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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피크게임즈, “한국 온라인게임 찾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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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카드키를 찍고 들어서면 모션센서 게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험상궂은 도깨비가 “출발”을 외치면 방문객은 몸을 이쪽저쪽 움직이면서 금화를 획득한다. 대충 게임을 마무리하고 코너를 돌면 사무실이 눈에 보인다. 흑해가 보이는 넓은 사무실, 이곳이 바로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피크 게임즈 본사이다.

피크 게임즈(Peak Games)의 사무실은 소셜 게임으로 급부상한 회사답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파티션 없이 넓게 배치된 테이블에 각자 앉고 싶은 자리에 앉는다. 개발 프로그래머 옆에 CEO가 앉을 수도 있고, 예쁜 홍보팀 직원이 앉을 수도 있다.


▲ 넓게 확 트인 피크 게임즈의 이스탄불 본사

2010년에 설립된 피크 게임즈는 직원들도 젊고 분위기도 밝았다. 16개월 만에 소셜 게임 회사 순위권에 들게 된 피크 게임즈는 2010년 12월에 페이스북 게임 ‘Okey’를 런칭한 이후  ‘Okey Plus’ ,  ‘Happy Farm’, ‘Günlük Falınız’,  ‘Son Kral’ 등 16개 이상의 게임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그리고 이제는 터키 게임 산업을 이끄는 퍼블리셔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메카는 터키에 위치한 피크 게임즈의 전략 마케팅 이사인 아이잔 데미르한 (이하 아이잔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3명이 시작해서 16개월 만에 160명의 사원이 일하는 회사로 성장


흑해가 바라보이는 옥상 테라스에서 아이잔 이사를 만났다 

게임메카: 한국엔 피크 게임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한국 게이머들에게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아이잔 이사: 피크 게임즈는 세 명에서 시작해 현재는 160명의 사원이 일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사다. 처음 시작은 소셜 게임이었지만 지금은 모바일, PC 클라이언트 게임까지 서비스하는 통합 온라인 게임 회사로 성장했다. 터키에 베이스를 두고, 바르셀로나,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에 위성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피크 게임즈는 북미 및 유럽 외신들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로 선별하기도 했다. 그만큼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 피크 게임즈의 액티브 유저 수는 터키와 MENA 지역(중동 및 북아프리카)에 한정임에도 전 세계 서비스되는 글로벌 게임사와 경쟁하는 수준이다. 통계 사이트인 Appdata.com에서 추정한 결과에 의하면 25일 기준 피크 게임즈의 인 하우스 게임 일일 접속자 수는 사천칠백만 명이며, 월별 접속자 수는 천 백만 명에 달한다. 추가로 퍼블리싱하고 있는 12개의 게임을 포함하면 총 월별 사용자 수만 이천칠백만 명에 달한다.


▲ AppData.com 통계에 나온 피크 게임즈의 일일 접속자 수 (DAU)와 월별 접속자 수 (MAU)

 

게임메카: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나?

아이잔 이사: 우리가 추구하는 게임 콘셉트 자체가 터키 사람들과 너무 잘 맞는 게임이다. 같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고, 또 같이 하는 걸 좋아한다. 독립적인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 명이 할 수 있는 보드 게임이나, 카드 게임을 좋아한다. 이런 특성이 소셜 게임과 만나다 보니, 친구보다 잘하고 싶고, 내 정원을 남들보다 예쁘게 꾸미고 싶어 한다. 터키인들 특성 자체가 소셜적이다.


▲ 피크 게임즈의 인기 소셜 게임 타이틀  (사진 제공: 피크 게임즈)

공격적인 M&A로 통합 게임 퍼블리셔로 급부상

피크 게임즈는 설립 16개월 만에 160명의 사원으로 불어났다. 유럽, 중동을 아우르는 공격적인 M&A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Okey`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피크 게임즈는 2011년 국제적인 벤처자본회사인 허밍버드와 얼리버드, 그리고 스트라테직으로 부터 총 1,900 만 US달러(한화 210억 원)를 지원 받았다. 이에 힘입은 피크 게임즈는 앙카라, 암만, 그리고 독일로 진출하여 흥미로운 M&A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스튜디오 인수할 때 어떤 철칙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이잔 이사: 스튜디오가 원래 가지고 있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이즈만 거대한 회사를 인수하기보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스튜디오를 선호한다. 인수 후에도 스튜디오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들이 사무실을 유지하길 원하든, 피크 본사로 들어오길 원하든 모두 그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린 관여하지 않는다. 우리의 역할은 그들의 경영이나, 재무, 인사관리 등을 도와주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저 풀을 이용하여 게이머들이 보다 쉽게 개발된 게임을 접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 피크 게임즈의 인기 소셜 게임 타이틀  (사진 제공: 피크 게임즈) 

피크 게임즈의 M&A 이력을 살펴보면 먼저 현지 개발사인 Umaykut 스튜디오와 Erlikhan 스튜디오를 인수를 시작으로 전략 게임 타이틀을 추가했다. 이어서 중국계 소셜게임 및 마케팅 회사인 락유(RockYou)와 MagentJoy등을 인수한 후 터키 현지화 작업을 거친 게임 타이틀을 런칭했다. 또한, 터키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 포털인 Gameturk.com을 인수하면서 PC 클라이언트 기반의 MMO 게임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소셜 게임사 Kammelna Games를 인수하여 MENA 지역(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진출을 시작했다.

아이잔 이사는 “피크 게임즈가 소셜 게임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온라인 MMO 게임과 모바일 게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우선 새로운 타이틀을 여러 플랫폼을 통해 동시 론칭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피크 게임즈는 지난 3월 ‘Okey Plus’가 iOS 버전으로 출시된 것을 시작으로, 다수의 게임을 꾸준히 모바일로 이식할 계획이다.

