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게이트 : 런던'으로 세계를 침공하려고 하는 플래그십 스튜디오의 또 하나의 타이틀 '미소스(Mythos)'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클로즈베타테스트에 돌입했다. '미소스'는 원래 '헬게이트 : 런던'을 선보이기에 앞서 자신들의 네트워크 기술을 테스트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실험용 프로젝트에 불과했지만 높은 완성도와 좋았던 반응으로 인해 당당하게 정식 타이틀로 자리잡게 되었다.
'헬게이트 : 런던'은 빌 로퍼를 전면에 내세우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작되고 있으며, 미소스는 '디아블로 2'에서 캐릭터 아티스트이며 아트 디렉터였던 필 쉥크의 주도로 ‘플래그십 시애틀’에서 제작되고 있다.
※ 미소스는 현재 개발중에 있는 게임이며 그래픽, 시스템 등 게임과 관련된 내용이 추후에 변경될 여지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미소스 클래스별 플레이 영상
디아블로의 후계자, 헬게이트: 런던과는 형제 사이
'미소스'는 전형적인 핵앤슬래쉬 방식의 게임이다. 그 동안 많은 핵앤슬래쉬 방식의 게임이 나왔고, 최근에는 '타이탄 퀘스트'가 뛰어난 게임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게임들의 원조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지금은 블리자드도 아니고 '디아블로'라는 타이틀도 아니지만 그들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후계자가 등장한 것이다.
'미소스'는 '헬게이트 : 런던'의 테스트를 위한 게임이었던 만큼 여러 부분에서 소스를 공유하고 있다. 그렇기 시스템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고 버그패치 등에 있어서 상호 보완을 하는 역할을 한다. 랜덤 맵 생성 시스템이라든지 랜덤 아이템 옵션, 퀘스트 중심의 진행방식 등 여러 부분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그래픽은 캐쥬얼풍의 느낌이지만 실제로 플레이 타임의 대부분은 어두컴컴한 던전에서 보내게 된다.
▲ 디아블로 2와 타이탄 퀘스트
미소스의 세계관
'미소스'의 배경이 되는 곳은 울드(Uld)라는 가상 세계이다. 울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문명화된 왕국들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불과 150년 전 까지는 왕국들간의 전쟁이 빈번하던 암흑시대였지만 이제 전쟁은 잦아들고 모든 문서기록은 고위층에 의해 사라지고 그 시대는 구전되어 전해지는 신화로 남게 되었다.
현재는 인간, 엘프, 그렘린 종족들이 각자의 왕국과 도시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서로 교류하며 번창하고 울드를 재건해 나가고 있지만 도시를 떠나 여행하는 것에는 많은 위험이 따른다. 몬스터 종족인 디스코디아 때문이다. 디스코디아는 필드와 폐허 등을 가리지 않고 출몰하며 여행자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하지만 야심 찬 모험가들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폐허나 던전에 있다고 알려진 많은 보물들과 신비한 힘을 가진 유물들을 얻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 일확천금의 꿈과 울드를 재건할 힘을 가진 유물을 발견할 희망을 품고.
종족과 클래스
미소스의 세계는 인간, 엘프, 그렘린이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 클로즈베타테스트에는 엘프 대신 반인 반수의 사티르가 새롭게 등장했다. 그렘린은 장난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종족으로 비 공정을 개발하여 왕국간의 교류가 가능하도록 만든 공을 세웠다. 아직까지 종족의 특성은 설정되어 있지 않다.
▲ 미소스의 종족
클로즈 베타에서 선보인 클래스는 3가지로 블러드레터, 파이로맨서, 개지티어다. 앞의 두 클래스는 알파 테스트에서도 선 보인 클래스이고 개지티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블러드레터(Bloodletter)는 전사에 가까운 직업으로 명칭에서 느낌이 오듯이, 주로 출혈을 일으키는 공격을 하고 그 피를 이용해 자신의 체력을 회복하거나 동료들에게 강화 효과를 줄 수 있다. 항상 적들과 가까이서 싸우는 만큼 높은 공격력의 무기와 방어구를 착용하고 특성을 찍었을 경우, 체력의 부담을 상대방의 피를 이용해 회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클래스다.
