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XM' 2차 테스트가 시작됐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캐주얼게임 도전작, ‘MXM’이 단장을 마치고 두 번째로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1차 테스트에서는 ‘엔씨 올스타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엔씨소프트 자체의 브랜드를 강조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페이스북과 웹툰 등을 통해 대중에게 게임을 먼저 알리고, 테스트도 오픈형으로 진행한다. 묵직한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라는 색을 지워내고 ‘가벼움’도 충분히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다.
2차 테스트에 앞서 준비된 사전 체험회 자리에서 만난 ‘MXM’도 좀 더 가벼워진 모습이었다.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신규 캐릭터가 추가됐고, 핵심 PvP 콘텐츠인 ‘티탄의 유적’에도 게임 호흡을 빠르게 만드는 변수가 들어갔다. 또, ‘MXM’의 액션을 무겁게 만들었던 자잘한 요소와 UI,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재정비됐다.
무게를 덜어낸 ‘MXM’의 맛은 어떨까. 게임 자체만 보자면 담음새는 좋은 편이다. 캐릭터 묘사도 탁월하고, 조작도 1차 테스트에 비해 상당히 편해졌다. 1차 테스트는 ‘MXM’의 콘셉을 보여주는 정도였다면, 이번에는 확실히 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
▲ 'MXM' 시네마틱 트레일러 (영상제공: 엔씨소프트)
‘오버히트’ 무게 덜어냈더니... 겉도 속도 ‘캐주얼’해진 전투
‘MXM’ 1차 테스트 당시를 떠올려 보면, 이 게임은 꽤나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캐주얼을 지향하는데도 전투는 마냥 가볍지 않았다. 연속 공격을 퍼붓다보면 일종의 타격 쿨타임인 ‘오버히트’가 떠 무차별 공세는 불가능했고, 그 덕분에 스킬 사용은 물론 일반 공격도 타이밍을 고려해 신중하게 사용해야 했다. 캐주얼의 옷을 입었지만 속은 꽤 하드코어한 반전이 ‘MXM’의 매력이었다.
그런데, 2차 테스트에서 ‘MXM’은 확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오버히트’ 존재 여부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그 영향이 확 줄었고, 심지어는 공격 속도도 빨라진 것 같다. 예전에는 ‘오버히트’가 뜨면 체력이 바닥인 적을 앞에 두고도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도망 다녀야 했다면, 이제는 ‘오버히트’ 상태에서도 느리지만 공격이 가능해 최후의 한 방을 날릴 수 있다.
▲ 이제는 '오버히트'가 떠도
▲ 체력이 바닥인 적이 있다면 살짝 빠지면서 톡톡 쳐주면 된다
그 덕분인지, 전투 호흡도 캐주얼에 어울리게 상당히 빨라졌다. 전투 자체에 부담이 없으니 난투전도 자주 벌어지게 되고, 적과 점수 차이가 나기 시작해도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 특히, 대표적인 PvP 모드인 ‘티탄의 유적’에도 이런 변화에 맞게 변수가 추가되어 정말 ‘가벼운 한 판’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 변수란, 마스터가 강력한 티탄으로 변신하는 기능이다. 티탄 변신은 적 마스터를 잡거나 아군 포탑이 부서졌을 때 확률적으로 떨어지는 ‘티탄의 조각’을 10개 모아서 사용할 수 있는데, 아군 중 누구라도 변신이 가능하다. 이 티탄은 변신 시간이 길지는 않으나 육중한 덩치만큼 공격도 일반 마스터의 3배 이상 강력해서, 적 쪽으로 판세가 기울었을 때 역전의 용사로 활약할 수 있는 존재다.
▲ '티탄의 조각'과 변신 시스템 설명 영상
티탄 변신은 끊임없이 벌어지는 난전이 지루해질 때 쯤, 분위기를 환기시켜준다. 아군 중 누가 티탄으로 변신하느냐에 따라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지고, 잘만 활용하면 단숨에 상대 거점을 밀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안심하기도 어렵다. 적이 모여 있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아군이 티탄으로 변신해 버리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폭해 버리면 기껏 마련한 역전의 기회를 날리는 셈이니까. 그래서 소위 ‘트롤짓’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게임 흐름을 더욱 예상할 수 없게 만드는 재미를 지닌 감초임은 분명하다.
▲ 이렇게 상대방을 몰아붙이다가도 뒤에서 공격당하는 게 비일비재하다
사소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오버히트’와 티탄 변신 기능이 더해지니 ‘MXM’은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탈바꿈했다. 꽉 막힌 느낌이 없는, 진짜 ‘캐주얼’함이 가득한 게임으로 변모한 것이다.
