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제 전략게임의 대명사로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매직(이하 HOMM)’시리즈. 과거 재미를 검증받은 시스템에 현대적인 그래픽을 결합한 게임이 바로 ‘HOMM5’이다. 그 첫 번째 확장팩 ‘운명의 망치(Hammer of Fate)’가 올초 발매된데 이어, 지난 14일 두 번째 확장팩 ‘동방의 부족(Tribes of The East)’이 세상 앞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북미 기준). 물론 게임의 한글판 역시 인트라링스를 통해 정식발매될 예정라고 하니, 히어로즈의 팬이라면 필히 구매하길 바란다.
데모를 즐겨보자 - 이건 튜토리얼 수준이 아니다
아쉽게도 본 기사는 10월 1일에 공개된 데모를 플레이한 것을 토대로 구성했다. 데모는 2개의 싱글플레이 시나리오로 구성됐는데, 새로 추가된 종족인 오크의 특징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었다. ‘아버지 하늘의 분노(Father Sky’s Fury)’라는 오크의 시나리오와 별도의 활성화코드를 기입하면 플레이가능한 인페르노의 ‘아그라엘의 시련(Agrael’s Trial)’이라는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오크의 시나리오는 오크(황색), 헤이븐(청색), 헤이븐 반란군(적색) 3개 진영이 등장하며 대형맵을 무대로 한다. 반면 인페르노의 시나리오는 악마들 사이의 전쟁을 다뤘으며, 플레이어(적색), NPC(녹색)가 한편으로 다른 악마들(청색)의 공격을 막는 내용을 담았다(맵은 노멀). 비록 두 개의 시나리오뿐이지만, 필자를 30시간 이상 이 게임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두 개의 시나리오를 모두 클리어했을 땐 마치 확장팩을 다 즐겨본 듯한 느낌이었다. 그만큼 이번 데모에서 확장팩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선조들의 분노(Father Sky’s Fury)
먼저 오크의 시나리오에서 플레이어의 영웅 ‘Gotai’은 레벨 10부터 시작한다. 샤우팅과 관련된 기본적인 스킬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레벨이 높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일이 아니다. 영웅 1명으로 맵을 다 돌아다닐 수도 없는 일이고, 혹 그리 한다고 하더라도 본진(Bastion)을 공격해오는 헤이븐, 헤이븐 반란군에 대항하기란 그리 녹녹치 않다. 게임초반 주점에서 적당히 1~2명의 영웅을 고용해, 중립유닛들을 제거해가며 꾸준히 성장시켜주는 요령이 필요하다.
중립과 적의 유닛들은 Low, Moderate, High, Deadly순으로 강력함이 표시된다. 초반에도 Moderate유닛들과의 전투에 충분히 유의해야 한다. 중립유닛 중에는 피닉스, 인페르노의 데빌, 헤이븐 반란군의 타락천사와 같이 매우 강력한 유닛들이 있다. 이들을 조기에 제거하지 않고, 계속 방치해둘 경우 유닛의 수가 급격히 증가해버려 해당 아티팩트나 게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는 수가 있다. 영토확장(병력분배)이냐, 보물(병력집중)이냐의 갈림길에서 적절한 선택을 취할 필요가 있다.
이 시나리오에는 오크의 성이 1개, 헤이븐의 성이 2개, 헤이븐 반란군의 성이 3개 등장한다. 병력의 규모나 위력, 영웅의 수적인 측면에서 헤이븐 반란군이 압도적인 상태다. 하지만 오크의 사이클롭스, 와이번, 켄타우르스를 필두로 한 대규모 병력으로 먼저 헤이븐을 제거하고, 헤이븐 반란군을 공격하는 식으로 플레이한다면 클리어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여기서 헤이븐들의 성이나 초가를 점령하면, 그것을 파괴함으로 인해 생긴 금, 목재 등의 약탈물을 취할 수 있다.
영토가 넓어지고 생산기지가 늘어날수록 유닛의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자금난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초반 생산건물을 짓는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일단 일일 금획득량을 증가시켜주는 건물을 최우선적으로 지어 금을 확보하고, 다음으론 기본 유닛의 생산건물이나 생산량을 증가시켜주는 건물들을 지어나간다. 유닛은 일주일마다 한 번씩 본진과 주변생산기지에서 충원되니, 충원되는 족족 본진으로 수송해오도록 하자(점령당하면 그 동안 모아둔 유닛이 모두 사라지므로).
