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캐럿과 라그나로크의 시스템이 만났다?
“뇨뇨뇨뇨 뇨!!” 말끝에 뇨가 붙는 말투를 들어보신 분이 계실지? 브로콜리의 대표 캐릭터 ‘디지캐럿’의 데지코가 즐겨 쓰는 말투이다.
에밀 크로니클 온라인은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상당히 닮은 시스템에 브로콜리의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온라인 게임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게임이기 때문에, 첫 번째 클로즈베타테스트임에도 상당히 안정된 시스템과 풍부한 컨텐츠를 보여주고 있다.
‘판타지 애니메이션 RPG’라는 말처럼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깜찍한 에밀 크로니클의 캐릭터들은 브로콜리의 힘이다. 하지만 인간과 천사, 악마가 등장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마계전기 디스가이아의 캐릭터가 생각나는 것을 보면 그리 독창적이라고는 할 수 없어 보인다. 그래도 귀여운 건 귀여운 것. 깜찍한 일러스트를 보고 게임에 관심을 가진 분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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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다른 말로?모에타입의) 캐릭터 일러스트는 기대감을 높여준다 |
게임의 시스템은 생각보다 더 많이 라그나로크와 닮아 있다. 다른 부분을 찾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라그의 유저라면 쉽게 익숙해 질 수 있는 시스템들이다.
사냥과 퀘스트의 방식은 그렇다 쳐도 전직방법과 아이템 합성, 캐릭터의 스텟을 올리는 부분까지 비슷하니, 플레이를 시작 할 때는 ‘그냥 단순한 아류작에 그치는 것일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 에코에는 에코만의 시스템도 충분히 있다.
3D의 캐릭터도 귀여웠다 |
시작부터 불길한 소리를... |
캐릭터를 만들면 처음에는 다운타운 밖에 들어갈 수 없다. 일단 다운 타운에서 NPC 만물박사와 고상한 아주머니에게 물어물어 돌아다녀 업타운으로 가는 ‘아크로폴리스 통행증’을 받을 수 있었다. 에코에서는 마을에 들어갈 때에는 각 마을의 통행증이 있어야 한다.
까페에서 받을 수 있는 퀘스트는 간단한 운반에서 아이템을 모으는 퀘스트까지 레벨에 맞게 마련돼 있었다. 퀘스트에 제한시간이 있었지만 난이도는 쉬운 편이었다.
퀘스트는 한 번에 하나밖에 받지 못했다. 하다가 막혀버린 퀘스트는 그냥 포기하고 다른 퀘스트를 받아도 되는데, 퀘스트를 동시에 할 수 없으니 같은 길을 여러 번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마을에 가려면 통행증이 필요하다 |
레벨에 따른 다양한 퀘스트를 골라 잡아 |
퀘스트를 받을 때도 내용과 보수를 확인하지 못하고 제목만 보고 골라야 하는 것이 불편했다. 운반 퀘스트나 퇴치 퀘스트를 하면서 아이템을 모아서 까페 마스터에게 돌아갔을 때 수집 퀘스트를 모아서 하면 보다 간단하게 레벨 업을 할 수 있었다.
초반에는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레벨업을 할 수 있었다. 초보자를 위해 설명이 되 있는 학교가 있어서 진행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직업에 관해 설명하는 NPC도 있었지만, 전직 방법에 관한 정보는 게임 상에서 딱히 찾아 볼 수 없었다.
에밀의 첫 번째 매력, 다양한 직업으로의 전직
에코의 직업은 상당히 세분화 되어 있다. 라그와 같이 1차 직업과 2차 직업으로 나뉘어 있다. 전직의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한 번 렙업한 후, 해당 직업이 요구하는 스텟을 올리기만 하면 전직이 가능하다.
직업은 크게 전투 계열과 마법 계열, 아이템 수집 및 생성 계열로 분류되어 있다. 종족에 따라 잘 맞는 직업과 잘 맞지 않는 직업이 있다. 악마인 도미니온과 천사인 타이타니아는 스펠 계열이 잘 맞고 인간인 에밀은 전투나 백 패커 계열이 잘 맞는다.
‘소드맨’, ‘펜서’, ‘스카우트’, ‘아처’는 검, 창 활로 나눠지는 전투 계열이고 ‘위저드’, ‘샤먼’, ‘워록’, ‘바테스’는 속성과 스킬이 다른 마법, 보조 계열. ‘타타라베’, ‘파머’, ‘레인저’, ‘머천트’는 아이템 수집 및 생성 계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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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시에 옷 벗는 것까지 라그와 비슷... 에밀 크로니클에서는 옷 벗은 게 보인다;;; |
도미니온인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 마법 계열로 전직했다. 도미니온에게 가장 잘 맞는다는 워록도 생각했지만, 세이지와 달리 속성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말에 끌려 위저드로 전직했다.
