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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새로운 심즈를 바라는 이들의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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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시작화면 스크린샷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인조이 시작화면 스크린샷 (사진: 게임메카 촬영)

어릴 적부터 ‘예술가’라는 미지의 직업을 동경했다. 손 끝에서 아름다운 그림과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그 창작의 과정, 그리고 무엇인가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을 생산한다는 감각 자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그림은 커녕 손글씨 조차 삐뚤빼뚤 춤을 추는 저주 받은 예술 감각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 가슴 한 켠에 품은 열망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래서 오는 28일 출시 예정인 생활 시뮬레이션 ‘인조이(inZOI)’ 사전 플레이 기회를 얻었을 때, 큰 꿈을 펼쳐보기로 했다. 인조이에서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을 감상하고, 책을 읽어 예술적 기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기존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 대표작인 심즈 시리즈에서도 당연히 가능하지만, 콘텐츠가 깊이 있는 만큼 더 복잡했고, 더 오랜 시간의 적응과 배움이 필요했다.
 
백수, 무직, 예술가 중년으로 시작하는 대체 인생
 
일반적으로 본 기자는 캐릭터 생성창에서 남성형을 선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행세계의 또 다른 나로서 더 확실한 몰입을 위해 중년에 가까운 청년 남성을 선택해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직업은 무직으로 백수, 학력은 고졸, 그림을 그려 돈을 벌기 위한 목표를 세웠으니 자칭 예술가지만 예술 능력치는 0에서 게임이 시작된다.
 
현실이었다면 미래가 상당히 불투명했겠으나, 배를 곪는 것은 예술가의 숙명이라 생각해 일단 무턱대고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인조이는 ‘야망’이라는 튜토리얼 및 방향성 안내 시스템을 지원한다. ‘창의적 표현’ 탭에서 ‘위대한 화가’ 야망을 고르면 간단한 퀘스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는 상호작용 및 조작법, 예술 능력치 향상법 등을 안내한다.

▲ 예술가의 삶, 시작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창의적 표현'에서 위대한 화가 야망을 골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집에 ‘이젤’을 설치해야 한다. 낮은 레벨에서는 정물화만 그릴 수 있지만, 레벨이 오르면 인물화, 풍경화, 팝 아트 등 다양한 종류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각 그림은 크기에 따라 캔버스 구입 비용이 소모되며, 그린 후에는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때 각 그림의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이 매겨진다.
 
낮은 레벨에서는 ‘나쁨’ 등 낮은 품질이 나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최소 ‘평균’ 품질부터 캔버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좋은 품질은 약 10배 정도의 차익을 남길 수 있으며, ‘훌륭함’이나 ‘완벽함’ 상태가 되면 100배에 가까운 이익을 낼 수 있다. 물론 예술 10레벨에서도 ‘완벽함’ 상태는 잘 나오지 않지만, ‘훌륭함’은 자주 볼 수 있어 가계가 곤궁해질 일은 없다.

▲ 원하는 크기 이젤을 고르고 그림을 그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품질이 나쁨이 나와 버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장르 초심자에게 적합한 쉬운 구조의 생활 시뮬레이션
 
인조이에서 예술가로 성장하고 돈을 버는 과정은 전반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았다. 놀랍게도 무직 예술가는 운이 좋다면 여타 직업보다 돈도 많이 벌면서 예술 능력치도 만렙을 찍는 건실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예술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예술과 관련된 행위를 반복하기만 하면 됐다. 이는 여타 생활 시뮬레이션보다 더 단순하고 쉽지만, 그만큼 장르 초심자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요소였다.
 
비록 상태에 따라 실제 출력된 결과물의 완성도가 달라지거나, 원하는 인게임 장면을 그리는 등 세밀한 상호작용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인조이 특유의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연출되는 점은 강점이었다. 그림의 결과물 역시 실존한 작품들을 그리는 과정을 짧게 보여줌으로서 몰입감을 높여 마치 진짜 화가가 된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전했다.

▲ 그림 그리는 과정이 사실적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림 상태도 각자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방향성은 근본적인 게임 설계로 보인다. 인조이의 장점 중 하나는 직관성에 있다. 청소를 하고 싶다면 청소기를 구매하고, 세탁을 하고 싶다면 세탁기를 구매해야 한다. 공부를 하고 싶다면 책장과 상호작용하며, 대화를 하고 싶다면 원하는 조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여러 선택지 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관련 활동만 반복해도 특정 재능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복잡하고 상호작용성이 높은 생활 시뮬레이션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인조이는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며, 직관적인 플레이, 가시성 높은 UI 등 향후 여러 상호작용을 추가할 수 있는 탄탄한 토대 마련을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장르에 입문하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상호작용의 가짓수나 콘텐츠 복잡도가 떨어지더라도 더 직관적이고 단순한 방식이 빠른 적응을 돕는다.

