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한반도 연합작전’이라는 인상적인 홍보문과 도발적인 북한군 이미지의 활용 등 화려하게 등장했던 YNK게임즈의 자체 개발 온라인 FPS게임 ‘스팅 온라인(이하 ‘스팅’)’. 밸브의 소스(Source)엔진을 활용하여 사실적인 물리를 구현하면서 2년여 간 절치부심으로 개발했던 ‘스팅’이 20일 오픈베타테스트에 들어간다. 차갑게 식어가는 남북관계처럼 어렵기만 한 FPS게임 시장, `스팅`은 어떤 바람몰이를 준비하고 있을까? 이에 게임메카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지금까지 개발에 참여해온 차지호 기획팀장을 만나보았다.
게임메카: 실제 북한군이 등장하는 게임내용이 먼저 이슈를 끌었다.
차지호 기획팀장: 실제 동북아 정치상황을 반영한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다. 한반도 이야기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북한군 이야기가 들어간 것인데, 화제가 많이 되었다. 게임메카: 마찬가지로 밸브의 소스엔진으로 FPS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화제가 되었는데, 직접 개발해보니 어땠는가? 차지호 기획팀장: 아시다시피 소스엔진의 표현력은 좋았지만, 소스엔진을 네트워크 상에서 여러 사람이 이용하도록 최적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지금은 개선이 많이 이루어진 상태다. 일단 온라인 FPS게임은 핑(PING: 인터넷 상에 회선상태)에 굉장히 민감한데, 회선 상태가 안 좋더라도 엔진 부분에서 많이 감안해주는 장점이 있다. 게임의 타격감에서도 많이 신경 썼다. 부위별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다. 발을 맞았는데 상체부분이 날아가는 동작은 어색하지 않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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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NK게임즈 `스팅` 차지호 기획팀장 |
유저는 ‘서비스해도 된다’, 개발팀은 ‘조금만 더!’
게임메카: 그래서 그런가, 개발 일정이 많이 늦어진 느낌이다.
차지호 기획팀장: 클로즈베타테스트를 다섯 번을 하고, 얼마 전에 프리 오픈베타테스트를 한 번 해서 총 여섯 번의 테스트를 했다. 테스트를 할 때마다 기본적인 부분, 타격감이나 재미 같은 부분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겨서 수정하고 다시 테스트하고, 이렇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진화하는 단계가 좀 오래 걸렸다. 매번 테스트할 때마다 이 정도면 서비스할 수 있다고 유저들이 말하기도 했는데, 개발팀에서 욕심이 많았다. ‘스나이퍼’같은 까다로운 포지션의 밸런스 문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유저 입장에서 100% 만족할 수 없지만, 최대한 노력했다.
사실 소스엔진을 사올 때부터 게임 개발 계획을 일찍 공개해서 그렇지, 개발기간 자체가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다(웃음). FPS게임 개발에 2년 정도가 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임메카: 19일 오픈베타테스트에서는 어떤 내용들이 공개되는가?
차지호 기획팀장: 프리 오베때와 비교하면 크게 더 추가되는 내용은 없는데, 그 때 발견했던 버그들이나 수정사항들의 조정이 많이 이루어졌다. 야구를 ‘기록의 게임’이라고 불리는데, ‘스팅’에서도 개인 유저들의 전적이나 기록을 아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결과창’같은 부분도 마치 성적표처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무기로 몇 킬을 했다던지, 무기 별로 다 표시가 되게 만들었다. 랭킹도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나뉠 수 있고, 자기 무기에 대한 애착도 강해진다.
게임메카: 소스엔진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바’같은 게임과 비교해보면 그래픽 부분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다.
차지호 기획팀장: 그 부분은 테스트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프리 오베 첫 날에 기본옵션이 최저사양에 맞춰 나타나는 바람에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 유저들의 실망감이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둘째 날부터는 기본옵션은 중간 정도가 되었다. 개발팀이 제안하는 수준과 유저들이 원하는 수준에서 맞춰나가는 중이며, 기본 시스템은 중하 정도로 맞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화려한 그래픽 보다는 MX440 정도의 최저사양에서도 세밀한 ‘스팅’의 표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밸브의 소스엔진을 기반으로 만든 만큼 전반적으로 사질적인 표현에 많은 신경을 썼다. |
이 목소리는 솔리드 스네이크? 게임 속 목소리 화제
게임메카: 프리 오베에서 선보인 A.I.시스템(용병시스템)의 반응은 어땠나?
