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토너먼트’ 시리즈를 기억했던 사람들이라면, 이번 ‘언리얼 토너먼트3(이하 언리얼3)’를 해보며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순전히 아레나(대전) 형식으로 이루어졌었던 전작들에 반해, FPS의 명가 에픽의 손에 거친 ‘언리얼3’는 과감하게 싱글(시나리오) 플레이 추가 및 멀티플레이가 강화됐다. 또한 Xbox360에서 완벽하게 PC로 인식했던 ‘기어즈 오브 워’에 이어, 최적화 부분에서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 그럼 ‘언리얼 토너먼트3(이하 언리얼3)’에 대해 알아보자.
놀라운 그래픽과 완벽한 최적화. 프레임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언리얼3’의 전체적으로 딱딱하면서도 탁해 보이는 분위기는 기존 언리얼 토너먼트가 아닌 ‘기어즈 오브 워’의 분위기에 가깝다. 물론 같은 개발사에서 제작한 만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이리라.
‘언리얼3’에서 감탄할 요소는 바로 최적화다. 환상적인 그래픽을 가진 FPS를 접한 대부분 유저들의 반응은 그래픽적인 발전은 인정하지만, 자신의 컴퓨터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아갈까라는 걱정을 동시에 한다. 실상 최근 발매된 ‘크라이시스’는 한 시대를 앞선 그래픽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지만, 반대로 엄청난 컴퓨터 스펙을 요구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상황이 연출됐다. 또한 같은 엔진에 분위기도 비슷한 국산 MMO 온라인게임 ‘헉슬리’ 역시 최적화 부분에서 많은 지적받았다.
▲ 얼씨구? 오늘 날씨 한번 멋진데!
하지만 에픽은 ‘언리얼3’를 통해 자신들의 최적화 기술을 뽐냈다. 엄청난 광원효과와 물리효과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표준 사양의 컴퓨터로 아무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필자 역시 게임을 진행하면서, 동영상 촬영 프로그램을 구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레임이 떨어지지 않고, 매끄럽게 잘 진행된 점에 놀라웠다. 그만큼 컴퓨터에 무리가 적은 만큼 최적화가 잘 이루어진 것이다.
■ 50만원대의 필자의 컴퓨터 사양 CPU: AMD 윈저5200(듀얼코어 2.6G) RAM: 2G 그래픽카드: 지포스 8600GT |
혹시 이 글을 보고 ‘그래픽이 그리 뛰어나지 않나 보지’라고 넘겨짚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리얼3’의 그래픽은 바닥의 자갈도, 떨어지는 물방울도 세세하게 표현한 만큼, 그래픽으로 따진다면, 최근 나온 ‘콜오브듀티4’, ‘크라이시스’ 못지 않은 훌륭함을 가지고 있다.
▲ 이 정도 그래픽에 완벽한 최적화! 완벽하다
퀘이크3 이후, 처음으로 느낀 다이렉트한 FPS
‘고사양이라서 싫어. 그래픽이 너무 떨어지잖아! 너무 밋밋해서 재미도 없네! 뭔 무기가 이렇게 심플해. 좀 특이한 건 없어? 이거 타격감이 뭐 이래? 좀 빨리빨리 진행되는게 없을까?’
FPS 유저들이 최근 발매되는 게임들에게 지긋이 던지는 잔혹한 한마디들. 그만큼 FPS의 유저들의 입맛은 까다롭다. 그래서 요즘 나오는 FPS의 식상함에 입맛 다시는 유저들이 많을 것이고, 만족하는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 언리얼 토너먼트3 팀 데스매치
하지만 필자가 봤을 때, FPS 중 가장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워주는 게임은 바로 ‘퀘이크3’와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다. 하물며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옛 향수와 그 이상의 맛 느끼게 해준 게임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찾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필자 역시 그 중 하나다.
‘언리얼3’는 ‘퀘이크3’의 느낌에 가깝다. 물론 기존의 언리얼 토너먼트의 색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언리얼 토너먼트란 골격에 ‘퀘이크3’의 역동적이고 스피드한 재미가 추가된 것이다.
‘언리얼3’에는 빠른 움직임, 그리고 다양한 액션(좌우 순간 도약 및 이중점프, F키의 죽은척하기)과 더불어 미래의 최첨단 무기들을 마구 난사하는 재미가 살아있다. 특히 적을 죽일 때 튀기는 핏물과 로켓에 산산조각 나는 모습은, ‘퀘이크3’를 할 당시를 떠올릴 만큼 짜릿하다.
