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월드컵 등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사람들은 경기 시간이 이른 새벽이든 밤이든 개의치 않고 시작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이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K리그의 상황은 반대다. 차라리 2억 만 리에 있는 영국이나 스페인 리그가 국내 리그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하다못해 자칭타칭 부천 서포터즈였던 기자도 국내 리그를 본 기억은 까마득한 옛날이니 말 다했다. 한 시절 만원사례를 기록하던 국내 올스타 경기는 이제 방송기록 자료에서나 볼 수 있는 해묵은 것이 됐다.
축구게임도 이와 비슷하다. ‘피파 온라인2’가 떡하니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배다른 형인 ‘피파 온라인3’가 연일 뉴스를 터트리며 자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역시 국내 리그의 힘은 미비한 형편. 이처럼 레드 중에 레드오션인 축구게임 시장에 과감히 출사표를 내던진 토종 개발사가 있다. ‘마구마구’의 개발사 애니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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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파크 `차구차구` 개발실의 양원석 실장을 만났다
애니파크는 ‘차구차구’를 통해 11:11의 정통축구의 참맛을 알리고 승패에서 불거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한다. 하지만 이외에도 ‘차구차구’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국내 리그, K리그와 함께 간다는 점이다.
1997년의 윤정환, 2007년의 이동국을 내 손으로 플레이해보는 느낌은 어떨까.
‘차구차구’는 우리 추억에 오롯이 자리잡은 그리고 지금도 엄연히 존재하는 K리그를
재조명하게 하는 게임이다. 애니파크에서 ‘차구차구’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양완석
개발실장을 만나 게임에 대한, 그리고 축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경쟁작? 없다. 게임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
‘마구마구’로 유명한 개발사 애니파크를 이야기할 때 기자들은 쉽게 스포츠 名家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애니파크에서 내놓은 게임은 ‘마구마구’, 그리고 개발 중인 ‘마구: 감독이되자!’, ‘마구더리얼’로 야구뿐이다. 실상 야구 명가지, 스포츠 명가는 아닌 셈.
스포츠게임에 축구는 기본이건만 그간 50%가 부족했다. 애니파크가 제대로 스포츠 명가가 되려면 축구는 기본이다. 이제 남은 50%는 ‘차구차구’가 채워 넣어야 한다.
“차구차구는 축구 캐주얼입니다”
네? 캐주얼 축구가 아니구요? 양완석 실장은 ‘차구차구’를 축구 캐주얼게임이라 칭했다. 이른바 축구를 캐주얼하게 만들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축구게임을 전혀 안 하던 사람은 축구게임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룰도 많고 조작법도 힘들기 때문이죠. 어차피 축구를 하는 사람만 할 뿐, 축구게임은 대중화된 분야는 아닌 거죠.. 그렇기 때문에 ‘차구차구’가 축구 캐주얼이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는 ‘차구차구’ 이후 축구게임이 대중화되기 어려울 것이라 자신했다. 그리고 현재 나올 게임, 그리고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 ‘차구차구’와 경쟁할 게임도 없다고. ‘피파 온라인2’가 엄연히 1위에, 그리고 연일 ‘피파 온라인3’가 박지성을 앞세워 뉴스를 터트리는 가운데 상당한 자신감이다. 하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무엇보다 게임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마구마구’의 자랑이었던 연도별 선수카드가 도입된 ‘차구차구’는 30년 이상의 K리그 원년 멤버들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내 선수들을 총출동시켰다. 또한, K리그 전용카드는 물론 해외 유명 리그 선수들의 카드시스템과 국가대표 기록까지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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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구차구` 플레이 화면 (사진 제공: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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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구차구` 팀 관리 화면 (사진 제공: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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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구매 화면 (사진 제공: 넷마블)
윤정환 만들 수 있나요?
야구게임 매니아들이 그렇듯 축구도 몇 년도, 어느 팀의 누구가 전설적인 실력을 보여줬다는 역사가 존재한다. 2006년의 마토는 수비수임에도 열 골 이상을 넣으며 수비력보다 골 득점력으로 선전했고, 2009년의 이동국은 어시스트없이 스물두 골을 넣은 바 있다.
윤정환의 열혈팬이었던 기자에게 K리그하면 생각나는 그림은 하나였다. 90년대 후반 니폼니시 감독이 이끌던 부천 SK. 97년도 윤정환 ‘차구차구’에도 만날 수 있을까? 대답은 물론 YE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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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선택 화면 모습 (사진 제공: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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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구차구` 대전 로비 (사진 제공: 넷마블)
‘차구차구’의 플레이어는 카드덱 시스템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K리그를 꾸밀 수 있다. 기자에게는 목동 구장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관람했던 부천의 경기를, 누군가는 부산의 경기를, 또 다른 어떤 이는 잠실에서 지켜보던 올스타즈 경기를 원할 것이다. 이렇게 신, 구를 막론하고 자신만의 팀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 세트를 점점 보강해가는 부분부터가 유저들에게 큰 재미를 줄 수 있다.
“기획 발표할 때도 제가 내세운 슬로건이 ‘안정환과 김주성이 함께 뛰는 부산’이었으니까요. 전성기의 안정환과 김주성이 같이 있는 부산이라니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되지 않나요?”
부산의 팬이라는 양원석 실장은 염원하던 부산의 다섯개 덱을 완성하고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독창적인 카드시스템을 접목한 ‘차구차구’는 개발 초기부터 국내리그와 상관성이 깊은 게임이라 볼 수 있다. ‘차구차구’를 개발하면서 애니파크가 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요청도 비슷하다고. 연도별 K리그 선수들이 재조명함으로 인해 K리그의 문화를 다시 알린다는 취지다. 마치 ‘마구마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양완석 실장 역시 ‘마구마구’가 옛 선수들을 현재처럼 사용하여 야구의 향수를 불러들였듯 잊혀진 K리그 선수들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어 팬들에 의해 응용되어 플레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의 말처럼 우리가 품고 있던 K리그의 열광과 환호의 순간을 ‘차구차구’가 어떻게 재현할지 오는 12일 시작될 첫 번째 비공개테스트가 자못 궁금해지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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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구차구`의 첫 테스트를 기대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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