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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과거 ‘대물낚시광’부터 시작해 지금의 ‘그랑메르’까지 약 10년 간 낚시게임 개발에만 전념해온 한 고집불통 사내, 혹은 순수한 개발자. 아니다, 낚시게임의 장인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거 같다. 바로 T3 엔터테인먼트의 이동만 실장이다. 이 실장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참 재미있다. 98년 ‘대물낚시광’ 시리즈를 시작으로 ‘민물낚시광’, ‘피싱온’, ‘Beautiful Life’, ‘Style Fish’ 등 만들어낸 낚시게임만 해도 이미 수종에 이른다. 어린 시절 바다가 있는 곳에서 자라 절로 낚시를 좋아하게 됐고, 나이가 들어서는 게임에 푹 빠지게 됐다고. 그래서 대학 다니며 게임을 하나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낚시게임이다. 기자가 어린 시절 게임하다 볼 마우스 여러 개 날려먹은 ‘대물낚시광’이 바로 그 게임이고. |
이처럼 낚시와 게임을 좋아하는 그가 만든 게임이라니 ‘그랑메르’가 왠지 더 커 보인다. 전문가가 만들었으니 뭔가 다를 거 아니냐는 막연한 기대감마저 든다. 잠깐 시간 내 그가 들려주는 ‘그랑메르’ 그리고 낚시 게임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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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메르 대표 포스터(조금 춥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겠죠)
시작부터 죄송합니다만, 한게임의 ‘그랑에이지’와 참 헷갈립니다.
저희도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처음엔 좀 불편했는데 요즘 ‘그랑에이지’가 광고를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같이 홍보되는 기분이라 뭐 나쁘진 않습니다(웃음).
‘그랑메르’는 무슨 의미인가요?
불어로 ‘위대한 바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개발 초기에는 ‘빅 피쉬’로 게임명을 지었는데 지금의 ‘그랑메르’가 더 좋은 거 같아요. 바다의 원대한 느낌과 아름다움을 잘 반영하고 있잖아요. 참, ‘그랑메르’는 사내 공모 이벤트를 통해서 선정하게 됐어요.
이번 지스타에 출전하셨잖아요, 반응은 괜찮았나요?
낚시가 부산과 잘 어울리는 소재라 많이 부각 받은 거 같아요. 게다가 저희는 컨트롤러 시연까지 있어서 반응이 더 뜨겁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컨트롤러가 진동도 오고 실제 낚시하는 느낌을 살려주거든요. 손맛이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많이 받았던 거 같아요. ‘그랑메르’보다 컨트롤러가 더 반응이 좋더라고요(웃음).
컨트롤러는 오픈과 동시에 판매하실 계획인가요?
물론입니다. 초기 물량은 약 3,000대 정도 잡아둔 상황이고요, 오픈되면 함께 시중에 공개할 거 같네요. 과거 컨트롤러는 센서를 좌우로 기울이는 것밖에 지원하지 않았는데 이번 컨트롤러는 센서는 물론 진동 위에 또 다른 진동까지 오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 고려했어요. 사실감을 더 추구했고 디자인도 고급스러움을 지향했으니 만족스러울 겁니다.
▲ 정말로 `재미`있는 그랑메르 컨트롤러!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아이폰도 컨트롤러처럼 사용할 수 있더군요.
아이폰 자체의 진동과 센서의 기능이 참 좋습니다. 이에 따라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좋은 혜택을 제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고민 끝에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됐어요. 아마 어플리케이션으로 온라인 게임을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건 ‘그랑메르’가 최초일 겁니다. 물론 무료로 제공되고요,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하고 있어요.
낚시게임은 리얼리티냐 혹은 캐주얼이냐 두 가지로 분류되는 거 같아요. ‘그랑메르’는 어느 쪽을 더 지향하나요?
보통 낚시 게임은 리얼리티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저들이 진짜 낚시하는 거 같은 그런 게임을 원하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갔을 경우 문제가 접근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게임이 어려워지죠. 게다가 코어 유저 대상으로만 방향성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모델의 범주도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그랑메르’는 그 중간에 서 있으려고 합니다. 리얼리티와 캐주얼의 중간 말이죠. 낚시 행위는 리얼리티로, 조작법은 캐주얼하게 간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도 낚시 게임이라면 대부분의 유저들이 일단 어려워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 중인 대비책이 있나요?
