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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의 위협, 쫓기는 유니티의 방어 전략은 ‘밀착형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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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엔진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게 뭐에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답변하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는 단연 유니티였다. 애초에 무료로 사용 가능한 엔진 중 범용성이 좋은 건 유니티 뿐이어서, 웬만한 규모의 회사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자체 엔진이나 유니티를 사용했으니까. 그런데 2015년 3월, 에픽게임스가 언리얼 엔진 무료화 선언을 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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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한 모바일게임 넥슨 ‘히트’가 엄청난 성과를 거두자, 개발사들도 하나둘 언리얼 엔진을 도입하는 곳이 많아졌다. 유저들도 그래픽 수준이 높은 액션 RPG를 선호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고퀄리티’ 이미지가 강한 언리얼 엔진이 강하게 치고 올라올 수밖에 없다. 사실상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대적자가 없었던 유니티는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요즘 엔진사들의 최대 과제가 ‘점유율 확장’이다보니 더욱.

‘무료화’ 칼을 뽑아들고 무섭게 추격해오는 언리얼은 유니티에게 있어 위협적인 상대다. 언리얼 엔진의 맹공에 유니티가 내놓은 대응 전략 세 개가 있다. 첫 번째는 ‘밀착형 서비스’다. 개발자가 주 고객인 만큼 최신 개발 트렌드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업데이트함은 물론, 개발 중 문제가 발생하면 하루가 지나기 전에 빠르게 해결해준다는 게 골자다. 방향은 썩 좋아 보이나, 구체적인 실행안은 어떨까? 유니티 엔진 사용 시 발생하는 문제들을 사후 관리해주는 오지현 필드 엔지니어를 만나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니티 코리아 오지현 필드 엔지니어

“기성 엔진(상업 용도로 제작되어, 일반에 판매되는 엔진)으로 개발하다 보면 가끔 ‘알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해요. 자체 엔진은 구조가 어떤지 알고 있는데, 기성 엔진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개발에만 집중해도 힘든데 엔진 문제로 골머리 썩으면 더하죠. 그래서 라이선스 판매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실상 한국 시장 주류가 모바일로 바뀌면서 개발 호흡은 더 빨라졌고, 새로운 기술도 많아지는 만큼 서비스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하고요”

오지현 필드 엔지니어는 ‘밀착형 서비스’ 두 번째로 반응형 업데이트를 꼽았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데, 엔진도 변화에 빠르게 반응해 발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니티는 오는 3월 5.4 업데이트를 통해 차세대 그래픽 API인 '다이렉트X 12'를 도입하고, '메탈'은 이미 지원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용 차세대 그래픽 API인 '불칸'은 아직 도입한 기기가 많지 않아 검토 중이지만,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 유니티의 강점인 만큼 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차세대 그래픽 API가 적용되면, 우선 유니티의 약점으로 꼽혔던 그래픽 품질이 한층 좋아질 전망이다. 물론 이미 유니티 4에서 유니티 5로 넘어오면서 광원 효과나 색상에 다양함을 주는 셰이더, 물리 기반 렌더링 등 그래픽 품질이 한 단계 뛰어올랐지만, 화면을 구현하는 시간이 늘어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기 힘들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차세대 그래픽 API가 도입되면 훨씬 쾌적하고 자연스러운 게임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 오지현 필드 엔지니어가 유니티 5로 개발 중인 격투게임


▲ 유니티 5 사용 사례로 꼽히는 '워해머 40k: 프리블레이드'

"쉽게 말하면 그래요. 게임을 하다 보면 '몇 프레임 나온다'고 이야기 하잖아요. 렌더링 속도가 빨라지면 프레임이 올라갑니다. 렌더링은 개발자가 코드로 만들어놓은 캐릭터와 기물을 화면에 '뿌려주는'(구현한다는 의미) 작업인데, 이 속도가 올라갈수록 화면이 끊기지 않고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죠. 차세대 그래픽 API들은 이런 그래픽 구현 효율을 극대화해서, 예전보다 표현해야 할 오브젝트가 많아져도 빠르게 구현을 해줍니다. 그래서 더 좋은 그래픽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거예요"

세 번째는 유니티 에디터 한국어화 작업이다. 여태껏 유니티 에디터와 매뉴얼은 영어로만 제공이 됐는데, 여기에 아쉬움을 표하는 개발자가 많았던 것이다. 특히 매뉴얼의 경우는 더 그랬다. 유니티를 사용하는 개발자 중 적지 않은 수가 독학으로 엔진 사용을 익히곤 하는데, 정작 매뉴얼이 한국어가 아니다 보니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개발자들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 영어 버전에 이미 익숙해진 개발자를 위해, 한국어화 후에도 언어 옵션에서 영어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한국어화는 유니티 코리아로서도 상당히 큰 숙제였고, 유니티 5에 이르러서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한국어화 작업은 상반기 중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뉴얼의 경우는 섹션 하나가 번역이 완료될 때마다 유니티 개발자 카페와 공식 홈페이지 등지를 통해 수시로 배포할 계획이다.

"유니티는 여전히 한국 시장을 크게 봅니다. 한국 개발자들은 유니티 태동부터 지금까지도 중요한 동반자죠. 그래서 개발자들이 주는 피드백에 더 빠르게 대응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엔진은 출시한다고 끝이 아니니까요. 5.4 업데이트 이후로는 아마 더 세심하고 꼼꼼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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