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2`가 과거로 회귀한다. 전작의 과거시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웹젠 이은관 PD은 `과거로의 진화`라는 표현으로 `뮤2`의 특징을 말했다. 과거로의 진화... 어울리지 않은 두 단어 속에 `뮤2`의 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PD는 "스토리는 뮤의 과거 시점이지만 시스템은 뮤를 계승 발전시켜 한 단계 진화된 게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에 응하기 전 그는 “초기 기획단계라 공개할 게 별로 없다”며 머쓱해 했지만, 옛날이야기 하는 분위기로 편안하게 진행하자는 제안에 곧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사실 ‘뮤2’ 개발이 확정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회사 구조조정과 대표 교체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일에 휘말리다 보니 결국 ‘뮤2’ 초기버전의 개발이 중단됐다. 중도하차 이유에 대해 그는 “방향성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
▲ 뮤2 개발을 맡고 있는 웹젠 이은관 프로듀서 |
어떤 장르를 택할지, 전작과 차이점은 무엇이고, 계승할 점은 무엇인지, 명확한 방향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프로젝트가 진척되지 않았고,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뮤2` 개발중단은 유저들에게 충격이었다. 온갖 루머와 추측 속에 `웹젠의 시대는 끝났다`는 비아냥 섞힌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뮤2`는 웹젠이 절대 버릴 수 없는 프로젝트다. 회사의 미래이자, 어쩌면 웹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절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이유도 `뮤2`에 건 희망 때문이다.
“뮤2는 웹젠의 희망입니다. 고민 끝에 작년 중반부터 뮤2 프로젝트를 부활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연말쯤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갔죠”.
현재 ‘뮤2’ 개발팀은 10여명 안팎이다.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뮤’의 후속작을 만드는 팀치고는 너무 조촐한 규모다. 이 PD은 “게임의 방향성을 잡은 후 기술적인 구현을 위해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단계”라며 “출발부터 성급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 언리얼3 엔진을 사용한다는데?
“엔진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언리얼 3엔진을 채택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시점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기술적 지원이 충분한 엔진이죠. 무엇보다도 웹젠이 가장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는 엔진이 언리얼 엔진입니다. 이미 헉슬리를 통해 노하우를 쌓아왔죠.”
▲ 웹젠의 초기 스타일인 `화려함`으로 회귀
- `뮤2`의 그래픽은 어떤 느낌을 살린 건가요?
“많은 유저들이 뮤를 좋아하는 이유는 게임의 ‘화려함’ 때문입니다. 동시대 게임에서 그 정도 화려한 그래픽은 없었을 겁니다. 지금봐도 눈이 부실 정도죠. 속된 말로 캐릭터의 ‘뽀대’와 ‘간지’가 최고였다고 할까요. ‘뮤2’에서도 그런 느낌을 살릴 겁니다.
▲ 썬(좌)과 헉슬리(우)가 사실성과 디테일에 주력했다면, 뮤2는 웹젠의 초기 스타일인 과장되고 화려한 `뮤(위)`의 그래픽으로 돌아간다 |
- 요즘 게임들의 그래픽이 워낙 화려해서 웬만해선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텐데요?
“퀄리티 보다는 개성으로 승부해야죠. `뮤`도 그랬습니다. `뮤`는 애써 디테일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색감과 효과로 승부했죠. 그러다 `썬`과 `헉슬리`를 거치며 웹젠의 그래픽은 ‘디테일’에 치중하게 됐습니다.
캐릭터의 숨소리나 땀방울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한 그래픽 말이죠. `디테일`은 요즘 게임들이 추구하는 공통적으로 가치입니다. 그러나 ‘뮤2’는 과거 뮤가 보여준 다소 과장된 색감과 화려한 이펙트를 추구합니다. 그게 `뮤2`의 개성이니까요.”
뮤의 장점은 게임의 목적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레벨업 해서 좋은 아이템을 장착한다’는 단순명료한 목적이 게임의 인기비결이다. 그러나 목적에 다가가는 수단이 문제였다. 유일한 수단이란 게 필드에 나가 동일한 몬스터를 반복 사냥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보니 게임이 지루해지고, 자동사냥 시스템까지 도입하게 됐다. ‘뮤’가 자동사냥게임으로 낙인 찍힌 결정적인 순간이다. ‘뮤2’가 풀어야 할 문제도 이것이다. 이 PD은 “레벨업이라는 목적 자체는 그대로 두고, 미션, 이벤트, 퀘스트, 던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목적에 도달할 수 있는 수단을 다양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작에서는 ‘레벨업’이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반복사냥’라는 수단밖에 없었습니다. `뮤2`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동사냥 없이도 얼마든지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스토리는 `뮤`의 과거시점으로 돌아간다
- `뮤2`의 배경은 전작과 연계되나요?
