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24일)부터 OBT를 시작하는 네오위즈 게임즈의 `디젤`
`디젤`은 지난 지스타 2011과 15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Pre-OBT에서 슈팅,
타격, 액션 3박자의 조화로 슈팅게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24일 OBT를
시작하는 ‘디젤’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갖춰 나아갈지를 알아보고자
게임메카는 네오위즈 게임즈의 개발 총괄 이장철 본부장을 만나기 위해 분당에 있는 네오위즈
본사를 찾아갔다.
분당 오리역에서 본사 건물까지 가는 길은 쌀쌀한 날씨 탓에 인적까지 드물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와 적막감이 엄습했다. 인터뷰 장소로 향하면서 디젤 개발팀은 이런 밖의 상황과는 반대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개발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반전이었다. OBT를 하루 앞둔 탓에 분주히 뛰어다니며 바쁜 업무를 할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개발팀의 분위기는 ‘정중동(靜中動)’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들어맞았다. 되려 엄숙하고 진중한 분위기로 OBT를 준비하고 있어 인터뷰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는 기자의 발걸음 하나 숨소리 하나도 조심스러워졌다.
▲
네오위즈 게임즈의 개발 총괄 이장철 본부장, 이날 인터뷰 도중 찾는 이들이 많았다
게임의 완성도, 유저가 원하는 트렌드를 추구해야 하는 것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앓게 되는 감기처럼 대다수의 온라인 게임 중 아무런 아픔이나 시련 없이 개발해온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디젤 역시 지난 4년여의 개발기간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초창기 ‘디젤’ 개발 멤버 일부가 나가기도 했고 09년 1차 CBT로 유저에게 첫선을 보였으나 ‘디젤’ 자체에 대한 반응보다 오히려 비슷한 방식의 게임인 ‘기어즈 오브 워’와 비교되는 등 엉뚱한 쪽으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차 CBT 이후 2차 CBT를 진행하기까지 마치 짜맞춘 듯 딱 1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개발팀은 ‘디젤’만의 매력을 만들어 내는 데 고심한 것이다.
“당시 타 게임과 비교가 되었던 것도 알고 있고 그런 반응으로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없었죠. 솔직히 개발자들이 속상해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연예인이 아녀서 악플이나 부정적인 반응을 의연히 받아들이거나 혹은 무시할 수가 없었거든요(웃음) 타 게임의 레퍼런스와 유사하게 개발한 것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먼저 나온 게임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건 인정해야만 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것 하나하나 모든 걸 의식하면서 개발을 한다면 과연 게임이란 것을 개발하고 완성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고 고심을 했어요. 결론은 가령 어떤 좋은 시스템이 있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개발 방향에 맞춰 더 개선해 나가고 적용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개발자에게는 저건 건드리면 안 된다는 관념이 생겨버리면 개발 방향도 틀어지고 차질이 생기게 마련이거든요. 자유로운 생각이 필요한 것이죠. 그래서 그간의 개발시간을 통해 스스로가 만드는 벽을 많이 깼다고 생각했어요. ‘기어즈 오브 워’의 레퍼런스와 비교되는 것은 앞으로 서비스를 하면서 당연히 짊어지고 가게 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하기도 하고 차이도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 스타일로 갈 것입니다”
▲
은폐/엄폐가 가능한 `디젤`
단순히 무엇을 따라 했다고 한다면 실제로 따져 봤을 때 모든 게임이 서로서로를 따라 했다는 것이 이장철 본부장의 지론이다. 비단 슈팅 게임인 FPS나 TPS뿐만이 아니라 RPG나 기타 장르 역시 대부분이 비슷한 플레이 방식과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는 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그 게임만이 가진 특색이 유저에게 충분한 매력을 느끼게끔 해주냐 아니냐가 성공이라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 그럼 ‘디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 요소는 무엇일까? 1,2차 CBT와 Pre-OBT까지 거쳐 OBT를 눈앞에 두고 그 간 다듬어온 ‘디젤’의 변화된 점을 들어봤다.
