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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 앨리스`의 이상한 코그니토 체험(라그나로크 온라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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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편집부: 게임메카에서는 ‘라그나로크 2’ 3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맞아, 새롭게 공개된 고 레벨 지역 ‘코그니토’ 이색 체험기를 소개합니다. 매캐한 증기기관의 연기로 가득한 근대 도시, 코그니토에서 ‘베타테스트 계정 초기화’로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쫓아가 봅니다.

※ 해당 스크린샷을 클릭하시면 보다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눈을 떴을 때, 나는 달리고 있었습니다.

쇳가루가 섞인 무거운 공기를 가쁘게 들이쉬면서, 어두운 거리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어디지?

고개를 들어도 해가 보이지 않는 하늘. 녹슨 가로등이 힘겹게 서 있는 도로.

아무도 없는 길에 달려가는 나의 발소리만 크게 울립니다.

나는 천천히 발을 멈춥니다. 어디로 가고 있었지?

배낭도 매지 않은 간편한 차림. 사용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쥐는 느낌이 익숙한 한 자루의 뎀프 플린테. 그리고 주머니 속에 접혀진 지도가 있습니다.

‘코그니토 슬럼 지구’

코그니토? 전혀 기억에 없는 이름입니다. 지금 서 있는 곳을 알기 위해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 벽돌색 원피스를 입은 아가씨가 펜을 들고 무언가 바쁘게 적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어떤 서비스를 원하시나요?”

‘이레이닐’이라고 소개한 카프라 아가씨가 고개를 들고 바라봅니다. 하지만 저는 말을 이을 수가 없습니다. 나는 누구죠? 어째서 이레이닐과 달리 나의 머리 위에는 이름이 떠있지 않는 걸까요? 이름을 대지 않는 나를 이레이닐이 이상하다는 듯 바라봅니다.

왠지 조금 두려워집니다. 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황급히 물러섭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 무거운 공기. 앙상한 나뭇가지를 스치는 음산한 바람소리 때문에 텅 빈 거리가 더 휑하게 느껴집니다. 쓰레기가 굴러다니는 길 건너편에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보입니다. 다가가도 되는 것인지. 잠시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어 다가갑니다.

처음에는 새하얀 색이었을 빛바랜 셔츠를 입은 ‘베릭슨’에게 말을 걸어봅니다. 하지만 그는 배가 들어오기 전에 일을 마쳐야 한다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지 않습니다. 코그니토는 프론테라와 호드미메스, 데-도브즈를 연결하는 중요한 물류기지라고 하는데, 활기찬 교역항 보다는 쓸쓸한 변방도시 같아 보입니다. 나에게는, 이 도시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하늘이 흐리더니 결국 비가 쏟아집니다. 비는 많이 내리지 않지만 안개가 짙어집니다. 골목의 안쪽에서 손님 없는 가판과 아무도 찾지 않는 정보상을 만났습니다. 주스를 팔고 있던 ‘에드문드’는 슬럼지구에는 싱싱한 과일 따위는 없다며, 장사가 안 되니 노블레스 지구로 자리를 옮겨 봐야겠다고 한탄 섞인 어조로 말합니다.

도로에 낯익은 게시판이 서 있습니다. 게시판은 의뢰(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어째서 나는 그런 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요? 지저분한 게시판에는 너덜너덜해진 종이가 여러 장 붙어있습니다. 예전에도 이렇게 게시판을 돌아보면서 의뢰를 찾았던 것 같은, 굉장히 익숙한 기분이 듭니다. 게시판을 꼼꼼히 보았지만, 알고 있는 이름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게시판에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빵 배달 의뢰를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주점 ‘하난’의 ‘그렛첼’은 푸근한 인상의 아주머니이지만 말투나 행동에 억척스러운 생활력이 배어 있습니다. 그렛첼은 이름 없는 나를 모험가라고 부르면서, 대수롭지 않게 빵 배달을 부탁 합니다.

배달을 가야하는 곳은 노블레스 지구에 있는 상점이 대부분 입니다.

노블레스 지구는 슬럼가 보다는 좀 더 괜찮을까요? 기대를 품고 노블레스 지구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우울한 도시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비가 그쳐 푸른 하늘은 보이지만 매캐한 냄새는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이 연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노블레스 지구의 입구에서 만난 아가씨. ‘안체’는 공기가 너무 나빠서 마을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아쉬운 듯 말합니다. 이곳의 주민들은 대부분 이 도시를 떠나고 싶어 하는군요.