차지호 기획팀장: 개인적으로 이런 온라인 FPS게임은 초보자들은 바로 링 위에 올려놓는 시스템이라 공포감이나 부담감을 지나치게 많이 주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FPS게임은 5분 정도 가볍게 즐기기에는 자기에게 맞는 방을 찾기가 어렵고, 어이없이 강퇴당하는 일도 잦다. 라이트 유저들에게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스팅’의 용병시스템은 A.I.도 초급부터 고급까지 다양하게 난이도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부담감 없이 즐기거나 배울 수 있게 조정이 가능하다. 프리 오베에서는 방 별로 싸울 수 있는 AI 캐릭터를 마음껏 부를 수 있었는데, 현재는 서버의 부담과 어뷰징을 줄이기 위해 숫자가 제한되었다.
게임메카: 용병 시스템 말고, 스팅만의 차별화될 만한 점은 없는가?
차지호 기획팀장: 스킬 시스템이 있다. 생각해보면 밀리터리 시스템 기반의 게임방식은 단순하다. 대체로 쏘고 맞고, 죽고 죽이는 방식 방법 밖에 없다. 스팅 게임 내에는 현실에는 없지만 게임 상에는 가능한 다양한 스킬들이 존재하고, 나라별 용병마다 특성에 맞는 무기가 있다. 여섯 개의 국가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신경 쓴 만큼 유저들이 그런 것을 알아봐준다면 좋겠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스나이퍼’, 일본은 ‘라이플’ 정도인데, 무기 별로 탄창이 약간 늘거나 데미지가 좀 더 크다는 식의 장점이 있다.
게임메카: 북한군이 들어가고 배경이 독특한데, 유저들과 테스트를 하면서 재밌는 일은 없었나?
차지호 기획팀장: 유저들끼리 장난 삼아 인공기 이미지로 합성을 하거나 (얼마 전 반공단체처럼) 북한으로 `삐라`를 뿌리러 가겠다고 말하거나 김일성을 찬양하는 식의 농담을 하기도 한다. 영화에서도 이 정도 표현은 흔한 일이기 때문에 게임 내 이미지나 장난스러운 플레이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게임 속 라디오 메시지를 해주신 성우분들이 유명한 분들이라 유저들이 목소리를 듣고 먼저 알아보는 경우가 있었다. 일본 성우분은 ‘메탈기어솔리드’에서 ‘솔리드 스네이크’ 목소리를 내신 분인데,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목소리만 듣고도 유저들이 먼저 알아차렸다. “목소리가 근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북한군은 특유의 사투리나 북한말 속어에 대해 신기하게 여기시는 분들도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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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팅`의 초기 이미지 중 하나, 담배피는 모습이 나온 로딩화면 덕분에 심의가 반려되는 해프닝도 겪었다. |
FPS게임 전쟁의 마지막 주자, 완성형 되겠다!
게임메카: 최근 FPS게임이 보다 캐주얼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밀리터리 게임이라면 매니아성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고, 캐주얼성과는 어떻게 맞춰나가는 중인가?
차지호 기획팀장: 개발하면서 그 접점을 찾는 게 어려웠다. 캐주얼 유저부터 하드코어 유저까지 다 납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조정해야 하나. 일단 ‘스팅’은 총기류들이 실제와 매우 비슷하게 되어있다. 관통력이 많이 좋은 무기나 아머를 많이 파괴하는 무기 등 무기 별로 특성이 세밀하게 설정되어 있는 것은 매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부분이다.
게임메카: FPS게임을 자꾸 더 쉽게 만들어가는 게 맞는 방향인가?
차지호 기획팀장: 쉽다기 보다는 좀 더 저변이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에 나온 게임들이 저변을 많이 넓혔지만, 서버나 네트워크 상황이 좀 더 나아진다면 글로벌 유저들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도 있을 것이다. 저변을 넓힌다는 게 게임을 쉽게 만드는 것보다 유저들의 플레이 수준이 높이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서든어택’을 즐기는 여성 유저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사람들이 이만큼 FPS게임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게임메카: `스팅`이 (카르마2를 제외하면) 올해 출시되는 FPS게임 중에서는 마지막 주자다. 사실, 상반기에 출시된 FPS게임들의 성적이 썩 좋았던 것은 아닌데.
차지호 기획팀장: 다른 게임들의 실패요인을 보고 “저렇게는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없다. 우리는 외부적인 요소를 신경 쓰기 보다 내부에서 개발팀이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최대한 집중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스팅이 이 세대에서 나올 수 있는 마지막 FPS게임 주자라고 생각한다. ‘스팅’이 완성형이라면, 다음에는 아예 다른 차원의 FPS게임의 발전형이나 실험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획기적인 시스템의 추가보다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세밀한 부분에 최대한 신경 썼다고 말하고 싶다. 홈페이지부터 게임까지 기본기에 충실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전체적인 완성도에 신경 쓰느라 시간이 걸렸다. 유저와 함께 싸우고 만든다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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