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10만 명은 히트작을 나누는 일종의 경계와도 같다. 2023년 8월 31일 기준,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한 번이라도 넘겨본 게임 및 콘텐츠는 125개에 불과하며, 이는 스팀 전체에서 고작 0.1%만이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중 일부 게임은 현재 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가 두 자릿수, 심하면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싱글 플레이 기반으로 스토리나 미션을 중점에 둔 패키지게임은 다수 플레이어들이 엔딩을 보거나 모든 도전과제를 클리어 한 이후엔 접속자가 확 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멀티플레이를 통해 꾸준한 수익을 내려는 게임들에겐 이러한 유저 수 감소가 유독 뼈아프다. 동시접속자 10만 명이라는 선은 한 차례 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중 0.1%도 붙잡지 못하고 추락한 게임들을 모아 보았다.
TOP 5. 키마 지원 안하는 파티게임, 하이퍼드라이브 매서커
하이퍼드라이브 매서커(Hyperdrive Massacre)는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함께 즐기는 파티게임이다. 80년대 SF영화 풍 배경에서 우주 캐딜락을 조종해 협동과 경쟁 등 다양한 모드를 즐기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이 게임을 목록에 넣을까 말까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아니고 로컬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싱글 패키지게임과 크게 다를 것이 없긴 하지만, 일단 과거와 현재 차이가 워낙 크므로 소개해 보겠다.
이 게임은 한때 무료 이벤트를 통해 18만 명이 넘는 동시접속자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으나, PC게임임에도 키보드-마우스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며 많은 이들이 이탈했다. 다만 컨트롤러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파티게임 식으로 간혹 즐기면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고, 8월 31일 기준으로도 56명의 일 최고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는 등 나름 소규모 파티게임으로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아, 파티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저 수치의 2~3배쯤 되려나?
TOP 4. GTA 느낌 나는 배틀로얄, 진 시프트 오토
이름부터 왠지 GTA를 패러디 한 것 같은 진 시프트 오토(Gene Shift Auto)는 실제로 GTA 1~2편에서 영감을 받은 배틀로얄 게임이다. 당초 진시프트(GeneShift) 라는 이름으로 2017년 5월 앞서 해보기로 출시됐지만,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며 최대 동시접속자도 두 자리를 채 넘기지 못하는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진시프트는 당시 10달러였던 게임을 2018년 12월 18일부터 이틀간 무료로 푸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간 중 한 번만 다운로드 받으면 영구 소장이 가능했는데, 이 소식이 널리 퍼지며 21만 4,000명이 넘는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2019년 1월에도 비슷한 이벤트를 통해 사람을 모았으나, 이내 동시접속자 수는 백 단위, 십 단위로 떨어졌고 작년 11월 무료화 전환 이후에도 이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8월 31일 기준 진 시프트 오토는 일 최고 동시접속자 28명으로, 몰려든 유저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이다.
TOP 3. 마인크래프트 느낌의 GTA 온라인? 브로크 프로토콜: 온라인 시티 RPG
브로크 프로토콜: 온라인 시티 RPG(BROKE PROTOCOL: Online City RPG)는 마인크래프트 이후 등장한 수많은 샌드박스 RPG 중 하나다. 2017년부터 6년째 앞서 해보기를 진행 중인데, 100명 이상이 한 번에 접속 가능한 오픈월드에서 수백 명의 AI 캐릭터와 함께 부대끼며 다양한 활동을 벌일 수 있다. 제작진은 전쟁과 GTA 등 하드코어한 테마를 접목했는데, 실제로 자동차를 훔치는 것부터, 무법자의 정상에 오르거나 구급대원, 소방관, 운전사, 법관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게임은 최고 동시접속자 100명 내외를 오가다, 역시 무료 배포 기간이었던 2019년 3월 순식간에 유저를 모아 14만 7,000명이 넘는 기록을 세웠다. 무료 배포 주간 이후에도 한동안은 1,000명대를 유지했으나, 한 달이 채 안 돼서 100명대로 떨어졌고 현재까지도 일평균 접속자 50명대를 오가고 있다. 8월 31일 기준 최고 동시접속자는 52명. 앞서 설명한 100명 이상이 한 월드에 접속하는 풍경은 볼 수 없겠다.
TOP 2. 프래그마타 아니고, 프리스마타
프리스마타(Prismata)는 실시간 전략게임으로, RTS와 카드게임, 전략 보드게임 등의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시스템이 특징이다. AI 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와 온라인을 통해 겨룰 수 있는 온라인게임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스팀 평가도 '매우 긍정적(1,135건 중 82% 긍정적)'이다. 소개 페이지의 "카드 팩도 없고, 노가다(그라인딩)도 없으며, 페이투윈(pay-to-win)도 전혀 없다", "무작위성이 없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결정된다", "2013년 스타크래프트 AI 대회 우승자인 데이비드 처칠 교수가 만든 최첨단 적 AI 탑재" 같은 문구들도 눈에 띈다.
이 게임은 당초 정가 2만 6,000원에 판매를 시작했지만, 약 9개월 동안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위 게임들처럼 프리스마타 역시 2018년 5월 무료 배포 이벤트를 통해 12만 2,000명 이상의 유저를 모았는데, 당시 성과에 고무된 제작진은 그해 9월 26일 전면 무료화를 시행하며 시류를 타려 했다. 그러나 진입장벽 등의 문제로 시류를 타는 데는 실패했고, 8월 31일 기준 일 최대 동시접속자 13명이라는 처참한 수만 남았다.
TOP 1. 이카루스의 저주? 건즈 오브 이카루스 온라인
신화 속 이카루스는 밀랍 날개를 달고 태양에 다가가려다 추락해 죽는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이카루스라는 이름을 단 게임들은 묘한 저주를 받아 끝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번에 소개할 건즈 오브 이카루스 온라인(Guns of Icarus Online) 역시 묘한 저주에 걸려 8월 31일 기준 일 최대 동접자 9명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게임인데, 무려 왕년에는 10만 7,000명이 넘는 동접자를 모았던 적이 있다.
게임 자체는 1인칭 선원 시점으로 공중 함선에 탑승해 상대편의 함선을 격추시키는 PvP 게임이다. 최대 4명이 힘을 합쳐 배를 조종하고 함포를 발사하고 배를 수리하는 등 역할을 맡아 움직여야 하며, 32명의 플레이어가 모여 대규모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 무료 배포 주간을 낀 두 달간을 제외하면 최대 동시접속자가 100명을 넘기기 힘든 날이 이어졌고, 현재는 4 대 4 경기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후 역할 분담 배 조종 게임의 영광은 씨 오브 시브즈가 가져갔고, 건즈 오브 이카루스 온라인은 이카루스의 저주 속에서 헤어날 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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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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