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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MX 스위치와 매크로 기능의 합체, 스카이디지탈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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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필수 부품 중 가장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바로 키보드다. 요즘은 키보드 가격이 워낙 저렴해져서 광역버스 한 번 타는 정도나, 분식점 라면 한 그릇 정도의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제품도 있으니, 그저 PC를 사면 그냥 주는 서비스 쯤으로 여기는 것도 이상할 것 없어 보인다.

 

어차피 단순히 키를 눌러 신호를 입력하는 소모품으로 생각한다면, 이런 저렴한 키보드도 사용하는 데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마우스와 더불어 아직까지는 PC 입력장치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키보드이기 때문에, 특히나 필자처럼 타이핑을 많이 할 경우 키보드에 제법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한다.

 

이러한 키보드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키보드는 가장 일반적인 멤브레인 방식이 아닌, 기계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계식 키보드는 독립된 스위치가 키마다 각각 장착된 키보드로, 타이핑감이 멤브레인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쾌하다.

 

스카이디지탈에서 새로 내놓은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독일 체리사의 기계식 스위치에 엔키보드만의 독특한 기능을 모두 모아 담은 고급 사양의 기계식 키보드이다.

 

 

 

 

■ 체리 MX 적축 스위치를 채택한 진정한 기계식 키보드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기능형 키보드라고 할 수 있다. 키보드가 타이핑만 잘 되면 되는 것이지, 무슨 특별한 기능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키보드를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곳곳에 내장된 제품이다. 우선 외형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검정색 베이스에 검정색 키캡의 스탠다드한 디자인에 푸른색의 포인트 키캡이 특징적인 디자인이다. 푸른색 특수키 열세 개를 제외하면, 106키를 가진 기본 스타일 배열이다.

 

전체적으로 검정색의 베이스에 검정 키캡을 사용했지만, 특수키 이외에도 포인트는 있다. 바로 키캡 아래의 바닥부분이 푸른색을 띄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이야말로 실제로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을 보았을 때 시각적으로 가장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스위치를 견고하게 고정해주는 보강판으로, 키보드의 다른 부분과 상이한 색상의 보강판을 사용해서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측면에서 보면, 키보드 자체가 경사도를 가진 형태로 되어있어서 두꺼운 윗부분부터 아래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태다. 각도는 약 5도 가량으로 기울어진 형태이다. 또한 라인마다 키캡의 높이를 달리해서 최적의 타이핑감을 만들어주고 있다.

 

 

보통 키보드 본체의 오른쪽 구석에 몰려있는 LED 인디케이터를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에서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LED 인디케이터는 어디에 있을까? 각각의 인디케이터를 작동시키는 키의 내부에 LED를 내장하고 있다.

 

 

 

뉴매릭 키패드에 있는 NumLock키의 LED도 내장형이다.

 

 

그런데, 'NumLock' 키의 인쇄를 보면 다른 키보드에서는 볼 수 없는 프린팅이 추가되어 있다. 이 프린팅은 계산기를 나타낸다.  뉴메릭 키패드의 용도가 주로 숫자를 입력하거나 계산기 기능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NumLock 키를 빠르게 두 번 누르면 윈도의 계산기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재미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뉴매릭 키패드의 위에는 푸른색의 키캡을 사용한 네 개의 기능키가 보인다. 볼륨 다운과 업, 음소거 버튼과 G 버튼이다. G버튼은 엔키보드 시리즈의 전통과도 같은 기능으로, G버튼을 활성화하면 키보드의 윈도키가 사용불능상태가 된다. 게임 등을 전체화면으로 즐기고 있을 때 실수로 윈도키를 눌러서 바탕화면으로 빠져나오는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다.

 

열심히 사냥을 해서 아이템이 땅에 떨어져서 주우러 가는 순간, 또는 총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적군을 발견해서 적이 나를 보기 전에 내가 먼저 헤드샷을 날리려는 긴박한 순간에 실수로 윈도키가 눌려서 바탕화면으로 튕기고, 황급히 게임으로 돌아갔더니 아이템은 이미 누군가 주워갔거나 오히려 내가 헤드샷을 당해서 바닥에 누워있는 경험을 한 사용자라면 윈도키를 잠궈버리는 G키의 중요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G키를 보면 흰색 줄무늬가 보인다. 이건 뭘까? 필자도 처음엔 조금 의아했으나, 눌러보면 곧 알 수 있다. NumLock이나 CapsLock과 같이 키 자체에 내장된 LED 부분이다. G키는 활성화 상태에 붉은색 LED가 켜진다.