전직으로 캐릭터 외관이 크게 변하지 않아서 전직은 약간 시시하게 느껴졌다. 직업에 따라 스킬을 배우러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저드는 기본 스킬이 스킬창에 나와서 바로 스킬을 배울 수 있었다.
직업에 따른 옷은 모두 돈을 벌어서 구입해야 했다. 옷에는 성별, 직업과 레벨에 따라 입을 수 있는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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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을 하면 지팡이를 들 수 있게 된다. 스킬 창에 기술도 가득 |
각 직업은 고유의 퀘스트를 받는 것이 가능했다. 퀘스트는 기본적으로 카페에서 받지만 각 길드의 마스터에게 받는 퀘스트가 있었다.
앞서 말했지만 직업에 따라 각 도시의 출입증을 구입할 수 있었다. 마을에는 고렙의 던전이 있기 때문에 파티플레이를 위한 장치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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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에게 걸리고 싶지 않다면 허가증을 사두자 (노던 허가증은 위저드만 살 수 있다) |
마을의 NPC에게도 여러 퀘스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루에 가능한 퀘스트 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잘 생각해서 퀘스트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파티 퀘스트는 그냥 혼자서 성공해도 별 상관은 없지만 역시 파티를 맺으면 파티원 모두가 잡은 몬스터 수가 공통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금방 퀘스트를 완료 할 수 있다.
파티 외에 링이라는 시스템도 있었다. 기존 게임의 길드와 비슷한 ‘링’에서 서로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묻거나 퀘스트의 방법을 가르쳐 주는 등 활발한 교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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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 우연히 가입한 링. 상당히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
두 번째 매력, 빙의시스템! 친구여~ 나 대신 움직여 주게
‘빙의’는 에코의 또 다른 독특한 시스템이다. 사람에게 빙의 할 수도 있고 물건에 빙의 할 수도 있다. 빙의를 하면 아이템의 형태가 되어서 바닥에 떨어진다. 그 아이템을 다른 사람이 착용하고 전투를 하면 빙의한 사람도 얼마간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자신에게 통행증이 없어도 친구에게 빙의 해두면 불법입국 할 수 있으므로 쓸모가 많은 시스템이다.
자신에게 빙의를 선택하여 목걸이에 빙의를 하였더니 캐릭터가 투명하게 변했다.
이제 남은 것은 주워가줄 사람을 기다리는 것 뿐. 효과가 없는 목걸이여서일까? 기다려도 아무도 주워가주지 않았다. OTL
골렘이 로그아웃 후에도 행동한다! (마리오네트 그리고 골렘)
에밀의 독특한 시스템에는 '마리오네트'라는 것이 있었다.
내가 로그아웃 했을 때에도 빙의를 하거나 골렘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업타운의 르리에라는 NPC는 마리오네트를 하나 주겠다며 4가지 중에서 고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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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에 대한 정보를 주는 르리에 |
마리오네트를 가지면 그 마리오네트로 변신할 수 있었다. 마리오네트의 변신시간은 3분이고 한번 변신하고 나면 다음 변신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각 마리오네트는 종류에 따라 능력이 달라서 마법 계열에 강한 만드라고라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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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로 변신. 효과는 3분이다! |
골렘을 만드는 법은 좀더 후에 알게 되었다. 길드궁전이라는 전직을 하는 곳 4층의 마리오 네스트 마스터 에게 골렘 고블렛이라는 아이템을 얻어 마리오네트를 골렘으로 만들 수 있었다. 골렘으로 만든 마리오네트로는 변신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캐릭터가 로그아웃 한 후에도 상점을 열고 서 있거나, 여러 가지 아이템을 채집하는 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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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목격되는 노점 골렘들. 당사자는 로그아웃중이다 |
의심 많은 필자는 ‘설마 팔리겠어?’ 하며 사냥터에 상점을 열어두고 로그아웃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로그인 해보니 싸게 올려놓은 시공의 열쇠(세이브 포인트로 갈 수 있는 아이템)가 팔려 사라져 있었다! (ㅠ_ㅠ주워가라고 변해 있을 때는 아무도 관심 없더니, 흑)
에밀의 세번째 매력, 펫 + 다양한 아이템 조합의 재미
펫은 몹을 잡거나 이벤트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의외로 얻기가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펫을 보니 잘 키우면 공격에 가담하는 등 여러 가지 쓸모가 많아 보였다. 이벤트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사냥으로 하얀 늑대 펫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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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의 또 다른 친구 펫 |
퀘스트를 하다 보니 맵의 어떤 곳에 펫 전용의 사냥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사냥터는 보통의 사냥터와 다를 게 없었지만 잘 살펴보니 스킬창에 펫에게 공격을 시킬 수 있는 ‘고’라는 스킬이 생겨 있었다. 펫에게 공격을 시킨 후 뒤에서 구경을 하니 몹을 죽이고 다시 돌아왔다. 조금 쎈 몹을 죽일 때는 펫에게 공격을 시키고 뒤에서 마법으로 보조하는 왠지 가슴 따뜻한 정경의 전투도 가능했다.
