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5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액션 슈팅 `파이어폴`
‘지스타 2011’ 에 처녀 출전한 레드5코리아가 자사의 차세대 온라인 액션 슈팅 게임 `파이어폴` 의 최신 체험판을 60석 규모의 부스로 전시했다. ‘파이어폴’ 을 개발하고 있는 레드5스튜디오 미국 본사에서 게임 디자인을 맡고 있는 한국인 개발자 백성보, 박바로 씨를 만나 ‘파이어폴’ 에 합류하기까지의 과정과 한국인으로써 본 레드5스튜디오의 분위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레드5스튜디오에는 언제 어떻게 입학했으며,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
백성보 : 2008년 3월부터 미국에서 졸업 후 회사를 알아보던 와중에 레드5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입사하게 되었다. 현재 레드5에서는 배경(건물, 자연물 등) 관련 모델링을 맡고 있다.
박바로 : 작년 미국 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턴으로 입사했으며, 올해 5월 정식 직원이 되어 건물, 차량, 무기 등을 디자인하는 모델러로 일하고 있다.
입사 전에도 ‘파이어폴’ 을 알고 있었나?
백성보 : 사실 ‘파이어폴’ 개발은 한참 동안 비밀리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때문에 입사 당시 제출한 포트폴리오에도 판타지 요소를 많이 다뤘는데,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걸 준비하고 있더라.
박바로 : 작년 ‘파이어폴’ 이 공개되었을 당시 블리자드에서 일하던 아는 동생을 통해 알게 되었다. 기존 게임들하고 스타일이 많이 달랐기에 쭉 관심을 갖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레드5에서 모델러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지스타는 올해 처음 방문인가?
백성보 : 레드5의 출전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고, 개인적인 부산 지스타 방문도 처음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연이 가능한 컴퓨터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박바로 : 올해에는 E3, PAX, 지스타까지 세 군데의 게임쇼를 가 봤다. E3는 개발자가 많이 오고, PAX는 팬들이 코스프레를 하는 등의 다양한 색깔이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런 재미난 문화가 없는 것 같더라.
한국인 개발자로 레드5에서 일하며 외국인 개발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의사 소통 등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백성보 : 군대와 대학을 졸업하고 난 후 미국에 간 터라 남들보다 영어 공부가 조금 늦은 편이다. 대학에서도 영어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대학과 회사의 영어는 쓰임새 자체가 달라서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팀원들과 친해지고 나니 다들 편하게 대해줘서 많이 어려운 점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언어적인 것 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확실하게 밀어붙이는 사고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바로 : 유학 중에는 영어 때문에 의사소통이 많이 힘들어서, 말 보다는 작업 결과물을 통해 의견을 표출하는 편이었다. 이처럼 사회에 나가서도 작업물을 통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팀원들과 의견을 많이 교환해야 하더라. 때문에 언어적 문제는 지금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백성보 : 개발팀 자체가 매 프로젝트마다 계속 유기적으로 바뀌고, 팀원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말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 많다.
‘파이어폴’ 의 한글화 작업이 한창일텐데, 한국인으로써 현지화 작업 등에 참여하는 부분은?
백성보 : ‘파이어폴’ 은 개발 초기 단게에서부터 멀티 컬쳐의 느낌을 넣으려고 했으며, 게임 내 간판이나 오브젝트 등에서도 한국어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권의 언어가 삽입되었다. 특히 한국 관련 요소를 구현할 때는 한국 웹사이트를 검색하여 병영 등의 이미지를 찾고, 의견을 동료들과 교환하는 그런 방식으로 참여했다. 그 외에도 한국 사무소의 한글화 담당자분과 어떤 부분을 한글로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박바로 : 모델러로서 게임 내 등장하는 술병을 만들 기회가 있었다. 여기에 한국어를 넣으라고 하길래 ‘독도주’, ‘폭탄주’ 등의 글자를 그려넣은 적이 있다. 게임 내에서 유심히 살펴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게임 속 곳곳에 한글을 사용한 재미있는 요소를 넣으려고 생각 중이다.
한국의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해외 개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취업 선배 입장에서 조언을 한다면?
박바로 : 한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다 우연히 미국에 와서 아트스쿨에 입학한 케이스로서, 공부와는 별개로 비자나 취업 조건 등 많은 문제에 부딪혔다. 해외 취업을 원한다면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공부 말고도 그런 세부적인 정보가 많아야 한다. 예를 들면 한국인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있는데, 그런 곳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능력이다.
해외 개발사에 취직한 한국인을 보면 거의 디자인&아티스트 계열이 많다. 한국의 인재들이 업계에서 인정받는 분위기인지?
백성보 : 한국 개발자들의 경우 미국에 온 이유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이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서 억지로 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대체로 인정받는다. 언어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소통이 되는 수준만 넘어간다면 그 이후에는 각자의 실력과 성실도를 통해 평가받는다. 또한, 미국에서는 온라인게임의 선구자격인 한국의 게임산업을 굉장히 높게 인정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인들이 유독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다.
▲ `파이어폴` 배경 곳곳에 숨어 있는 한국적 요소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담당 디자인 파트 중에서 특히 이것만은 고수한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백성보 : FPS적인 전투를 중심 요소로 게임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무엇보다 작은 스크린에서 짧은 순간에 보게 되는 캐릭터 실루엣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기의 경우 실루엣 구현에 있어 제한이 존재하지만, 탈것 등에서는 최대한 실루엣적인 차별화를 내려고 노력했다. 디자인에 있어 참조하고 있는 것들은 아무래도 SF적인 게임이다 보니 애니메이션(‘트론’, ‘블레이드 러너’ 등)종류를 많이 참조한다.
‘파이어폴’ 의 어떤 요소가 한국인에게 어필할까?
백성보 : 일단 스코어보드에서 위로 올라가고 싶어 하는 경쟁 심리를 자극한다. 여기에 자신만의 스킬을 갈고 닦아서 게임을 더욱 잘 할 수 있게 되는 요소 등이 한국 유저들 취향에 맞는 것 같다.
박바로 : SF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니,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지 않고 편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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