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무사히 1차 비공개테스트를 마친 ‘아키에이지’는 유저들에게 어떤 피드백를 받았고 또, 내부적으로는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게임메카는 XL게임즈 송재경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1차 CBT를 무사히 마쳤는데 유저들에게 어떤 피드백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이런 저런 많은 피드백이 있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의견부터 ‘앞으로 열심히 만들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의견까지. 사실 내부적인 개발 진척 상황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단계였기 때문에 정말 이런 상태로 진행해도 되나. 괜히 욕만 먹고 끝나는 건 아닌가 하고 테스트 진행 도중에도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유저분들이 이런 점을 다 감안해주셨는지 노골적인 비판보다 좋은 피드백을 많이
전해주셨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테스트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XL게임즈 송재경 대표▶ |
테스트 도중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었나? 자유도를 어느 선까지 유지해야 되는지에 대한 부분이 고민으로 남아 있다. 테스트 때도 길이나 문 앞에 나무를 너무 많이 심어 통행에 지장을 주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다.
사실 나도 유저들이 지나는 길에 묘목 좀 심어봤다. 나무가 커지니 나중에 길이 아니게 되더라. 그런 유저들이 은근히 많아 내부 직원들 중에 하루 종일 나무만 베던 사람이 있었다(웃음).
▲불과
몇 시간만에 훌쩍 커버린 나무
테스트를 통해 얻고자 했던 점을 무엇이었나? 요즘의 트렌드와 조금 다른 방향의 게임이었기 때문에 현재 개발하고 있는 방향이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직업이나 유저인터페이스, 하우징 등의 콘텐츠적인 부분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유저들이 생각하는 부분과 일치하는지 보고 싶었다.
테스트 초기부터 기대감이 너무 높은 것 같더라. 그건 나의 잘못이기도 하다. 작년 KGC(한국개발자컨퍼런스)에서 향후 MMORPG의 방향에 대해 발표를 했는데 이것을 유저들이 ‘아키에이지’가 이렇게 나올 것이다라고 기대를 해버려서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버렸다. 이번 테스트의 중요 목적 중 하나가 ‘실상은 이렇다’라고 보여줘서 현실과 기대감의 갭을 좀 줄여보자는 차원도 있었다(웃음).
직업 고르는 것은 좀 특징있게 보이더라. 미리 짜여진 4종의 직업과 임으로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고급구성’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실제 테스트 당시 유저들이 어떤 것을 선호했는지 궁금하다. 전사, 사제, 마법사, 추척자 이렇게 정해진 템플릿을 고른 분들이 절반 조금 안됐고 커스텀 형태가 나머지를 차지했다.
유저들이 이런 비율로 고른 것에 대해 개발팀의 예측과 맞아 떨어졌나? 예상했던 것보다 커스텀을 고르는 유저가 많았다. 기존 MMORPG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도적, 전사, 마법사, 추적자 이런 단어만 봐도 ‘아 얘는 탱킹을 하겠구나’, ‘얘는 마법을 쏘겠구나’라는 기본 개념을 알 수 있을 거라 본다. 기본 템플릿을 주어진 것도 이런 의도였고 나중에 캐릭터를 2~3개 정도 키웠을 때 정해진 직업 외에 새로운 것을 키우고자하는 유저들을 위해 ‘고급구성’이라는 커스텀 모드를 만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부분들을 유저들에게 이해시키기 조금 미흡했던 것 같다. 특성 설명도 너무 문학적으로 쓰였다고 해야하나?(웃음) 최소한 특성을 하나 고르면 나중에 이런 이런 스킬이 나올 것이다라는 등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를 직접 키워보니 죽어서 쓰러진 NPC를 발로 걷어차는 공통 스킬이 있더라. 그런데 게임 내에서는 이런 스킬을 활용하는 콘텐츠가 없었다. 그렇게 쓰일 수도 있지만 사실 죽은 캐릭터를 발로 차라고 만든 스킬은 아니었다(웃음).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오브젝트를 발로 차서 활용하자는 취지의 나온 스킬인데 아직 기능만 구현되어 있고 이를 연동하는 콘텐츠는 미흡한 상태다. 내부에서는 이벤트 때 축구공을 만들어 발로 찰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다(웃음).
CBT에서 ‘아키에이지’를 구동하기 위한 시스템 요구사항이 상당히 높았다. 공개 서비스 기준으로 권장사양을 어느 정도까지 선까지 맞출 예정인가? 당연히 가능한 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 부분은 옵션을 세부적으로 나눠 고사양 유저와 저사양 유저가 선택해서 고를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수풀이나 나무를 지나칠 때 움직임 등 엔진의 퍼포먼스 때문이라도 아무리 최적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최소사양으로 낮아질 것 같진 않다. 혹시 저사양, 고사양 클라이언트로 나눠서 낼 생각은 없나? 클라이언트를 나누는 방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현재 게임 내에서 구현된 여러가지 시스템들은 엔진에 종속된 부분이 많아 질문 그대로 많이 낮아질 것 같진 않지만 ‘크라이엔진2’로 만들어진 ‘크라이시스’ 역시 발매 된지 3년이 지난 게임이고 이를 돌릴 수 있는 컴퓨터 사양이 어느 정도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아키에이지’ 공개 서비스가 시작되면 사양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리라 본다.
