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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컴, 그들의 작은 나눔이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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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오래된 사찰을 들르면, 불전 앞마당에 오랜 인고의 세월을 온 몸으로 안은 채 기품있게 관람객들을 맞는 하나의 석등을 만나게 됩니다. 그저 작은 석등이지만, 그 버텨온 세월을 느낌인지 관람객들도 한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쳐다보곤 하지요.

 

그런데, 왜 단 하나의 석등만을 밝힐까요?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석등은 그 자체로 부처님이 중생에게 전하는 진리의 말씀인 법(法)을 나타내고, 온 세상에 진리를 밝히는 지혜의 상징인 까닭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고사성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난한 자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공양한 하나의 등불이 부자가 바친 만개의 등불보다 훨씬 가치 있다는 의미지요. 불가에서는 부처님을 향한 마음,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크기를 돈보다 중시했나 봅니다. 그래서 더 큰 마음을 담은 작은 등불 하나가 수만 개의 크고 밝은 등불보다 중하다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법당 앞마당엔 하나의 석등을 세우는 게 원칙이라고 합니다.

 

 

■ 중요한 건 마음의 크기 아닐까요?

 

길가는 시민들에게 ‘나눔의 의미’와 ‘기부’에 대한 생각들을 묻던 짧은 공익광고가 생각납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참 아름다운 일, 그리고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일이라 생각하는 모습에 대한민국이 참 많이도 변했구나 싶다가도, 결국 행동에 나서지는 못하는 모습에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우리에게 마음이 없기 때문에, 이웃들과 따듯한 마음을 함께 나눌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지금껏 해오지 않던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한번 시작하면 언제 끝내야 할지 모를 막연함 등이 행동을 망설이게 만드는 원인이 아닐까요?

 

어쩌면 여기엔 우리 사회가 뿌리깊게 가져온 ‘체면’이란 다소 모순된 감상이 개입돼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혹시 “그래도 무언가 하려면 이 정도는 써야” 하고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은지요?

 

불가에서는 고작 1전의 돈으로 밝힌 하나의 등이 무엇보다 값지다고 가르칩니다. 중요한 건 마음의 크기이지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는 점이지요. 그런 작은 정성들이 모이면, 분명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될 게 분명합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거창한 이유도, 그만한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힘겨워하는 이웃을 살피는 작은 마음, 내가 가진 행복을 나눌 작은 여유, 그리고 실천에 옮기는 작은 용기만 있으면 족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와 같은 기구나 협회부터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는 자선단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일 뿐이지요.

 

 

■ 디앤디컴의 작은 나눔

 

성서에서는 "남에게 보이려 의로운 일을 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표현이 등장하곤 하지요. 어쩌면 기업의 자선활동은 그래서 더욱 위험한 외줄타기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것이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이웃을 돕기 위함인지, 단지 인지도 제고를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비용을 집행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애즈락 메인보드의 공식 공급처인 디앤디컴(대표 노영욱, www.dndcom.co.kr)이 뜬금없이 자선활동에 나설 때, 필자 역시 비슷한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들 어렵다고 난리인 이 시기에 수익금을 쪼개 이웃과 나누겠다니, 착한 건지 다른 의도가 있는 건지… 어쩔 수 없는 감상일까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되는 현상 말입니다.

 

그래서 ASRock B75M R2.0의 수익금 전달식에 슬쩍 따라가 보았습니다. 디앤디컴은 B75M R2.0의 출시와 함께 이 메인보드의 판매로 얻은 수익금 중 1%를 사회공헌에 사용하겠다고 이미 고지한 상황이었습니다.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 시민연합(www.sos1004.or.kr)의 이영훈 위원장과 디앤디컴 주진애 팀장은  시종일관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풀어나갔습니다. 그리고 디앤디컴이 당초 약속했던 것보다 더 큰 금액을 기부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최근의 고환율로 인해 수입사들의 마진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1%를 크게 초과하는 금액을 시원스레 쾌척한 것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적극적으로 돕는 사회적 기업이 늘어가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때로는 이런 자선활동을 외부에 밝히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적어도 어떤 활동을 하겠다고 공표한 이상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생기고,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하는 눈을 의식할 수밖에 없으니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사회공헌에 나설 수 있으니까요.

 

이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기업의 홍보라는 차원 역시도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이제는 사회도 돕고 기업의 발전에도 보탬이 된다는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개인에게도 비슷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주변의 지인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은 부담인 동시에 책임감이기도 하고, 때론 흐뭇한 보람이 되기도 하니까요. 때론 흐트러지려는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 행동에 나서는 마음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겐 이런 행동이 여전히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또 누군가는 이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러나, 내일을 장담하기 힘든 이웃에겐 바로 오늘 우리의 도움이 절실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을 위하는 마음이 아무리 크다 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예상할 수 있는 바로 그 결과를 보게 되겠지요.

 

그런 비극을 막기 위해 우리가 작은 정성을 모으는 일, 그리고 행동에 나서는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 시민연합 이영훈 위원장은 “기업들이 올바르게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그 과정에서 만족할만한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며 “그 성공의 이면엔 우리 사회의 크나큰 조력이 뒷받침됐음을 잊지 말고, 어둡고 그늘진 곳에 정성을 내어주는 기업들도 늘어나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습니다.

 

 

디앤디컴은 인텔 하스웰과 함께 출시될 새로운 메인보드 중 하나를 선정, 역시 수익금을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디앤디컴의 메인보드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작은 사회적 활동에 기여하는 셈입니다. 개인적인 기부활동과 더불어 제품을 구매하게 될 때 이런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지요.

 

어딜 가나 어두운 소식뿐입니다. 사회는 점점 흉악해지고, 범죄율은 자꾸만 높아집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적어도 따듯한 커피와 함께 아침을 시작할 수 있는 우리는 그만큼의 여유가 있는 것 아닐까요? 이웃을 돌아볼 마음의 여유, 그리고 행동에 나설 작은 금전적 여유…

 

어려운 이웃을 향한 따듯한 마음은, 행동에 나서는 그 용기는 우리 사회가 어둠에 물드는 속도보다 속도보다 더 빨리 세상을 밝게 비출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늘진 곳에 따듯한 햇살 한줌 뿌리는 그 마음과 용기, 바로 지금의 우리에게 더욱 절실히 필요한 것 아닐까요?

 

오국환 기자 sadcafe@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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