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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나와서 다행일까?(카스: 컨디션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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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출발해 볼까!

MOD 기반 타이틀의 전설적인 ‘시장모델(Market Model)’로 인정받는 카운터 스트라이크(Counter-Strike, 이하 카스)의 공식적인 후속작 <컨디션 제로(이하 컨제)>가 드디어 발매됐다. <카스>는 원래 싱글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전혀 새로운 게임이라고 우긴다면 할말이 없을 듯도 하지만 기존의 <카스> 1.5에서 상속받은 멀티플레이와 싱글플레이의 특성이 하프라이프류의 옷을 입었다고 생각하면 <컨제>가 전혀 새로운 자식은 아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년 한 해 동안 코드유출 및 와레즈 범람으로 <하프라이프 2>와 <컨제>가 제때에 세상을 보지 못했던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밸브의 손을 떠나 리츄얼, 기어박스, 터틀락 등의 개발사를 전전하는 모습을 보는 심정은 애처로울 정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침내 빛을 본 <컨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조금은 직설적이긴 하지만 ‘후속작’이라는 딱지 덕분에 <카스>의 뒤를 잇는 것으로 판단되는 <컨제>의 멀티플레이는 <카스> 1.5와 본질적인 차이점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장비와 무기, 방패 따위가 추가되긴 했지만, 스팀(Steam)이라는 밸브의 새로운 옷을 걸치고 있을 뿐이다.

물론 팀 리그나 클랜전 같은 본격적인 팀플레이에서는 방패라는 아이템이 전략적 변화를 줄 수 있겠지만 그것이 게임 전체의 골격을 바꾸거나 일반 유저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라고 하기에는 미미하지 않을까? 간단히 말해서 <컨제>패키지 자체는 독자적이지만 온라인 부분은 1.5에서 그대로 상속되어 스팀 1.6과 연결되며 기존의 1.5유저도 정식 시디키만 있으면 스팀 유저등록을 통해서 <컨제>(정확히는 스팀 1.6)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게임의 상업적 위치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들이 분분하리라 생각되지만 결론적으로 일부 급진적인 게이머들이 주장하듯이 ‘나오지 말았어야 할 타이틀이 나온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이미 우리는 ‘하프라이프 엔진’ 기반의 싱글플레이 모드들이나 POD-Bots를 이용한 제한적인 싱글플레이를 경험 할 수 있었으나 제작사의 공식적 지원이 있는 본격적인 싱글플레이용 카스를 맛보고 싶어했던 유저가 비단 필자만은 아니었으리라. 짧은 글이긴 하지만 컨제의 싱글플레이, 멀티플레이 그리고 보츠용(?) 멀티플레이(매뉴얼에서는 이 모드를 ‘커스텀 게임 플레이’라 칭하고 있다) 등 3가지 요소의 변화점과 게임플레이를 살펴보자.

1. 싱글플레이(컨디션 제로 삭제 장면)

FPS에서 싱글플레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없앤다면 무엇을 건질 수 있겠는가? 사실 독립적이지 못하고 MOD라는 딱지를 달고 나온<카스>이긴 하지만 매력적인 인공지능을 가진 적들과 제대로 된 게임을 즐기고 싶은 FPS 팬들의 영원한 희망사항이다. 필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MMORPG가 게임시장을 거의 점령하고 있는 국내의 기형적 상황에서도, 동네 서점에서 소설(픽션)들이 꾸준히 팔리듯이 게임 시장에서 싱글플레이 게임도 여전히 팔릴 수 있으리라 아직도(T.T) 믿기 때문이다.

난이도별 차이가 있겠지만 ‘삭제장면’의 엔딩을 보기까지 플레이 시간은 대략 8~10시간 정도로 크게 길지도, 혹은 너무 짧게 느껴지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게임 자체도 레벨 구성이나 스토리 난이도 조절을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보여주는데 하프라이프 류의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면 맵 속의 꼬아놓은 길 찾기나, 코믹스럽게 숨겨놓은 보츠의 출현에 충분한재미를 맛볼 수 있다.

게임 자체의 전체적인 소재는 별로 설명할 것도 없이 네이비 씰, SWAT, GSG-9, 스페츠나츠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수부대가 미국의 대사관 근처에 침투한 테러리스트, 남미의 콜롬비아 마약공장, 일본의 테러리스트, 아프리카, 러시아, 아일랜드의 인종주의 테러 같은 국지전에 뛰어들어 이들을 소탕하거나 인질을 구출하는 것이다. 다분히 정치적인 얘기지만 요즘 기득권 국가들의 제 3 세계에 대한 부적절한 내정간섭이나 침공이 오히려 테러리스트적인 활동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누가 도대체 테러리스트인지…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카스>를 즐겼던 유저들이라면 <컨제>의 싱글플레이에서 심심풀이 이상의 재미를 얻으리라 생각된다. 레벨을 각각 ‘깨는’ 것이 어려운 유저들을 위해 ‘세계지도’라는 메뉴를 통해서 모든 레벨을 임의로 선택해 공략해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좋은 아이디어.

2. 커스텀 게임플레이(보츠용 멀티플레이)

그냥 쉽게 보츠용 멀티플레이라고 표현했으며 부연하자면 멀티플레이를 즐기되 다만 적들과 동료가 인공지능 보츠라고 생각하면 된다. 간단히 말해서 이 모드에 대해 큰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우선 적과 아군들이 개그맨 수준의 인공지능을 보여준다. 보이스 메시지를 인지한다고는 하지만 임시적이나 즉효적일 뿐 전략적 수행에는 거의 도움을 주지도 않을뿐더러 시끄럽기만 하다. 특히 의도적으로 꼬아 놓은 듯한 수행목표는 매우 불합리하며 특정 목적과 부합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승리하더라도 밤새도록 플레이해야 한다.