튜토리얼을 탄탄하게 설계했고 도움말이나 실시간 가이드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두었어요. 특히 실시간 가이드는 저희가 자랑하는 시스템인데요, 초보 유저들의 적응은 물론 자유도가 높은 우리 게임에서 유저들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까지 다 알려줍니다. 일종의 펫 같은 개념이고요, 동물형과 인간형으로 분류됩니다.
▲ 캐릭터 옆으로 가이드 강아지 한 마리가 보인다(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그랑메르’의 메인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개발 초기에는 대회가 메인 콘텐츠였어요. 단순히 물고기를 낚는 것이 메인 콘텐츠라면 금방 질리고 말 겁니다. 한계치가 보이니까요. 그래서 물고기를 잡는 행위를 하되, 유저 간 경쟁까지 부추기는 대회를 특징으로 잡았어요. 지난 2차 CBT까지 상황을 지켜보니 결과는 나름 괜찮았다고 봅니다. 다만 문제는 한번 몰입하면 쉴 수 있는 타이밍이 없더라고요. 자연스레 빨리 지치는 현상이 야기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 게릴라 테스트에서 처음으로 풍류 모드를 추가했습니다. 풍류 모드란 조용한 호숫가에서 홀로 여유롭게 즐기는 일종의 운치 있는 낚시라고 보면 됩니다. 배경은 아름다운데다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시까지 제공되니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겠죠?(웃음)
그렇다면 ‘그랑메르’만의 낚시 재미요소가 있다면?
물고기와 파이팅할 때 단조로움이 좀 있는데요, 그래서 우리는 방향키 이벤트를 넣었어요. 화면에 방향키가 떴을 때 잘 입력하면 물고기가 기절하죠. 또 물고기도 다양한 스킬도 쓰고 낚시대에는 그걸 무마하는 스킬이 있죠. 최대한 지루함을 없애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하나, 낚시를 할 때 예시가 있습니다. 바로 주변현상이죠. 예를 들어 근처에 유람선이 나타난다는 건 큰 물고기가 낚인다는 일종의 예시입니다. 또, 파이팅 돌입 시 화면에 문구가 뜨면서 한 사람이 나타나는데 이때 여러 사람이 뜨면 좋은 물고기가 낚인다는 예시입니다. 일종의 특징이자 재미요소라고 봐주시면 될 거 같아요.
▲ 어맛~ 물고기가 물튀김 스킬을 쐈어요! >.<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트롤링 낚시라고 하니 자유도가 높을 거 같아요.
그렇죠. ‘그랑메르’는 일반 필드도 바다 위가 됩니다. 마음껏 놀 수 있죠. 대신 필드에서 다른 유저들과 상호작용할 수도 있고, 레벨업과 성장에 도움을 주는 퀘스트도 할 수 있습니다.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다시마나 미역줄기를 채집해서 아이템에 조합해 사용할 수도 있어요. 낚시 행위 자체는 독보적이지만 이런 필드에서는 일반 RPG처럼 놀 수 있는 거죠.
게임 내 아이템의 비중이 궁금한데요.
실제 낚시가 운칠기삼이라고 저급 아이템으로 낚시해도 가장 높은 등급의 상어나 큰 오징어도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매우 힘들어지겠죠. 줄이 금방 끊어져 버리거나 하는 식으로요. 때문에 트롤링 전용 낚시 아이템을 구입할 때마다 조금씩 쉬워지는 구조입니다.
재화는 어떻게 모으나요?
앞서 말씀드렸듯 ‘그랑메르’는 대회가 주력 콘텐츠입니다. 특히 트롤링 낚시는 고급 레포츠 충 하나죠. 물고기를 잡은 뒤 대회장까지 다시 와 납품을 해야 인정해줍니다. 게임 내에도 납품소가 따로 있고요, 여기에 잡은 물고기를 납품하면 경험치와 재화를 받을 수 있어요.
▲ 이런 다랑어는 쉽게 낚을 수 없다는 말씀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CBT를 몇 차례 진행하며 장점과 단점을 찾았을 거 같은데요.
좋은 것만 받아들여서 단점은 그다지 찾지 못했어요(웃음). 농담이고요, 낚시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좀 더 리얼한 게임을 원하더라고요. ‘그랑메르’가 약간 캐주얼한 경향이 있으니 아쉽다는 의견이 꽤 있었죠. 반대로 지금 시장에 나온 경쟁작 낚시 게임들과 비교해서 확실한 색깔이 있다는 건 좋은 장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원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불편사항이나 개선사항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에요.
