 이어 본작에서도 스튜디오 소트는 자신들만의 매력을 적극 살린 귀엽고도 미스테리한 아트워크로 시선을 모았다. 전작 호텔 소울즈가 비교적 무거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귀엽지만 어둡고 모던한 톤을 사용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가벼운 내용과 분위기,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우주를 목표로 화려하고 눈부신 네온 색상을 주로 사용했다.


호텔 소울즈에서 선보였던 비주얼과는 전혀 다른 색감과 콘셉트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 호텔 소울즈에서 선보였던 비주얼과는 전혀 다른 색감과 콘셉트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두 개발자는 현재 현업과 함께 개발을 병행중이다. 힘들 법도 하지만, 전작인 호텔 소울즈 출시로 얻은 경험을 살려 함께 힘내고 있다. 이에 개발은 다소 느린 속도로 진행되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눈눈 개발자는 "한 번 출시를 겪어보니 아무래도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하면 뭐라도 나온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며, "이번에는 게임의 재미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작업하게 된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물론 마음가짐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할당할 수 있는 시간이 나누어져 있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다. 토트 개발자는 "(현업과 병행하며 개발하는 일은)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이 최대 단점인 것 같다"며 직장인으로서 개발을 함께 이어나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밝혔다. 단점으로는 우선 심리적인 피로가 언급됐다. 원하는 것보다 작업 진행이 느리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그래서 실제 작업량보다 더 빨리 지치게 되며, 그 여파로 그만두고 싶어지기도 한다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다만 "그 심리를 잘 다르시며 꾸준히 작업하는 것이 생업과 개발을 겸하는 일에서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 다만, 또 생업이 생계를 받쳐준다는 점이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한다"며 긍정적인 면 또한 시사했다.

경험과 휴식, 성찰이 더해지며 스튜디오 소트는 한층 더 성장했다고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 경험과 휴식, 성찰이 더해지며 스튜디오 소트는 한층 더 성장했다고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생업과의 병행에도 힘낼 수 있는 이유는 창작욕과 팬

스튜디오 소트는 최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인디게임 행사 비트서밋에 참가해 전작인 호텔 소울즈의 팬에게 선물도 받고, 일본어 번역을 도와주신 번역자님과 만나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눈눈 개발자는 이 경험을 회상하며 "이렇게 소중한 인연들이 이어지고 넓어지는 과정에서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큰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밝혔다.

토트 개발자에게도 개발의 원동력에 대해 묻자 그는 "저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뭘 자꾸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창작욕구가 일차적으로 가장 컸던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운동으로 조금 늘어난 체력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운동이 최고다"라는 말을 남겼다.

전작 호텔 소울즈는 일본어, 영어, 한국어를 지원하며 여러 국가의 게이머들에게 전달됐다 (사진출처: 스팀)
▲ 전작 호텔 소울즈는 일본어, 영어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출처: 스팀)

치즈문은 약 1년 반 뒤인 2025년 1분기, 모바일과 PC 플랫폼 동시출시가 최종 목표다. 현재는 개발 단계의 약 70%에 접어든 상태로, 출시 시점에는 스테이지 20개로 구성된 5개의 월드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생업과 개발을 함께 이어나가다보니 볼륨 대비 개발 기간이 길지만, 이 기간 내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스튜디오 소트의 말이다.

스튜디오 소트 눈눈 개발자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독자들에게 "인터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텔 소울즈와 치즈문이 보여드릴 재미있고 이상한 세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함께 토트 개발자는 "호텔 소울즈 때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호텔 소울즈가 흥미로우셨다면, 치즈문도 즐기실 수 있을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소트의 그 느낌은 그대로니까요"라고 전했다. 이들이 그려낼 달 뒤편의 이야기를 하루 빨리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토끼 친구들은 치즈로 된 달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까? (사진제공: 스튜디오 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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