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판타지 `머털도사`
최근 우리 나라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게임,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문화산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국내 문화산업들을 살펴보면 한가지 의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순수 국산기술`로 만들어진 작품은 많지만, `순수 국산정신`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게임산업으로만 압축해 보자. 이미 국산 게임은 그 기술력으로 보면 세계적인 수준에 비해서 전혀 손색이 없는 경지까지 왔다. 하지만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대부분 서양식 판타지와 먼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국적불명의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그저 한국의 기술로만 만들어졌을 뿐, 그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시대배경 그리고 그 정서는 한국인의 그것과는 너무나 거리감이 있다. 이는 가까운 대만의 게임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만은 자기들의 고유 상품인 무협 RPG 장르가 있다. 물론 국내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지만 이 무협 RPG장르는 대만게임이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중국인으로서의 세계관과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또한 자기나라 색깔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는 일본 게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게임에는 우리들의 주체와 세계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무런 기준도 세계관도 형성시키지 못한 한국의 게임계에 `보아라! 이것이 우리들의 세계관이다`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겁 없는 친구가 있다. 이것은 바로 오렌지 소프트의 `머털도사 2 : 천년의 약속`이다.
피자먹는 `머털도사` 그 뒤의 공허감...
밀려오는 외국의 가치관에서 당당히 한국의 정서를 보여 주었던 `머털도사`. 필자의 어린시절, 이두호씨의 만화 `머털도사`를 본 기억이 난다. 중국식 무협 만화의 전성시대였던 당시에 `머털도사`란 작품은 필자에게 상당히 깊은 인상을 주었다. 화려한 무공이나 초식 따위는 없지만, 마술을 하나하나 부릴 때마다 터져 나오는 해학, 소박하지만 왠지 친근한 캐릭터. 그리고 무엇보다도 누덕 도사와 머털이가 살고있는 누덕봉은 어렸을 적 필자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적어도 필자가 어렸을 때 본 `머털도사`는 현란하지는 않지만 그 이상의 소박한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이 `머털도사`가 게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 게임을 실행시키기 전에 한가지 밝혀 두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머털이가 사는 세상도 이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처음 이 게임의 오프닝 데모는 마치 원작 만화영화를 능가하는 퀄리티를 보여 준다. 하지만 여기에서부터 머털도사는 그 한국적 색깔이 퇴색되어 가는 기미가 보인다. 먼저 화려한 애니메이션 속에 그 위용을 자랑하는 비공정이다. 비공정은 파이널 판타지나, 창세기전과 같이 국적 불명의 판타지 세계에서 자주 쓰이는 대형 운송도구이다. 이 시커멓고 거대한 물건이 어렸을 적 필자에게 소박한 꿈을 꾸게 한 `머털도사`의 세계에 그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것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다. 또한 게임을 하던 중 대부분의 주인공 캐릭터의 이름이 `가리온`, `루스담`, `비에타` 등 서양식 판타지 세계 속에서 많이 나오는 이름이다. 이 후 게임 곳곳에는 서양식 판타지의 냄새가 은근히 풍기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물론 한국적 정서보다 서양식 판타지 세계에 익숙한 요즘의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국내 정서로 한정되어있는 게임의 소재를 좀더 넓게 보고자하는 제작사의 의도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한국적 판타지의 세계를 완성시킨 `머털도사`가 서양 판타지속에 나오는 비공정과 대형 범선을 타고 활약한다는 설정에 어쩐지 낯선 느낌이 든다.
엑스트라의 연기가 일류급
`머털도사 2 : 천년의 약속`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전작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투 시스템 또한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적어도 `씰`이나 `파이널 판타지 8`을 플레이해 본 게이머들은 `머털도사 2`의 전투방식이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픽 또한 요즘의 추세에 따라 깔끔하게 표현되고 마법 또한 그리 화려하지 않는 범위에서 각 속성에 따라 적절한 효과를 주었다. 이렇게 보면 `머털도사 2`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는 그저 그런 게임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의 진면목을 보려면 게임 전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대사 속에 숨어있다. `머털도사 2`에서 진정한 재미는 마을에 지나다니는 보통 캐릭터들의 재미있는 대사에 있다. 일반 롤플레잉 게임들 속에서는 게임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액스트라급 캐릭터들의 대사는 대개 간단한 문장으로 되어있다(기껏해야 `누가 어디 있더라` 정도). 하지만 `머털도사 2`에서는 이러한 보통 캐릭터들과의 대화 하나하나 속에 유머와 풍자 들어있다. 한 예로 머털이가 빛의 마을에서 만난 한 열혈 할머니(?)는 자신이 `전쟁에 참가한지 60년이 지났다`고 진지하게 회고를 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전쟁은 할머니의 살 빼기 과정에서 벌어진 살과의 전쟁을 말한 것이었다. 이렇듯 `머털도사 2`는 게임의 주된 시나리오와 함께 각 캐릭터들이 벌이는 자잘한 재미를 준비해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는 동안 항상 미소를 머금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머털도사 2`를 플레이하면서 이러한 엑스트라급 캐릭터의 말씀을 무시하지 말라! 바로 그 말씀 속에 다른 게임 속에서 느끼지 못한 `머털도사 2`만의 재미가 있는 것이다. 이미 커버려서 예전의 순수함을 찾아볼 수 없는 별 볼일 없는 머털이. 하지만 주인공 캐릭터의 어설픈 연기의 공백을 수많은 엑스트라 캐릭터들이 잘 보완해 주고 있다.
