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존 게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툼 레이더’의 라라가 돌아왔다. 야성미 넘치는 화끈한 여전사가 아니다. 이번에 공개된 ‘툼 레이더’ 리부트 버전의 라라 크로포트는 연약한 21살 대학생으로 수수께끼의 섬에 표류해 처절한 생존싸움을 벌이는 연약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건 아니다. 갖은 고초와 갖가지 내적 갈등을 겪은 라라는 점차 성장해 ‘여전사’로서 그 이미지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한 편의 영화처럼 표현됐다. 자, 한 번 더 부르짖자. 라라 크로프트가 돌아왔다.
지난 5일 발매된 ‘툼 레이더’는 발매 전부터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라라의 외모와 새로운 설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 기존 시리즈들이 유물과 유적을 탐사하며, 퍼즐을 풀고 적들을 때려눕히는 액션 어드벤처였다면, 이번 작품은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생명을 위협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쉽게 말해 듣기만 해도 설레는 여대생 라라가 여전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 이랬던 그녀가
▲ 이렇게 된다
사실 이번 작품은 기존 시리즈의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난해한 퍼즐도 없고, 꼿꼿이 선 채 쌍권총을 마구 난사하며 적을 해치워 버리는 액션도 없다(그랬다간 바로 비명횡사할걸?). 오히려 극심한 고통과 두려움에 떠는 소녀를 중심으로 하는 ‘툼 레이더’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쉽고 단순한 진행에 빼어난 연출로 마니악한 장르를 벗어나 대중적인 요소를 많이 첨가했다. 물론 기존 방식의 ‘툼 레이더’를 기다렸던 팬들은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럼 발매 후 게이머들이 직접 확인한 ‘툼 레이더’는 어떨까? 이틀 만에 100만 장의 판매량을 달성하면서 결과적으로 성공한 셈이다. 각진 턱에 로켓 가슴, 다부진 입술과 날카로운 눈매를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게 회춘한 라라의 여성스러운 모습은 보호본능을 자극해 게이머들을 큐피트의 화살에 꽂힌 얼빠진 사내들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툼 레이더'의 특징을 콕 집어 보여주는 영상
처절한 ‘생존’을 보여주는 이야기와 영상미
이번 ‘툼 레이더’의 이야기는 초현실적인 섬을 배경으로 한다. 일본 고대 왕국 ‘야마타이’를 찾아 나선 라라 일행은 애초 목적지를 벗어나 오로지 주인공 라라의 직감을 따라 엉뚱한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러던 중 거대한 폭풍을 만나고 배는 두 동강이 난다.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부지한 일행은 미지의 낯선 섬에 당도한다.
그런데 이 섬 뭔가 이상하다. 무인도인 줄 알았는데 웬걸 사람들이 산다. 게다가 토착민도 아니다. 각종 무기로 무장하고 이상하리만치 조직적이다. 섬 곳곳에는 고대부터 근대를 아우르는 건축물과 장비, 유물들이 즐비하다. 분명 일반적인 외딴 섬은 아니다. 섬을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라라(게이머)는 이곳이 모험의 시발점이 된 일본 고대 왕국 ‘야마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비밀을 풀어나가게 된다.
▲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며 섬에 당도한 라라
▲ 무인도인 줄 알았는데?
이번 작품의 특징은 바로 이러한 이야기에 빼어난 비주얼과 연출력이 더해져 영화 같은 구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우선 ‘툼 레이더’의 비주얼은 모든 것이 라라를 중심으로 체계가 잡혀 있다. 아슬아슬한 위치에서 점프해 특정위치로 매달릴 때, 로프를 타고 기어갈 때, 암벽을 등반할 때, 심지어 틈새가 좁은 동굴을 통과할 때조차 라라의 움직임과 표정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덕분에 ‘툼 레이더’는 배경 그래픽이나 갖가지 효과보다 라라 자체에 더 신경이 쏠린다. 그만큼 개발사 측은 라라에 비중을 크게 두었고, 이 매력적인 캐릭터를 게이머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켜 ‘리부트’의 의미를 살리고자 한 셈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짧은 신음과 함께 좁은 틈새를 지나치는 라라의 옆모습을 봤다면,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는 표정임에도 누구나 “정말 매력적이야!”라는 말을 쏟아낼 것이니까.