파이로맨서(Pyromancer)는 화염 마법에 특화된 마법사로 강력한 불의 마법을 이용해 상대를 재로 만들어 버린다.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근접전에는 취약하며 불 속성 저항이 있는 몬스터에게는 힘을 쓰지 못할 수 있다. 또한 강력한 만큼 마나가 소진 된다면 맥 없이 지팡이를 휘두르고 있는 캐릭터의 모습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개지티어(Gadgeteer)는 기계 다루기를 좋아하거나 유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이와 어울리게 멋들어진 코트를 입고 총이나 활등의 원거리 무기를 이용한다. 높은 민첩성을 바탕으로 치고 빠지는 식의 전투를 하는 클래스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이야기는 일반적인 내용으로써 레벨 업을 할 때마다 주어지는 5개의 스탯 포인트와 1개의 스킬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개성의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힘 쎈 마법사를 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 위에서부터 파이로맨서, 블러드레터, 개지티어
인터페이스와 조작
알파 테스트와 비교해 대폭 수정된 '미소스'의 인터페이스는 비슷한 방식의 여느 게임과 다를 바가 별로 없어 보인다. '디아블로'를 연상 시키게 하는 체력과 마나 바, 그리고 단축키 슬롯과 인터페이스 아이콘이 있다. 또한 클래스당 3종류의 스킬 트리가 존재하며 레벨 업을 하면 5개의 스탯포인트와 1개의 스킬 포인트가 주어진다.
캐릭터의 이동은 마우스만 이용하며, 오른쪽 버튼에는 스킬을 등록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 창을 열기 위한 키보드 단축키도 지원이 된다. 시점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키보드 이동이 안되더라도 별다른 불편함이 없으며 전투도 간단하게 마우스 클릭과 단축키를 눌러 주기만 하면 된다.
대체로 무난한 인터페이스와 조작 이었지만 체력 바와 마나 바가 너무 작게 표시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경우가 간혹 발생했다. 추후 수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상점과 캐릭터 인벤토리(상) 각 직업의 스킬 트리(하)
퀘스트와 인스턴스 던전 중심의 게임 플레이
'미소스'의 게임방식은 간단하다. 머리에 느낌표가 있는 NPC를 클릭하면 물건 배달, 아이템 수집, 던전의 우두머리 처치 등의 퀘스트를 주고 이전에는 표시가 되지 않던 지역이 맵상에 표시된다. 이렇게 새로운 지역이 표시되면 비로소 그곳을 탐험할 수 있는데, 목표 지역을 가기 위해 중간의 필드에서 몬스터들과 싸우게 되고, 던전에 들어가 목표를 달성하면 던전은 다시 맵상에서 사라진다.
퀘스트로 갈 수 있는 지역 외에도 마을에서 맵을 판매하는 NPC에게서 맵을 구입해서 새로운 곳을 탐험할 수 있으며 간혹 몬스터에게서 드랍되는 맵을 이용해서도 갈 수 있다. 맵은 일반 맵과 에픽 맵(Epic Map)이 있는데 에픽 맵은 파티 플레이를 위한 맵으로 보통의 던전 보다 높은 난이도와 많은 몬스터가 등장한다. 대신 경험치나 아이템 드랍면에서 일반 맵을 이용한 던전 보다 높은 효율을 보여준다.
'미소스'의 맵은 처음에는 단층의 간단한 구조로 시작하여 레벨이 올라갈수록 여러 층으로 맵이 생성 되며 에픽 맵의 경우는 낮은 레벨의 맵이라도 일반 맵보다 많은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맵의 난이도가 올라갈 수록 몬스터들의 각종 저항치가 다양해지고 주인공에게 스턴을 거는 빈도가 많아져 상당히 고전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던전에서 죽게 되면 던전 입구(바깥)에서 부활하게 되며 던전의 정보는 재 생성 되지 않고 유지 된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패널티로 5분간 아이템 드랍률이 5%감소하게 되고, 이 시간 동안 죽을 경우 10%가 되는 식으로 패널티가 중첩 된다.
▲ (위) 무시무시한 크기의 거미에게 죽어 버린 모습
▲ (아래) 랜덤 생성 맵이다 보니 가끔 운좋게 이런 맵도 생성 된다
다른 도시나 마을로 이동할 경우는 반드시 목적지까지 도착한 후 종료를 해야 한다. 필자는 길을 오랫동안 헤매다가 겨우 목적지 앞까지 도착했으나 안타깝게 죽는 바람에 분을 삭히지 못하고 게임을 재시작 했다. 그리고 랜덤 맵 생성의 위대함(?)을 느끼고는 한참 동안 씩씩 거렸던 기억이 난다.
