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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이 아닌 전술의 승부(배틀 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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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태초에 모든 게임은 롤플레잉과 어드벤처로만 존재했으니, 이때 현자 웨스트우드가 홀연히 나타나 듄혹성에 “있으라”명하니 배럭이 생겨나 병사들을 뽑아내더라. 백성들이 “돈이 없어서 병사들이 굶주리고 나올 생각을 안 합니다”라고 고하니 또다시 현자 웨스트우드가 “있으라”명해서 팩토리가 생겨나고 하베스터가 나와서 스파이스를 캐내더라.


스파이스가 넘쳐나고 병사들과 탈것들이 넘쳐나니 백성들은 화색이 만연하고 기쁨에 어쩔줄을 모를 때 한 백성이 “레벨업도 없고 타이핑해서 입력해야 하는 명령어도 없사와 심히 당혹스럽사옵니다”라고 불평하자 현자 웨스트우드가 ‘마우스’를 던져주고 명하기를 “클릭하고 이동해서 공격하라. 이제 모든 길은 마우스로 통할 것이니라”라고 했으니 이것이 현자 웨스트우드가 세운 새로운 세계,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의 창세기라 하더라.


스타크래프트로 통하는 세상
매번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사실 Real Time Strategy, 즉 실시간 전술 게임이라고 해야 옳겠지만...)의 리뷰를 쓰다보면 판단의 잣대는 결국 ‘C&C`와 ’스타크래프트‘ 중 그 어느쪽과 닮아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벌써 몇 년째 이런 규칙아닌 규칙이 꾸준히 적용되어 왔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규칙’이 꾸준히 적용될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게임들이 ‘C&C’ 혹은 ‘스타크래프트’ 빼다박기에만 집중했던 것은 아니다. ‘다크레인’이나 ‘토탈어나이얼레이션’같은 게임들은 상당한 독창성을 인정받았었고 최근에 등장하는 3D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들은 기존의 부류와는 전혀 다른 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 ‘워크래프트 3’가 오랜 산고끝에 3D를 기반으로 하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으로 확정돼서 베타테스트에 들어가긴 했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번 리뷰에서 다룰 ‘배틀렐름’이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기대하고 있는 ‘워크래프트 3’와 한번쯤 비교되어도 좋을만큼의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해외에서 극찬을 받고 있다는 점도 어느정도 주목해야 할테지만...

3D이지만 사실은 2D?
‘배틀렐름’은 틀림없는 3D 게임이다. 지형의 고저차가 확실하게 구분되며, 지형과 유니트간의 상성에 맞춘 전술들도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유니트들도 모두 3D로 렌더링되어 있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면서 나오는 동영상도 별다른 연출없이 게임을 진행할 때의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심지어 게임을 진행하다가 종종 1인칭 시점으로 바꿔서 플레이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만큼 3D의 구현이 잘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어째서 필자는 2D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애매한 제목을 달았을까? 그 이유는 우리눈에 익숙한 2D 게임을 보는 것처럼 편하다는 점때문이다. 보통 3D로 표현된 게임을 할 때는 시점 전환이나 화면 확대, 축소와 같은 부가적인 기능들을 꾸준히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편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여러 가지 점에서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배틀렐름’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해온 게임과 똑같은 고정시점상태에서 3D로 표현했기 때문에 3D 게임이 아직은 좀 낯설게 느껴지는 게이머들이나 3D게임의 화려함은 맘에 들지만 인터페이스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게이머들 양쪽에게 모두 그 나름대로의 편리함을 제공해준다. 물론 굳이 시점까지 변환해가면서 플레이할 필요가 없는 게임 자체의 간단함도 큰 몫을 할테지만...


3D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사실 해외 유수의 웹진에서의 평가나 필자가 직접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은 ‘배틀렐름’은 3D 효과를 남발하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경을 썼고 그만큼 호평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기존의 2D로 표현된 캐릭터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부드럽고 다양하다. 전투를 벌이다보면 마치 3D로 구현된 액션 롤플레잉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상대방의 공격을 맞고 뒤로 넘어지거나 여러 가지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때의 동작은 전투가 끝나면 죽은 적들이 아이템이라도 떨어뜨리지 않을까 하는 착각을 하게 만들 정도이다.