“`뮤`는 시리즈 전체 세계관에서 거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모든 것이 폐허로 변한 암울한 시대죠. 그럼 그 이전 시대는 어땠을까요? 그래서 `뮤`의 과거시대로 돌아가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문명이 파괴된 시점이 아닌 가장 번창했던 `뮤`의 세계를 보여줄 것입니다”
- 그럼 `뮤`의 주요 캐릭터들의 2편에서도 나오겠군요? “지옥문을 열어 대마신 쿤둔을 부활시킨 `안토니아스`가 왜 자신을 버리고 악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까요? 여기에 대응하는 선의 마법사와의 갈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을까요? `뮤`에서 얼키고 설킨 인물들간의 관계가 `뮤2`에서 설명됩니다. 전작의 세계를 지배했던 캐릭터들의 젊은시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겁니다”. 이은관 PD는 `뮤2` 개발자이면서 `뮤`의 골수팬이기도 하다. 그렇게 즐겼던 게임의 후속작을 만들게 되면서 그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부른다. 자신이 뮤2의 기획을 맡은 것을 “건담마니아가 건담게임을 만드는 것과 같은 즐거움”이라고 비유했다. 그렇게 즐겼던 게임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자체가 일생일대의 행운이란다. |
|
▲ 뮤2는 뮤의 과거이야기. 뮤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젊은시절 모습을 볼 수 있다 |
아울러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후속작 열풍 속에서도 `뮤2`의 중심을 확실히 밝혔다.
▲ 후속작의 숙명, 변화와 진화의 기로에 선 `뮤2`
- 인기작의 속편일수록 부담이 크다고 합니다. 잘못하면 전작의 명성을 살리기는 커녕 본전도 못 뽑게 되죠. ‘뮤2’는 전작의 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계승해 나갈 겁니까?
“그것은 게임의 `변화`와 `진화`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켜야 할 것은 지키는 선에서 새롭게 발전시킬 겁니다. ‘뮤2’는 시점, 인터페이스, 조작법 같은 외형적 모습은 ‘뮤’를 그대로 계승합니다. 그러나 게임성은 완전히 새롭게 구성할 겁니다.”
- 그렇다면 전작의 특징인 쿼터뷰 시점은 그대로 적용되나요?
“그렇습니다. 쿼터뷰 시점이라 해서 ‘나이든 게임이다’ 혹은 ‘오래된 게임이다’라는 선입관은 버려야 합니다. 과거의 쿼터뷰에 비해 지금의 쿼터뷰는 충분히 기술적으로 다양하고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중 수 있습니다.”
▲ 이은관 PD는 "후속작들은 필연적으로 변화와 진화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아블로2`는 진화했고 `리니지2`는 변화했다. 뮤2는 `디아블로2`처럼 진화를 택할 것이라 한다 |
- 게임의 변화와 진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이죠?
“후속작들은 운명적으로 `변화`와 `진화`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리니지’에서 ‘리니지2’로 넘어가는 건 변화입니다. 그래픽은 물론 게임자체가 완전히 다르니까요. 반대로 ‘디아블로’에서 ‘디아블로2’로 넘어가는 건 진화입니다.
시점이나 인터페이스 등 외형적인 접근성은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 게임성만 발전시켰죠. ‘스타크래프트2’도 진화의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리니지2’나 ‘디아블로2’ 모두 성공한 게임이니 어떤 선택이 더 옳다고는 말할 수 없죠. ‘뮤2’는 두가지 선탠 중 하나를 고르라면 `진화의 길`을 택했습니다.
- 개발초기부터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겁니까?
“`뮤2`가 완성되려면 아직 오랜 기간이 남았습니다. 조용히 있다가 다 만들고 난 뒤에 ‘우리 이거 만들었다’고 불쑥 내놓지는 않겠습니다. 개발 중간에 유저들의 의견을 수시로 수렴할 겁니다. 유저들의 피드백보다는 공감을 얻고 싶습니다. 이것은 ‘뮤2’를 기다려온 유저들에 대한 예의라고 봅니다.”
그는 "개발자가 만들고 싶은 게임과 유저가 하고 싶은 게임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게임은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그는 ‘뮤2’에 대해 “철저히 대중성을 추구하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저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검증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그것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게임을 만들겠다”며 “획기적인 것, 새로운 것은 그 다음 문제”라고 방향성에 확실한 금을 그었다.
어쩌면 이 시대 가장 대중적인 게임인 ‘뮤’의 계승자로써 필연적인 선택인 듯 하다. ‘뮤2’는 2010년 말 공개되고, 2011년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3년의 개발기간이라는 긴 호흡을 내쉬며 이제 막 출발선상에 올랐다.
“처음에 요란하게 출발했다가 소식도 없이 잠잠한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금씩 보여드리며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게임, 기다림이 즐거운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