▲ 직관적인 UI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위치 조정도 가능한 직관적인 UI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위치 조정도 가능한 직관적인 UI (사진: 게임메카 촬영)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시각적 장점

일반적으로 게임을 평가할 때 '그래픽'은 부가적인 요소에 불과하다. 게임성이 뒷받침됐을 때 비로소 시각적인 부분이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조이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른데, 장르 특성 때문이다. 인조이는 생활 시뮬레이션이고, 몰입해야만 재미를 전달할 수 있다. 때문에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사실적인 그래픽이 게임의 평가에 빠질 수는 없다.

우선 본 기자는 AMD 라이젠 5 7600 CPU, RTX 4070Ti 그래픽카드를 사용 중으로, 이는 권장사양 이상을 돌릴 수 있는 PC다. DLSS 밸런스, 실제로 60 프레임 제한에서 그래픽 설정 '울트라'로 플레이하는 것에 무리가 없었다. 간혹 잔상은 남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측정한 만큼, 이보다 사양이 떨어지는 PC에서는 최적화가 나쁠 수 있다.

▲ 섬세하게 묘사된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름답게 구현된 배경은 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름답게 구현된 배경은 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상황에서 인조이의 선명한 배경, 캐릭터 외형과 애니메이션, 사물 묘사, 색감, 직관적인 UI 등은 몰입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간혹 발생하는 버그, 상호작용의 단순함, 떨어지는 세밀함, 부족한 콘텐츠도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묻혔다. 없던 몰입을 강제로 주입하는 느낌을 줄 정도의 강력한 힘을 자랑했다.

이런 시각적 완성도에 걸맞은 지나치게 과장되지 않은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더해진다. 장르 대표작인 심즈는 만화풍 그래픽에 걸맞은 과장된 몸짓과 표정으로 특유의 느낌을 전한다. 반면 인조이는 더 사실적인 그래픽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과장된 애니메이션은 자칫 '불쾌한 골짜기'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실제보다는 더 크지만, 지나칠 정도로 과장되지 않은 적당한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운동을 하거나, 요리를 할 때도 현실과 상당히 유사한 캐릭터 움직임이 구현됐고, 이를 통해 실제 현실에 가까운 감각을 전한다.


▲ 사실적이고 약간 과장된 움직임이 특징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현실을 단순화해 모사한 시뮬레이션
 
인조이를 플레이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사람은 단 한가지만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잘 짜인 생활 시뮬레이션의 특징은 실제 삶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다양한 행위를 반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행위에는 식사와 수면뿐만 아니라 용변과 청소 및 정리가 포함된다.
 
특히 인조이에서는 청소를 자주 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집안이 더러워졌는데, 처음에는 흰색 오브젝트가 바닥에 떨어지는 정도지만, 이후에는 바닥과 가구에 더러운 얼룩이 생기기 시작한다. 일부 조이는 주변이 더러워지면 ‘불쾌’한 감정 상태가 되어 성장이 정체된다. 여기에 더해 의복 역시 빨래하지 않으면 떼가 묻는다. 체감상 청소는 하루에 두 번, 빨래는 하루에 한 번은 해야 청결이 유지됐다. 다소 잦지만, 그만큼 압축된 현실감을 전했다.

▲ 청소하지 않으면 빠르게 더러워지는 방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옷 조차 더럽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연애와 결혼 역시 현실보다 크게 단순화됐지만,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연애의 경우 계속해서 상대 조이와 대화하고, 관련 행동을 해 사랑 수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정 수치 이상을 쌓으면 본격적인 연애가 가능해지며,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로맨스' 선택지가 늘어난다. 사랑 수치를 최대로 찍어 '천생연분' 상태가 되면, 청혼과 결혼이 가능해진다. 

결혼 과정 역시 청혼을 하고, 결혼식 준비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사전 답사를 통해 시설물을 배치하고, 플랜에 따라 결혼하는 비교적 현실적인 과정이 구현됐다. 더 세밀하게 구현됐다면 그만큼 현실적인 몰입도 늘어나지만, 그만큼 큰 피로와 함께 상당한 불편을 동반했을 것이다. 이는 장르 고수라면 환영했을 현실성이지만, 반대로 생활 시뮬레이션 초보에게는 적당한 수준의 생략이었다.

