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원치 않는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많은 앱과 서비스에서 '광고 없애는 기능'을 유료로 판매할 정도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꼭 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게임 광고다. 짧으면 5초, 길면 30초 정도 지속되는 광고를 보면 약간의 보상을 얻어 게임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는 게임사들의 전략과 광고 플랫폼, 광고주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러한 인게임 광고는 곳곳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광고주와 플랫폼 입장에서야 어떻게든 유저들에게 광고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액티브한 활동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 중에는 다소 '치사한' 수법을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정해진 시간 동안 광고를 재생한 후 끝내는 것이 상호간 '국룰' 임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편법으로 광고 시간을 늘리거나 클릭을 유도하려는 사례들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마케팅이라며 넘어갈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친 경우 유저들은 농락당하는 기분을 느끼며 광고에 대한 반감까지 생긴다. 오늘은 이런 인게임 광고 수법들을 한 자리에 모아 봤다.
TOP 5. 가짜 닫기 버튼 보여주기
인게임 광고는 시간이 다 됐다고 자동으로 꺼지지 않는다. 10초건 30초건 의무 시청 시간이 지나면 광고를 닫을 수 있는 버튼이 생긴다. 보통은 ⓧ 모양으로 생긴 아이콘이 화면 구석에 뿅 하고 나타나고, 이걸 누르면 광고창이 꺼지고 게임으로 돌아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그렇기에 게이머들은 어서 광고가 끝나기를 바라며 화면 구석에 저 닫기 버튼이 나타나길 간절히 기다리곤 한다.
마침내 닫기 버튼이 나타나고, 게이머들은 재빨리 해당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화면이 닫히지 않고 해당 광고주의 메인 사이트나 앱스토어 등으로 이동한다. 처음엔 닫기 버튼 옆쪽을 잘못 눌렀나 싶다가도,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보면 정말 실수인지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그 의심, 정확하다. 실제로 많은 광고들이 '가짜 닫기 버튼'을 띄워놓고, 몇 초 후 진짜 닫기 버튼으로 교체하는 식으로 교체한다. 이런 가짜 닫기 버튼들은 '리워드(reward)', '▷▷' 같은 유사 형태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나 '닫기(close)' 같이 대놓고 사기인 경우도 존재한다. 수법을 알고 있어도 몇 초 더 기다려야 하거나 한 번 이상 눌러줘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꽤나 악질적 수법이다.
TOP 4. 중간 퀴즈나 스와이프 요구하며 시간 멈추기
5초짜리 짧은 광고면 모르겠지만, 광고 시간이 30초쯤 되면 이를 끝까지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광고를 틀어놓고 다른 걸 한다던지,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온다던지, 옆에 누워 있는 동생 머리통을 한 대 친다던지 하는 식으로 시간을 때우다 시간이 다 되면 돌아와서 닫기 버튼을 누른다. 보상을 위해 광고를 내 휴대폰에 띄워주는 것은 허용하더라도, 그것을 꼭 눈으로 보고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광고들은 이를 막기 위해 각종 수법을 도입한다. 대표적인 것이 중간쯤에 광고를 멈추고 특정 입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광고에서 설명한 상품이 무엇인지 맞추는 객관식 퀴즈가 뜨고, 답을 맞출 때까지 광고 재생시간이 줄어들지 않는다. 이러한 퀴즈는 광고와 거의 관련 없는 경우도 많으며, 간혹 화면을 왼쪽으로 스와이프 하면 광고를 뒤로 돌릴 수 있다는 무의미한 메시지와 함께 스와이프 할 때까지 멈춰 있기도 하다. 물론 돌아가는 기능은 전혀 없고, 그저 유저가 광고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중간체크일 뿐이다. 1분쯤 후에 돌아온 유저는 줄어들지 않고 멈춰 있는 시간에 절망하게 된다.
TOP 3. 남은 시간 '0' 이후, 덤으로 광고시간 추가
인게임 광고 대부분은 화면 아래나 위 구석에 게이지 혹은 초 단위로 남은 시간을 표시해준다. 이러한 시간 표시는 '내가 이 광고를 얼마나 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기능이다. 상호 간에 '이 시간동안 광고를 보면 보상을 줄게/받을게' 라는 약속이기도 하다. 남은 시간이 0이 되면 닫기 버튼이 뜨고, 이를 눌러 광고를 끄는 것이 이른바 '국룰'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장난질이 존재한다. 분명 시간이 다 줄어들었는데, 새로운 화면(주로 사이트 링크나 앱스토어 화면)으로 가더니 다시 시간 감소가 시작되는 것이다. 짧게는 5초 정도지만, 길게는 10초 이상 광고를 또 보게 하는 경우도 많다. 정해진 시간 동안 광고 하나를 보고 보상을 받는다는 암묵적 계약에서, 추가 광고를 강제로 더 보여주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광고를 덤으로 더 보여줄거면, 보상도 덤으로 더 달란 말이다.
TOP 2. 닫기 버튼에 '장난질'
닫기 버튼에 직접적으로 '장난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웹페이지 스팸 광고 등에서 흔히 사용되던 수법인데, 모바일 환경에서도 종종 보이는 경우들이다. 종류는 다양하다. 가로 띠 형태로 생긴 팝업창이 버튼을 직접적으로 가리는 경우부터, 닫기 버튼이 안 보이도록 아주 옅게 만든다던가, 보이는 크기보다 실제 버튼 크기가 작다던가, 투명 레이어가 덮어씌워져 닫기 버튼을 눌러도 광고 페이지로 넘어가는 기능까지 다양하다.
이 같은 사례들은 웹 광고 시절부터 문제가 됐고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시정 조치를 당해 왔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다. 특히 모바일 인게임 광고의 경우 국내 기준을 잘 지키지 않는 글로벌 광고 플랫폼이 담당하는 경우도 많고, 일 단위로 올라갔다 내려가는 경우 신고가 들어가더라도 이른바 '치고 빠지기'로 휙 사라지는 경우도 많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TOP 1. 광고 중간에 뜨는 닫기 버튼, 누르면 보상 없이 종료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는 아닌데, 굉장히 악질적인 경우도 존재한다. 광고 중간에서 후반쯤 닫기 버튼이 뜨길래 눌렀더니 광고가 취소되고 보상은 주어지지 않는 경우다. 양심적인 광고는 '중간에 건너뛰면 리워드를 잃습니다' 같은 문구라도 띄워주는데, 비양심적인 광고는 X 버튼을 중간에 눌렀다는 이유만으로 여태껏 본 것을 무효 처리하고 다시 광고를 보던지 말던지 하는 스탠스를 취한다.
기자가 확인한 사례는 30초까리 광고였다. 20초를 넘어간 시점에서 닫기 버튼이 뜨길래 누르니 오류 메시지가 뜨며 게임으로 돌아갔고, 여태껏 광고를 본 시간이 날아갔다. 유저 입장에서는 처음 표기된 시간보다 더 적게 기다리고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유혹(?)인지라 이러한 버튼을 나도 모르게 누르게 되는데, 결국엔 한 번 더 지루한 광고를 처음부터 봐야만 했다. 그야말로 악질 of 악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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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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