 

터키 - 아랍권 진출을 위한 필수 단계 ‘문화 현지화’

기자가 처음 피크 게임즈에 인터뷰를 요청하게 된 계기는 그들의 눈에 띄는 퍼블리싱 전략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게임을 론칭하기 전에 현지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피크 게임즈는 일반적인 방법에 독특한 현지화 단계를 하나 더 추가한다. 바로 문화 현지화이다.

다른 국가들보다 터키 및 중동 퍼블리셔들은 현지화를 더욱 더 중요하게 여긴다. 회교도인 종교적인 특성은 물론 문화적인 요소까지 서구화된 국가들관 차이가 잇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게임이 터키에 진출하기 위해선 다른 지역보다 배의 노력을 현지화에 쏟아 부어야 한다. 아이잔 이사는 피크게임즈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문화 현지화’라 설명했다.

터키와 MENA지역에 ‘특화’된 기업이라는 목표로 피크 게임즈는 3단계의 현지화 전략을 설정했다.

아이잔 이사: 문화적 색채가 어울리는 게임을 주로 퍼블리싱 하는 것이다. 아니면 색깔이 다른 게임을 가져와 같은 색상처럼 보이게 만든다. 터키 문화는 터키인이 가장 잘 안다. 먼저 텍스트를 기본으로 하는 번역 과정을 거친 후 완성도를 체크한다. 이건 기본적인 텍스트 현지화 과정이다. 두 번째 단계가 바로 문화 현지화 작업이다. 게임 언어를 화용법에 걸맞게 변형시키는 것이다. 터키 사람들이 실제 사용하고 있는 말이나 숙어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삽입구를 넣어 문장을 변형한다. 마지막 단계는 게임 내 등장하는 소재에 대한 문화 현지화 단계를 거친다. 이게 가장 핵심적이다. 캐릭터, 지역, 물품 모든 것이 해당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터키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했을 때 평소 익숙히 보았던 환경을 만나게 된다.


▲ 문화 현지화의 대표적인 케이스 `Happy Farm`  (사진 제공: 피크 게임즈) 

아이잔 이사의 말을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우리가 한국 게임을 터키로 런칭한다고 가정해보자. 일반적으로 개발사들이 생각하는 현지화는 한국어를 영어로, 그리고 다시 터키어로 변환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스페셜 에디션과 같은 개념으로 터키용 아이템 등을 추가한다.

하지만 피크 게임즈는 이에 국한되지 않고 이미 인게임 내 존재하는 요소들의 현지화도 감행한다. 현지인들과 생김새가 비슷한 신규 캐릭터를 추가하고, 입고 있는 옷, 보이는 거리 등 터키 문화에 걸맞지 않은 콘텐츠를 성형한다.

문화 현지화를 거친 대표적인 예로 피크 게임즈의 인기 타이틀인 ‘Happy Farm`는 중국에서 개발된 게임이지만, 터키 사용자들은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캐릭터를 사용하며, 터키인들이 입는 옷,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 즐겨 찾는 아이템 등을 접하게 됐다.

 

피크 게임즈 한국 MMO 물색 중?

게임메카는 취재 중 피크 게임즈가 현재 한국의 온라인 MMO게임을 물색 중이라는 이야길 들을 수 있었다. 아이잔 이사는 피크의 온라인 게임 사이트는 Gameturk의 카테고리를 풍부하게 할 다양한 MMO 게임을 런칭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한국 게임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평균적으로 높은 퀼리티를 가진 한국 게임을 대상으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피크 게임즈가 현재 구상중인 장르는 단순히 MMORPG뿐만 아니라 FPS, 스포츠, 액션, 전략 등 온라인 게임 기반의 전 영역을 포함한다.

물론 이와 함께 터키 유저가 좋아하는 특성을 지녀야 한다. 터키 게이머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부분유료화 시스템으로 개발된 게임이어야 하며,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게임이어야 한다. 물론 그래픽도 놓칠 수 없다. 그녀는 터키 게이머들은 한국 유저들과 달리 조금 어두운 느낌의 사실적인 그래픽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 피크 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  (사진 제공: 피크 게임즈) 

하지만 피크 게임즈의 강점인 문화 현지화를 빼놓고 생각해보긴 힘든 문제다. 방대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MMORPG의 경우 세심한 문화 현지화를 거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아이잔 이사는 이에 대해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는 문제”라며, “하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개발 단계나 기획 단계부터 터키와 비슷한 코드를 가지고 있는 게임을 찾아보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크 게임즈의 비전

아마 요즘 대다수 퍼블리싱 회사들의 꿈이 그럴 것이다. ‘포스트-텐센트’가 되는 것. 아이잔 이사 역시 향후 비전에 대해 텐센트를 언급했다. 피크 게임즈는 개발사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특유의 현지화 방식과 마케팅으로 터키와 중동을 향한 표지를 제안하고 싶다고 말이다.


▲ 업무에 지친 사원들이 회사 옥상 테라스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소셜뿐 아니라 모바일 그리고 온라인 게임까지 포괄하는 산업리더를 목표로 성장 중인 피크 게임즈. 그녀는 앞으로도 열심히 사회적이고 문화적으로 정착한 게임(Socialized and culturalized game)을 선보이겠다는 다짐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 입구에서 기자를 반겨준 모션 센서 게임


▲ 프로젝트가 진척이 안될 때는 오락실에서 게임 한 판?


▲ 열심히 업무에 임하고 있는 피크 게임즈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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