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담보로 한 3년의 도박
엽기라는 소재가 방송, 인터넷 등 주변 생활 곳곳에 침투한지 어언 2년째. 게임에도 엽기가 등장했다. ‘무조건 엽기’라는 특명을 받고 제작된 게임인 시드나인의 ‘토막’이다. ‘토막’은 사랑을 잃어버린 지상의 인간들에게 절망한 신들이 회의를 벌이며 시작하게 된다. 모든 신들이 인간에게는 희망이 없다며 멸망시키자고 결의하지만 사랑의 여신인 에비앙만이 반대한다. 에비앙은 인간에겐 아직 사랑이 남아있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3년 동안 인간과 동거하겠다고 제안한다. 단, 그 사랑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화분에 목만 내놓고 몸은 천계에 남겨둔 상태로의 3년이다.
이리하여 사랑의 여신은 자신의 예쁜(?) 목을 화분에 단 엽기적인 모습으로 혈기왕성(?)한 주인공의 집 앞에 떨어진다. 남은 것은 게이머의 애정으로 화분을 예쁘게 가꾸는 일이다.
여신을 뒷바라지하는 사내의 로망
어느 날 게이머에게 맡겨진 돌보아야 할 여자라는 설정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사나이까지 ‘프린세스 메이커’를 연상시키는 ‘토막’은 파스텔톤의 엷은 색깔을 주로 사용해 신비스런 느낌을 주고받는 게임이다. 여성에게 남성이 줘야 할 애정표현의 치밀함에 ‘이런 것을 여자들이 받고 싶어 하는구나‘ 싶어 아찔하다.
공주병 여신을 챙기고 챙기고 또 챙겨야하는 일련의 과정은 여신과의 교감을 만드는데 필수다. 항상 어루만지고 가끔은 꼬집고 말을 안들을 때는 때려주는 부모의 마음으로 예쁘고 예의바르게 키워 현모양처감으로 만들어야 한다. 가끔씩 화분의 장소를 옮겨 불평불만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것도 요령이다. 게임 도중 벌레들이 화분을 괴롭히는데 재빨리 잡아 벌레탕을 만들어 여신의 원기회복(?)에 이용하도록 하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여신을 데리고 게임방이나 공원, 극장에서 데이트하는 이벤트가 마련되어 지루한 면을 다소 없애는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먹이고 입히고 재워야 하는 것도 모자라 회사에 출근해서 돈도 벌어야 하는 고행의 한 달을 보내면 그 결과로 평점을 받게 된다. A부터 F까지 그 달, 게이머의 애정도가 다음달 여신의 예상 상태를 결정하게 된다. 이는 건방상태, 보통상태, 뿅감상태로 나뉜다. 건방상태일 경우는 어떤 명령을 내려도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뿅감상태에서는 자뻑파의 일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두 상태 모두 게이머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 ^^;;
엽기는 재미가 아니다
전체적인 게임의 플레이는 대단히 지루하고 할 일없이 커맨드를 눌러대는 행위의 연속이다. 가끔씩 미팅에서 만난 여자와의 이벤트들이 발생하지만 이 역시 육성 시뮬레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루한 모습들로 일관되며, 심리묘사도 그리 뛰어날 것이 없는 일명 ‘클릭만 할래’라고 말하는 노가다 게임이다. 그나마 이벤트의 수도 대단히 적어 프린세스 메이커의 1/5 수준밖에 안된다.
아이디어는 좋은 소재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참신한 기획이 없어 엔딩을 보려는 게이머들에게 엄청난 인내를 요하게 한다. 정신적인 사랑을 위해 몸을 버리고 화분에 머리만 남겨진 여신의 설정은 무척 재미있지만 게임이란 것이 단순히 화분 위의 목을 그려놓고 가끔 입을 오물거린다든가 눈을 깜빡이게 하는 몇 개의 일러스트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간간이 등장하는 질투의 여신이나 바스타일로 들의 몇몇 이벤트를 미니게임으로 처리해 플레이의 다채로움을 꾀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토막’은 게이머들이 지불하는 돈의 대가를 제공해야 할 ‘게임’이지 제작사 시드나인이 무료 배포하는 ‘홍보물’이 아니다. 영화관에서 간간이 등장하는, 기존 CF나 영화를 본떠 장난치는 시드나인의 홍보 영상들은 애교라기보다 제작사의 횡포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토막의 후속작이 만들어진다면 ‘무조건 엽기’보다는 게임성에 주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업적인 성공 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엽기라는 소재가 방송, 인터넷 등 주변 생활 곳곳에 침투한지 어언 2년째. 게임에도 엽기가 등장했다. ‘무조건 엽기’라는 특명을 받고 제작된 게임인 시드나인의 ‘토막’이다. ‘토막’은 사랑을 잃어버린 지상의 인간들에게 절망한 신들이 회의를 벌이며 시작하게 된다. 모든 신들이 인간에게는 희망이 없다며 멸망시키자고 결의하지만 사랑의 여신인 에비앙만이 반대한다. 에비앙은 인간에겐 아직 사랑이 남아있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3년 동안 인간과 동거하겠다고 제안한다. 단, 그 사랑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화분에 목만 내놓고 몸은 천계에 남겨둔 상태로의 3년이다.
