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영 AMD코리아 대표가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AMD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장에 올랐다. 노트북 등 PC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인사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PC업체들이 주요 고객이고 실적을 올리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AMD의 권대표 발탁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권 대표의 능력을 높이 샀기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권대표가 지난 2010년 2%대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비즈니스 점유율을 20%대까지 늘린 게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다. 권태영 대표를 지난 5일 AMD 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나 아태지역 수장에 오른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삼성전자 비즈니스 점유율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2010년 삼성전자 반도체 탑재 비율이 2%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20%대로 올라섰다. '다이아몬드 전략' 덕분이다. 종전 헤드쿼터끼리 대화를 나누던 것에서 벗어나
삼성전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각 지역 담당자들과 한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택한 게 주효했다. 삼성전자 해외 법인 직원과 AMD 국가별 담당자, 한국에 있는
삼성전자 및 AMD 직원이 함께 대화를 나눴다. 여기서 전략이 나왔다. 이 전략에는
삼성전자가 힘들어하는 지역을 AMD가 돕고, 삼성전자 제품을 함께 판매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Q. 이전 AMD는 삼성전자와 어떤 비즈니스 관계를
가졌나?
2년 전만 하더라도
AMD는 삼성전자 구매팀과 디자인팀의 임원들과 대화를 나눴을 뿐, 각 지역에 있는
삼성전자 사람들과는 직접 대면하지는 않았다. 주로 거래해왔던 HP 관계자들과 더 끈끈했다.
삼성전자와
우호적인 관계를 갖는 것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임원들과 나눈 대화 내용도 납품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삼성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각 지역에 있는 삼성전자 사람들과 만나 어떻게 시장을 공략할지에
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바로 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점유율에 변화가
생겼다.
이 같은 전략이 결국 삼성전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20%대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또 7~8곳에서만 납품되던 AMD APU 탑재 삼성전자 제품이 45개국으로 확대되는 결과도
얻었다.
Q. 해외 비즈니스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냐. 국내 시장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
국내 시장 점유율도
늘릴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은 AMD가 문을 열기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AMD는 올해 새로운 선보이는 신제품을 통해 국내 노트북 시장의 판매량을
조금씩 늘릴 계획이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을 7%대로, 1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해외 다른 OEM사들과 함께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 메인스트림 제품군을 중심으로 초점을 맞췄던 전략도 일부 수정할 계획이다. PC 메인스트림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반해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할 보급형 제품의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타사 제품이 저전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AMD는 저전력에 성능을 더해 일반 보급형 제품군의 로드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