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iOS로 출시된 '카라테카'
‘카라테카’는 1985년 패미콤으로 발매된 동명의 횡스크롤 액션게임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 ‘카라테카’는 전투에 앞서 예의를 표하는 인사 시스템과 격투자세를 취하고 전투에 돌입하는 독특한 특징이 있으며, 상중하단으로 나뉜 펀치와 킥을 구사하는 동작 등 대전격투게임의 원조 격인 작품이다. 또한, 최초로 모션 캡처 기술을 도입해 당시에는 현실적인 움직임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리메이크 된 이후 PC와 PS3, Xbox360으로 먼저 출시됐으며, 지난 20일 애플 앱스토어에도 등장했다.
iOS용 ‘카라테카’의 게임 진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만나는 적들과 1대 1로 대결하는 특유의 전투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타이밍에 맞춰 적의 공격을 막고 반격하는 리듬게임의 느낌을 주는 전투, 터치로만 이뤄진 간단한 조작방식, 풀 3D그래픽은 오리지널 버전과 큰 차이를 느끼게 해준다. 과연 과거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게임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겉모습은 빛나지만, 제한이 많아진 게임
게임을 최초로 시작하면 납치당한 공주의 모습에서부터 방 안에 갇히는 모습까지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과거 2D그래픽과 비교해 사람 얼굴까지 자세히 확인해볼 수 있는 면은 분명한 발전이다. 또한, 배경 역시 횡스크롤 시점만이 아닌, 삼인칭 시점까지 자유롭게 활용해 배경의 전체적인 아름다움까지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주인공의 등장을 암벽등반으로 표현한 부분은 오리지널 ‘카라테카’에서 캐릭터 뒤에 존재하는 절벽의 존재의미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칭찬은 여기서 끝, 이제 불만을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 사실은 훈남이었던 주인공
▲ 그가 절벽을 등지고 서있었던 이유가 공개된다
▲ 적들은 인사를 잘 안한다! 예절도 리메이크 됐다
원작을 해봤던 유저라면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본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열심히 달려가다가 적에게 일격을 맞고 쓰러지는 상황 말이다. 원작에서는 전투에 돌입하기 전 전투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아무리 체력이 많아도 적의 공격에 쓰러졌는데, 리메이크되면서 자세가 자동으로 변경되는 기능이 추가돼 세세한 재미가 사라졌다.
결국, 엔딩을 보기는 쉬워졌다. 하지만 독특하다고 불리는 요소가 사라져버린 부분은 아쉽고, 게다가 전진밖에 없는 이동방식은 원작에서 볼 수 있었던 ‘절벽추락’ 장면도 재현할 수 없게 한다. 이 기능들의 삭제는 어떻게 보면 사소한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원작을 알던 사람들의 소소한 추억은 없어진 셈이다. 다행히 인사기능은 남아있어 예의를 차릴 수는 있지만, 플레이어가 인사를 하면 손가락만 까딱까딱하는 적들이 대부분이라 기분이 나빠진다.
▲ 주인공이 떨어지면 승려가
▲ 승려가 떨어지면 덩치 큰 남자가 등장, 납치된 여자가 능력 있음을 증명한다
▲ 결국 어떻게든 엔딩을 볼 수 있긴 하지만, 별로 그림이 좋지 않아서 문제
‘카라테카’ 원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다양한 캐릭터도 등장한다. 최초 플레이하게 되는 캐릭터는 청년이고, 그 뒤에는 승려, 덩치 큰 남자 순이다. 청년은 공격력과 체력은 보통이고, 승려는 청년보다 체력이 높으며 약간의 체력회복력을 가지고 있다. 덩치 큰 남자는 체력과 공격력 모두 뛰어나고, 전투 중에도 체력이 상당히 회복되기 때문에 게임을 너무 못하지 않는 이상 패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한 캐릭터로 계속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패배하게 되면 무조건 캐릭터가 바뀌기 때문에 청년의 엔딩을 보고 싶어도 이어 할 수가 없다. 무조건 캐릭터가 바뀌는 셈인데, 게임을 잘 못하면 결국 덩치 큰 남자의 엔딩만 계속 봐야 한다.
모바일 최적화는 됐지만, 큰 재미는 없는 전투
그렇다면 ‘카라테카’의 핵심 콘텐츠인 전투는 어떻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카라테카’ 특유의 1대 1 방식 전투는 달라진 점이 없다. 공주가 갇혀있는 성까지 가면서 만나는 적들을 상대하고, 후반에는 더 강력한 상대가 등장하는 방식은 같다. 게임 초반의 전투방식은 방어가 이뤄진 후 공격을 하는 단순한 주고받기 식 전투다. 후반으로 갈수록 다양한 엇박자 패턴을 가진 적이 등장하기도 하고, 간혹 공격과 방어의 전환을 빠르게 해 난투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한, 누적된 에너지를 소비해 상대를 바로 공격하게 해주는 기술은 전투를 통해 먼저 에너지를 축적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큰 비중을 느낄 수 없다.
▲ 너는 치고, 나는 막는다!
▲ 모션이 화려해지긴 했다
하지만 서로 순서를 정해놓고 때리는 것 같은 전투의 느낌은 지우기 어렵고, 공격 자체도 상중하단을 선택해 노리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모션을 반복하는 모습만 보여준다. 또한, 리듬게임처럼 타이밍에 맞춰 터치하는 것으로 공격과 방어를 구사하는 것은 모바일 인터페이스에 맞춰 변화를 준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편의성과 직관성을 중시하다 보니 정작 조작하는 재미가 줄어들었다.
‘카라테카’는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미니게임인 것은 맞지만, 원작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제작자는 최대한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는 쪽으로 리메이크를 계획했다고 밝힌 바 있고, 실제로 원작을 회상할 수 있는 장면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20년도 더 된 원작에 비교하면 놀라운 것이 없다는 점은 안타깝고, 오히려 추억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 마이너스요소가 발생했다. 원작의 향수를 느끼고 게임을 접한 유저들에게는 결국 새로운 점 없이 ‘카라테카’라는 이름만 빌려나온 작품이 된 것이다.
▲ 하지면 독수리는 여전히 짜증나니 걱정말고 향수는 여기서 느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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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소개기사 [신작앱]을 연재하고 있다. 축구와 음악을 사랑하며, 깁슨 레스폴 기타를 사는 것이 꿈이다. 게임메카 내에서 개그를 담당하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잘 먹히지는 않는다.roto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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