마스터 보충했더니, ‘캐릭터 게임’ 면모 갖춰졌다
‘MXM’ 2차 테스트 버전에 추가된 마스터는 7명이다. 이 중 불의 정령과 데스나이트, 몬도 잭스를 제외하면 모두 완전히 새롭게 창조된 캐릭터들이다. 1차 테스트 마스터 라인업 16종 중에서도 ‘엔씨 올스타’라고 말할 수 있는 캐릭터는 진서연과 크로메데, 포화란이 전부였는데 이들을 다 합쳐도 전체 마스터의 1/4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 ‘MXM’의 정체성을 ‘엔씨 올스타전’이라고 하기에는 살짝 어색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기존에 있었던 캐릭터가 아니라고 해서, 그들의 매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저마다 특성도 다르고 개성이 넘치며, 기존 마스터들과 조합하면 색다른 능력을 발휘한다. 특히 ‘MXM’에는 태그 시스템이 존재해 마스터 두 명을 교체해가며 싸울 수 있어서, 마스터 수가 늘어난다는 건 전략의 가짓수도 많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 조작이 다소 어렵지만, 범위 공격이 탁월한 'V-메랑'
▲ 탱커였다가, 딜러도 되는 '뿌마로'
▲ 전반적으로 조작이 매우 쉽고 튼튼한 '데스나이트'
▲ 확실한 서포터 캐릭터 '리루'
예를 들어, 후방에서 적을 공격하다 위급한 순간에 팀을 보호하고 싶다면 원거리 딜러 포화란과 탱커 타입인 뿌마로를 조합해 보자. 혹은, 완벽한 ‘암살자’ 조합이 취향이라면 시즈카와 닥터 라울 콤비가 적격이다. 이 외에도 몸으로 적의 공격을 받아내며 무차별 공격이 가능한 데스나이트, 조작은 어려워도 범위 공격에 효과적인 V-메랑 등 마스터마다 뚜렷한 장점을 지녀 그야말로 골라잡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경우의 수가 많아지니,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던 콘텐츠 양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된다. 100% 원거리 딜러 조합이든, 밸런스를 추구하는 조합이든 여러 시도를 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사실 플레이어블 마스터가 16명이던 시기에는 상대가 어떤 조합을 선택할 것인지 파악하기 쉬웠다. 그런데, 지금은 마스터 타입과 종류가 늘어나 예측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인지 굳이 PvE 콘텐츠를 즐기지 않고 ‘티탄의 유적’만 플레이해도 지루하지 않다.
완성도 높아졌지만... ‘MXM' 개성은 다소 약해졌다
앞서 언급된 부분들 외에도, 이번 테스트에서 ‘MXM’은 전반적으로 완성형의 모습에 가까웠다. 타게팅 커서 모양이 변경되어 공격이 쉬워졌고, 버벅대던 대각선 이동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1차 테스트에서 받았던 피드백을 기반으로 자잘한 부분까지도 세심히 손봤다는 것이 게임 플레이 중에도 느껴진다. 다른 부분들은 차치하고서도, ‘티탄의 유적’만큼은 정식 서비스에 돌입해도 될 만큼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 1차 테스트 당시에는 타게팅 커서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 이제는 잘 보여서 공격이 더 쉽다
그런데, 되려 ‘MXM’만의 개성은 모습을 감춰버렸다. 1차 테스트에서는 다소 게임이 거칠고, 콘텐츠 양은 부족했을지라도 ‘리그 오브 레전드’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는 다른 ‘MXM’ 만의 느낌이 있었다. 캐주얼이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묵직한 매력 말이다. 캐주얼 슈팅게임과 AOS를 지향했지만 ‘오버히트’라는 개념 때문에 치고 빠지는 타이밍을 계산해야 했고, 상대가 마스터를 교체할 것을 고려해 결정적인 순간이 와도 스킬을 아껴야 했다. 그래서 호불호는 갈렸을지 몰라도, 기존 AOS보다 고민이 필요한 게임을 원하는 사람은 ‘MXM’을 선택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 마스터를 유료로 영입할 수 있게 해 놓은 것도 좋지만...
하지만 그 묵직한 전투를 만들어냈던 몇 가지 요소들을 바꾸면서, 기존 작품들과 비슷한 모습이 됐다. 물론 마스터 태그 시스템은 다른 작품에는 없는 기능이지만, 그 요소 하나만으로 ‘MXM’의 개성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 게다가 ‘엔씨 올스타전’이라는 슬로건도 바꿔버린 지금, ‘MXM’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까? 개성 대신 캐주얼을 택한 엔씨소프트의 선택이 옳았을지, 2차 테스트가 끝난 시점에 확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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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내 위치를 벗어난 풋풋한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과 생활 콘텐츠를 좋아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게이머라고 주장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납득하지 않는 것 같음.glassdro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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