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무기와 무기가 맞부딪힙니다. 검날 사이에서는 불똥이 튀어오르고, 두 검투사의 날카로운 시선은 불똥과 얽혀 금방이라도 화재를 낼 것 같습니다. 60cm의 얇고 가늘은 검 바로 뒤에는 쉽게 상처 입는 몸뚱아리밖에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힘이 빠지면 그대로 적의 먹잇감이 됩니다.
▲ 고대의 원형경기장
투기장에서 검투사들은 매일 생과 사를 갈랐습니다. 두꺼운 문 너머로 들리는 관중들의 야유와 환호를 들으면서, 혹시나 몰라 갑옷 끈이라도 고쳐맸을 당시의 심정을 지금은 공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모든 투기장이 그 안에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여기는 메이플스토리2입니다. 평화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귀여운 투기장이 있을 수도 있지요. 바로 '냥냥 투기장'처럼 말입니다.
▲ 커닝시티, 웨스트사이드 2번지
'냥냥 투기장'은 커닝시티에 있습니다. 투기장이라면 '용맹의 봉우리'의 '페리온'에 있어야 할 것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여러 자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커닝시티가 더 어울릴 것도 같았습니다.
투기장의 첫 인상은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이 섞인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구조물은 중앙에서 싸우는 검투사를 위해 놓여져 있었습니다.
▲ '냥냥 투기장'의 전경
▲ 양들이 낭자한 경기장
▲ 검술 연습!
▲ 관중석
▲ 투기장 곳곳에 양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귀여움 넘치는 투기장을 만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오늘의 주인공이자 '냥냥 투기장'의 집주인 '쿠로니코'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취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투기장은 쿠로니코님과 함께 온 분들로 가득 찼습니다. 실제로 결투가 벌어질 수는 없었지만, 중앙의 경기장이 시끌벅적하니 집 분위기도 덩달아 살아나는 듯했습니다.
▲ '냥냥 투기장'의 집주인인 '쿠로니코'님
▲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하는 북적임
보다시피 투기장과 관중석으로 나뉘어 있어요. 투기장은 나중에 암벽 등반 금지 아이템을 이용해서 승자만 나갈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재미 삼아 만든 물 밑의 비밀 장소나 피자가 열리는 나무도 있답니다. 그 밖에는 테라스 아래에 진한 톤의 블럭을 넣어 그림자 효과를 더 강조했어요. 또, '냥냥'이라는 집 이름은 경기장의 디자인에서 볼 수 있듯이 '양'에서 따왔습니다.
▲ 좌절
▲ 충격
집 이름의 어감은 '붉은 결투장'에서 따왔지만, 내부 디자인은 길드 챔피언십 전투장과 미니게임 '트랩 마스터'에서 참고했어요. 지금까지 리모델링이 세 차례 있었는데, 지금 이 모습은 '코로푸푸 절벽'에 있는 호텔도 많이 참고를 했어요.
하우징이 재미있어서 모든 돈을 여기에만 투자했어요. 하우징을 하기 위해서 스펙을 쌓았고, 쌓은 스펙으로 '루디블 타임홀'만 계속 돌았습니다.
대각선 큐브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트라이아 웨딩홀처럼 일직선으로 쭉 뻗어있는 모양새를 구현해보고 싶어요. 스킨제작소 분들은 직접 제작을 하셨던데, 모두가 그런 실력을 가질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하우징이 보다 대중적으로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지금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콘텐츠, 돈 먹는 하마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가격을 낮춘다던지 해서 아네르 공원 같은 맵이 유저들의 집으로 가득찬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또, 하우징은 기획하고 만들 때는 정말 재미있지만, 다 만들고 나면 더 이상 할 게 없어서 노년의 할아버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집을 짓고 나서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네. 만약 냥냥 투기장이 안 보인다면 제가 하우징을 접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돼요. 평소에 집들이를 좋아해서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고, 미로 집도 재미있어서 적용해보았던 적도 있는데 결국은 자신이 만들고자 했던 대로 만드는 게 가장 보기에 좋더군요.
하우징을 하시는 분들은 많지만 디자인에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글을 쓸 때도 주제를 정하듯이, 하나의 콘셉트를 잡고 제작을 하는 게 좋다고 봐요. 블럭도 상점에 오가기 귀찮아서 한꺼번에 많이 사기 보다는, 차라리 한 번 더 갔다오는 대신 적게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인벤토리가 꽉 차서 감당할 수가 없거든요.
하우징을 해보지 않았다면 지금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우징은 정말 재미있는 콘텐츠예요. 게다가 집이 예쁘다는 말을 들을 때나, 매일 아침 접속했을 때 올라 있는 건축가 점수를 보면 보람도 느끼고요.
모든 아이템 중에서라면 '스포트라이트'를 꼽고 싶지만 정말 먹을 수 있는 아이템 중에서 고르라면 '탱탱라면'입니다. 이름이 재미있잖아요.
▲ 빛난다
쿠로니코님의 하우징 사랑이 가득 담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왠지 냥냥 투기장이 더욱 빛나 보였습니다. 휘황찬란한 디자인을 뽐내는 곳은 아닐지언정, 하나의 주제만을 확고하게 밀고 나가는 멋이 있는 곳은 분명했습니다.
오늘 밤, 양들이 가득한 투기장에서 친구와 기싸움을 하고 싶다면, '냥냥 투기장'에 들르는 건 어떨까요?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평탄한 듯 평탄치 않은 길을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와우, 세컨드 라이프, 그 밖에 롤플레잉 가능한 게임들을 좋아합니다.
느긋한 인생도 좋아합니다.ljh2323@gamemeca.com
게임일정
2024년
11월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