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패드가 5만 원, 10만 원?? 에잉~ 내 동년배들은 볼마우스에 공짜로 받은 플라스틱 패드 썼어~"
라고 생각하신 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PC가 가정에 널리 보급된 지도 20~30년이 지났고, 마우스 패드의 세계도 그간 많이 변했습니다. 요즘은 마우스 패드를 성향 별로, 재질 별로 세분화해서 고르거든요. 똑같은 마우스를 쓰더라도 마우스 패드에 따라 사용감이 180도 바뀌는 정도죠, 이 정도면 요물입니다. 요물.
내 마우스 패드를 찾아서... 내 취향과 용도는 어디?
슬라이딩 ↔ 밸런스 ↔ 브레이킹
마우스 패드를 정하려면 내가 원하는 마우스 패드의 성향부터 정해야 합니다. 마우스 커뮤니티에서는 패드의 마찰력에 따라 슬라이딩형, 밸런스형, 브레이킹형으로 구분하며. 슬라이딩으로 갈수록 마우스가 더 매끄럽게 움직입니다.
커뮤니티에서 구분 편의상 슬-밸-브 이렇게 나누긴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구매하는 대부분의 마우스 패드는 밸런스형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엄밀히 따지면 밸런스형 중에서 상대적으로 슬라이딩인지, 브레이킹인지를 구분하는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손끝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은 훨씬 디테일하게 구분하기도 합니다.
예외적인 제품으로는 슈퍼 슬라이딩(유리, 플라스틱 등의 하드재질) 마우스 패드와 슈퍼 브레이킹(마찰력이 높고 마우스 피트가 쩍쩍 달라붙는 가죽 재질) 마우스 패드가 있는데요, 이들은 데스크테리어 용도라던지, 혹은 극단적인 취향에 의해 선택하는 제품들입니다.
▲ 유리, 플라스틱과 가죽 재질이 화면 밖으로 나간 것은 실수가 아니라 일부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패브릭 재질 마우스패드를 쓰는 이유. 아시겠죠?
위 이미지를 보시면 왜 마우스 패드가 대부분 패브릭 재질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패브릭 재질 마우스 패드는 원단의 종류나 직조 방식, 표면 처리 방식에 따라 슬라이딩부터 브레이킹까지 폭 넓게 연성할 수 있거든요. 패브릭 재질에서 내마모성, 내수성을 강화한 하이브리드 재질도 엄밀히 따지면 패브릭 재질의 변형입니다.
기본 이론을 다뤘으니, 가격대 별로 마우스 / 마우스 패드 커뮤니티에서 평 좋은 제품들도 알아볼까요?
*아래 분류값에서 <성향>은 국내와 일본, 레딧 커뮤니티의 구분을 종합해서 정했습니다. 사용하는 마우스의 종류(피트 재질, 면적, 배치 구조, 마우스의 무게, 무게 중심)와 사용자의 마우스 그립법, 마우스에 힘을 주는 정도, 사용 환경에 따라 체감이 일부 다를 수 있습니다.
1~3만 원대 : 진짜 체감이 다른가?
마우스 패드의 중요성을 느껴보고 싶은 입문자에게 추천
이케아 로네스펠라레(11,370원)는 저렴한 가격대와 괜찮은 퀄리티로 유저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 없는 추천템이죠. 성향은 밸런스 계열이고, 크기나 두께도 딱 보통 정도. 모서리 부분에 올풀림 방지 처리가 안 돼서 내구성이 약하지만 가격이 착해서 용서가 됩니다. 블랙 제품과 패턴 인쇄 제품 중에서 패턴 인쇄 제품이 더 좋다는 평입니다.
펄사 파라 시리즈도 꽤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 펄사 파라 브레이크 v2(23,990원)는 밸런스형이면서 브레이킹감이 강화된 마우스 패드입니다. 사이즈도 꽤 큰 편이라 팔 전체로 마우스를 크게 크게 움직이는 분들에게 좋습니다.
그리고 레이저 기간투스 v2 라지(24,900원)도 있군요. 레이저 마우스 패드 중에서 가장 저렴한 입문형 제품입니다. 입문형이지만 라지 사이즈는 평이 꽤 좋아요. 밸런스가 적절하다는 평이고, 측면에 레이저를 상징하는 형광 초록색이 유독 강렬해서 저렴한 가격에 레이저 뽕에 취할 수 있습니다.
3~6만 원대 : 마우스 패드에 진심일 때
게임에 졌을 때 남탓, 마우스탓, 다 해봤는데도 극복이 안 된다면?
마우스 패드를 바꿀 때가 되셨군요?
본인의 마우스 패드 취향을 알게 된 사람들이 도전하는 고급형 마우스 패드입니다. 또는 작업 할 때 손목의 쾌적함과 작업의 정교함을 모두 얻고자 하는 진짜 프로들의 마우스 패드이기도 해요. 요즘 게이머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우스 패드들이 대부분 여기에 있습니다.
GB5050 v2는 게이밍 장비 리뷰 유튜버가 직접 제작한 마우스 패드입니다. 개인 제작 패드이다 보니 다나와에는 등록이 안 되어 있지만 커뮤니티에서는 나름 인지도가 높습니다. 다만 QC에 문제가 있다는 후기들이 있고 가격이 조금 올랐네요. 이런 부분이 아쉽지만 순정 상태에서 브레이킹 성향이 강한 마우스 패드가 그리 많지 않아서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빨간 색이 매력적인 벤큐 조위 G-SR-SE 루즈(Rouge)(53,490원)는 일본 커뮤니티에서 평가가 아주 좋은 밸런스 성향 마우스 패드입니다. 보통 일본 커뮤니티에서는 자국의 아티산(Artisan) 브랜드 마우스 패드를 무조건 최고로 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벤큐-조위 루즈는 대만-미국 브랜드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밸런스 계열 마우스 패드 중에서 최상위 티어로 쳐주는 분위기입니다. 참고로 루즈는 재고가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만약 마음에 든다면 재고가 있을 때 바로 구입하시는 게 좋습니다.
