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에서 개발한 PS3 타이틀 ‘블레이드스톰: 백년전쟁(이하 블레이드스톰)’은 그간 새로운 타이틀 개발이 부진했던 코에이에 불씨를 붙여 넣은 작품이다. 10월 일본 정식발매에 이어 오는 11월 북미판이 발매될 예정이다. ‘진삼국무쌍’ 시리즈를 개발한 코에이의 오랜만의 신작 액션 타이틀인 만큼 팬들 사이에선 그 명성이 자자하다. 중요한 점은 코에이가 ‘블레이드스톰’에선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부터 ‘블레이드스톰’이 과거 코에이의 타이틀과 어떠한 점이 차별화 되었는지 데모와 본편(일본 발매 버전)을 기반으로 알아 보도록 하자.
코에이 드디어 무쌍의 굴레를 깨고 나오다!
‘블레이드스톰’은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백년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블레이드스톰’에서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프랑스나 영국군에 소속되는 용병이 되어 자신의 흥망성쇠의 길을 스스로 개척 할 수 있다. 용병 계약을 체결한 뒤, 전투에서 성과를 올려 계약금과 명성을 얻고 점점 강한 용병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다.
‘블레이드스톰’을 보다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선 짤막한 역사 상식이 필요하다. 백년전쟁 당시 영국은 프랑스 서쪽 해안의 주요 항구를 점거하여 압박하면서 북쪽으로는 바다 건너 영국과 인접해 있는 노르망디라는 지역에 대규모 상륙 작전을 감행해 프랑스의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 백년간 산발적으로 지속된 전쟁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군은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살려 한발 물러섬 없이 항쟁을 벌이고 있었다. 전쟁이 장기화 될수록 전쟁은 격렬해졌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양국은 전력의 보강과 증대가 필요하게 되었고. 외국 용병들을 고용하여 인원을 보충 하는 방법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즉, 게이머는 역사적으로도 치열한 전쟁으로 손꼽히는 백년전쟁 속으로 들어가 프랑스 혹은 영국의 용병이 되어 전장을 누벼야 한다.
‘블레이드스톰’은 과거 무쌍 시리즈처럼 단순 버튼 연타가 아닌 전략을 세우고 캐릭터를 육성하고 보다 많은 적을 쓰려뜨려 한 명의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여기에 RPG요소가 가미되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렇듯 ‘블레이드스톰’은 코에이가 무쌍 시리즈라는 구시대 유물에서 벗어나 새로운 게임 형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탄생한 게임이다.
많은 시스템의 변화
무쌍 시리즈는 게이머가 영웅이 되어 조무래기들을 휩쓸어버리는 호쾌한 액션을 주요 재미로 내세우고 있다. 초기에 게이머들은 이 점만으로도 무쌍 시리즈에 열광했었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별다른 추가 컨텐츠나 참신한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지 ‘삼국지’와 ‘건담’ 매니아들의 향수에 의지하는 정도였다고 할까? 아무튼 결과적으로 슬슬 식상해 하는 게이머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블레이드스톰’에서는 기존 무쌍 시리즈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나려는 코에이의 몸부림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코에이는 ‘블레이드스톰’에서 어떤 변화를 꾀 했을까? 지금부터 그것을 알아보도록 하자.
▲ 영웅이 아닌 일개 용병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
● 보다 현실적으로 돌아온 캐릭터 운용 : 운용의 스케일이 현실적이며 커졌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투를 수행하는 최소 단위가 개인에서 분대로 스케일이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지휘할 분대를 택일하여야 한다. 그들을 이동시켜 전투를 지휘하고, 특수 스킬을 발동시켜 분대와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야만 하는 것이다. 꼭 분대 단위로 전투를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군의 이동 및 공격의 최소 단위가 분대로 커진 만큼. 플레이어는 이제 혼자서는 거의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 부대원의 상성을 이해해야 한다. : 지피지기 백전백승
이 게임이 무쌍 시리즈와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바로 병과별 상성이다. 또한 병과에 따라 통상공격 이외에 고유스킬이 있어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병과는 크게 보병, 궁병, 기마병 세가지로 구분 되며 하나의 병과 만으로는 승리를 쟁취 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적도 병과 별로 조합하며 진을 치고 공격을 감행한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각 병과의 장단점, 고유스킬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병과를 선택, 운용해야 효과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아무리 플레이어가 속한 분대라고 해도 불리한 상성을 안고 무리하게 전투에 임하면 분대원이 모두 전멸하는 상황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 분대 단위로 작전이 전개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즉, 전술로는 승리하기 힘들다. 방어가 튼튼한 보병이라도 원거리에서 집중 공격을 하는 궁병을 이길 수 없고, 그 어떤 기마병도 창기가 장착된 보병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이 게임에서 나타난 상성의 좋은 예라 하겠다. 이것이 과거 아무 생각 없이 버튼만 누르게 만들었던 무쌍 시리즈와 ‘블레이드스톰’을 완전히 차별화시키는 요소다.