이렇게 라라가 핵심이 되는 만큼 움직일 때마다 다양한 동작과 표정을 잡아내는 카메라 각도는 익숙하지 못한 게이머에게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상황 몰입에 매우 주요한 역할을 하고, 게임이 내세우는 갖가지 연출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
▲ 상황에 따라 다각도로 보여주는 카메라 연출은 게이머가 게임에 더 몰입하도록 도와준다
연출방식은 영화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플레이 타이밍’에서 그 원리를 찾을 수 있다. ‘툼 레이더’는 게임 진행 중간마다 스토리와 관련된 인 게임 연출 영상이 자주 나온다. 꼭 스토리가 아니더라도 벽이 허물어진다거나 건물 하나가 통째로 무너지는 등 급박한 상황을 ‘예고’해주는 연출도 대거 포함돼 있다. 이 부분은 몰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패키지와 콘솔 게임이 자주 써먹는 기법이지만 ‘툼 레이더’는 이 한 가지에 차별화를 두어 게임의 특징을 살렸다. 바로 ‘플레이 타이밍’이다.
이건 정말 물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산 아래로 뒹구는 라라의 모습을 대표적인 예로 살펴보자. 큰 폭발이 일어나고 라라가 충격으로 나가떨어지며 산 아래로 뒹구는 장면까지가 연출로 동작하는데, 이후 단 1초의 여유도 없이 바로 ‘플레이’로 전환된다. 장면 자체가 이미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라라를 이리저리 굴려 바위나 각종 잔해를 피해야 하며, 큰 장애물은 샷건으로 부숴버려야 한다. 특히 큰 장애물을 없애는 과정에서는 게임이 잠시 슬로우 모션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를 통과했을 때 무척 시원시원한 쾌감을 전달해준다. 게다가 이 모든 장면은 앞서 언급한 ‘라라’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 몰입도는 배가 된다. 긴장과 쾌감이 더 큰 장점이 될 수 있는 이유다.
▲ 굴러 떨어지는 장면은 게임을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 낙하산 타고 활강하며 경치만 감상했다간 큰일 날걸?
콘텐츠 배치도 연출을 높여주는 장점이 된다. 게임이 ‘생존’을 그리는 만큼 라라는 절벽에서 떨어져 치명상을 입거나 솔라리들에게 붙잡혀 두들겨 맞고, 갖가지 함정과 마주하며 생명을 위협당하는데, 이쯤 되니 게이머들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길을 지날 때에도 긴장하게 된다. 콘텐츠 배치는 여기서 힘이 된다. 분명 여기서 뭔가 나올 거 같은데 그냥 지나치고, 그냥 지나치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연출이 작동해 놀라게 하고, 이번에는 없겠지 했는데 갑자기 땅이 무너지고 하는 식이다. 예상하기 어렵게 만든 콘텐츠 배치에서 또 한 번 점수를 줄 수 있는 이유다.
덕분에 주변 환경을 어둡게 만들어 특별한 물건이나 장소를 발견할 수 있는 ‘생존본능’(기존 작품이었다면 보물추적 정도 되겠지)이라는 기술은 핵심 시스템이 된다. 이 기술은 주변을 탐색하여 숨겨진 유물이나 각종 아이템과 특정 사물을 찾는 데 쓰이면서, 라라가 조작할 수 있는 주변 사물을 밝혀주기 때문에 간단한 퍼즐이나 막다른 길목에서 탈출하는데 필수로 사용하게 된다. 함정이나 위험 상황을 알려주는 기능이 전혀 없음에도 막상 주변을 경계하는 데 많이 사용하는 자신을 보게 되는 순간, 우리는 ‘툼 레이더’의 주제가 ‘생존’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생존’을 위한 연출에 대해서만큼은 100점 만점에 90점은 줘도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 살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하게 될 '생존 본능' 기술
▲ 나도 미치겠다
베이스캠프와 라라의 성장, 그리고 액션
이번 작품에는 베이스캠프가 도입됐다. 베이스캠프는 뭔가 특별한 기능이 있는 건 아니지만, 각 지역의 중심지 같은 구실을 하며 기술 습득과 무기 개조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우선 기술 습득은 게임 플레이에 지대한 영향을 주지 않지만, 라라의 성장 방향성에 도움을 주는 형태로 구현돼 있다. 기술은 생존-전투-사냥이란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으며, 어떤 플레이 스타일에 집중할 것인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전투 카테고리는 라라가 생존을 위해 첫 ‘살인’을 벌인 이후 생성되는데, 이 기술에 투자하면 더 화끈하게 적을 처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 게임 속 유일한 안식처 '베이스캠프'
