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지 않는 순간,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 13일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온라인 볼링게임 ‘16파운즈’는 볼링을 치고 난 후 대기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주문한다. 게임 대신 대화에 집중하는 순간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그 에너지는 다시 게임에 재투자된다. 물론 이 대화가 생성해 내는 에너지의 원천은 이성간의 미묘한 긴장감이다. ‘게이머=남자’란 인식이 아직 유효한 한국에서, 여성유저의 비율이 높은 게임은 그래서 유리하다.
“남자끼리 대화를 할 때랑 남녀가 섞여서 대화를 할 때는 분위기 자체가 다릅니다. 남자들끼리의 대화는 게임 이상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고작 해야 ‘잘했다’라는 격려 정도이죠. 근데 남녀가 섞여 있으면 게임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게임외적인 부분까지 대화가 확장 됩니다. 사는 곳을 물어볼 수도 취미를 물어 볼 수도 있죠. 게임 플레이가 주는 즐거움 외에 풍성한 커뮤니티가 주는 재미가 덤으로 따라오는 겁니다.”
‘16파운즈’의 박수인PM은 마케팅 공략 포인트로 남녀 간의 ‘스캔들(Scandal)’을 꼽았다. 볼링이라는 소재가 주는 스포츠적인 재미 다음으로 짝짓기 내지는 대화 또는 낯선 이성과의 만남을 ‘16파운즈’가 줄 수 있는 즐거움으로 꼽은 것이다. 남녀가 커플을 이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솔로이면 게임에서 이성을 만나면 되고 커플이라면 같이 게임을 즐기면 된다.
사실 전에도 이런 컨셉을 가진 게임은 있었다. 한 때 국민게임 ‘포트리스’를 시작으로 ‘오디션’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리듬액션 게임과 남녀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은 ‘카트라이더’가 높은 여성유저 비율로 재미를 봤다. 박수인 PM가 “오디션과 카트라이더를 잇는 (대박)커플게임이 나올 때가 됐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커플 게임은 자리만 잡으면 중박 이상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장한지 시간이 꽤 된 ‘오디션’과 ‘카트라이더’의 고객들의 눈길을 신장개업 한 ‘16파운즈’로 돌릴 수만 있다면 승산은 충분하다는 것이 박수인 PM의 생각이다. 현재 ‘16파운즈’의 여성 유저 비율은 35% 정도로 낮은 편이 아니다.
‘스캔들’ 다음에 이어지는 키워드는 ‘쇼핑’이다. 상용화와 맞물려 있는 ‘쇼핑’ 역시 여성유저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꾸짜’, ‘훼라가모’ 등 명품 브랜드를 패러디 한 아이템들도 준비되고 있다. 여성이 선호하는 아이템은 모두 16파운즈의 ‘대상’이다. 여성시장과의 제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16파운즈는 기본 캐릭터만 40종입니다. 관련 아이템은 더욱 많죠. 여자들은 누가 자기랑 똑 같은 옷 입는 것 싫어하잖아요? 다양한 아이템과 커스터마이징으로 개성을 잘 표현 할 수 있게 지원할겁니다. 커플 게임은 주로 여성이 게임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자의 마음을 사로 잡는 것이 중요하죠.”
이쯤 되면 도대체 “16파운즈의 게임성은 어떤가?”란 의문이 들 차례다. 여성유저가 많은 게임들은 때론 그 게임성이 평가절하되기도 한다. 게임성이 좋아서 성공했다기보다는 ‘여성유저가 많아서 성공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자가 많은 곳에(돈 쓰는)남자가 따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에 앞의 ‘분석’은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애초에 여성유저를 있게 한 것은 ‘그 게임이 주는 재미’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차피 ‘재미’가 깔려있지 않은 게임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단순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게임성이 부실하다면 여성유저를 타겟으로 한 마케팅 전략, 커뮤니티 활성화 방안들은 사상누각이다.
박수인 PM은 `개발사나 우리(윈디 소프트)나 기본적으로 게임성에 대한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 차례 퍼블리셔가 이동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그것은 ‘16파운즈’의 게임성과는 상관 없는 이슈 때문이라는 것이 윈디소프트 측의 설명이다.
‘16파운즈’에는 앞으로 볼링의 룰을 변형한 다양한 모드도 추가될 예정이다. 박수인PM은 토너먼트를 기반으로 한 클럽전, 어려운 스페어 처리를 미션으로 주는 미션 모드, 룰렛과 볼링을 합친 모드 등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는 모드에 대한 예를 들며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펼쳐 놓았다.
“오픈 한지 5일째인데 상당히 고무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 캐주얼게임에 비해 1인당 게임 접속시간도 매우 높은 편이고요. 16파운즈는 은은한 스캔들이 일어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에서도 선물을 주는 것에서도 대화에서도 남녀간의 호흡이 중요한 게임이죠. 이성 간의 호흡을 강조한 게임이 하나쯤은 나와줘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큰 욕심은 부리지 않습니다. 편하게 볼링 한 게임 치러 온다고 생각하고 들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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