이런 퀘스트와 던전 탐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은 자칫 지루함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랜덤 맵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커버해 주었다. 마을을 제외한 지역은 인스턴스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매 번 새로운 지형이 생성 된다. 몬스터의 아이템 드랍 테이블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던전, 몬스터에 매달릴 필요 없이 유저는 자신에게 알맞은 플레이 타임의 던전을 짬을 내서 즐길 수도 있고, 인스턴스 방식은 앞으로 콘텐트의 확장이 용이한 점도 있다. 추후 업데이트 예정 중 유저가 발견한 특별한 맵의 경우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 되어 있다고 한다.
▲ (위) 각 마을에 있는 위와 같은 것을 클릭해서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다
▲ (아래) 던전은 모두 인스턴스 방식이며 파티 플레이를 위한 에픽 맵이 존재한다
기존것의 답습에 그쳐 아쉬운 미소스
'디아블로'는 원래 패키지 게임이기 때문에 싱글 플레이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고, 배틀넷은 주로 아이템을 모으는데 이용했었다. 반면 '미소스'는 기본적으로 온라인게임이다. 게다가 신생 게임인 만큼 세계관이나 스토리도 빈약할 수 밖에 없고, 게임의 뚜렷한 목표의식 또한 부족하다. 게임의 구성에서도 '디아블'로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한 채 기존것의 답습에만 그쳤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저 잘 차려 놓은 가짜 밥상 같은 느낌이랄까?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아이템 획득을 위한 던전 탐험의 끝없는 반복의 연속 이라는 것이었다. 비록 랜덤으로 생성되는 맵과 역시 랜덤하게 생성되는 옵션을 가진 아이템이 떨어짐으로써 어느 정도 반복에서 오는 지루함과 떨어지는 몰입도를 보완했다고는 해도 한계가 있었다. 현재 까지는 할 수 있는 게 던전 탐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끝이 보이지 않는 던전 노가다로 얻은 좋은 아이템만이 자신을 나타내는 유일한 수단인 셈이다.
▲ 소켓 시스템과 겜블 시스템도 있다
'디아블로'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몇 년의 시간차가 있음에도 어느 것 하나 '디아블로'보다 뛰어나다고 할만한 점을 찾지 못했다. 그래픽을 제외하면 비슷한 진행방식, 비슷한 인터페이스, 비슷한 내용… 최소한 몇 가지쯤은 '디아블로'나 기타 유사한 게임들보다 나은 면모를 보여 주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미소스'는 워프를 통한 이동을 제외하고는 던전을 가거나 다른 마을에 갈 때는 필드를 거치게 되어있다. 그런데 마을도 하나의 독립된 공간으로 바로 필드로 나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각 마을을 제외하면 오직 자신 또는 파티원만 같은 맵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파티가 아니면 마을에서만 다른 유저들을 볼 수 있는 방식은 과연 최선의 선택일까? 모든 공간이 인스턴스가 아니라 일부 필드나 던전은 연결된 지역으로 만들어 파티가 아닌 다른 유저들과도 마주칠 수 있게 하여 경쟁을 유발하거나 도울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어떨까? 유저들 사이의 적당한 경쟁은 게임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유저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각 마을 뿐이다
다양한 콘텐츠 추가를 기대하며
기대가 컸던 탓일까? 생각보다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은 많았지만 '미소스'가 어떤 게임이며 어떤 의도로 만들어 졌는가를 확인 시켜준 클로즈베타테스트라고 생각한다. '디아블로'를 뛰어넘는다기 보다 단순히 '디아블로'의 향수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려는 것, 바로?현재 '미소스'의 위치이다.
필 쉥크는 '미소스'를 플레이 하는 유저가 있는 한 끊임없이 콘텐츠를 더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 앞으로도 많은 콘텐츠가 추가 될 것이고 테스트를 거듭하며 점점 진화해 나갈 거라 믿는다. 온라인게임이라는 확장이 용이한 구조 덕분에 '미소스'가 '디아블로' 이상의 게임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 아직은 너무나 미약한 채팅기능과 다양한 커뮤니티 관련 시스템을 잘 구현해 주었으면 한다. 게임의 특성상 솔로 플레이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 하는 만큼 폐쇄적인 커뮤니티 구조 보다는, 다른 유저들과의 커뮤니티 형성을 통해서 파티 플레이를 즐기고 인맥을 넓히는 것도 게임의 재미를 배가 시켜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곧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시작 하게 될 '헬게이트 : 런던'이 거세게 몰려오고 있는 태풍이라면 '미소스'는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 같은 형국이다. 한 집에서 태어난 두 형제가 각각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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