결혼 뒤 가족 관계가 되면, 두 조이는 한 집에서 생활한다. 아내 조이는 주로 자율 행동(자동)을 켜놨는데, 와서 대화를 하거나, 청소하거나, 책을 읽는 등 행동으로 비어 있던 집이 찬 느낌을 줬다. 당황스러운 사건도 늘었다. 갑작스럽게 관계가 나빠지거나, ‘지금 어디야’라는 등골이 오싹한 문자를 받기도 했다. 한 번은 아내가 몽유병에 걸려 밤에 컴퓨터를 켜고 전 재산을 기부했다. 되돌릴 방법을 찾지 못해 결국 이전 세이브를 불러왔다. 당황스럽지만 동시에 신선했던 경험이었다.

▲ 결혼 과정, 단순하지만 과정이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결혼 후 함께 살면서 여러 활동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몽유병에 전재산을 기부한 아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생소하면서도 기묘한 감동을 전한 짧은 육아
 
게임속에서 예술가로서 많은 돈을 벌고, 연애를 통해 결혼에 성공했음에도 가장 인상적인 체험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바로 아이를 갖고 기르는 것이었다. 각 조이는 상호 동의 하에 아이를 가질 수 있다. 관계를 가지고 임신 테스트기를 통해 성공 여부를 판단하며, 성공시 여성 조이의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약 3일 뒤 아이가 태어난다. 처음 태어난 아이는 작고 귀여우며, 조작이 불가능하다. 몸도 가눌 수 없고, 문제가 생기면 운다. 아이가 울면 부부 조이는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에게 달려간다. 이때부터 육아의 어려움이 시작된다.
 
특히 육아와 관련되면 조이의 움직임에 문제가 생겼다. 아이가 큰 소리로 울면 조이가 괴로워하며 모든 행동을 멈춘다.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분유를 먹이는 과정에서 기존 액션과 충돌이 일어나 조이가 멈추는 경우도 있었고, 분유병이나 기저귀도 잘 치우지 않아 하나하나 클릭해줘야 했다. 심지어 아기의 수면시간은 일반 조이보다 짧게 설계되어, 자주 자고 빠르게 일어나고, 그만큼 자주 울었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했기에 두 조이가 서로 최대한 수면과 활력 수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교대로 직접 조작해야만 했다. 육아 휴직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임신, 실패할 확률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귀여운 꼬물이가 태어났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아이는 초등학생으로 자라난다. 자동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며, 평일에는 학교에 갔다가 오후 집에 와서 숙제를 한다. 아이의 생김새와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천진난만하고 매우 귀여웠다. 심지어 실제로 매우 빠르게 자라는 만큼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가다니’를 체감할 수도 있었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초등학생까지 더해지자, 집이 비로소 ‘가정’이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한 번도 아이를 길러보지 않은 본 기자에게, 옹알이를 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초등학생이 되어 스스로 학교를 가고, 그 과정에서 '잘 자라주어 고맙다'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순간이 오는 것은 기묘한 감각이었다. 물론 학교 운동장에 어린아이가 우리 애 밖에 없다거나, 학교에 보냈더니 직접 조작하지 않으면 등교하지 않는 등 사소한 아쉬움과 문제는 있었지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현실적인 그래픽으로 구현된 아기가 크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감동이었다. 

▲ 어느날 갑자기 커져버린 아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비로소 '가정'이 꾸려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비로소 '가정'이 꾸려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인조이는 ‘생활 시뮬레이션’이 주는 재미를 확실하게 체험하게 해줬다. 예술가, 아이가 있는 삶 등 살아보지 못한 인생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다채로운 경험과 더불어 몰입의 재미와 묘한 감동도 함께 전해줬다. 특히 사실적인 그래픽과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시스템은, 생활 시뮬레이션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장르를 배우고 친숙해지기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물론 아직 상호작용의 깊이가 얕거나 콘텐츠가 부족하게 느껴졌지만,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인 만큼 개발을 거듭하면 더 생동감 넘치는 인생 시뮬레이션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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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2025년 3월 28일
플랫폼
PC
장르
시뮬레이션
제작사
크래프톤
게임소개
인조이는 심즈(The Sims) 시리즈로 대표되는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신작으로, 언리얼 엔진 5로 개발 중이다. 플레이어는 직접 캐릭터가 되어 인생을 살아가거나, 게임 속 신이 되어 집과 거리, 도심을 변화시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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