이 시나리오는 마지막 성까지 육로로 연결돼 있지만, 배를 활용해 루트를 축소하거나 보물을 찾아나갈 수 있다. 보물로는 체인콤보라고 불리우는 무기셋(같은 이름을 지닌 무기 시리즈)이 등장하는데, 필자는 모든 보물들을 찾지 못했다(어느 영웅이 가져갔는지도 모르고, 보이는 곳에는 강력한 중립유닛들이 그것을 지키고 있어서). 그 밖에 마지막 성 앞에서 여러 보물들이 묻혀있는 지하공간도 들어갈 수 있었다.
아그리엘의 시련(Agrael’s Trial)
인터넷을 통해 활성화코드를 입수했는데, 이 코드를 데모에 기입하면 바로 이 시나리오를 플레이할 수 있다(중복도 상관없는 듯하니, 검색해서 찾아볼 것). 주인공 아그라엘은 소버런(Sovereign)의 오른팔이 되기 위해 그의 시련을 받아들인다. 시련의 내용은 즉, 다른 데몬로드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최후까지 생존하는 것. 아그라엘은 초반 레벨1부터 시작한다. 더불어 당분간은 주점에서 고용할 수 있는 영웅도 등장하지 않는다. 맵도 노멀사이즈라 오크의 시나리오보다는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다만 어두워서 스카우팅 스킬이 매우 절실하다).
우선 앞선 시나리오에서 언급했던데로 생산건물을 짓고, 주인공을 바삐 움직여 점령지역을 늘려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감옥에 수감된 고레벨 데몬로드(Lv 15)를 구출할 수 있고, 바로 전력에 활용할 수 있다. 그 밖에 아티팩트를 찾아오라는 의뢰, 데몬로드들의 공격을 약화시키는 쉐도우 시스터와의 거래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여기서도 강력한 중립유닛들이 등장하는데, 앞선 시나리오만큼 그 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간이다. 녹색의 서큐버스가 본진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아군이 되는데, 그 때부터 지하에 숨어있던 데몬로드들이 사방에서 본진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들의 병력구성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데빌, 핏로드와 같은 고레벨 유닛이 다수 포진해 있고, 막강한 화력의 공성병기도 보유하고 있어 승산은 매우 낮은 편이다. 그리고 병력을 집중해 어느 한 방향을 막으면, 다른 방향으로 적군이 진군해와 그야말로 대책이 안선다. 앞서 언급한 쉐도우 시스터는 다른 데몬로드들을 약화시키는 명목하에 금5,000부터 금1,000씩 증가해가며 착취해 가는데, 그럼에도 공격은 멈추질 않는다.
다행히 적의 수장과 마주했을 때, 병력의 열세를 부활마법 및 그레이팅(Grating, 자기복제), 피트로드 소환마법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수십번 중에 단 2번을 이겼는데, 부활마법을 통해 죽음에서 살아난 유닛은 전투종료 후 다시 죽어버려 인솔할 부대가 없다는 이유로 미션에 실패했다. 2번째 승리했을 때에는 바로 미션이 종료돼 아쉬음을 남겼다. 이 시나리오 역시 지하 던전이 존재하는데, 필자는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으니 독자들이 데모를 즐겨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새로운 시스템 1탄 - 블러드 레이지(Blood Rage)
오크는 그 동안 각종 미디어를 통해 사납고 힘이 센 포악한 종족으로 묘사됐는데, 동방의 부족에서도 역시 그러한 인식을 같이 했다. 개발자 다이어리에 따르면 게임 속 오크는 인간과 악마, 마법을 싫어하며, 자연을 벗삼아 약육강식의 자연의 논리를 몸소 실천하는 부족으로 묘사된다. 즉, 힘만으로 모든 것들을 제압하는, 전형적인 전투종족인 것이다.
이러한 오크의 특징은 ‘블러드 레이지’라는 오크 고유의 특징으로 구현됐다. 직역하면 ‘피의 분노’정도로 해석되는데, 여튼 피와 관련된 속성이다. 6레벨 와이번을 제외한 오크의 나머지 레벨 모든 유닛들은 레이지 포인트(RP)로 수치화된 데이터의 영향을 받는다. 레이지 포인트를 간단히 설명하면, 공격하거나 상대를 죽일수록 포인트가 증가해 추가능력을 얻고, 공격받거나 머뭇거릴수록 포인트가 감소해 추가능력을 잃는 개념이다. 단, 아군 유닛이 죽었을 때에는 나머지 아군 유닛들의 레이지 포인트가 증가한다(어쨌든 전장엔 피가 뿌려진 셈이니).