가랏! 나의 늑대 |
고작 그린 프루프를 잡았을 뿐이지만 흐뭇하다 |
일반 펫 외에도 타고 다닐 수 있는 라이딩 펫이 있다. 에코는 캐릭터의 이동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인데 펫을 타면 이동속도가 빨라진다. 또 펫을 탄 사람에게 빙의하면 펫이 없는 사람도 빠른 시간에 이동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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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다닐 수 있는 펫과 공격용 펫이 있다 |
아이템은 조합과 정제 등이 가능해서 상당히 종류가 다양했다. 물약은 식료품점에서 음식을 사는 것 보다 ‘프루루’라는 몹이 주는 제리코 포션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리코 포션은 제리코라는 아이템을 ‘아이템 정제사’에게 가져가 ‘약품을 정제’하면 만들 수 있다.
아이템을 모아서 식료품점에 가져가면 요리도 할 수 있었다. 요리를 하면 돈은 들지만 아이템의 효과가 더 강해져 추천할 만하다.
필드의 곳곳에는 풀, 과일 나무, 꽃등 채집할 수 있는 몹이 많이 있었다. 특히 나무 상자를 깨면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아이템 ‘나무 상자’를 얻을 수 있다. 이 상자를 아이템 정제사에게 가져가 열어본 후 감정사에게 감정하면 다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시스템이지만 아이템의 종류가 워낙 많고 합성하는 방법이 다양해 복잡하게 느껴졌다. 상자를 열어주는 NPC와 아이템을 감정하는 NPC의 위치가 다르고 길드 상인이라는 창고의 역할을 하는 NPC도 떨어져 있어 아이템 때문에 꽤 여러번 빙글빙글 도는 건 상당히 귀찮게 느껴졌다.
에밀의 첫 번째 테스트를 마치며
사실 에코의 전투를 체험한 첫 느낌은 상당히 지겨웠다. 처음에 접속하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움직임이 느린 캐릭터에 당황하고, 깜짝 놀랄 정도로 가벼운 타격감에 다시 한 번 당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직을 할 정도가 되면 이런 느낌에 많이 익숙해진다. 레벨이 올라가면서 캐릭터가 좀 더 강해지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너무 가벼운 타격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마법계열을 선택했지만, 그 역시 MP의 소모가 심해서 방망이로 싸워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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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을 만들어내는 위저드의 깜찍한 기술. 디코이 |
탁한 물 60개를 원하는 NPC나 키틴 10만개를 모으면 펫샵의 문을 열겠다는 베짱 좋은 아주머니등 특히 마을 퀘스트에는 수많은 노가다의 요소가 존재한다. 특히 노던 시티의 유적탐사는 미로라는 이름 아래 ‘뺑뺑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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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곳곳에 숨겨진 재미가 있다 |
하지만 다양한 아이템을 모아서 제조 혹은 요리 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레벨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퀘스트가 다양한 것은 지겨운 전투의 단점을 보완하고 플레이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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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비하면, 인터 페이스도 예쁘지 않고 미니맵은 보기 어렵다 |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라고 하지만 에코는 이미 일본에서 상용화가 이루어진 만큼 오픈베타테스트에 가까운 안정된 시스템을 보여준다. 마을마다 존재하는 다양한 던전은 유저들에게 보다 넓은 선택권을 주어, 퀘스트가 싫다면 파티를 맺어 사냥을 할 수 있게 한다. 단지 게임 상에서는 부족해 보이는 퀘스트 방법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남는다.
또한, 라그나로크와 너무 비슷한 시스템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본 업체인 겅호가 라그나로크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일까? 에코는 라그와 달리 광부나 파머 등 재미있는 생산계 직업을 비롯해 상당히 세분화된 직업을 보여주는데, 굳이 직업이나 스킬 등의 여러 시스템을 흡사하게 해 아류작의 느낌을 받게 한 것이 아쉽다.
좀 더 에코만의 특징인 빙의나 마리오네트 등을 활용하여 더 재미있는 정식서비스를 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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