‘블레이드스톰’의 직업별 능력과 상성
● 보병
다양한 임무를 수행 하도록 훈련 되어졌다. 일반적으로 방패와 칼을 장비한다. 장점으로는 기동성이 좋아 적의 측면/배후를 공격하는데 용이하고 창기를 장착시 달려드는 기마병, 보병, 궁병과의 근접전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궁병의 원거리 공격이나 창기 미장착시 기마병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보병의 주요 스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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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 |
방패를 사용해 적을 일정 시간 동안 기절 시킨다. |
헤비 스트라이크 |
강력한 검기를 이용하여 적을 단숨에 공격한다. |
디펜스 |
방어력을 높인다. |
● 궁병
근접 전투능력은 거의 전무하고 입고 있는 방어구도 취약하다. 하지만 활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은 적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특히 적에게 강력한데미지를 입히는 독화살과 매우 먼 거리의 적에게 집중 공격을 가하여 많은 사상자를 내고 분대를 와해 시키기에 적합한 집중사격은 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빠르게 접근해 들어 오는 기마병이나 강한 보병의 접근전에는 매우 취약한 점이 있으니. 절대 적이 거리를 좁히게 두어서는 안된다.
궁병의 주요 스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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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화살 |
화살촉에 독을 발라 발사 한다. |
집중사격 |
먼 원거리의 특정 지역에 화살을 퍼붓는다. |
디펜스 |
근접전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방어력을 높인다. |
● 기마병
타 병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이동 속도가 매력적인 병과다. 특히 돌진의 스킬은 다수의 보병을 손쉽게 처리하는데 매우 이상적인 스킬이다. 돌진 한 번 만으로도 적 보병 분대에 치명타를 입히고 수를 줄이는데 충분하다. 그러나 전투 중 선회반경이 커 공격 횟수가 타 병과에 비해 적다. 또 원거리의 궁병이나 창기를 장착한 보병의 근접전에 매우 취약한 점이 있다.
기마병의 주요 스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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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내려치기 |
말을 탄 상태에서 칼로 보병을 내려쳐 공격한다. |
돌진 |
말을 탄채로 보병에게 돌진하여 큰 피해를 입힌다. |
프로텍션 |
근접전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방어력을 높인다. |
여러가지 아이템과 분대, 캐릭터의 성장
‘블레이드스톰’에는 SRPG와 비슷한 성장 시스템도 구현되어 있다. 적을 많이 물리칠수록 분대원들의 레벨이 성장하고 추가적인 계약금을 받을 수 있다.
- 캐릭터의 성장
게이머의 캐릭터는 전장에서 얻은 스킬 포인트로 세가지의 병과 운용 능력을 증대시키거나 스킬효과를 상승시킬 수 있다. 또 계약 이행금으로 받은 돈으로 무기나 방어구를 구입해 자신의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상대의 방어 진지를 공격하거나 수장을 공격해 아이템을 얻기도 한다.
▲ 머리, 팔, 다리 장비 외에 병법서 까지 다양한 아이템이 있다 |
- 분대원의 성장
현재 지휘하고 있는 분대는 승리를 거듭할수록 레벨이 높아진다. 운이 좋다면 이름있는 상대 수장(일명 네임드)을 제압해 병법서(BOOK)를 습득할 수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 자신과 분대원의 기본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또 체력 게이지 아래에 있는 블레이드스톰 게이지가 차면 블레이드스톰 게이지가 소진 될 때까지 전투력, 방어력, 이동속도가 증대된다.
▲ 분대 레벨업을 통해 전투력을 배가 시킬 수 있다 |
- 전투후 랭킹제 도입
전투 후에 전투성과에 따라 참여한 NPC들과 랭킹 경쟁을 펼쳐 상위권에 랭크되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그저 단순하게 목표를 달성 하는 것 이외에. 적극적으로 전투를 펼치게 유도하고 있다.
▲ 뭐든 점수와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열을 올리게 되기 마련이다 |
● 드넓은 전장 광대한 역사를 배경
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바로 백년전쟁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전장과 점거해야 할 수 많은 성들. 그 역사적 배경 안에서 플레이어는 역사의 흐름과 동화되어 게임의 재미에 그야말로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시대적으로 같이 등장할 수 없는 인물들이 동시에 등장하는 등 역사적인 고증이 조금 부족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 용병 일지
플레이어가 플레이를 진행하는 동안 ‘용병일지’라는 것이 작성되고 백년전쟁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도 볼 수 있어 게임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 용병일지는 역사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겐 색다른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벤트나 참가한 전투에 대한 일기가 남는다 |
코에이의 과도기적 게임
지금까지 열거한 내용들을 꼼꼼히 살펴본 독자라면 ‘블레이드스톰’이 무쌍 시리즈의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 받았다거나 ‘건담무쌍’과 같이 어설프게 스킨만 바꾼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한 발 나아가 코에이는 ‘블레이드스톰’을 통해 과거의 오점을 수정하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재미를 잘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여러분들이 할 일은 프랑스군 혹은 영국군의 용병이 되어 적군의 지휘관을 물리치고 성을 점거해야 한다. 여러분들은 비록 처음에는 수 많은 쫄병들 중 한 명일 뿐이다. 하지만 치열한 전장을 누비면서 장대한 역사의 흐름에서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거대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다!
중세기 백년전쟁의 전장과 분위기를 잘 재연하였으며, 전략적인 요소의 도입과 방대한 맵, 수 많은 적군과 대립하여 작전을 전개하는 맛이 일품이다.
하지만 스토리와 배경이 게임의 몰입도를 증대시키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영어로 정발이 되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 또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역사적인 왜곡이 단점이 될 수 있으며. 버튼 연타식의 전투가 아니기 때문에 아주 빠른 전투를 원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어필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용병들와 함께 전장으로 향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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