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집을 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월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1년의 초입은 1월이지만, 왠지 3월이 되어서야 무언가 정말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3월은 한파가 걷히고 새싹이 움틀 뿐 아니라, 학생들이 새로운 학년과 학교로 나아가고, 여러 산업 현장에서도 한 해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이다. 게임 업계 또한 3월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신작들이 쏟아진다.
특히, 입시 지옥을 돌파해 드디어 대학 강의실에 들어서게 될 신입생 여러분에게 박수를 보낸다. 고등학교와 달리 대학에선 강의 도중에 스마트폰을 꺼내놓고 사용해도 무방하다(물론 어디에나 예외는 있다). 따라서 모바일게임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환경… 은 아니고, 비싼 등록금을 생각해 모쪼록 강의에 집중토록 하자.
대신 학기 초에는 시간 때우기 난감한 공강을 대비하여 모바일 기대작 5선을 꼽았다. 마침 스마일게이트, 네시삼십삼분, 넷마블, 넥슨 등 기라성 같은 게임사의 신작이 3월에 몰렸다. 여기 오른 작품들은 소위 말하는 ‘양산형’과는 거리가 멀다. 진한 감성을 담은 RPG부터, 4인 실시간 멀티플레이를 강조한 액션, 모바일서 즐기는 서바이벌 MMO, 일러스트가 살아 움직이는 CCG까지 면면이 화려하다. 자, 화창한 봄에는 PC방 대신 바람이라도 쐬며 모바일게임을 즐기면 어떨까?
1. 로스트킹덤(네시삼십삼분), 4인 멀티플레이가 매력적인 액션RPG
▲ 묘하게 티가 안 나지만 올랜도 블룸을 모델로 내세웠다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가장 먼저 25일(목) 출시된 액션RPG ‘로스트킹덤’을 소개한다. ‘블레이드’로 모바일 액션RPG의 부흥을 이끈 네시삼십삼분의 야심작으로, 헐리우드 대표 엘프남 올랜도 블룸을 홍보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분장이 과하여 올랜도 블룸인줄 못 알아봤다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지만 분명 ‘레골라스’ 연기한 그 사람 맞다.
‘로스트킹덤’의 최대 강점은 호쾌한 액션 그 자체다. 간단한 조작으로도 다단계 콤보가 발동하고, 화면 가득 몰려오는 적을 쓸어버릴 수 있다. 박력 넘치는 전사 ‘글래디에이터’부터 민첩한 쌍검사 ‘슬레이어’까지 각 직업마다 특색 있는 스킬과 전술도 갖췄다. 일부 스킬은 회피와 같은 특정 동작을 취했을 때 활성화되기 때문에 나름의 고민도 필요하다. 여러모로 전략과 편의성을 모두 잡으려 고심한 모습이다. 최대 4인 멀티플레이도 지원하니 개강하면 친구들과 함께 즐기자.
▲ '로스트킹덤' 게임플레이를 확인하자 (사진제공: 네시삼십삼분)
2. 거신전기(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일단 ‘성덕’ 감성 자극할 준비는 완벽
▲ 확실히 로고부터 어딘지 좀 감성적인 느낌적인 느낌 (사진제공: 스마일게이트)
다음은 3월 출시가 확정된 액션RPG ‘거신전기’다. 이 작품은 첫 공개부터 줄곧 ‘감성’을 강조하며 ‘히트’, ‘레이븐’ 등 선발주자들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왔다. 즉 화끈한 액션은 그대로 이식하되, 피와 살점이 튀는 어둑한 분위기 대신 화사한 파스텔톤 그래픽과 서정적인 스토리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 여기에 제목 그대로 거대 병기 ‘거신’에 탑승하는 콘텐츠로 특색을 더했다.
‘거신’이란 쉽게 말해 전투용 펫을 아주 크게 키워놨다고 보면 된다. 전투 중에 ‘거신’을 소환하면 캐릭터가 그 머리 위에 올라타는데, 당연히 평소보다 맷집이 강해질 뿐 아니라 화력도 우수하다. 여기에 ‘거신’을 앞세운 PvP ‘거신전’도 있는데, 한 편의 거대 로봇 특촬물을 보는 듯 하다. 끝으로 ‘성덕’들을 위한 즐거운 소식도 있다. 주인공 ‘벨라’와 ‘비에타’ 목소리를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공주 자매로 호연한 박지윤, 소연 성우가 담당했다.
