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수묵화 기법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파천일검2'가 지난 12월 29일 드디어 오픈베타테스트에 돌입했다.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는 전작 '파천일검'. 과연 이번 작품에서는 한국과 중국 모두 큰 성과를 거두고 정통 무협 온라인게임으로서의 입지를 굳힐수 있을 것인가?!
■ 엇, 내 친구가 몬스터로 변해버렸네?!!
파천일검2(이하 파천일검2)의 진영은 크게 2개, 용비용족과 포효호족으로 나뉘어져 있다. 게이머는 2가지 종족 중 하나를 선택하여 플레이할 수 있는데, 최근 게임들의 추세에 맞게 각 종족간의 싸움 즉 PK가 가능하다.
▲ 웅비용족과 포효호족. 두종족 간의 싸움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 자체가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껄끄럽다(-_-;;). 뉴스에서도 연일 게임에 중독되어 실제 사람을 폭행했다는 사례가 보도되고 있는 와중에, 게임 속의 PK는 윤리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껄끄러운 문제를 파천일검2는 다소 특이한 시스템으로 극복했다. 바로 상대진영 게이머가 인간의 모습이 아닌 몬스터의 모습으로 보이게 한 것! (예를 들면 호족이 용족 게이머를 보면 사람이 아닌 용으로 보인다). 그나마 필자에겐 PK의 죄책감을 덜어주고 있다. ㅎㅎ
■ 광활한 대지에서 적들과 검무를 즐겨라~
이번 오픈베타테스트에서는 여러 지형과 5개의 던전이 제공되어 게임을 하기에 무리 없는 넓은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용천 마을 시작지역에는 목황, 목청 등의 저레벨 몬스터들이 포진되어있으며,?북극진을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계천마, 계천귀 등 더욱 강력하고 좋은 아이템을 주는 요괴들을 만날 수 있다. 한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몬스터의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이처럼 넓은 맵으로 인해 이동시 걷다가 지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물론 파천일검2는 이를 위해 게이머들에게 탈것과 경공술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20갑자가 될 때까지 꾹 참고 레벨업을 해보자! 귀여운 늑대를 타고다닐 수 있는 것은 물론, 갑자이상이 되면 경공 스킬을 배울 수 있어 더욱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 무협게임에서 늑대를 타고 다닌다. 참으로 신선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_-a |
■ 미성년자 관람불가 속옷 주는 게임봤어?
실제 게임에 들어가서 전투를 해본 게이머들은 다들 공감하겠지만, 파천일검2 캐릭터의 움직임은 유독 부드럽다. 다른 게임에서 로봇처럼 딱딱 끊어지는 움직임만을 보아왔던 필자로선 마치 검무를 추듯 부드러운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적응이 안 될 정도. 이는 자칫하면 '게임의 그래픽이 떨어지기때문에 프레임이 부드러운 것이다'라는 조소섞인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접해본 3D 온라인게임 중 이정도의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때문에 지겨운 사냥작업(제한된 물약갯수와 느린 이동속도 때문에 늑대를 타기위해 20갑자까지 키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에서 벗어나 좀 더 즐거운 사냥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성인서버에서 몬스터을 사냥하다보면 여러 가지 디자인의 속옷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사냥에 지친 성인 게이머들의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려는 개발진들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라 하겠다. ^_^;;
그리고 타 종족의 캐릭터를 전사시킨 게이머는 상대의 가죽을 획득할 수 있 있는데, 이 가죽으로 각종 아이템 제조 및 마법부여의 혜택을 누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 패왕섬공참(가칭)작열!! 파천일검2의 화려한 스킬은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
■ 파티는 좋은데, 닌자는 제발 NO~
만약 홀로 하는 사냥이 지겹다면 다른 동료들과 함께 파티를 맺어 사냥해보자. 여러 명과 함께하는 파티사냥은 혼자하는 것보다 좀 더 빠른 레벨업을 가능하게 한다. 게임 초반에는 요괴들의 인공지능도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용사가 앞에서 치고 도사가 뒤에서 지원하는 단순하지만 안정적인 파티플레이를 한다면 적에게 죽을 확률도 월등히 낮아지게 된다.
다만 적을 해치운 후 나오는 아이템의 분배방식이 '자유획득'과 '차례로 획득'이라는 2가지 방법 밖에 존재하지 않아 좋은 아이템이 나왔을 경우 유저들과의 아이템 분쟁은 피할 수 없다. 이는 일명 닌자(좋은 아이템을 혼자서 먹고 달아나는 행위)를 양산할 수 있는 불완전한 시스템 중 하나로써 패치를 통해 수정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 명성을 얻어 천하를 제패하라!