▲ 만능 장비 '도끼'를 개조했다
무기 개조는 여대생에서 여전사로 변해가는 라라를 돋보여 주는 도구 중 하나다. 게임 초기 라라는 활 하나로 사슴을 사냥하며 힘든 생존 과정을 거치는데, 이후 권총과 소총, 샷건을 얻으며 점차 여전사로 성장해 나간다. 무기 개조는 이렇게 획득한 무기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인데, 불화살은 기본이고 나중에는 폭발 화살까지 만들어 버린다. (이 정도는 애교다) 급기야 라이플과 수류탄을 개조하여 유탄 발사기를 만들어버리니 오죽하면 “뭐야, 어떻게 저런 무기를 가진 거야?”라는 대사를 외치며 우왕좌왕하는 순진한(?) 솔라리들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렇게 개조한 무기는 게임을 진행하는 데 필수 도구로 작동하기도 한다. 기본 무기인 도끼는 지역 곳곳에 널브러진 상자를 쪼개는 용도로 사용되지만, 등반 도끼로 업그레이드하는 순간 벽을 탈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쓰인다. 활은 적의 머리를 꿰뚫는 데에도 사용되지만, 로프가 업그레이드되면 끊어진 다리나 높은 절벽에 로프를 연결해 이동하는 데에도 쓰인다.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이와 같은 무기의 부가 기능을 활용해 목표지점까지 가는 것은 일종의 퍼즐을 푸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다.
▲ 높은 곳에서 로프를 타는 장면은 짜릿함을 더 해준다
▲ 헤드샷은 기본이지
전투 액션은 갖가지 부분에서 새로워졌다. 액션 게임을 즐겨 하는 게이머라면 ‘갓 오브 워’ 나 ‘데빌 메이 크라이’, ‘베요네타’ 등에서 경험해봤을 QTE(Quick Time Event) 시스템의 버튼 액션이 적용됐다. 이것은 특정 상황이나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화면이 줌인 되며 느려지는 연출을 보여준다. 이때 버튼을 입력하라는 표시가 등장하고 타이밍에 맞춰 특정 키(E 또는 F)를 입력하면 멋들어진 우리 라라의 액션을 감상할 수 있거나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히트맨’과 ‘메탈 기어 솔리드’만큼의 잠입 액션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적의 뒤로 조용히 다가가 암살을 하거나 상대와 뒤엉켜 난투를 벌이는 진흙탕 싸움도 가능하다. 적에게 흙과 돌조각을 던져 눈을 못 쓰게 하여 때리는 비겁한 수법도 쓸 수 있지만, 우리 라라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절대 비겁하다고 할 수 없다. 주변 사물을 이용해 적 주위에 기름통이 있다면, 불화살을 쏴 터뜨리고, 적들이 밟고 선 나무판에 로프가 감겨있다면 로프 화살로 잡아당겨 처치할 수도 있다. 사방이 적이고 위험한 장소가 즐비한 상황에서 게이머가 전면전을 할지,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전략적인 전투를 펼칠지를 게이머에게 선택하게끔 해놓은 개발사의 배려다.
▲ 진짜 좀 죽어라, 플레이 중간에 대면할 수 있는 중간 보스
▲ 살기 위해 버튼을 연타하는 QTE 시스템
이 같은 요소는 쌍권총과 라라의 아크로바틱 액션이 중심이었던 전작에 비해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조작이 간단하여 특별히 어렵지 않다. 오히려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마다 전투 시 액션 연출과 효과가 다양해져 보고 때리고 피하고 맞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생존’을 주제로 한 게임이 20~30명이 넘는 적들을 아무렇지 않게 처리해나가는 점은 이번 ‘툼 레이더’의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전반적인 게임 분위기 자체가 연출 기반인 만큼, 이와 어울리는 전투 방식을 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끝까지 남는다.
생존과는 별개! 고고학자 라라
기존 ‘툼 레이더’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난해한 퍼즐이나 위험요소를 뚫고 각종 유물이나 보물을 얻는 라라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라라는 그 유명한 크로프트 가문의 고고학자 아닌가.
