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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프린세스 메이커 모바일, 내 딸이 ‘쓰리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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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세스 메이커 for Kakao 개발자 버전 플레이 영상
(오디오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아 합성 작업을 한 상태입니다)


90년대 게이머들을 만들었던 게임이 있었다. 그 이름하야 가이낙스의 육성시뮬레이션 ‘프린세스 메이커’. PC를 시작으로 콘솔, 애니메이션 등 각종 플랫폼으로 시리즈가 이어지며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이 2013년, 엠게임을 통해 모바일게임으로 부활했다.

시리즈 중 가장 인기를 끌었던 ‘프린세스 메이커 2’를 토대로 제작 중인 ‘프린세스 메이커 for Kakao(이하 프메 모바일)’는 과감히 2D 그래픽을 버리고 3D 그래픽이라는 옷으로 갈아입은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많은 논란과 이슈가 되고 있는 ‘프메 모바일’을 직접 플레이를 해보고 소개해주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캐주얼로 갈아입은 딸

'프메 모바일' 에서 압도적으로 눈에 띄는 점은 2D에서 3D로 바뀐 딸의 모습이다. 일단 올드팬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추억과 감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3D 그래픽을 무작정 비난할 것은 아니다. 비록 추억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보다 디테일하게  움직이는 딸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딸의 옷을 갈아 입히거나, 탭(터치)했을 때마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등 실시간적인 표현이 강화되어 2D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아직 체험판에서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출시될 경우 유저의 손가락에 반응하며 인터랙션이 작동하는 모습도 상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 딸의 모습은 3D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있다
 
특히, ‘프린세스 메이커 2’ 의 꽃이라 불리는 무사수행을 비롯하여 공부, 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모습도 3D 그래픽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로 인해 통나무를 치는 모습,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는 모습, 아기를 안고 자장가를 부르는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강화되었다. 게임 속 딸의 모습을 보면, 기본적인 드레스나 캐주얼 복장은 물론 무사수행에서 장착할 수 있는 갑옷과 무기도 그대로 표현된다. 심지어는 딸의 속옷까지도 따로 설정할 수 있어, 딸을 '꾸미고 노는' 재미는 오히려 원작보다 배가되었다. 비록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복장의 종류가 적고 평범한 느낌이라 가이낙스 특유의 '오타쿠 요소' 는 적은 느낌이었다.


▲ 복장은 물론, 방을 꾸밀 수 있는 가구도 존재한다

여기에 화면 내에서 성장한 딸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정면에서 딸과 눈을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다. 딸이 다른 곳을 쳐다 보고 있거나 디자인 상 동공이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민감한 부분일 수 있지만 딸의 다양한 감정 표현이나 의사 전달이 불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다. 딸과 아버지의 감정적 연결, 이것이 '프메 모바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말이다.

할 일이 더 많아진 딸

기자가 플레이 해본 ‘프메 모바일’은 지스타 2013 출전을 위해 제작된 일종의 데모 버전으로, 엔딩에 도달하는 플레이 타임이나 과정이 상당히 축소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고 리뷰를 읽어줬으면 한다.

이번 버전에서는 엔딩까지 총 3개월간의 시간이 주어진다. 기본적으로 모든 스케쥴은 10일 단위로 설정되다 보니, 교육이나 아르바이트 몇 번만 하면 곧바로 엔딩이 나온다. 때문에 원작의 재미 중 하나인 딸의 성장이나 가출과 같은 돌발 상황, 경제적 관리, 수확재 등의 요소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대신 아르바이트나 교육 등의 과정은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련의 스케쥴은 3D로 구현된 딸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수행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열심히 특정 일에 몰두하는 딸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애정을 더욱 배가시킨다.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각종 수행과 요리, 교육 등으로, 향후 어떤 아르바이트나 교육이 추가될 지 궁금하다. 하루 단위로 성공/실패가 정해지는 것은 원작과 같다.


▲ 각종 계절 이벤트는 CG로 등장한다

게임 내에 무사수행 콘텐츠는 동부왕국 등 탐헌 지역을 선택하여 맵을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만나서 전투를 진행하고, 보물상자를 획득하는 수준으로만 들어 있었다. 지역을 탐험하는 부분은 과거 '워베인'처럼 일반 PC MMORPG를 하는 느낌이다. 대부분 자동이동으로 이동을 하는데, 이 경우 MMORPG 클릭 이동을 진행시키는 것같은 스케일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 특정 지역에 가면 라이벌이나 경쟁 상대 캐릭터가 인카운터 식으로 등장하는 정도만 체험할 수 있다. 전투의 경우 화면 왼쪽에 딸이, 오른쪽에 라이벌이 위치해 한 턴씩 공격과 기술을 가하는 형태로, 구조 자체는 원작과 동일하지만 이 역시 3D로 구현되어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지스타 버전에서는 딸이 보유한 마법이나 공격 기술이 적어서 사용할 수 있는 패턴이 상당히 제한되지만, 이후 추가될 버전에서는 여러 속성의 마법이나 공격 콤보와 기술 들이 더해져 마치 모바일 액션RPG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버튼의 구성이나 전투 방식 등을 보면 '몬스터 길들이기'와 비슷하지만, 플레이 자체는 턴제 전투 방식을 채택하고있어 원작과 동일하다. 다른 점은 앞서 언급했듯이 3D 그래픽이냐 2D 그래픽이냐의 차이인데, 공격이나 피격 시 딸의 표정과 모션 등이 눈에 와닿지 않는 점은 원작에 비해 다소 미흡한 부분이다.

딸과 감정적 교류.. 아프냐 나도 아프다…

앞서 2D에서 3D로 변화한 점이 반드시 나쁘진 않다고 했는데, 딸의 감정 표현 부분만 놓고 보면 확실히 원작보다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원작의 경우 미려한 일러스트와 귀여운 표정 변화를 통해 딸의 현재 감정이나 전투 시 표정 등을 확실히 읽을 수 있었다. 출시 20년이 지난 지금도 '프린세스 메이커' 자체에 대한 2차 창작이 활발히 이루어질 정도로, 딸의 다양한 감정 표현은 게임의 핵심 요소였다.


▲ 기간이 짧았는지(?) 기자의 딸은 장군이 되었다

그러나 '프메 모바일' 에서는 딸의 감정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일상 생활의 표정도 다소 무덤덤한데다, 전투에 있어서는 측면 시점을 채택해 일반 RPG를 하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2D 컷인이나 전투 시점 변경 등의 옵션이라도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그냥 툭탁거리는 게 전부이다 보니 게임 내내 다소 무덤덤한 기분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for Kakao'라는 단어가 제목에 붙은 만큼 카카오톡을 활용한 SNS 기능도 추가됐다. 현재 버전에서는 구현되지 않았지만, 향후에는 친구들의 딸과 함께 던전에서 함께 싸우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적용된다고 한다.

총평

‘프메 모바일'은 영상 공개 당시부터 원작 ‘프린세스 메이커’와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상당한 논란과 이슈를 동시에 모았다. 원작을 기억하고 있는 게이머라면 이에 대해 아쉬움과 반발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원작을 머릿속에서 지운다면 ‘프메 모바일' 은 원작의 느낌을 어느 정도 살리면서 자신만의 색을 잘 살려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게임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원작의 벽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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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천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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