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ㅊㅊ] 올해 출시된 스팀 평가 ‘압긍’인 숨은 보석 7선

2023년은 게이머에게 있어 최고의 한 해였습니다. 바이오하자드 RE:4,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호그와트 레거시, 마블 스파이더맨 2, 발더스 게이트 3, 앨런 웨이크 2 등 몇 년에 하나 정도 나올 최고의 게임들이 쏟아졌습니다. 쉴 새 없는 명작 행렬에 지갑도 텅 비었죠.

이처럼 AAA급 명작들도 수두룩하게 나왔지만, 그보다 조금 소규모로 제작된 게임들 중에서도 아주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이 굉장히 많이 출시됐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고 나면 숨은 명작으로 평가될 게임들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겜ㅊㅊ]에서는 2023년 출시된 타이틀 중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받은 숨은 보석들을 찾아 소개하고자 합니다. 물론 리뷰 수 역시 기본 1,000 단위를 넘어가는 검증된 인기작들입니다.

‘묶이지 않은 자들을 위한 우주’는 올해 1월 출시된 어드벤처게임입니다. 90년대 인도네시아가 도트 그래픽으로 아름답게 표현됐습니다. 주인공은 타인의 심층 심리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 고등학생 ‘아트마’입니다. 아트마는 현실을 변화시키는 초능력을 가진 여자친구 라야와 함께 버킷 리스트를 채워나가며 세상의 비밀을 파헤칩니다.

게임은 탐험과 퍼즐풀이를 통해 진행됩니다. 다양한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조사하고 각종 아이템을 획득해야 합니다. 또한 탐험 도중 리듬, 레버 돌리기, 낚시 등 퍼즐을 수행하게 됩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아트마와 라야 사이의 숨겨진 과거를 알아낼 수 있고, 감동적인 엔딩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밤 러시 사이버펑크’는 독특한 색체의 액션 3D 플랫포머입니다. 플레이어는 머리를 잃어 기계로 대체한 주인공 레드가 되어 그래피티 크루 밤 러시의 일원이 됩니다. 레드는 도시를 돌아다니며 벽을 그래피티로 물들이고 경찰과 싸우는 등 크루 활동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레드의 최우선 목표는 머리의 행방을 쫓아 도시의 숨은 비밀을 밝히는 것입니다.

게임의 특징은 그래피티와 화려한 이동입니다. 전투에서도 그래피티가 활용되어 경찰과 거대 로봇을 화려하게 칠해 무력화 하며, 도시를 물들여 크루 지배력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케이트 보드, 인라인 스케이트, 묘기 자전거 등에 탑승해 각종 트릭을 사용하고 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점수가 올라가면 빨라지는 속도는 덤입니다. 아쉽게도 한국어는 아직 지원되지 않습니다.

‘스티키 비즈니스’는 귀여운 스티커가게 운영 시뮬레이션입니다. 게임은 지난 7월 출시되어 스팀 유저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98% 긍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정해진 하루의 시간 동안 주문에 맞춰 스티커를 포장하고 판매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만의 스티커를 제작해 등록하면, 해당 스티커를 손님들이 주문하게 됩니다.

다양한 제작 기능이 구현되어 여러 귀여운 스티커를 손수 만들 수 있습니다. 평범한 도형과 색 넣기는 기본적으로 주어집니다. 이후 번 돈으로 새로운 도구들을 구매해 더 다양한 스티커를 만들고 꾸밀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들의 사연입니다. 고객들은 스티커 구매 이유를 편지로 보내줍니다. 동생과 싸웠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는 등 다양한 사연이 있고, 이것을 읽는 것 또한 재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슬레이 더 프린세스’는 제목부터 섬뜩한 텍스트 어드벤처 느낌 공포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용사가 되어 오솔길 끝에 있는 산장에 도착합니다. 그 산장 지하실에는 공주가 갇혀 있으며, 플레이어는 그녀를 처치해야 합니다. 그녀가 살아있다면 이 세상은 멸망하기 때문에, 공주의 어떤 애원이나 달콤한 거짓말도 무시해야 합니다.

게임은 텍스트 어드벤처 형식인 만큼 플레이어 선택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연필로 그린듯한 독특한 그래픽이 공포 분위기와 잔인한 묘사를 극대화하는 것은 덤입니다. 다만 대사가 중요한 게임에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도 지난 11월 비공식 유저 번역 작업이 시작됐고, 상점 페이지에도 언어 수요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한국어 추가를 기대해 봅니다.

유튜브 등지에서 더 큰 전투력으로 적을 무찌르고 성장하다가 어이없이 사망하는 게임 광고를 보신 경험이 있을 겁니다. ‘애로우 어 로우’는 그런 광고를 모티브로 한 무료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활과 검을 쏘는 사냥꾼이 되어 적들을 처치하고 전투력을 올려야 합니다. 진행 도중에 다른 적들 보다 전투력이 높은 보스도 등장합니다.

첫인상은 상당히 조악해 보이지만 실제 플레이하면, 게임이 왜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97% 긍정)’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보기보다 밸런스와 난이도가 잘 짜여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면 두 번째 중간보스 클리어도 어려운데, 상점 업그레이드를 하다 보면 초반 스테이지는 쉽게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로그라이크에 성장과 재미요소를 갖춰 계속 플레이하고 싶게 만드는 점은 덤입니다. 기계 번역이긴 하지만 한국어를 지원해 무리 없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챈트 오브 세나르’는 인류가 신에게 벌을 받아 서로 다른 언어를 쓰게 됐다는 바벨탑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한 나그네가 되어 탑을 올라 사람들의 언어를 배웁니다. 탑은 총 5층으로 구성되며, 각 층별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나그네의 목표는 이들의 언어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해, 층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들이 대화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각 층에서 발견한 단어와 단서, 퍼즐들을 가지고 특정 용어들의 의미를 분석해야 합니다. 또한 각 층마다 서로 다른 민족이 등장하고, 분위기와 테마도 다릅니다. 이에 따라 게임플레이도 변화하는데, 예를 들어 전사 민족 층에서 나그네는 이들의 눈길을 피해 은밀하게 이동해야 합니다. 한국어가 공식 지원돼 언어가 주제인 게임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캣츠 히든 시리즈는 고양이를 찾아내는 숨은 그림 찾기 방식의 게임입니다. 2023년에만 5개의 게임(파리, 이탈리아, 발리, 메이플 할로우, 징글 잼)이 출시됐는데, 메이플 할로우를 제외하면 모두 스팀 유저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받았습니다. 파리와 징글 잼은 무료, 이탈리아, 발리, 메이플 할로우는 유료게임인데, 이마저도 1,1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게임은 아름다운 흑백 화면에 숨겨진 고양이를 총 100마리 찾아야 합니다. 뾰족한 귀, 수염, 긴 꼬리라는 개성 있는 외모를 지닌 고양이지만, 지도라던가 그림 속 등 다양한 곳에 숨어있어 생각보다 찾기 어렵습니다. 100마리 고양이가 서로 다른 귀여운 생김새를 가져 이들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즐거운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