그래서 이번 작품에도 고고학 콘텐츠는 어느 정도 도입돼 있다. 그 중심은 ‘비밀 무덤’이다. ‘비밀 무덤’은 말 그대로 유물이나 경험치, 지도 등을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일본 고대 왕국을 무대로 하는 만큼 관련 문화와 얽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밀 무덤’은 앞서 언급한 베이스캠프를 기준으로 지역마다 숨겨져 있으며, 하나씩 찾아 들어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 라라는 천상 고고학자였다
▲ 보물상자를 열어제끼며 감탄하는 라라
‘비밀 무덤’은 기존 ‘툼 레이더’의 백미인 퍼즐과 수수께끼 기반으로 구현돼 있다. 퍼즐의 주제도 가지각색이다. 바람의 원리, 무게의 원리, 시차의 원리 등 다양하게 풀어내는 맛이 있으며, 이후에는 업그레이드된 무기를 적극 활용해야 하므로 기술 습득과 무기 개조를 연계하여 풀어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늘 불안한 표정에 울상을 짖던 라라가 퍼즐을 뚫고 상자를 열어 유물을 얻는 순간, 호기심과 기쁨, 황홀한 듯한 표정을 짓는데 여기서 ‘툼 레이더’의 또 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다.
획득한 유물은 게임 플레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지만, 실사 형태로 구현되어 감상의 즐거움을 전해준다. 특히, 유물에 따라 ‘더 조사하기’라는 옵션이 있어 이리저리 여러 각도로 살피면 추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게이머들은 경험치 획득을 목적으로 더 조사하지만, 개발사 입장에서는 자국 문화를 더 샅샅이 감상하게 하는 점에서 사소하지만,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판단된다. (일본 문화라는 점은 부러운 한편 아쉬운 감이 있다)
요컨대, ‘비밀무덤’은 ‘툼 레이더’의 전반적인 재미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핵심 콘텐츠는 아니므로 퍼즐이 싫다면 그냥 지나쳐도 무방하다. 다만, 게임 플레이 중 간혹 퍼즐에 엮인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비밀무덤’을 통해 학습하는 정도로 체험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발견한 유물 중에는 자세히 살펴보기를 통해 추가 경험치를 획득할 수도 있다
라라, ‘난 집에 가지 않을 거야’
생존위기에 처한 라라는 처음 사냥한 귀여운 사슴을 보고 흐느끼며, 솔라리의 위협에서 우연히 살인을 하고 크나큰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물론, 라라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라며 자위하지만, 그 자신이 변화하는데 크나큰 계기가 된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생사 위기를 겪게 된 동료를 위해 ‘죽이지 않으면 죽는 상황’을 온몸으로 실감하면서 라라는 한 단계 성숙하게 된다.
▲ 이거 뭐 반박을 할 수가 없네
총 9편에 이르는 ‘툼 레이더’ 시리즈에서 리부트 된 이번 작품은 라라의 심리 묘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표정과 대사, 그리고 갖가지 행동으로 게이머를 자연스레 감정이입시킨다. 처절한 생존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내가 라라가 된 건지 라라가 내가 된 건지 모를 정도다.
확실히 이번 ‘툼 레이더’는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게임 자체만 놓고 봤을 때도 30시간 플레이타임의 긴 어드벤처 영화를 내가 라라가 돼 감상한 기분이고, 비주얼적인 부분에서도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된 라라 크로프트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 높은 평점을 받아 기분이 좋아진 라라(?)
엔딩을 보고 난 후 이번 ‘툼 레이더’ 리부트는 후속작이 반드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니 믿고 싶은 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집으로 향하는 선박 안에서 라라는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라고 스스로 읊조린다. 라라가 모험가로서 그리고 고고학자로서 그 정체성을 확실하게 확립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를 통해 다음에는 ‘생존’이 아닌 ‘모험’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또 하나. 마지막 장면에서 라라는 사건의 원흉을 쌍권총으로 난사하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내가 아는 라라로 성장했구나’라는 걸 명확히 느낄 수 있다. 풋풋한 여대생이 쌍권총을 난사하는 장면에서 익숙한 라라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이 연출은 이번 작품이 ‘툼 레이더’의 리부트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후속작을 암시하기 위함일까? 무엇이 됐든 간에 지금의 라라가 본격적으로 유적과 유물을 탐사하는 후속작이 기다려진다.
▲ 난 후속작을 기다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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