레이지 포인트는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포인트가 200 이상일 경우, 2단계는 500, 3단계는 1,000 이상일 경우에 적용된다. 1,000이상은 아무리 포인트를 높게 해도 능력의 변함이 없으니 괜한 수고하지 말 것. 또 0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지만, 그 정도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테니 적절한 포인트의 관리가 필요하다.
포인트의 상승방법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근접전만 잘 펼치면 된다. 하지만 영웅의 샤우팅 기술(매직북에 있지만, 마법의 개념은 아니다. 소리치는 것)들을 활용하면 유닛전체나 특정유닛의 레이지 포인트를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다. 물론 영웅의 레벨이나 기술의 숙련도에 따라 상승량은 크게 달라진다.
아래에 공식포럼에 공개된 RP증감법과 레벨별 추가능력에 대해 나열해본다.
[RP증감법] |
● 적 부대를 공격(Melee attack on an enemy): +100 RP ● 적 부대를 범위공격(Ranged attack on an enemy): +50 RP ● 적의 마법공격(Spell attack on an enemy): +40 RP ● 해로운 마법공격(Harmful spell is cast on the creature): +10 RP (excluding damage-dealing spells) ● 샤면의 ‘고블린 희생(Sacrifice Goblin)’이나 사이클롭스의 ‘고블린 삼키기(Swallow Goblin)’: +60 RP ● 이동(Moving): 0 RP ● 방어명령의 사용(Using the Defend command): -30 RP ● 대기명령의 사용(Using the Wait command): -100 RP ● 눈멈(Blind): 매턴 대상 크리처 -100RP ● 광분(Berserk): 마법이 발동하는 동안 RP획득량 2배 ● 매혹, 최면(Hypnotize): 마법이 발동하는 동안 행동시 대상 크리처 -50RP ● 건망증(Forgetfulness): RP획득량이 5/10/15/20만큼 감소 ● 공포(Fear): 두려워하는 크리처들에게 -100RP ● 빈사(Life Drain, Weakening Strike): 이 상태에서의 공격은 -20 RP ● 인레이지(Enrage) 능력은 쓰러뜨린 적에 대해 +30RP 대신 +60RP를 획득케 함 ● 고블린의 겁(Cowardice)이라는 능력은 이 상태가 될 때마다 -100 RP ● (행동없이) 턴 넘기기 -80 RP |
크리처 |
1레벨(RP 200~500) |
2레벨(RP 500~1000) |
3레벨(RP 1000~) |
고블린 (Goblin) |
각각 +1 HP |
+3 DFD, 배신 불가 |
적 반격 없음 |
고블린 트래퍼 (Goblin Trapper) |
각각 +2 HP |
+3 ATK, ‘상처입히기’ 습득 |
적 반격 없음 |
고블린 윗치-닥터 (Goblin Witch-Doctor) |
각각 +2 HP |
정결(Purge), 저주(Cursing) 공격 |
적 반격 없음, 헥싱 어택 |
켄타우르스 (Centaur) |
+6 ATK |
+2 INIT |
모든 데미지를 최대값으로 |
켄타우르스 마라우더 (Centaur Marauder) |
+6 ATK |
+2 INIT |
모든 데미지를 최대값으로 |
켄타우르스 노매드 (Centaur Nomad) |
+6 ATK |
+2 INIT |
모든 데미지를 최대값으로 |
오크 워리어 (Orc Warrior) |
각각 +1 SPD, +5 HP |
+3 DMG |
강타(bash) |
오크 슬레이어 (Orc Slayer) |
각각 +2 SPD, +5 HP |
+3 DMG |
강타(bash) |
오크 워몽거 (Orc Warmonger) |
각각 +8 HP |
무제한 반격 |
+12 DFD |
샤먼 (Shaman) |
+2 INIT |
각각 +7 HP |
+15 DFD |
윗치 (Witch) |
+2 INIT |
각각 +8 HP, 마법위력 2배로 |
마법위력이 4배로 |
하크 (Haq) |
+3 INIT |
각각 +8 HP |
+15 DFD |
부처 (Butcher) |
각각 +1 SPD, +2 ATK |
각각 +10 HP |
데미지 더블 |