“2차 CBT는 좀 더 제한적인 테스트를 진행했었고 내부 반응은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2차 CBT를 마치면서 고민이 됐던 것이 대중성이었어요. 우리 게임 그러니까 ‘디젤’만의 색깔이나 매력은 있었지만, 과연 이것이 대중적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죠. 그동안 주변을 둘러볼 새 없이 ‘디젤’만의 옷 입히기에 집중한 나머지 내부 시각만 존재했던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외부 시각 즉, 유저가 느끼는 시각을 알기 어려웠던 것인데 그 중 하나가 점프였습니다. 우리는 스페이스 바를 점프가 아닌 구르기로 만들었고 당연히 사용자는 스페이스 바를 구르기로 잘 활용할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테스트를 하면서 점프를 찾는 유저가 점점 많아지더군요. 이미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대부분의 유저는 게임에서 스페이스 바=점프라는 공식을 무의식적으로 암기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것이죠. 결국, 우리는 점프를 집어넣기 위해 관련된 모든 설정을 새로 구상하고 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디젤’은 유저 피드백에 충실했다. 지난 테스트를 통해 이미 많이 쓰이고 있는 요소 중 간과했던 것들과 유저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개선해 나갔다. 1차 CBT때의 속도감이라던가 앞서 말한 2차 CBT의 점프 등이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유저 피드백만 가져가는 것이 게임의 완성도를 위한 정답일까? 이장철 본부장은 정답이라 할 수는 없지만 답을 얻기 위해 문제를 푼 과정을 얘기했다.
완성도의 열쇠는 타격감? 그것은 ‘실제와 다큐멘터리의 미묘한 경계’
“1차와 2차 CBT 유저 피드백에 비중을 두고 고민했던 테스트였다면 Pre-OBT는 ‘디젤’에서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한 테스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격전과 같은 전용 모드가 그런 고민을 통해 나온 산물 중 하나인데 기존 슈팅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모드라고 생각합니다”
▲
`디젤`만의 매력인 추격전 모드, `애들 술래잡기가 아니다!`
추격전은 단순하게 보면 일반적인 팀플레이와 비슷하지만 숙달되면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되는 모드라고 이장철 본부장은 강조했다. 지난 Pre-OBT에서 지적된 추격전 모드의 문제점 중 쫓기는 일반병이 되면 반격이 어려워 개인행동만 하면서 숨기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추격병과 일반병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는 추격전 모드를 경험한 유저들의 말을 빌리자면 추격병이 유리하기 때문에 일반병일 때 숨어다니고 추격병일 때 최대한 많이 잡게 된다는 것이다.
“추격전 모드를 처음 접하게 되면 추격병이 월등히 세다고 느끼게 돼요(웃음). 사실 게임에 익숙해지고 팀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실제로 승률은 비슷하게 나옵니다. 추격전 모드의 역할에 대한 밸런스를 내부에서 많은 테스트와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었죠. 한 가지 팁을 말하자면 흩어지면 각개 격파를 당하기 때문에 일반병이 어렵다고 느끼게 됩니다. 추격병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일반병이 되면 개인 활동보다는 팀플레이를 하면 좋아요. 추격전은 캐주얼 하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모드라고 할 수 있어요. 익숙해지고 역할분담을 하고 전략 플레이를 하게 되면 새로운 느낌을 느끼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일반병일 때 이렇게 개인 행동을 하면 죽는 것이다
이장철 본부장이 말한 추격전 모드의 난이도 밸런스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 플레이를 하면서 감을 잡게 된다면 다양한 전술 전략 플레이도 가능하며 오히려 전세를 역전 시킬 수도 있는 셈이다.