 

 

 

106키의 가장 윗줄인 열두 개의 펑션키 위로는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인 QTLA 매크로 기능을 위한 키가 모여있다. 이 기능은 잠시 뒤에 확인해보자.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기계식 키보드라는 점이다. 메카닉이란 이름만으로도 짐작이 가능한 부분이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에 사용된 스위치는 기계식 스위치의 바이블과도 같은 독일 체리사의 MX 스위치를 사용했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블루와 레드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는데, 블루는 클릭방식의 청축 스위치를, 레드는 리니어 방식의 적축 스위치를 사용했다. 본 리뷰는 레드 모델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적축 스위치를 사용하고 있다. 체리사의 MX 스위치의 사용으로 긴 내구성도 보장되며, 키감이 경쾌해서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보다 월등한 타이핑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나 예전 기계식이나 전자식 타자기를 써본 사용자라면 옛날의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다.

 

 

일반 키보다 큰 크기의 엔터키다 시프트키, 스페이스키 등은 정확히 한 가운데를 누르지 않으면 기울어지면서 키입력이 불안해지거나 키감이 굉창히 나빠질 수 있는데, 키보드들은 이를 방지하는 스테빌라이저가 적용되어 있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오리지날 체리 키보드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거의 동일한 스테빌라이저를 적용해서 스위치가 없는 공간에 스위치 형태의 장치와 안쪽으로 들어간 철심을 적용해서 스테빌라이저의 기능이 우수하며, 큰 키캡도 일반키와 마찬가지로 분해 및 조립이 간단하다.

 

 

 

■ 고급스러움을 더한 케이블 분리형 구조

 

이제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의 바닥면을 살펴보자.

 

 

바닥면이는 아래쪽으로 세 개의 고무패드가 부착되어 있어서 미끄러짐을 막아주며, 각도 조절레버가 내장되어 있어서 약 5도로 기울어진 형태의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을 더욱 기울여서 사용할 수 있다. 각도조절레버를 세워서 사용하면 약 5도 정도 더 기울어져서 10도 가량의 각도를 만들어준다.

 

바닥면 사진을 보면 약간 의아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특이한 점은 케이블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 무선키보드일까? 그렇지는 않다. 그럼 뭘까? 그렇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케이블 분리형 키보드인 것이다.

 

 

키보드의 케이블이 분리되면 좋은 점은 뭘까? 우선 휴대가 간편해질 것이다. 보통 키보드를 다른 장소에서 사용하기 위해 휴대할 때에는 케이블을 키보드 본체에 둘둘 감아서 가져가게 된다. 보기에도 좋지 않고, 케이블 단선의 위험도 있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분리형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케이블을 뽑아서 따로 챙겨가면 된다. 분리형이기 때문에 케이블이 손상되더라도 쉽게 교체해서 쓸 수 있으며, 인터페이스가 변경될 경우에도 적용이 쉬울 수도 있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의 인터페이스는 USB 방식이다. 함께 제공되는 케이블은 키보드 연결부가 USB 미니B타입으로 되어있으며, 금도금 단자에 패브릭 실드의 고급스럽고 튼튼한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에 케이블을 장착한 후 선을 깔끔하게 고정할 수 있는 홈도 마련되어 있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에는 실리콘 키스킨도 함께 제공된다. 물론 체리 기계식 스위치의 키감을 맛보려면 키스킨은 쓰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필자처럼 PC 사용시 간식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키스킨을 한번쯤 고려해보아도 좋다. 타이핑을 하면서 간식을 즐기는 사용자가 키스킨을 사용하지 않고 몇 달간 PC를 사용한 뒤 키보드를 뒤집어서 탁탁 털어보면 나오는 가루들을 보면 키스킨이 간절해질지도 모른다.

 

물론 간식을 먹지 않을 때에는 키스킨을 벗기고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체리 MX 스위치의 키감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의 실리콘 키스킨은 두께감이 적당하고 가장자리 테두리 부분을 보강해서 찢어지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

 

 

 

■ 다양하고 강력한 매크로 기능

 

이제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의 가장 특징적인 기능인 매크로 기능을 확인해보자. 기능 확인을 위해 다시 한번 매크로 키를 볼 필요가 있다.

 

위의 사진에서 제일 왼편에 있는 MR 키가 바로 매크로를 기억시키는 버튼이다. 그 옆으로는 Quick 키가 1범부터 3번까지 있고, 그 옆에는 Loop Macro 키, 그리고 Timing 키가 1번부터 3번까지, 가장 오른편에는 Auto Macro 키가 있다. 사용법과 기능은 각각 다음과 같다.

 

 

< 퀵 매크로 >

 

Quick 1부터 3까지의 퀵 매크로 버튼은 간단하게 특정 키입력을 저장해서 불러내는 기능이다. 사용법은 우선 MR 키와 Quick 1번부터 3번까지 중 하나를 동시에 눌러주면 MR 키에 붉은색 인디케이터가 반짝이기 시작한다. 이후 원하는 키 입력을 정확하게 눌러준 후에 입력이 끝났으면 다시 MR 키를 눌러주면 LED가 꺼진다.