이러한 특정 목적에는 가령 “반드시 Pistol로 사살할 것” 혹은 ‘7명을 직접 사살하고, 아군 보츠가 적군을 다 죽이기 전에 인질을 꼭 구출해라’ 등 억지로 짜맞춘 듯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전문가 수준으로 인공지능을 높여도 보츠의 조준력(Aim)에만 개선이 있을 뿐 본질적인 ‘지능’에는 변화가 없다. 정리하자면 <컨제> 발매 이전에 ‘매우 뛰어난 인공지능’을 떠벌였던 보도자료들은 잊어버리는 것이 속편할 듯 하다.

3. 멀티플레이

전술했던 바와 같이 <컨제>의 멀티플레이는 스팀을 설치하지 않으면 플레이할 수 없다. 이것은 밸브가 기존의 WON.NET 인증 시스템을 버리고 고도의 상술 전략인 스팀 체제로 전환한 것에 기인하는 문제로, <컨제> 패키지를 구입해 멀티플레이를 즐기고자 하는 이는 무조건 스팀 1.6에 가입하고 이메일을 통해 계정을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거쳐야 한다. 물론 기존의 <카스> 1.5 계정이 있는 유저의 경우는 당연 기존의 아이디로 스팀에 로그인을 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에서의 특징을 논의하기 이전에 언급할 것은 아직도 <컨제> 기반(정확히는 스팀 1.6 기반의 서버)의 멀티플레이를 맛볼 수 없다는 사실이며, 이러한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최근 국내 업체간에 있었던 ‘카운터 스트라이크 파이 나누기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 카스 서버의 모태인 PC방들이 보이콧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물론 발매사인 웨이코스를 비롯해 몇몇 업체들이 스팀 1.6의 서버 호스팅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언급했듯이 시장모델(Market Model)의 전형인 카스 서버의 성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상업적인 이익만을 쫓는 밸브와 국내 업체간의 알력에 애꿎은 <카스> 커뮤니티가 죽어나고 있음은 이 게임을 아끼는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선사하는 부분이다.

여하튼 기존의 1.5 서버의 1/100도 안되는 수의 국내 스팀 1.6서버로 <컨제>의 원활한 멀티플레이를 경험하기에는 문제가 매우 많다. 또한 스팀 1.6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방패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역시 방패의 가장 큰 단점은 방패를 착용했을 때 메인무기를 구입할 수 없어 이것을 선택하려는 유저들을 갈등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스팀 1.6서버들은 기존 1.5맵을 사용할 수 있으며 새롭게 바뀌거나 추가된 맵들도 사용가능하다. 일단 추가되거나 바뀐 맵들도 사용가능하다. 일단 추가되거나 바뀐 맵들은 기존의 맵들에 비해 텍스쳐와 오브젝트의 정밀도를 향상시켜 상당히 미려한 화면을 보여주는 편이다. 특히 완전히 새롭게 추가된 몇몇 맵들 가운데 전략적으로 아주 흥미로운 것들도 있으며, 앞으로 주요 공개서버용 맵으로 선정될 만한 것들도 보인다.

특히 기존의 맵에서 변형된 것들은 제법 참신한 느낌을 준다. 악성캠핑이 이루어졌던 부분들은 대부분 제거되었으며 몇몇 통로와 출구 텍스쳐를 추가해서 기존의 전략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개선된 그래픽은 역으로 시스템 자원을 갉아먹어 <카스> 1.5에 비해 체감상 1.5배 이상의 시스템 자원을 요구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4. 기타 등등

일명 ‘한글 정식 발매 한정판’을 구입한 필자의 경우 패키지로 구성된 가방 및 딱지(?)를 비롯한 부속물들에 만족을 느끼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한글 매뉴얼이 다소 부실했다고 지적하고 싶다. 이는 국내에서 발매되는 해외 게임들의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발매작들과 비교해 볼 때 매뉴얼이 너무 얇고 들어 있는 내용도 빈약하다. 화려한 패키지에 어울리는 두툼한 매뉴얼은 정품 유저들에겐 늘 반가운 일임을 구태여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특히 전세계 특수 부대에 대한 자세한 화보나 설명 등이 어우러졌다면 <컨제> 패키지만의 독특한 색깔에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여담으로 최근<카스> 커뮤니티계의 커다란 폭풍인 ‘스팀 1.6에 대한 PC방 유료화 사태’에 대해서 국내 배포 업체나 PC방 모두, 보다 현실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접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해관계를 벗어나 전체 업계의 발전을 염두에 둔 긍정적인 해결을 통하는 것만이 대한민국 <카스> 커뮤니티가 그 목숨을 이어갈 수 있기도 하거니와 그것이 모든 <카스> 유저들이 오늘도 밤을 세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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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FPS
제작사
게임소개
싱글플레이는 이전에 공개된 버전과 마찬가지로 특정장소에서 테러범을 소탕하거나 인질, 요인 등을 구출하는 미션이 주를 이룬다. 또 하나의 모드인 튜어 오브 듀티는 인공지능을 지닌 봇(Bot)과 함께 전투를 벌이는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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