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부터 OBT를 시작한 ‘진 온라인’은 서비스 시작 후 서버를 지속적으로 늘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진 온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쉽다’는 것이다. 게임 내 편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을 뿐 아니라, 추가 경험치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항시 실시되고 있어 레벨 업 속도로 빠른 편이다. 여기에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시간에도 ‘오프라인 경험치’가 축적되어 바로 적용할 수 있어 보다 집중적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특징이 게임의 재미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 온라인’은 즐기기 편한 게임인 것은 확실하나, 플레이 자체에서 독특한 재미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없다. 소위 말해 레벨업과 무한 퀘스트만 반복되는 ‘양산형 게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먹기 좋은 떡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현재 ‘진 온라인’은 ‘즐기기 적당한 MMORPG’의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모든 플레이가 퀘스트와 레벨업으로 단순해지는 문제를 낳는다. ‘진 온라인’은 먹기는 편하지만 거의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 미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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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와 레벨업으로 패턴화되는 게임플레이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안정적인 편이다. 물리공격을 위주로 한 ‘외공’과 기존 MMORPG의 마법사 클래스와 유사한 ‘내공’으로 크게 나뉘는 전투 스타일 간의 밸런스도 잘 맞으며, 퀘스트를 통해 보상받는 경험치와 장비는 신규 유저가 캐릭터 육성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잘 이끌어준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필요한 스킬 및 정보를 전달하는 정보형 퀘스트도 부족함 없이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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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공/내공 간의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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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에 판매해 게임머니를 버는 일반 전리품을 따로 안내하는 세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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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경험치', '경험치 버프' 는 빠른 레벨업을 돕는다
그러나 ‘편안하다’라는 것 외에 큰 장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선공형 몬스터'가 1종도 등장하지 않는 필드 사냥이다. ‘선공형’ 몬스터는 진행에 문제가 있을 정도로 많아도 고민이지만, 너무 없어도 긴장감이 떨어져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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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공 몬스터밖에 없기에 이러한 몰이 사냥도 부담 없이?할 수 있다
신규 게임다운 신선한 면도 전무하다. 별도의 무기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클래스 시스템, ‘사제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자리하지만 게임 자체가 평범해 그 빛을 잃는다. 마치 트레이닝복 차림에 작은 반지 하나 낀 것처럼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는 속담이 있다. 이를 ‘진 온라인’에 빗대어 표현하면 ‘먹기 좋은 떡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겠다. 밀려드는 온라인게임의 파도 속에서 살고 있는 국내 유저에게 ‘즐기기 쉽고 편리하다’는 특징 하나로는 게임 속 커뮤니티가 유저가 등돌리기 힘들 정도로 촘촘히 짜여있지 않은 이상 오래 버티기 어렵다.
미완료 퀘스트 6개….미수령 퀘스트도 6개? - 멈추지 않는 퀘스트 폭풍
‘진 온라인’은 타 MMORPG와 마찬가지로 퀘스트를 중심으로 한 캐릭터 육성을 지원한다. 문제는 그 퀘스트의 수가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는 것이다. 초보를 갓 벗어난 10레벨 중반에 들어서면 이미 수행 적정 레벨이 지난 퀘스트가 최소 4개에서 6개정도 쌓여있는 데다가 아직 받지 못한 퀘스트도 남아 유저를 양쪽에서 압박한다.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제공되는 퀘스트는 유저에게 의도치 않게 부담을 주는 존재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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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까지는 봐줄 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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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감당키 어렵다
‘진 온라인’의 퀘스트 편의 시스템은 유저를 재촉하는 또 다른 요소로 작용한다. ‘진 온라인’은 유저의 선택에 따라 플레이 화면에 아직 받지 못한 퀘스트의 수를 알리고, 수행 위치를 추적하는 ‘퀘스트 추적’ 시스템을 지원한다. 잘만 이용한다면 매우 편리한 시스템이지만, 해결하지 못한 퀘스트가 쌓인 입장에서 ‘추적 시스템’은 유저를 필요 이상으로 재촉한다. 눈에 보이는 일은 일단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사람의 기본 심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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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료 퀘스트 10개....미수령 퀘스트 9개...이 폭풍은 언제쯤 끝날까?