낚시 온라인 게임은 시장에서 주류가 아니죠. 이유는 어떻게 분석하셨나요?
접근성 자체에 벽이 한번 있고, 낚시 자체가 대중성이 낮기도 하죠. 그래도 그 매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언젠가 시장에 낚시 게임 바람이 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타겟 연령층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온라인 게임은 20~30대 남성을 주로 주타겟으로 하는데 ‘그랑메르’는 폭력성도 없고 컨트롤러까지 있어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죠. 물론 그런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요.
이른바 ‘아버지 세대’ 분들도 게임을 좋아할 거 같은데요.
네 물론입니다. 저희도 처음 테스트를 진행할 때 30~40대 유저들이 가장 많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막상 보니 엄청 다양하더라고요. 정말 어린 친구들도 있었고, 여성들 심지어 주부까지 있었죠. 중고생들도 꽤 되는 게 좀 놀랍더라고요. 물어보니 어린 시절 아버지와 낚시를 다녀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하네요. 그래서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잡게 됐죠.
▲ 떠...떨지마! 넌 충분히 성공할 수 있어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낚시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야 할 것 같아요.
낚시게임을 만들어오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한 가지 예로 ‘민물낚시광’을 만들 때 전문가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문가를 초빙한 적이 있어요. 찌의 움직임만 보고도 무엇이 낚였는지 알 수 있게끔 크고 작은 미세한 패턴을 만든 거죠.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생각 밖이었습니다. 짜증을 내더라고요. 이 패턴을 모르는 거였죠. 이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게임은 지식을 아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요. 어린이가 와도 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게 진짜 게임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랑메르’는 자체적으로는 쉽고 라이트하게, 하지만 아이템 장비를 통해 전문성을 가질 수 있게끔 설계했죠.
개발인원은 얼마나 되나요?
약 40명 정도 됩니다. 팀원들이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동안 같이 낚시게임만 만들고 있는 멤버라 자신만만합니다. 업데이트도 그 어떤 팀보다 빨리 할 수 있겠죠.
혹시나 해서 궁금한 건데 잡은 물고기를 바로 요리해서 매운탕으로 끓일 수도 있나요?
그런 식으로 구현하는 건 쉽겠죠. 하지만 재미를 위해서라면 기획을 심도 있게 해야 하니까 오픈 이후 추가할 계획입니다. 물론 유저들이 요구하면 즉각 대응할 생각이고요.
▲ 고래사냥 가실분(2/10)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그랑메르’는 원화가 참 멋져요. 특별한 콘셉이 있었나요?
보통 낚시 게임이라고 하면 느낌이 고정돼 있잖아요. 그래서 낚시를 할 수 없는 곳에서도 물고기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그런 느낌을 많이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일러스트 콘셉이랑 실제 게임에 표현된 것과 매치가 잘 됐다고 생각하세요?
전체적인 분위기나 배경 느낌은 정말 좋은 거 같아요. 특히 ‘그랑메르’는 아쿠아리움에서 물고기를 수집할 수 있고 거길 들어가 카메라로 조절하며 관찰할 수도 있거든요. 바다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서 참 만족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래픽 퀄리티는 좀 아쉬운데요.
저희도 좀 아쉽습니다. 언리얼 엔진이나 기타 좋은 엔진을 가져가 썼으면 더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일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낚시게임을 위해 설계된 우리만의 자체엔진이고요, 분위기 자체는 괜찮으니 충분히 만족합니다.
▲ 가이드 제니 (이미지 출처: 공식 홈페이지)
‘출조 낚시왕’이나 ‘청풍명월’ 등 갑자기 시장에 온라인 낚시 게임이 등장하는 거 같아요.
그렇죠. 각각의 게임들 전부 저마다의 콘셉이 있는 거 같아요. 특색 있게 가져가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보고요, 시장 파이를 크게 키운다면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겠죠.
낚시 게임 전문가로써 타사의 게임을 평가한다면?
두 게임이 가진 특징을 ‘그랑메르’는 전부 안고 있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죠(웃음).
‘그랑메르’는 온라인 버전뿐만 아니라 플랫폼 다양화도 생각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물론 준비하고 있어요. 분석 단계이긴 한데 웹에서 즐길 수 있는 방안도 고려 중이고요, 아이폰에서도 단순 컨트롤러가 아닌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게임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 T3 엔터테인먼트 이우철 원화 디자이너(좌), 이동만 실장&프로듀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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