엑시큐셔너 (Executioner) |
각각 +1 SPD, +3 ATK |
각각 +10 HP |
데미지 더블 |
치프테인 (Chieftain) |
각각 +1 SPD, +2 INIT |
각각 +10 HP |
Fear My Roar |
와이번 (Wyvern) |
없음 |
없음 |
없음 |
포이즈너스 와이번 (Poisonous Wyvern) |
없음 |
없음 |
없음 |
파오카이 (Paokai) |
없음 |
없음 |
없음 |
사이클롭스 (Cyclop) |
+5 DMG |
놀라운 존재 (Frightful Presence) |
공포(Fear) |
언탬드 사이클롭스 (Untamed Cyclop) |
+5 DMG |
놀라운 존재 (Frightful Presence) |
공포(Fear) |
블러드아이 사이클롭스 (Bloodeye Cyclop) |
+5 DMG |
놀라운 존재 (Frightful Presence) |
공포(Fear) |
새로운 시스템 2탄 - 대체 업그레이드(Alternate Upgrade)
‘동방의 부족’에선 종족별 1~7레벨 기본 유닛의 업그레이드 유닛을 2종류로 늘려 더욱 다양한 유닛을 선택할 수 있게 구성했다. 본편과 첫번째 확장팩에선 업그레이드 유닛이 레벨별로 1개씩만 등장했는데, 두번째 확장팩을 통해 전체유닛의 수가 50% 증가한 셈이다. 이번에 추가된 종족 오크 역시 레벨별로 3종류의 유닛, 총 21종류의 유닛이 등장한다(전체를 따지면 8개 종족이니 21X8=168 종류).
업그레이드 유닛은 기본 유닛보다 대체로 더 나은 능력을 지닌다. 다만 가격이 조금 더 비싼데, 두 종류의 업그레이드 유닛간의 가격차이는 없다. 기본 유닛을 구매한 후에도 소정의 비용을 지불해 업그레이드 유닛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마을에 있는 유닛만 실행가능, 이동 중이나 마을 주변에 있는 양성소에서는 불가하다). 물론 업그레이드 유닛에서 기본 유닛으로의 다운그레이드는 실행할 수 없고, 업그레이드 유닛 상호간 종류 변경시에도 훈련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업그레이드 유닛은 특기와 능력치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니, 자신의 전략전술에 따라 적절한 유닛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데모에 공개된 오크를 예로 들면, 1레벨 기본 유닛 고블린을 고블린 트래퍼와 고블린 윗치-닥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고블린 트래퍼는 방어력이 높고, 적의 이동경로에 덫을 놓아 이동을 정지시킬 수 있다(물론 덫에 걸리지 않는 유닛도 등장한다). 반면 고블린 윗치-닥터는 공격력이 좀 더 높고, 디파일(Defile)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6레벨 유닛 와이번을 예로들면, 체력회복 방법에 있어 업그레이드 유닛간 차이가 있다. 하나는 매턴 소량씩 자동회복하는 유닛이 있고, 다른 하나는 적과 아군 유닛의 사체를 먹어 회복하는 유닛이 있다. 사체의 경우 유닛의 레벨과 수에 따라 회복량이 크게 달라지니 여기서 게이머의 플레이스타일을 적용해볼 수 있다.
이제 확장팩을 즐길 때다!
이상으로 간단한 데모체험기와 확장팩의 주요특징들을 살펴봤다. 확장팩의 특징은 크게 오크 종족의 추가, 그에 따른 블러드 레이지 개념의 추가, 대체 업그레이드 유닛의 추가가 가장 눈에 띈다. 물론 새로운 캠페인, 이벤트, 마법과 스킬도 함께 추가됐다. 확장팩은 10개의 멀티플레이맵, 5개의 싱글플레이맵이 제공된다. 단 2개만을 즐겼을 뿐인데 이렇게 진이 빠지는 것을 보면, 확장팩을 정식으로 즐겨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하지만 HOMM5의 재미를 데모만으로도 제대로 느껴봤으니, 한글판이 어서 나오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마지막으로 확장팩은 스탠드얼론(Stand alone) 제품으로 본편(오리지날)이 없어도 독자적으로 설치, 실행이 가능하니 이 점을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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