더불어 이런 전략 플레이가 가능한 요소로는 그로기 상태도 있음을 덧붙였다. 그로기 시스템은 원 킬이 아닌 체력이 고갈되면 일정 시간 동안 그로기 상태가 되는데 이때 적군과 아군은 각자 다른 시도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로기 상태의 적군 캐릭터를 처형할 수 있고, 그로기 상태의 아군 캐릭터는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아군 부활은 1킬과 동일한 점수이기 때문에 잘만 활용한다면 팀의 승리를 견인하는데 유리하다. 이장철 본부장은 다만 슈팅 게임에서 이군을 도와주는 플레이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현상이 많아 그 활용도가 낮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럼 이런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 유저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디젤’의 타격감은 어떨까? 제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재미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칼로 물을 베거나 총으로 종이인형을 맞추는 밋밋한 느낌이라면? 특히 슈팅 게임에서 가장 민감한 타격감은 백번 강조해도 부족한 부분이다. ‘디젤’ 역시 슈팅 게임답게 타격감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장철 본부장은 이 타격감을 구현하는 데 있어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는데 끊임없이 개선할 것이라 강조했다.
▲
그로기 상태의 적군을 처형하기 전
▲
그로기 상태의 적군을 처형한 후
“타격감은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디젤’의 경우 우선 사운드 쪽을 좀 더 보강할 계획이에요. 특히 일부 총기는 사운드 버그가 있었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해서 튜닝을 하며 보완할 계획입니다. 아무래도 3인칭 시점이다 보니까 보이는 부분이 많아서 다른 게임과 비교를 했을 때 과연 이런 타격감을 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사운드 쪽을 우선 보강한다는 건데 사실 원래 ‘디젤’은 좀 더 보이는 타격감에 비중을 뒀었어요"
"근접에서의 타격감을 만족하는 유저도 있고, 반대로 FPS와는 타격감이 달라서 적응을 못 하는 유저도 있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 타격감에 대한 유저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했었습니다. 그래서 내부에서 타격감에 대해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계속 고민을 하며 개선을 할 계획이에요. 타격감에서 3인칭 시점인 TPS는 실제와 다큐멘터리의 중간적인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목표는 새로운 시도로 슈팅게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
근래 하루가 멀다고 다양한 온라인 게임들이 각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제각기 나름의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 와중에 ‘디젤’이 OBT를 시작하면서 슈팅게임 시장의 고지 점령을 위해 뛰어들었다. 지난 지스타 2011과 Pre-OBT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는 이장철 본부장. 목표는 슈팅과 액션이 접목된 새로운 시도로서 슈팅게임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준비도 철저히 했다. OBT에서 공개되는 팀데스매치, 폭파전, 추격전을 시작으로 12월 초에는 협력전 모드가 추가된다. 또한 겨울방학 기간에는 월 2회씩 신규 모드 등을 추가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도 계획되어 있다.
▲
12월 초 커플 모드.. 아니 협력전 모드가 나온다!
이장철 본부장의 목표를 밑그림을 바탕으로 네오위즈 게임즈는 스페셜 포스를 통해 온라인 게임에 1인칭 슈팅 장르를 자리 잡게 만든 것처럼 ‘디젤’을 통해 3인칭 슈팅게임의 가능성을 그려나가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금 곧 시작될 ‘디젤’ OBT에 앞서 개발팀과 유저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답변하는 그의 말을 통해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개발팀에게요? (잠시 생각 중)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정말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게임을 만드는 일이 재미를 위해서 하는 일인데 항상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어요. 게임을 만들다 보면 스트레스도 받고 또 정답이 없다 보니 어려워하기도 하는데 항상 프로젝트를 위해 애써주는 개발팀에게 매우 고맙죠. OBT를 하게 되면 바빠질 텐데 우리 끝까지 함께 온 힘을 다해보자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유저는 제일 무서운 분들입니다. 개발한 게임의 평가를 하는 것이 유저잖아요? 개발팀에서 만든 것이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거고 솔직하게 말해서 상업적인 목표로 만들었기에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저의 많은 도움이 필요해요. 게임에 대해 따끔하게 충고를 할 때 간혹 기분이 유쾌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의견을 통해 우리가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피드백을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유저를 100% 만족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개발과 서비스라는 것이 칭찬보다는 질책을 많이 받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반면 유저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질책보다 칭찬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 나가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목표 고지는 슈팅 게임 시장의 TPS No.1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