노블레스 지구의 텅 빈 버스정류장에서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5년 전쟁의 추억을 이야기 하는 ‘알레프’ 할아버지. 5년 전쟁... 동쪽과 서쪽으로 나누어진 미드가르드 대륙에 20년 전 벌어졌던 참혹한 전쟁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군요. 이곳은 미드가르드 대륙의 서쪽에서 번성했던 르네른 제국입니다. 이제야 실마리가 풀리는 기분입니다.

5년 전쟁에서, 기계문명 ‘댐프’의 힘으로 우세했던 강대한 군사 국가 르네른은 영웅 지그프리드가 남쪽의 룬 미드가츠 왕국을 전쟁에 참가시키면서 전세가 역전되어 결국 패망하고 말았습니다. 이곳 코그니토가 이렇게 쓸쓸한 도시가 된 것은 아직도 전쟁의 상처가 짙게 남아 있기 때문이랍니다. 남겨진 사람들도 나름의 상처를 가진 것처럼 쓸쓸해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도시 곳곳에 무너진 건물이며 공사 중인 채 방치된 길이 있어요. 금의 대해로 가는 길 역시 아직 공사 중이라 지나갈 수 없다고 하는군요.

뿌연 안개 너머로 희미하게 높은 굴뚝같은 건물이 보입니다. 화려한 건물이 많은 프론테라 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이군요. 어라, 내가 프론테라를 가본 적이 있었던가요? 이것은 나의 기억이 맞나요? 아니라면, 다른 누군가의 기억인가요?

이곳의 벽에는 ‘그래피티(낙서)’가 종종 보입니다. ‘넌리프’라는 글씨도 종종 보이는군요. 군인 아저씨는 넌리프는 테러를 일으키기 때문에 만나면 반드시 신고하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치안이 좋지 않아서 그만큼 도시의 경비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좁은 뒷골목에서 그래피티 브라더스를 만났습니다. 프레탄 경감에게 압수당한 자신들의 컬러 스프레이를 찾아달라고 하지만, 나는 아직 빵 배달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거절합니다.

빵 배달을 하면서 만난 마을사람이 대부분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수가 적은 것에 비해 그래피티 브라더스는 상당히 유쾌하군요. 코그니토같은 도시에는 이런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마을의 주민들 외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마법 상점 앞에서 몇 사람 보긴 했지만 다들 말이 없습니다. 정류장의 벤치에 앉아서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려 봅니다. 정류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실비아의 말에 따르면 슬레타행 열차가 먼저 들어와야 데-도브즈행 열차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도로는 적막하고 열차는 여간해서 올 것 같지 않습니다. 혼자 정류장에 앉아있으니 사방이 적막하게 느껴진다 싶었는데, 웬걸.

계속해서 웅성웅성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세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마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열심히 모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순식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지나가요.

서로 무언가 묻고 답하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확실히 알 수 없는 말들 뿐 입니다. 누군가 질문을 합니다.

“이거 아이디 초기화 되나요?”

초기화? 이전에도 저런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쫑긋 귀를 세우고 대화를 듣습니다. 누군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질문이 이어집니다.

“그럼 다들 왜 열심히 하시는 거에요(-_-)?”

질문이 바로 나왔던 것에 비해, 대답은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왜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까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비슷한 일을 반복하고 있었던 기분이 듭니다. 단순한 착각일까요? 다음에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 만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이곳 코그니토 역시, 뭐랄까... 좀 더 몸이 작고 얄팍했던 시절에 이곳과 비슷한 마을을 본 것 같기도 하네요.

이런 마을... 아주 예전에 가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열차는 오지 않고 마을은 적막에 싸여 있습니다. 마법 상점에서 마을 주변의 지도를 샀습니다. 코그니토의 외곽에는 버려진 땅이 펼쳐져 있습니다. 버려진 땅을 넘어서 고통의 균열을 지나면 그 건너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다음에 여러분을 만난 저는, 무엇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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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그라비티
게임소개
'라그나로크 2'는 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정식 후속작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전투 직업과 전문 직업을 함께 육성하여 전투를 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들을 직접 생산하여 사용하거나 다른 유저들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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