이리하여 사랑의 여신은 자신의 예쁜(?) 목을 화분에 단 엽기적인 모습으로 혈기왕성(?)한 주인공의 집 앞에 떨어진다. 남은 것은 게이머의 애정으로 화분을 예쁘게 가꾸는 일이다.
여신을 뒷바라지하는 사내의 로망
어느 날 게이머에게 맡겨진 돌보아야 할 여자라는 설정에서 간간히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사나이까지 ‘프린세스 메이커’를 연상시키는 ‘토막’은 파스텔톤의 엷은 색깔을 주로 사용해 신비스런 느낌을 주고받는 게임이다. 여성에게 남성이 줘야 할 애정표현의 치밀함에 ‘이런 것을 여자들이 받고 싶어 하는구나‘ 싶어 아찔하다.
공주병 여신을 챙기고 챙기고 또 챙겨야하는 일련의 과정은 여신과의 교감을 만드는데 필수다. 항상 어루만지고 가끔은 꼬집고 말을 안들을 때는 때려주는 부모의 마음으로 예쁘고 예의바르게 키워 현모양처감으로 만들어야 한다. 가끔씩 화분의 장소를 옮겨 불평불만이 쌓이지 않게 하는 것도 요령이다. 게임 도중 벌레들이 화분을 괴롭히는데 재빨리 잡아 벌레탕을 만들어 여신의 원기회복(?)에 이용하도록 하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여신을 데리고 게임방이나 공원, 극장에서 데이트하는 이벤트가 마련되어 지루한 면을 다소 없애는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먹이고 입히고 재워야 하는 것도 모자라 회사에 출근해서 돈도 벌어야 하는 고행의 한 달을 보내면 그 결과로 평점을 받게 된다. A부터 F까지 그 달, 게이머의 애정도가 다음달 여신의 예상 상태를 결정하게 된다. 이는 건방상태, 보통상태, 뿅감상태로 나뉜다. 건방상태일 경우는 어떤 명령을 내려도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뿅감상태에서는 자뻑파의 일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두 상태 모두 게이머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 ^^;;
엽기는 재미가 아니다
전체적인 게임의 플레이는 대단히 지루하고 할 일없이 커맨드를 눌러대는 행위의 연속이다. 가끔씩 미팅에서 만난 여자와의 이벤트들이 발생하지만 이 역시 육성 시뮬레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루한 모습들로 일관되며, 심리묘사도 그리 뛰어날 것이 없는 일명 ‘클릭만 할래’라고 말하는 노가다 게임이다. 그나마 이벤트의 수도 대단히 적어 프린세스 메이커의 1/5 수준밖에 안된다.
아이디어는 좋은 소재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참신한 기획이 없어 엔딩을 보려는 게이머들에게 엄청난 인내를 요하게 한다. 정신적인 사랑을 위해 몸을 버리고 화분에 머리만 남겨진 여신의 설정은 무척 재미있지만 게임이란 것이 단순히 화분 위의 목을 그려놓고 가끔 입을 오물거린다든가 눈을 깜빡이게 하는 몇 개의 일러스트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간간이 등장하는 질투의 여신이나 바스타일로 들의 몇몇 이벤트를 미니게임으로 처리해 플레이의 다채로움을 꾀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토막’은 게이머들이 지불하는 돈의 대가를 제공해야 할 ‘게임’이지 제작사 시드나인이 무료 배포하는 ‘홍보물’이 아니다. 영화관에서 간간이 등장하는, 기존 CF나 영화를 본떠 장난치는 시드나인의 홍보 영상들은 애교라기보다 제작사의 횡포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토막의 후속작이 만들어진다면 ‘무조건 엽기’보다는 게임성에 주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업적인 성공 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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