최근 우리 나라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게임,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문화산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국내 문화산업들을 살펴보면 한가지 의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순수 국산기술`로 만들어진 작품은 많지만, `순수 국산정신`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게임산업으로만 압축해 보자. 이미 국산 게임은 그 기술력으로 보면 세계적인 수준에 비해서 전혀 손색이 없는 경지까지 왔다. 하지만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대부분 서양식 판타지와 먼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국적불명의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그저 한국의 기술로만 만들어졌을 뿐, 그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시대배경 그리고 그 정서는 한국인의 그것과는 너무나 거리감이 있다. 이는 가까운 대만의 게임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만은 자기들의 고유 상품인 무협 RPG 장르가 있다. 물론 국내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지만 이 무협 RPG장르는 대만게임이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중국인으로서의 세계관과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또한 자기나라 색깔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는 일본 게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게임에는 우리들의 주체와 세계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무런 기준도 세계관도 형성시키지 못한 한국의 게임계에 `보아라! 이것이 우리들의 세계관이다`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겁 없는 친구가 있다. 이것은 바로 오렌지 소프트의 `머털도사 2 : 천년의 약속`이다.
피자먹는 `머털도사` 그 뒤의 공허감...
밀려오는 외국의 가치관에서 당당히 한국의 정서를 보여 주었던 `머털도사`. 필자의 어린시절, 이두호씨의 만화 `머털도사`를 본 기억이 난다. 중국식 무협 만화의 전성시대였던 당시에 `머털도사`란 작품은 필자에게 상당히 깊은 인상을 주었다. 화려한 무공이나 초식 따위는 없지만, 마술을 하나하나 부릴 때마다 터져 나오는 해학, 소박하지만 왠지 친근한 캐릭터. 그리고 무엇보다도 누덕 도사와 머털이가 살고있는 누덕봉은 어렸을 적 필자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적어도 필자가 어렸을 때 본 `머털도사`는 현란하지는 않지만 그 이상의 소박한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이 `머털도사`가 게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 게임을 실행시키기 전에 한가지 밝혀 두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머털이가 사는 세상도 이제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처음 이 게임의 오프닝 데모는 마치 원작 만화영화를 능가하는 퀄리티를 보여 준다. 하지만 여기에서부터 머털도사는 그 한국적 색깔이 퇴색되어 가는 기미가 보인다. 먼저 화려한 애니메이션 속에 그 위용을 자랑하는 비공정이다. 비공정은 파이널 판타지나, 창세기전과 같이 국적 불명의 판타지 세계에서 자주 쓰이는 대형 운송도구이다. 이 시커멓고 거대한 물건이 어렸을 적 필자에게 소박한 꿈을 꾸게 한 `머털도사`의 세계에 그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것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다. 또한 게임을 하던 중 대부분의 주인공 캐릭터의 이름이 `가리온`, `루스담`, `비에타` 등 서양식 판타지 세계 속에서 많이 나오는 이름이다. 이 후 게임 곳곳에는 서양식 판타지의 냄새가 은근히 풍기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물론 한국적 정서보다 서양식 판타지 세계에 익숙한 요즘의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국내 정서로 한정되어있는 게임의 소재를 좀더 넓게 보고자하는 제작사의 의도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한국적 판타지의 세계를 완성시킨 `머털도사`가 서양 판타지속에 나오는 비공정과 대형 범선을 타고 활약한다는 설정에 어쩐지 낯선 느낌이 든다.
엑스트라의 연기가 일류급
`머털도사 2 : 천년의 약속`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전작과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투 시스템 또한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적어도 `씰`이나 `파이널 판타지 8`을 플레이해 본 게이머들은 `머털도사 2`의 전투방식이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픽 또한 요즘의 추세에 따라 깔끔하게 표현되고 마법 또한 그리 화려하지 않는 범위에서 각 속성에 따라 적절한 효과를 주었다. 이렇게 보면 `머털도사 2`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는 그저 그런 게임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의 진면목을 보려면 게임 전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대사 속에 숨어있다. `머털도사 2`에서 진정한 재미는 마을에 지나다니는 보통 캐릭터들의 재미있는 대사에 있다. 일반 롤플레잉 게임들 속에서는 게임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액스트라급 캐릭터들의 대사는 대개 간단한 문장으로 되어있다(기껏해야 `누가 어디 있더라` 정도). 하지만 `머털도사 2`에서는 이러한 보통 캐릭터들과의 대화 하나하나 속에 유머와 풍자 들어있다. 한 예로 머털이가 빛의 마을에서 만난 한 열혈 할머니(?)는 자신이 `전쟁에 참가한지 60년이 지났다`고 진지하게 회고를 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전쟁은 할머니의 살 빼기 과정에서 벌어진 살과의 전쟁을 말한 것이었다. 이렇듯 `머털도사 2`는 게임의 주된 시나리오와 함께 각 캐릭터들이 벌이는 자잘한 재미를 준비해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는 동안 항상 미소를 머금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머털도사 2`를 플레이하면서 이러한 엑스트라급 캐릭터의 말씀을 무시하지 말라! 바로 그 말씀 속에 다른 게임 속에서 느끼지 못한 `머털도사 2`만의 재미가 있는 것이다. 이미 커버려서 예전의 순수함을 찾아볼 수 없는 별 볼일 없는 머털이. 하지만 주인공 캐릭터의 어설픈 연기의 공백을 수많은 엑스트라 캐릭터들이 잘 보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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