같은 회사의 신제품 벤큐 조위 G-SR II(58,000원)는 브레이킹 계열인 G-SR I의 후속작입니다. G-SR I은 브레이킹 마우스 패드의 대명사였는데요, II는 I보다 매끄러워졌다는 평들이 많습니다. I이 너무 빡빡해서 조금만 매끄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분들에게는 희소식일 것 같네요.
스틸시리즈 Qck 헤비 라지(39,900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퀵 헤비로 부르구요, 무려 6mm에 달하는 두께가 특징입니다. 거의 10년 전부터 유통됐고, 유명 프로 게이머들도 많이들 썼던 마우스 패드라서 이 제품은 아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네요. 기본 성향은 밸런스 계열인데 워낙 두께가 두꺼워서 그런지 사람에 따라서 누구는 슬라이딩 감이 강하다. 누구는 브레이킹감이 강하다 등으로 나뉩니다. 습기에 취약해서 비오는 날에는 더 뻑뻑해지는 게 단점.
7만 원 이상 : 이젠 가성비고 뭐고 끝장 보는 거야
1티어 마우스 패드, 아티산 닌자 FX 제로 / 뱀독 끝판왕 레이저 Firefly v2 Pro
마우스 매니아는 일본에 놀러가면 위스키가 아니라 아티산 마우스패드를 사온다고 하죠. 마우스 커뮤니티에서 가격이나 감성을 제외하고 오직 마우스 패드로만 끝판왕을 논하면 제일 먼저 언급되는 브랜드. 일본의 아티산(Artisan) 입니다. 군국주의 미화나 혐한 논란이 있는 브랜드입니다만, 포론(Poron) 베이스와 하이브리드 재질 마우스 패드를 유행시키는 브랜드로서 명성이나 마감이 최상위 티어라서 유저들이 어쩔 수 없이 직구하는 형편입니다.
가장 범용성이 높은 라인업은 밸런스 계열의 아티산 닌자 FX 제로(74,640원)이며, 제로 외에도 히엔, 하야테, 라이덴, 시덴카이 라인업이 있습니다. 제로가 가장 밸런스에 가깝고, 시덴카이로 갈수록 슬라이딩 경향이 강한데요. 슬라이딩 마우스 패드라고 해서 무조건 딱딱하진 않아서 독특한 사용감이 있습니다. 또 아티산의 마우스 패드는 같은 제품도 패드 중간층의 스펀지 두께나 특성에 따라 미드(MID), 소프트(Soft), 엑스소프트(xSoft)로 다시 세분화합니다. 참고로 크기를 라지보다 작은 것으로 선택하면 가격이 5~6만 원대로 저렴해집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마우스 패드는 레이저의 초신성, 파이어플라이 v2 Pro(151,050원) 입니다. "브레이킹이고 뭐고 아 그런 건 모르겠고ㅋㅋ 일단 예쁜게 최고야!" 라는 콘셉트의 하드 타입 마우스 패드입니다. 성향으로 구분하자면 극 슬라이딩, 슈퍼 슬라이딩, 울트라 슬라이딩 정도가 되겠습니다. FPS 유저들이 구매할 만한 마우스 패드는 아니지만, 일상 용도나 비경쟁 게임 용으로는 이것 만한 것이 없죠. 예쁘니까요...
전작인 파이어플라이 v2는 마우스패드의 측면만 RGB가 들어오는 방식이었는데, v2 Pro는 이제 마우스패드 전체가 발광합니다. 발광량도 굉장해서 전등을 끄고 쓰면 방 안을 클럽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단점은 가격, 그리고 작은 크기가 되겠죠. 특히 세로 길이가 짧아서 팔 전체로 마우스를 크게 조작하는 분들은 사용하기 좀 어려울 것 같네요. 큰 것을 원하시면 같은 레이저의 스트라이더나 기간투스 장패드 사이즈를 구매해서, 파이어플라이 v2 Pro 아래쪽에 깔아버리면 완-벽할 것 같습니다.
5천 원 미만
가성비로는 이들을 이길 수 없다
▲ 앱코 APAD 생활방수 장패드 (3,900원)
슬라이딩, 브레이킹, RGB가 어쩌고 했지만 이 제품들의 가성비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겠습니다. 앱코 APAD 생활방수 장패드는 780 * 300mm의 크기에 5mm 두툼한 두께까지. 피지컬이 좋습니다. 상부 패브릭, 하부 고무 재질인데 작은 사이즈의 마우스 패드는 이런 고무 재질은 미끄럼 방지가 잘 안될 수 있는데, 장패드이다 보니 키보드로 눌러주면 단점이 커버 됩니다. 고무 냄새가 심하다는 말이 많지만 워낙 저렴해서 문제가 안 되는 분위기.
▲ AONE CRUISE GP-943 점보 게이밍 장패드 (레드) (4,600원)
좀 더 큰 장패드요? 1,700원만 더 내시면 됩니다. AONE CRUISE GP-943 점보 게이밍 장패드는 900 * 400mm의 사이즈로 풀배열 키보드를 두 개 올릴 수 있는 광활함을 지녔습니다. 그대신 두께는 3mm로 도톰함을 잃었습니다.
기획, 글 / 다나와 송기윤 iamsong@cowave.kr
비교하면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