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4년 2월에 열렸던 게임중독법 공청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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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게임은 ‘호구’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셧다운제, 1% 징수법, 게임중독법까지 강력 규제가 계속 이어졌지만 업계에서 그 부당함을 강하게 어필한 적은 없었다. 언론에서는 ‘마녀사냥 1호’로 활용됐다. 왕따, 총기사건, 최근에 발생한 아동학대까지 ‘게임 때문에’라는 말이 따라붙으며 게임은 범죄의 원흉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문제는 게임과 범죄의 상관관계를 면밀하게 따지지 않고 핑계처럼 사용된 ‘게임 때문에’라는 말이 공식 석상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에서 ‘게임중독이 아동학대로 이어진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7일 열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현장에서 손인춘 의원이 실제로 한 말이다.
정치권과 언론이 게임을 찌르는 이유는 간단한다 '만만하기' 때문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하는데 게임업계는 여러 번 밟아도 꿈틀거리기는커녕 바닥에 납작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다. 밖에서 부당함을 외치지 않고 안으로만 숨어드는 세월이 길어지며, 게임은 건드리기 만만하다는 이미지가 박히고 만 것이다. 이에 여성부를 필두로 교육부, 보건복지부까지 여러 부처가 숟가락을 얻기 위해 나섰으며, 그 숟가락 얹기의 시작이 언론의 ‘게임 때리기’와 강력 규제다.
규제에 발목 잡힌 한국 게임의 현실은 외부활동을 꺼리는 게임업계 스스로가 만들어냈다. 따라서 규제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스스로 고리를 끊고 나와야 한다. 그리고 2016년 4월에는 20대 국회 총선이 있다. 이번에도 게임에 씌어진 ‘호구’ 이미지를 벗지 못하면 규제의 악순환은 반복될 것이다. 외압이 무서워서 몸을 사리는 동안 규제가 계속 산업을 좀먹고 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게임 역시 외부 공격에 적극적으로 반격하며 정치적, 사회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가져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구성원이 정확히 역할분담을 해 게임의 ‘정치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각 구성원은 ▲대표 인물과 ▲게임업체 ▲게이머 ▲정부 및 유관기관으로 나뉜다. 우선 게임업계 대표 인물은 은둔 생활을 청산하고 적극적인 외부활동으로 ‘게임인’의 입장을 강하게 알려야 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웹젠 김병관 이사처럼 정치활동을 펼치거나 게임업계 대표 협회인 협회장 역을 자청하는 등, 게임인의 입장을 외부에 알리는데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만약 ‘아동학대가 게임 때문이다’는 지적이 있다면, 먼저 나서서 ‘게임은 아동학대의 원인이 아님’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뒤에 숨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 뉴스를 보는 대중은 ‘게임 때문에 아동학대가 일어난다’는 왜곡된 내용을 진실로 믿게 되기 때문이다.
이어서 게임업체는 종사자는 물론 게이머들도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투표 독려’다. 특정 당이나 인물을 지지하라는 것이 아니라 투표 자체를 많이 할 것을 권장하며 게이머와 게임업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대규모 유권자 집단’이라는 것을 정치인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실제로 에픽게임즈는 미국 대선 당시 투표 독려 차원에서 버락 오바마와 미트 롬니가 백악관에서 싸운다는 콘셉을 앞세운 무료 게임 ‘VOTE!!!’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국에서도 투표를 하고 오면 공연 티켓을 할인해주는 이른바 ‘투표 마케팅’이 활용된 사례가 있으며 일부 게임업체에서도 투표하면 게임 아이템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게이머들은 당연히 투표로 본인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나왔던 ‘어차피 대중은 개돼지들입니다’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정치인은 온라인에서만 열을 내는 대중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밖으로 나와 한 표를 행사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선을 위해 한 표라도 더 받는 것이 중요한 정치인 입장에서 ‘게이머’들이 투표에 적극 나선다는 소식을 접하면 법을 만들면서도 ‘게임 민심’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민심’이 성이 나면 본인 혹은 당의 다음 투표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관단체는 게이머, 그리고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투표율을 집계해 외부에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 게임산업협회 ESA는 미국 게이머들의 투표율을 조사해 게이머의 투표율이 비 게이머보다 높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투표율을 파악해 이를 공개한 이면에는 ‘게이머들이 이렇게 투표를 많이 하고 있으니 정책 마련에도 신경 쓰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다시 말해 ‘게이머 투표율 조사’는 정치인이 게임 표심을 돌아보게 할 가장 좋은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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