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쇼 지스타가 올해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이하 게임산업협회)로 주최사가 바뀐다. 쉽게 말해 지스타가 민간으로 완전히 이전되는 것이다. 그 동안 내부 TF팀을 주축으로 실무를 전담해온 게임산업협회는 올해부터 지스타의 주최로 자리해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게임산업협회 김성곤 국장은 “최소한 예전 수준 유지, 나아가서는 지스타를 더 잘 치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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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협회 김성곤 국장
게임산업협회는 회장사로 자리한 네오위즈게임즈를 위시하여 회원사 총 82개가 자리한 국내 대표 게임 단체이다.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업체 간 상호소통능력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는 지스타가 과연 어떠한 행사가 될 지, 국내 업계 및 게이머들의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게임메카는 게임산업협회 김성곤 국장을 만나 지스타 2012의 청사진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게임산업협회가 생각하는 지스타 2012의 성공이란?
한콘진에 이어 지스타의 주관을 맡게 된 게임산업협회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성공’에 대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요소가 성공의 잣대가 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과거 한콘진은 해외수출실적이나 방문자 수를 집계하여 이를 토대로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한콘진의 성과 집계에 어느 정도의 거품이 있다고 평가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한콘진이 발표한 지스타 2011의 방문자는 약 29만 명으로 집계되었는데, 동년에 열린 도쿄게임쇼 2011의 총 관람객 수는 약 24만 명에 그쳤다. 행사장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 규모만 놓고 따져보아도 지스타에 도쿄게임쇼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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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1이 열린 벡스코에 군집한 관람객
이에 대해 김성곤 국장은 “행사장에 들고 나는 인원을 모두 세다 보니, 동일한 사람이 중복 체크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이번 지스타에는 한 사람이 복수로 체크되지 않도록 각 관람객에게 별도의 바코드를 부여해 보다 정확한 인원집계를 꾀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김성곤 국장은 해외 수출 실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해외 수출의 경우, 현장에 방문한 바이어들이 게임을 보고 바로 계약을 하는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데이터 집계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E3나 게임스컴과 같은 해외 대형 게임쇼는 방문자 수만 발표할 뿐, 비즈니스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올해 지스타를 주관하는 게임산업협회의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 김 국장의 설명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지스타 2012는 행사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국장은 “지금까지 지스타는 국내 게임사의 축제로 자리한 탓에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온라인게임이 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라며 “따라서 다양한 플랫폼을 골고루 다루지 못해 글로벌 트랜드를 짚는 진정한 게임쇼가 되기에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보다 다채로운 플랫폼을 위한 부스 혹은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지스타가 국내 게임축제를 넘어 국제적인 게임쇼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끌겠다는 것이 게임산업협회의 입장이다. 김성곤 국장은 “올해는 지스타 역시 E3나 게임스컴과 같은 국제적인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2012년 글로벌 트랜드, 지스타에서 한 눈에 파악하자!
김성곤 국장은 지스타를 모터쇼에 비유했다. 모터쇼에는 상용화를 목적으로 한 승용차는 물론 세계적인 트랜드를 반영한 다양한 차량이 전시장에 나온다. 지스타 역시 다채로운 게임을 소개하여 전세계 게임 동향을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행사로 세우겠다는 것이 게임산업협회의 목표다. 김 국장은 “해외 대형 게임쇼인 E3나 게임스컴처럼 ‘올해 게임업계의 세계적인 추세는 이렇다’라는 것을 지스타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최근 게임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분야는 스마트폰 플랫폼을 위시한 모바일게임이다. 김성곤 국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장르로 떠오른 모바일게임을 대표적인 트랜드 중 하나로 세울 계획이다”라며 “2011년에도 컴투스 등의 업체가 행사에 참가했었는데 올해에는 더 많은 모바일 게임업체가 들어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의 말에 따르면, 해외 모바일게임 업체의 대규모 지스타 참가가 예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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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1에 처녀출전한 컴투스
그러나 1인 혹은 소규모 개발사가 많은 모바일게임사의 경우, 지스타 참가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다. 게임산업협회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참여업체에 대한 지원계획 역시 구상 중이라 밝혔다. 김성곤 국장은 “지스타 참가를 희망하는 업체의 애로사항을 각종 지원을 통해 할 수 있는 한 도와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가장 관건으로 떠오르는 문제는 부스 배치다. 과거 지스타의 경우, 대형 게임사들이 집중적으로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중소업체가 소외되는 경향이 나타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산업협회가 주최를 맡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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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1 당시 부스 배치도
게임산업협회는 2011년에 비해 행사장이 넓어진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성곤 국장은 “대형 기업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보다 넓은 부스를 신청한다는 점은 예년과 비슷하겠지만 행사장을 확장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중소형 업체를 배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좁은 공간에 무리하게 다수의 업체를 넣는 등,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부스 배치를 최대한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중소업체에 대한 충분한 지원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예산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매년 4~5억씩 쌓인 이월금이 국고로 환원되며 사업을 위한 자금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곤 국장은 “이미 문화부로부터 예산 6억원을 확보한 상태이며, 행사가 개최되는 부산시에서도 지방비가 들어올 예정이다”라며 “부산의 경우, 지스타 자체를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행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실 지스타가 제대로 꽃이 피기 시작한 시기는 행사가 일산에서 부산으로 이전된 이후부터라 평가된다. 하지만 올해로 부산과의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새로운 도시를 물색해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 국장은 “사실 부산이 조건 상 가장 유리하긴 하지만, 특정한 도시에만 안주하는 것은 행사의 발전 상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라며 “지스타 유치를 원하는 도시가 갖춘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 부산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면 그곳을 차기 개최지로 삼으려 한다”라고 전했다.