 

이제 Quick 1번부터 3번까지 키를 눌러주면 각각의 버튼에 저장해둔 키입력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업무상 반복적으로 보내는 이메일의 인사말을 저장해두었다가 간단하게 한 번의 키입력으로 불러내서 쓰거나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동일하게 사용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저장해두어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포토숍 등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축키를 지정해서 사용해도 편리하다.

 

 

 

 

< 타이밍 매크로 >

 

타이밍 매크로는 퀵 매크로와 기본적인 기능은 동일하지만, 사용자가 입력한 키 입력속도까지 그대로 재현한다는 점이 다르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일부러 키를 느리게 입력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스럽지만, 이 기능이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곳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대전격투게임에서 다양한 키조합으로 연속기술을 시전해서 상대방이 일어날 틈도 주지 않고 한번에 HP 절반 이상을 깎아먹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싸울 의지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데, 이 복잡한 커맨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복잡해서 익히기 쉽지 않을뿐더러, 연속기로 시전할 경우 기술과 기술 사이의 텀이 아주 오묘해서 이를 맞추지 못하면 연속기를 실패하게 된다.

 

이럴 때 타이밍 매크로를 사용하면 키 하나로 손쉽게 상대방을 좌절모드로 몰아넣을 수 있다. ↓←D ↓→W A ←W A ↓→S ↓→SD SD나 ↓→W ←W A W A ↓→X ↓→SD SD 이런 보기만 해도 골치 아파지는 키조합을 타이밍 매크로 버튼 하나로 시전한다면 정말 편리할 것이다.

 

 

 

 

< 루프 매크로 >

 

루프 매크로는 쉽게 말하자면 타이밍 매크로를 무한 반복하는 것이다. 타이밍 매크로의 특징인 키 입력시간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계속 반복 입력하는 것으로, 반복을 멈추고 싶으면 루프 매크로 키를 눌러주면 된다.

 

 

 

 

< 오토 매크로 >

 

오토 매크로는 특정 키나 키조합을 계속 누르고 있는 상태로 유지하고자 할 때 사용된다. 오토 매크로를 실행하게 되면 다시 한번 오토 매크로 키를 눌러서 실행을 멈추기 전까지 해당 키는 계속 눌러진 상태가 되며, 매크로가 진행되는 도중에 입력하는 키는 그대로 입력되면서 매크로기능이 이어지게 된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에는 키입력속도 조절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이 기능은 예전에는 메인보드의 바이오스상에서 지원되기도 했으며, 윈도 자체 내에서도 키보드 설정에서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설정을 가장 빠르게 해두어도 속도에 한계가 있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이런 키 입력속도를 간단하게 조절할 수 있다. 뉴메릭 키패드를 보면 표준속도와 빠름 표시가 있는데, 이게 바로 키 입력속도 조절 기능이다.

 

 

매크로 키의 MR 키를 누르면서 0부터 9까지 키패드의 숫자키를 누르면 속도가 10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또한 이 기능은 윈도 자체 내장된 속도조절 기능보다 훨씬 빠른 입력속도를 지원하고 있다. 0은 기본속도이며, 9가 가장 빠른 키 입력속도이다. 표준 속도와 가장 빠른 설정의 키 입력 속도 차이는 다음과 같다.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이밖에도 USB방식의 키보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무한동시입력도 지원한다. 필자의 손가락이 열 개로 제한되어 있어서 각종 도구를 이용해서 열 개 이상의 동시입력을 시도할 수 있었는데, 30개까지는 동시 입력을 확인하였다. 그 이상은 도구의 힘을 빌려서도 시도조차 힘들었다.

 

사실 무한동시입력만으로도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양보해서 체리 MX 스위치를 사용한 것만 포함해도 아주 매력적이다. 하지만 엔키보드 메카닉 로봇은 여기에 아주 다양한 활용성을 제공하는 매크로 기능과 게이머를 위한 윈도키 잠금 기능, 그리고 분리형 케이블로 더할 나위없는 만족도를 제공한다.

 

아울러 오리지날 체리 키보드와 거의 동일한 스테빌라이저 방식까지 채택해서 정통 기계식 키보드의 기능과 성능에 발전된 매크로 기능까지 모두 만끽할 수 있다. 우리 토종 브랜드로 이만큼 매력적인 기계식 키보드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리뷰 원수연 테크니컬라이터

기획/진행 오국환 기자 sadcafe@it.co.kr

상품지식 전문뉴스 미디어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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