▲ '성덕'들을 위한 '거신전기' 성우 메이킹 드라마 (영상제공: 스마일게이트)
3. 콘(넷마블게임즈), 과연 레이븐과 이데아의 집대성 보여줄까
▲ '레이븐', '이데아'의 계보를 잇는 넷마블표 액션RPG '콘' (사진제공: 넷마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패자 넷마블도 3월 중 신작 ‘콘(KON, Knights of Night)을 내놓는다. ‘레이븐’과 ‘이데아’로 연타석 홈런을 날린 넷마블표 액션RPG이니만큼, 그간의 노하우를 집대성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적으로 기존 작들의 탄탄한 게임성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캐릭터를 대폭 늘리고 스토리도 PC 온라인게임 수준으로 짜임새를 갖춘 모습이다.
‘콘’의 특징적인 시스템으로는 2명의 캐릭터가 함께 싸우며 성장하는 ‘듀얼 액션’과 전투력을 순간적으로 끌어올리는 ‘광폭화’를 들 수 있다. 여기에 플레이어가 직접 아지트를 설계하고 적의 공격을 방어하거나 반대로 공격에 나서는 침략전, 총 5인이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레이드, 다른 유저와 진검 승부를 펼치는 결투장 등 액션RPG에 있어야 할건 전부 마련됐다.
▲ 모바일게임답지 않은 고퀄리티 시네마틱 영상 (영상제공: 넷마블)
4. 데스티니 차일드(넥스트플로어), 김형태표 일러스트가 들썩뜰썩
▲ 백문이 불여일견! 이게 바로 움직이는 일러스트 (사진제공: 넥스트플로어)
액션RPG만 이어져 지겹다면, 여기 독특한 CCG ‘데스티니 차일드’가 있다. 다만 3월 출시는 아니고 7일부터 13일까지 첫 테스트가 진행되는 것. 이 작품은 ‘창세기전’과 ‘블레이드앤소울’로 잘 알려진 국내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가 직접 게임사를 차리고 선보인 처녀작이다. 지난 18년간 김형태의 그림에 매료된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신생 개발사의 작품이라곤 믿을 수 없는 관심과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 첫 테스트조차 진행되지 않은 만큼 게임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주인공은 마왕의 후손인 10대 악마이며, 소환수의 일종인 ‘차일드’를 수집해 대결하는 CCG라는 것 정도? 인상적인 점은 라이브 2D 기술을 전면 적용하여 모든 캐릭터가 가만있질 못하고 끊임없이 들썩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김형태 특유의 감각적인 화풍과 만나 굉장한 역동성을 품어내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게임성과 무관하게 ‘김형태의 움직이는 일러스트집이 무료라고!?’라며 기대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을 정도다.
▲ 일러스트 뿐 아니라 게임플레이도 특급이길 기대해본다 (사진제공: 넥스트플로어)
5. 야생의 땅: 듀랑고(넥슨), 모바일로도 서바이벌 MMORPG 통할까
▲ 옛말에 공룡이 나오면 무조건 중박은 친다고 했다 (사진제공: 넥슨)
어쩌면 국내 모바일게임 역사상 가장 이색적인 작품일지 모를 ‘야생의 땅: 듀랑고’도 3월 30일부터 4월 5일까지 테스트가 이루어진다. 3월 중에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베타키가 배포될 예정이니 새로 사귄 친구와 함께 신청해보자. ‘듀랑고’는 ‘마비노기 영웅전’으로 개발력을 인정받은 이은석 디렉터의 차기작으로, 공룡이 자생하는 태고의 땅에서 채집과 제작, 전투를 통해 생존을 도모하는 게임이다. 요샌 PC에서도 보기 힘든 서바이벌 MMORPG를 모바일로 구현한 점이 눈길을 끈다.
‘듀랑고’의 세계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저들은 섬들을 오가며 자원을 획득하고 위협에 맞서며 야생의 삶에 적응해야 한다. 처음에는 홀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동료가 생기고 점차 정착지를 발전시키다 보면 부족, 나아가 국가를 이루는 것도 꿈은 아니다. 당장은 너무 먼 얘기로 들리긴 하지만 적어도 이은석 디렉터는 그 정도까지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게임플레이의 호흡이 매우 긴 서바이벌 MMORPG 특성상 모바일로 짧게 끊어서 즐기긴 다소 부담스럽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부분은 2차 테스트를 통해 직접 판단하기 바란다.
▲ 관건은 서바이벌 MMO가 모바일과 잘 어울리냐는 것 (사진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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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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