김성곤 국장은 게임산업협회가 지스타를 주관하며 업무 프로세스가 짧아진 덕분에 참가업체와의 더욱 긴밀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전까지는 주최를 맡은 한콘진을 거쳐 중요한 협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는 “게임산업협회가 지스타 주최로 자리했기 때문에 회원사들의 의사가 바로 취합될 수 있다”라며 “비즈니스에 관한 부분은 협회와 게임사가 같이 행사를 준비하는 구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좁고, 답답하고, 쉴 데 없는 지스타는 잊으세요!
2009년부터 지스타를 취재한 기자는 매우 혼잡했던 행사장 내부를 기억한다. 턱 없이 모자란 휴식공간, 원하는 부스를 단번에 찾아가기에는 복잡한 부스 배치, 일부 인기게임의 경우 몇 시간 동안 서서 시연을 기다려야만 하는 사람들, 쉽게 이동하기 어려운 좁은 통로 등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지스타는 현재까지 진행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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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수의 관람객이 집중된 `파이어폴` 지스타 2011 부스
게임산업협회는 이번 기회를 맞아 관람객이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즐기려고 온 행사에서 스트레스만 얻어간다면 행사 전체 이미지 역시 마이너스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 김성곤 국장의 의견이다. 지스타 2012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보다 편안한 서비스와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게임산업협회의 입장이다.
가장 큰 관건으로 떠오른 동선 문제에 대해 김성곤 국장은 “벡스코가 이전보다 넓어졌기 때문에 복잡하고, 복잡한 동선 설계문제를 해소할 계획이기 때문에 적어도 작년보다 훨씬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관람객을 위한 휴식 공간과 각 부스의 위치를 안내하는 헬프 데스크 역시 접근성이 높은 공간에 확충될 계획이다. 김 국장은 “개인적으로 휴게소로 이동하는 길목에 취업이나 관람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업체를 플랫폼 별로 다양하게 배치한다면, 방문자와 참여업체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가리라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모두가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방문객들 역시 최소한의 규칙을 지켜주어야 한다. 김성곤 국장은 “올해부터는 입장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알려 편안한 관람환경 조성에 힘쓰겠다”라며 “협회와 참가업체 역시 한 차원 높은 행사 진행에 위해 힘 쓸 테니, 방문자 분들도 재미있는 지스타를 위해 최소한의 규칙을 준수해 줬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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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1 당시 행사장 입구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자들
지스타는 ‘게임’이라는 문화 콘텐츠를 주로 삼은 전시회다. 김성곤 국장은 “영화와 연극의 경우, 너무 나이가 어린 아동의 경우 부모가 동반하지 않으면 티켓팅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지스타에는 아직 이에 대한 규칙이 없다”라며 “빠르면 지스타 2012부터 티켓팅에 적정한 연령제한을 두어, 행사에 온 아이를 포함한 모두가 즐겁게 행사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게임산업협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스타를 가족을 위한 게임축제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협회 최관호 협회장은 이전부터 지스타를 부모와 아이가 게임을 통해 교감하는 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곤 국장은 “참가업체 측에도 가족이 함께 할 만한 프로그램을 주문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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