또한 검이나 창을 사용하는 밀리 계열의 유니트들의 경우에는 전투를 거듭할 수록 칼이나 창끝에 피가 묻어있는 것까지 표현된다. 특히 마법 계열의 캐릭터들이 사용하는 마법이나 검끝에 맺히는 검기들을 표현하는 연출력도 게이머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있게끔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깔끔한 조화
‘배틀렐름’은 일단 3D로 구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이 시선을 끌게되지만 일단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오히려 그래픽적인 면보다는 사운드와 인터페이스 그리고 그 외의 여러 가지 자잘한 부분에 대해서도 감탄을 하게 된다.


특히 적들이 숲속을 통해서 접근해올 때 나무 근처에 있던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과 소리,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에 있던 토끼와 같은 동물들이 도망가는 모습들도 그렇고 전투 중에 칼과 칼이 부딪히는 소리와 귓전을 때리는 화살 소리 등도 게임에 몰입하다보면 자칫 신경쓰지 못할 것같은 부분임에도 묘하게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패치 혹은 후속편을 기다려야 할 게임
‘배틀렐름’은 굳이 입바른 말로 칭찬을 늘어놓을 필요도 없는 ‘수작’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대단한 ‘명작’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도 눈에 뜨인다.


그 첫 번째가 지나치게 강하게 설정된 공격성이다. 모든 유니트들이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 적 유니트를 무조건 공격하기 때문에 ‘무빙샷’을 시도해볼 수도 없고 이동 속도가 빠른 유니트를 이용해서 다수의 적들을 유인할 수도 없다. 특히 적의 건물을 공격하다가 상대방의 지원군이 왔을 때는 전혀 유니트 컨트롤이 되지를 않는다. 물론 유니트의 속성을 패시브 모드로 바꿔줄 수는 있지만 이동을 하면 패시브 모드가 풀려버리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도 없다.


두 번째로는 싱글미션에서 넘쳐나는 자원이다. ‘배틀렐름’은 쌀과 물을 자원으로 삼고 있다. 맵마다 쌀이 자랄 수 있는 논이 몇군데 있고 작은 호수나 강이 그 주변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마을을 건설할 때는 주로 그 근처를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쌀은 물을 뿌려주면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 굳이 멀티를 뛰면서 자원을 모아야할 필요도 없고, 이점은 AI로 조종되는 적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서로 끊임없이 유니트들을 뽑아내서 소모전을 치룰 수밖에 없고 이런 점은 싱글미션에서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적과 아주 지루한 장기전을 각오해야 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세 번째로는 황당한 강제공격 모드이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강제공격이라는 것은 이동 중에 적과 만나면 무조건 공격을 한다거나 하는 것이지만 ‘배틀렐름’의 강제 공격은 알아서 공격하는 것이 아닌 무조건 마우스 커서가 찍은 것만 공격하는 것이다. 심지어 강제 공격을 누르고 땅을 클릭하면 모든 마법과 화살들이 땅바닥의 한 점에 집중된다. 바로 옆에 적들이 모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발생하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거의 주화입마의 경지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멀티플레이를 들 수 있다. 종족간의 밸런스나 다양하지 못한 게임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수시로 아무런 이유없이 윈도우즈 바탕화면으로 튕겨나오기 때문에 누군가와 멀티플레이 게임을 하고자 할 때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부분은 당장 패치로라도 꼭 개선되어야할 점이다.


‘배틀렐름’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자칫 ‘일본’이라는 단어 때문에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가 플레이해본 ‘배틀렐름’은 무조건적인 일본의 이미지 차용이 아닌, 게임성과 그래픽의 훌륭한 조합으로 이루어진 멋진 작품이었다. 이제나저제나 ‘워크래프트 3’가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게이머가 있다면 그전에 ‘배틀렐름’을 플레이해볼 기회를 가져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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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전략시뮬
제작사
게임소개
이 게임에 등장하는 가문은 4개로 타락한 승족, 동물적이라고 야만적인 늑대족과 긍지 높은 용족, 잔혹한 독사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종족은 물론 개성적이고 각자 다른 유니트로 구성되어있다. 이 중에서 게이머는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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