파천일검2에서는 다른 종족의 게이머를 잡거나 요괴를 잡다보면 일정 확률로 '명성수치'라는 걸 얻을 수 있다.이는 최근 온라인게임의 추세인 ‘쟁의 활성화’에 발맞추어 게이머를 전장으로 이끄는 주요한 요소로서, 적을 잡을 때마다 모이는 명성수치에 따라 각종 능력치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
단 적을 잡을 때 주의할 점! 악행을 많이 쌓은 일명 '카오' 캐릭터의 경우 죽을 때 아이템이 상대방에게 드랍될 수 있다. 물론 카오가 아닌 캐릭터는 무기의 내구도만 하락한다. 때문에 파천일검2에서는 자신의 성향에 맞게 캐릭터의 명성을 조절하는 것이 포인트다. 현재는 명성수치가 일반 서버만 지원되며, 추후 전쟁서버에서는 좀 더 본격적인 대련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 운세보기, 낙시 등 파천일검2에서는 게임 내 여러 시스템들을 미니게임 형식으로 즐길 수 있다 |
■ 동서양 역학의 진수? 점술과 바이오리듬
용천과 호천마을의 맵을 돌아다니다 보면 특이하게도 점을 보는 '점집'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점술방에서는 하루에 한번씩 점을 볼 수 있으며, 일정 시간 동안 게이머에게 좋거나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사냥운’이 좋은 상태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면 획득 경험치가 2배로 상승한다거나, 금전운이 좋은 상태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면 게임머니 획득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파천일검2만의 특징인 바이오리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실생활과 게임을 연결하는 매우 특이하고도 현실감 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실제 필자가 컨디션이 최악인 날 사냥을 해보니 몬스터들을 때려도 잘 안 죽는 느낌이 들며 경험치나 돈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왔다. ?-_-;;
그렇다면 그날의 점괘가 최악인 날은 사냥을 하지 말고 쉬는 것이 좋은가? 아니다. 이런 날에는 점술방에서 판매하는 '신체초기석'을 구입하면 안 좋은 날의 신체지수를 '0'으로 초기화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아, 현실에서도 이런 아이템이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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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무협게임 맞아? 파천일검2의 옥에 티를 찾아라
지금까지 칭찬만 했지만 역시 파천일검2도 오픈베타테스트 초기여서인지 몇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우선 그래픽적인 부분. 광고에서도 무수히 자랑해온 수묵화 풍의 그래픽은 물론 동양 무협게임이라는 측면에서는 잘 어울리는 기법이다.
하지만 게임상의 나무와 풀들이 멀리서 보았을 때에는 수묵화 배경처럼 멋들어지게 피어있지만, 가까이 접근하면 각 부분의 단면과 질감이 마치 종이에 나뭇가지를 붙여놓은듯 배경과의 부조화가 심하다. 또한 배경에 원색이 많이 쓰여서 오래 게임을 하다보면 눈에 쉽게 피로감을 준다.
두 번째로 게임 설정상의 문제점을 들수 있다. 파천일검2는 낮과 밤의 2가지 모드를 지원하고 있는데, 밤하늘의 모습을 살펴보면 수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장식하고 있다. 이것은 얼핏 보면 예쁘지만 마치 판타지 게임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조금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또한 게임중 메시지가 한글도 한자도 아닌 영어로 뜨는 것 역시 무협게임에 몰입하려는 게이머들에게는 옥의 티가 아닐 수 없다.
▲ 판타지와 무협의 조화라 말해야 하는 것인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닐수 없다 |
마지막으로 가장 치명타는 사냥의 노가다! 무협 온라인게임 중 하나인 십이지천의 경우 호쾌한 무공으로 적을 싹쓸이하는 일명 몰이사냥으로 다른 게임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그에 반해 파천일검2는 적 몇 마리만 잡으면 바로 마을로 돌아가서 물약과 아이템을 충전해야하는 비효율적인 사냥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물약 등 소비 아이템의 소지 개수가 10개만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비롯되며, 초반 레벨업시 너무 심한 노가다로 처음부터 질려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실제 필자가 마을에서 레벨업을 했을 때 2마리의 몬스터를 잡고 운기하고 물약을 마시고, 다시 2마리 잡고 운기하고 물약을 마시는 걸 반복하다보니 10마리도 못 잡고 물약이 바닥나게 되어 마을로 돌아와야 했다. 물론 물약을 다시 사고나니 빈털터리가 된 주머니에 탄식할 수 밖에 없었다.
온라인 게임의 재미는 50% 이상이 사냥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파천일검2의 지루한 사냥 노가다는 조속히 해결해야할 문제점 중 하나다.
■ 특징은 살리고 단점은 일도양단!
현재 파천일검2의 모습을 보면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우선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하고 있는 용천기와 비교해 볼 때 그래픽이 많이 떨어지며, 같은 무협게임인 십이지천과 비교했을 때도 사냥의 재미가 많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퍼블리셔와의 분쟁으로 인해 지금 파천일검2는 외나무 줄타기를 하듯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여있다.
▲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 파천일검2가 추구해야할 부분이다 |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전작의 성공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파천2는 분명 성공할 수 있는 요소들이 무수히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동양의 미학 수묵화, 치밀한 설정에서 나온 수많은 퀘스트, 그리고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게임내 서비스와 재미있는 이벤트들은 파천일검2의 매력을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고 일류 게임으로 남느냐, 아니면 B급게임으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것인가! 파천일검2가 수많은 무협 온라인게임 속에서 당당히 살아남아 앞으로도 파천일검3, 4의 후속작으로 계속 이어지는 저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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