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영웅이다!' 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RPG에서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당은 단골손님입니다. 그리고 이에 맞서는 주인공은 세계의 존망을 걸고 거대한 악을 물리쳐야 하죠. 그래서일까요? 이제 ‘천사와 악마의 전쟁’이나 ‘풀려난 봉인’ 같은 말로 시작하는 게임은 다소 뻔하다는 인상을 주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지난 2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엔트웰의 모바일 RPG ‘우리가 영웅이다!’는 ‘뻔하지 않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습니다. 제목만 보면 전형적인 영웅 서사시일 것 같은데, 과연 어디가 뻔하지 않은지 한 번 살펴봤습니다.
▲ '우리가 영웅이다!'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트웰)
‘우리가 영웅이다!’ 배경은 마신이 만든 세계입니다. 그런데 만든 목적이 ‘다시 세상을 파괴하기 위해서’라는 황당한 이유입니다. 물론 세상이 파괴되는 것을 그냥 내버려둘 순 없죠. 뜻을 하나로 모은 영웅들은 힘을 합쳐 ‘영원한 산’에 마신을 봉인하게 됩니다. 이렇게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세계 종말의 위기는 사라집니다.
▲ 이미 세계의 위기는 제거되었습니다
플레이어는 마신을 봉인한 영웅을 소환할 수 있는 책을 손에 넣어 모험을 시작하는데, 그 이유가 가관입니다. ‘맑은 기운이 보인다’는 책장수의 꾀임에 넘어가 받았던 소환서가 사실은 10억 골드였던 거죠. 심지어 환불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주인 잃은 영지에서 영주로 활약하며 빚을 갚아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겸사겸사 각지에서 분란을 일으키는 악당도 물리치고 말이죠. 이처럼 스토리는 진지하기 보다는 가볍고 유쾌합니다. 상냥하게 도와주는 보좌관들이 은근슬쩍 빚을 독촉하거나 오디션에 참가하려는 적의 노래실력을 함께 평가하는 등, 웃음을 주는 이야기가 이어지죠. 이러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영주의 기억’에서 언제든지 다시 볼 수도 있습니다.
▲ 플레이어를 물심양면 도와주는 보좌관들
▲ 미묘하게 현실적인 부분들이 재미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영웅이다!’ 스토리는 가벼우면서도 재미있어 매력적입니다. 그렇다면 게임 자체는 어떨까요? 게임 구성은 여타 스테이지 방식 RPG와 비슷합니다. 6명 영웅으로 파티를 편성해 던전을 돌파하는 것이 기본이죠. 또, 같은 던전도 난이도를 높여 더 좋은 보상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다량의 금화를 얻을 수 있는 ‘비밀의 금화창고’, 영웅 경험치를 올려주는 ‘음식’을 얻을 수 있는 ‘거인성’ 등 다양한 특수 던전, 강력한 드래곤과 전력으로 맞붙는 ‘레이드’, 다른 유저와 실력을 겨루는 PvP ‘투기장’ 등 모바일 RPG에서 기대할 법한 콘텐츠는 전부 담겨 있습니다.
▲ 다양한 던전을 공략해봅시다
▲ PvP도 충분히 제공되죠
여기에 플레이어가 영주라는 설정을 반영해 다양한 기능이 담긴 ‘영지’도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영웅에 추가 능력치 보너스를 주는 ‘훈련소’, 아이템 교환이 가능한 ‘무역항구’, 속성구슬을 조합하는 ‘속성구슬 융합기’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스토리 던전 진행상황에 따라 하나씩 개방됩니다.
▲ 영지에서는 다양한 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영웅이다!’에서 등장하는 영웅은 총 56명으로, ‘인간’, ‘마족’, ‘정령’, ‘야수’ 등 4가지 종족으로 상성이 나뉩니다. ‘인간’은 ‘마족’에게 30% 더 강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반대로 ‘야수’에게는 더 큰 피해를 입게 되죠. 여기에 ‘공격형’, ‘방어형’, ‘통제형’, ‘사격형’ 등 다양한 타입으로 나뉘어 진형 배치에 영향을 주죠. 예를 들어 ‘방어형’은 전방에 배치하고, ‘사격형’은 후방, ‘공격형’은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장비나 속성 구슬 등 육성 요소도 다양하죠.
▲ 여러모로 육성 요소는 한 가득
이러한 영웅들을 조작하는 전투 역시 참신한 요소가 더해졌습니다. 이동과 평타는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점은 평범하지만, 얼마나 타이밍을 잘 맞추느냐에 따라 스킬 위력이 달라지는 ‘극대화 터치’ 시스템이 더해져 조작하는 재미를 더하죠. 스킬을 사용하면 특별한 연출과 함께 동그란 아이콘이 나타납니다. 이 아이콘은 시간에 따라 하늘색과 보라색으로 바뀌는데, 이 짧은 타이밍을 맞춰 터치하는데 성공하면 ‘극대화’나 ‘초극대화’가 발생하죠. 각각 스킬 위력을 50%, 100% 증폭시켜 주기 때문에 전투를 더욱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스킬 범위를 지정하는 것은 자동으로도 가능합니다
▲ 타이밍을 잘 맞추면 '초극대화'도 식은 죽 먹기
▲ 물론 적도 사용합니다, 매우 아프죠
‘초극대화’를 발생시키면 600에 불과했던 공격력이 1400까지 껑충 뛰며 짜릿함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극대화 시스템을 잘만 활용하면 적정 난이도보다 어려운 던전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죠. 다만 이러한 변화를 숫자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초극대화’에 성공하면 스킬 연출이 화려해지거나, 평소에는 발생하지 않는 특수효과가 추가되면 훨씬 더 즐거울 것 같습니다.
▲ 타이밍을 못 맞춰도 연출은 같아 심심한 편
‘우리가 영웅이다!’는 여러모로 참신한 재미를 주는 게임입니다. 전설적인 영웅들을 소환하면서도 빚을 걱정하는 묘하게 소시민적인 주인공과 고기반찬을 위해 사라진 식료품 수송단의 행적을 쫓자고 제안하는 보좌관들이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주죠. 여기에 육성하는 재미 가득한 영웅들과 조작하는 맛을 살린 전투로 게임 자체도 지금까지 만날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 지금까지 없던 색다른 게임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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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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