아키에이지는 크라이엔진2로 만들어졌다. 현재 시장에 크라이엔진2로 만들고 있는 온라인게임은 많은데 국내에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키에이지가 처음이다. 그만큼 개발 난이도가 높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데 굳이 크라이엔진2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그래픽엔진을 선택할 때 최종적으로 `언리얼엔진3`와 `크라이엔진2`를 두고 검토를 많이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크라이엔진이 우리에게 좀더 맞는 엔진이라고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독일 크라이텍에 직접가서 가격조율도 하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봤는데 내부적으로도 크라이엔진으로 가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래픽은
확실히 좋았다
자유도를 전면으로 내세운 테스트목적과 달리 게임 내에서 유저가 느낄 수 있는 자유도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아키에이지’가 구현하고 싶은 자유도는 무엇인가? 자유도를 최대한 느껴보게 해주고 싶은데 시간과 인력의 한계가 있어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CBT 버전에서는 묘목을 사서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구현하기 쉬운 것부터 만든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보여줄게 별로 없었지만 테스트를 계속 진행하면서 아키에이지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 게임에 임팩트가 없었다는 것이다. 왜 영화나 애니메이션보면 초반 관객들의 몰입을 돕기 위해 액션을 많이 추가하거나 하지 않나. 아키에이지는 너무 노멀하게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엘프 종족은 스토리나 성장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컷신이 3분 정도 있었는데 아직 만족스러울 정도가 아니라서 일부러 뺐다. 개발팀에서도 현재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 차후 버전에서는 몰입감을 높일 수 있도록 스토리와 연계된 부분이 들어갈 예정이다.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서는 지적이 많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평범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내부적으로도 캐릭터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유저분들도 많이 지적해주셨는데 특히 더 그렇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키에이지 종족 중 가장 흔한 인간과 엘프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게 아니었나 싶다. 공개서비스 전까지 계속 특징있는 종족이 나올 것이고 ‘아키에이지’만의 오리지널 종족도 추가될 예정이다. 캐릭터 디자인 역시 아예 대놓고 예쁘게 만들던지 아니면 확실한 개성을 주던지 첫 인상부터 좀 달라 보일 수 있도록 만들도록 하겠다.
노동력이 제작, 생산 등 게임 내 전반적인 활동을 관여하는데 어떤 의도로 이런 시스템을 채택했는지 궁금하다. 요즘 많이 나오는 웹게임을 보면 행동력이라는 개념이 있지 않나. 그런 개념에서 이해하면 편하다. 어차피 최대 행동력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플레이하는 유저는 행동력이 생길 때마다 쓰면 되고 저녁에 잠깐 접하는 직장인 유저는 모아진 행동력을 한꺼번에 소모하면 되는 식이다. 저렙 때는 눈에 보이는 대로 작물을 뽑고, 나무를 심거나 자르는 등 잡다한 일에 노동력을 소모하지만 고렙이 되면 이런 1차 부산물들은 그냥 경매장에서 사고 자신의 노동력은 가구를 제작하거나 집이나 성을 짓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일단 도입 취지는 라이트유저와 하드코어 유저의 갭을 어느 정도 맞추기 위해서다.
전민희 작가가 세계관이나 캐릭터 설정까지 디테일하게 참여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이런 스토리텔링 요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아직 시기의 문제인가? 아니면 이정도 선을 유지할 생각인가? 전민희 작가가 설정한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토대로 게임은 구성되어 있는데 퀘스트나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아직 작업이 진행 중이라 이번 테스트에서는 거의 확인할 수 없었다. 차후 테스트에서 원하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검사는
소설에 등장할때만 멋지다 현실은 잉여...
클로즈베타때 선보인 하우징 시스템은 집을 짓고 가구를 배치하는 등 외형을 변경하는 것만 가능했을 뿐 특별한 활용도가 없었다. 추후에 어떤 기능까지 가능하도록 만들 예정인가? 개발팀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집을 짓는 것 까지는 좋은데 그걸 가지고 뭘 할거냐 라는 고민. 일단은 주택을 단순히 창고의 노릇을 하는 공간이 아닌 크래프팅(제작)의 근거지가 되는 곳으로 설정했는데 이 역시 개발 진척도나 피드백에 따라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직 고민해 봐야 할 게 많다.
개인적으로는 집을 짓는 게 너무 쉬웠던 게 아닌가 싶다.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부분은 어느 정도 공감하는데 그래도 지금 이대로라면 집이라는 가치에 비해 너무 쉽게 얻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키에이지가 집 짓기에 올인한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우선은 누구나 짓기 쉽게 하자는 취지로 설정되었다.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매우 극단적인 예로 나는 ‘벽돌 한 장씩 쌓아서 만들자’라고 의견을 내봤다(웃음). 개발팀장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아무튼 현재 클릭으로만 만들어지는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 연출적인 면을 좀더 강화 하고 싶다.
인터페이스는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지만 딱히 기존 인터페이스보다 편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아키에이지’가 추구하는 인터페이스는 어떤 것인가? UI부분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테스트 기간 때 보여줬던 UI는 처음에 약간의 학습기간은 필요 하겠지만 오른쪽 위에 미니맵이 나오고 화면 아래 액션바가 있는 것과 같은 너무 틀에 박힌 UI는 일단 피하자고 생각해서 만들었던 것이다. 조금 테스트 측면이 강했는데 1차 CBT 피드백 역시 ‘불편하다’,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별 도움 안된다’, ‘잘 모르겠다,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 걸로 봐서 더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웃음). UI는 색다른 것보다 유저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리한 환경에서 게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나오기까지 좀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와우와 같은 외부 애드온도 고려하고 있나? 생각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등장할지는 모르겠다. 봇(Bot) 등 악용될 우려도 있고 우선 테스트를 계속 해보고 유저들이 원한다면 고려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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