한 예로 들면 ‘퀘이크3’에서는 레일건이 있다면, 언리얼3에서는 스나이퍼 라이플이 있다. 적의 머리를 헤드샷으로 날리면, 단순히 머리에 구멍이 뚫리는 것이 아닌, 머리가 통째로 날라가 몸은 서서히 쓰러지는 장면은 퀘이크 매니아라면 충분히 감흥을 느낄만하다. 그만큼 언리얼3 전투는 다이렉트하기에 정신없지만,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
▲ 고놈 머리 한번 크구나? 헤드샷의 짜릿함!
기대했던 싱글 플레이는 어디가고 멀티 같은 싱글만 존재하는가!
▲ 미션이 넘어가면 어느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선택도 가능하다
완벽한 최적화, 그리고 게임성 이 모두를 갖췄지만, 정작 ‘언리얼3’에 새롭게 도입된 싱글 플레이는 유저들에게 고운 시선을 못받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싱글 플레이 진행 방식이 멀티 플레이 방식과 똑 같은 ‘아레나(대전)’ 형식이기 때문이다.
즉 싱글과 멀티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며, 아레나 방식으로 진행되면 결국 멀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뿐, 싱글의 리얼한 상황연출과 아우러진 스토리의 흐름을 느낄 수 없다. 이런 싱글 플레이는 결국 에픽이 내놓은 ‘언리얼3’의 스토리를 기대했던 유저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 깃발이 펄럭이며~ 지금 이건 멀티가 아닌 싱글플레이다!
그래도 싱글 플레이로 챕터마다 존재하는 이벤트씬을 보면, 불만 가득한 입도 다시 들어가게 할 정도로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게임의 진행보다 동영상을 통해 스토리를 이해하는 어이없는 시스템이면서도, ‘역시 에픽이다.’라는 감탄사를 튀어나오게 할만큼 수준높은 영상미를 보여준다. 하지만 게임상에서 이와 같은 드라마틱한 상황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움은 컸다.
▲ 거참 아저씨 말 많네. 제대로 된 싱글 언제 보여줄거요?
평범한 룰에 특별한 것을 섞어놓으니 희한하게 재밌네?
FPS의 룰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데스 매치’, ‘깃발 뺏기’, ‘영역 싸움’이다. ‘언리얼3’ 역시 마찬가지다. 언리얼3에서는 ‘데스매치’, ‘팀 데스매치’, ‘깃발 뺏기’, ‘깃발 뺏기/CTF(기갑장비)’, ‘워페어(Warfare)’, ‘듀얼(1vs1)’이 있다.
이 중 워페어와 듀얼이 언리얼의 독특한 룰로 꼽을 수 있다. 워페어의 경우는 아군의 ‘코어(Core)’를 지키면서 상대편의 코어를 파괴시켜야만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상대편의 코어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맵 중간중간에 존재하는 중립 코어를 차지해야 한다. 이 코어를 차지하지 않고, 곧바로 적진의 안에 있는 코어를 공격하면 아무 효과를 볼 수 없다. 때문에 중립 코어를 차지하기 위한 전술적인 판단력과 시간이 승패를 크게 좌우한다.
▲ 언리얼 토너먼트3 워페어(Warfare)
듀얼은 쉽게 말해 1대1 매치다. 즉 누가 더 최강인지 판가름 내는 것이며, 언리얼3에서는 이러한 룰을 만들어놓고 1대1 매치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각 룰마다 존재하는 특수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언리얼3에서 등장하는 특수한 장비는 ‘텔레포트’, 및 ‘호버 보드’가 있다. 텔레포트는 ‘깃발 뺏기’에서 등장하며, 이단 점프로도 이동할 수 없는 높은 곳을 쉽게 이동하게 해주는 효율적인 장치다. 단 깃발을 차지한 순간 열심히 텔레포트로 이동하다보면, 허전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 텔레포트는 깃발까지 챙겨주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텔레포트를 이용한 신속한 전진 침투 후, 능력껏 깃발을 가지고 뛰어나와야한다.
호버 보드 같은 경우는 큰 맵을 사용하는 ‘워페어’, 또는 ‘깃발 뺏기/CTF’ 룰에 등장한다. 즉 넓은 전장을 신속하게 이동하기 위한 필수아이템이며, 이것을 통해 뛰어서 가야한다는 불편함이 해결돼 빠른 진행속도를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두 장비는 물론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갖게 되는 장비이며, ‘Q’키로 사용할 수 있다.
올 겨울은 언리얼3!
군바리의 아픈 추억으로 밀리터리는 ‘네버’라고 외치는 유저들에게도, ‘언리얼3’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물론 FPS를 적응못하는 유저들에게는 곤욕일지 몰라도, FPS를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언리얼3’큼 스피드한 게임은 없을 것이다.
물론 똑같은 엔진을 사용했고, 게임 분위기도 많이 유사한 국산 MMO게임 헉슬리를 기다리고 있는 유저라면, ‘헉슬리’ 오픈서비스전까지 트레이닝용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형은 올 겨울 언리얼 토너먼트3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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