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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00년 네이버 박은 ‘대박’, 14년 다음의 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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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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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월), 인터넷 포털 2위 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업체 카카오가 합병을 선언했습니다.

다음-카카오의 합병은 14년 전,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과 그 모양새가 비슷합니다. 당시 네이버는 다음과 엠파스, 라이코스, 야후 등에 밀려 검색 분야에서 힘을 쓰지 못했는데요, 한게임과의 합병으로 NHN으로 새롭게 출범한 지 5년 만에 다음을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국내 웹 포털 일인자로 발돋움했습니다. NHN의 사례는 기업 간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의 최고 모범 사례로 손꼽힙니다.

네이버-한게임, 다음-카카오 합병의 중심에는 현 카카오 의장인 김범수가 있습니다. 김 의장은 과거 삼성 SDS 출신 선후배 관계였던 남궁훈, 문태식 등과 함께 한게임을 창업한 인물로, 지난 2000년 대학 동기이자 삼성 입사 동기였던 이해진 의장이 설립한 네이버와 합병을 통해 네이버를 국내 1위 포털로 올려놓았습니다.

그러나 김범수와 이해진의 협업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07년, 김범수 의장은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라는 명언과 함께 해외사업 대표직을 사퇴하며 회사를 떠났고, 한게임 창립 멤버를 비롯한 게임 측 인사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이후 김 의장은 미국에서 휴식기를 갖다가, 2010년 한국에 돌아와 ‘카카오톡’을 출시하고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카카오는 2015년 코스닥 상장을 거쳐 모바일 분야에서 ‘라인’과 ‘밴드’를 위시한 NHN과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김범수 의장의 선택은 다음과의 연합이었습니다. 과거 네이버-한게임 때처럼 말이죠.

합병 법인 다음카카오는 거대 자본력과 양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모바일과 웹 검색 시장 등에서 NHN과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됩니다. 네이버를 국내 1위 포털로 만든 키플레이어 김 의장이, NHN을 나와 새롭게 설립한 카카오를 통해 다음과 손을 잡고 NHN과 부딪히는 상황이죠. 한 편의 아침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흥미진진한 이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양사의 합병 소식에 게임메카 독자들도 응원의 메시지를 다수 남겼습니다. ID vpdlfaktmx님의 “1인자 네이버와 2위 다음의 격차가 매년 계속해서 벌어진 상황. 다음으로서는 네이버를 따라가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네이버 독주를 막고 경쟁체제가 될 수 있었으면 하네요.”, ID 공포의지배자 님의 “다음은 네이버에 이어 만년 2위로 굳어가고 있으니 판을 흔들 무언가가 필요했고 카카오도 다음과 손잡음으로써 네이버 밴드를 저지하는 수단을 얻을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콜라보레이션 성공으로 두 회사 모두 크게 성장했으면 합니다.”라는 의견에서 보듯, 네이버와 경쟁할 새로운 거대 기업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어느 분야건 한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죠.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또 한번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하지만, 합병을 고작 4개월 앞둔 시점임에도 명확한 청사진이 제기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과연 김범수 의장의 이번 선택은 과거 네이버-한게임과 같은 성공신화로 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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