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파이어플라이스튜디오라는 생소한 이름의 개발사는 중세시대의 성, 즉 요새(Strongholdl)를 배경으로 한 스트롱홀드라는 게임을 제작. 출시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RTS)은 재빨리 자원을 수집해 대규모 공격유닛을 만들어 한 번에 쓸어버리는 화끈한 공격방식의 게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스트롱홀드는 RTS라는 장르를 고수하고 있음에도, 이런 액션성을 포기하고 대신 게이머로 하여금 마을을 건설, 발전시켜 성을 지어 영토를 넓히는 시뮬레이션적인 성격에 더 치중했다.
이런 방식은 일부 매니아 계통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RTS도 아닌, 정통시뮬레이션도 아닌, 스트롱홀드의 애매한 장르는 대중에게 어필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이에 개발사인 파이어어플라이는 스트롱홀드에 전투적 요소를 강화시켜 더욱 액션성이 강화된 스트롱홀드: 크루세이더(이하 크루세이더)라는 후속 작을 발표했다.
십자군 원정대 또는 아랍군의 지도자
크루세이더의 시기적배경은 전작과 같지만 케이스의 표지에서부터 십자가표식을 붙인 갑옷의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십자군원정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십자군원정대의 행로와 전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게이머는 십자군과 함께 사막의 한가운데서 타민족과 끊임없이 전투를 벌이거나 또는 아라비안의 용감한 전사가 되어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침략자들과 야만적인 전투를 해나가야 한다. 이러한 구성은 유럽에서만 전투를 치루던 원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크루세이더만의 새로운 재미를 제공한다.
크루세이더의 눈에 띄는 특징은 새로이 추가된 십자군의 행적을 진행해야 하는 50가지 미션이다. 미션의 숫자도 만만치 않지만 향상된 적의 인공지능과 상대적으로 열세인 아군의 숫자는 전작보다 훨씬 높아진 난이도를 자랑한다.
십자군행적의 미션은 이전의 군사미션과는 달리 성을 쌓아나가는 것이 목적이 된다. 스트롱홀드에서는 이미 건설된 성을 가지고 전투를 해나가며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성을 건설해 가는 도중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전투가 대부분이며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인원으로 적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유닛의 선택과 배치가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적은 인원으로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하므로 자원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
강화된 전투요소
원작을 할 때 게이머들을 가장 괴롭혔던 것은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된 경제시뮬레이션이었을 것이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한번을 위해 게이머가 자원을 모으고 군사를 양성하는 시간은 거짓말을 조금 보태 게임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길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차분히 자신의 성을 꾸려나가며 시물레이션으로의 참맛을 느끼는려는 경제적인 요소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환영받을만한 요소였지만, 반대로 기사들의 전투를 즐기고 싶은 게이머들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크루세이더는 이러한 점을 개선해 각 진영의 영웅이나 용병 등 새로운 전투유닛을 추가했고, 군사를 만드는 시간 또한 원작에 비해 빨라졌다. 또한 시장을 통해 물건을 교환한 뒤 돈을 모아 즉각적으로 군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서 모든 자원을 획득하는 지루한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된다.
전투는 전작보다?박진감 있게 바뀌었다 |
새로이 추가된 용병역시 전략적인 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용병은 일반병사유닛보다는 약하지만 생산비용이 적어 재빠르게 물건을 팔아 기습공격을 들어가는데 유용하다. 물론 적의 인공지능 역시 게이머의 생각과 비슷한 전략을 이용하곤 하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신나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는데….
영화같은 배경음크루세이더의 지형과 건물은 전부 2D로 표현이 되지만 자연스러운 색감과 디테일은 오히려 근래에 나오는 3D 게임보다 중세시대를 멋지게 표현해내고 있다. 특히 게임진행 중에 아련히 들려오는 배경음악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뛰어난 수준이며 병사들의 함성역시 게이머들의 전투의욕을 한껏 고취시켜 준다.
하지만 전작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인터페이스 부분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적에게 공격을 당해도 어디서 공격을 당했는지 알 수가 없어 맵 곳곳을 헤매고 다녀야 한다든지. 단축키의 미비한 지원은 여전히 게임플레이의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비록 인터페이스에 관해서는 약간의 문제점이 보이지만 크루세이더의 게임성은 그것을 덮고도 남을 만큼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게다가 게임의 묘미를 잘 살린 완벽한 한글화를 더한 크루세이더는 RTS의 기근에 목말랐던 게이머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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