진행에 불필요한 퀘스트도 눈에 뜨인다. 그 중 하나가 중요 NPC의 위치 및 역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도 퀘스트’이다. 좁은 지역에 위치한 다수의 NPC에 대해 일일이 퀘스트를 부여해 수행할 임무의 양이 불필요하게 증가한다. 방문 이후, 퀘스트를 준 NPC에게 돌아가 확인을 받아야 퀘스트가 완료되는 과정 역시 번거롭다. 가까이 있는 NPC를 묶어 퀘스트 하나로 모두 방문하게끔 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각 NPC에게 받도록 구성했다면 진행이 보다 깔끔해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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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퇴근에 인색한 NPC '반고'
MMORPG의 퀘스트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으냐’가 아니라 ‘전체 플레이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이다. 스토리 및 게임 주요 요소와 큰 관련이 없는 서브 퀘스트의 과잉현상은 유저를 지치게 하는 주요소로 작용한다.
사라진 NPC를 기다리는 수많은 유저들 - 랙 및 버그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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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나홀로...찾는 NPC는 온데간데 없이 증발했다
‘진 온라인’은 지난 29일부터 약 2주간 OBT를 실시하고 있으며,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몰린 유저를 위해 신규 서버를 2차례에 걸쳐 오픈한 바 있다. 그러나 서버가 늘어난 이후에도 랙 및 버그 현상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새로 방문한 지역의 NPC가 일시적으로 모두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많은 유저가 집중된 ‘현원용성’의 경우, 목표 지점에 도착해도 십 여 초가량 기다려야 NPC가 등장한다.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진 온라인’은 본인 외의 다른 캐릭터의 모습을 감추는 옵션 기능을 지원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없다.
랙과 함께 버그 현상도 쉽게 눈에 뜨인다. 그 중 하나가 ‘말’을 타고 제자리에서 점프할 경우, ‘말’이 두 발을 든 채로 땅에 박혀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 버그는 다시 점프하거나 자리를 옮기면 해결되지만 이러한 사소한 문제가 서버의 안정성을 무너뜨리는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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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 줄밖에 안 남았어! 다소 좁은 기본 인벤토리 공간 역시 불편을 초래했다
이 외에도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인벤토리가 좁아 아이템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없어 불편하다. ‘진 온라인’의 ‘인벤토리’는 캐쉬로 구입하거나 게임 플레이 중 보상으로 입수할 수 있는 ‘가방’ 아이템으로 1번에 5칸씩 추가 공간을 확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입수하는 물건이 많은 반면, 보유한 가방의 수가 적은 신규 유저일수록 인벤토리 부족 현상에 시달린다.
씹지도 않았는데 술술 넘어가네? - 편의 시스템 및 게임 속 이벤트
‘진 온라인’의 편의 시스템은 매우 효율적이다. 레벨업할 때마다 배분하지 않은 스킬 및 능력치 포인트를 표시하는 안내창은 실수로 포인트를 올리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도와준다.
퀘스트 내비게이션 및 자동 이동 시스템의 완성도도 안정적이다. 몇몇 오브젝트를 제외한 모든 위치를 클릭만 하면 이동하도록 지원해 길을 잃고 헤맬 위험이 거의 없다. 너무 멀어 탑승 장비를 이용해도 이동하기 힘든 지역은 주변의 ‘건곤석(이동 포탈)’을 이용하라는 문구를 제시하고 ‘건곤석’의 위치를 자동 이동 시스템으로 안내하는 세심함까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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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오브젝트의 자동 이동도 지원하는 친절한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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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맵을 클릭해도 자동 이동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레벨 2에서 3 때, 퀘스트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는 ‘탑승 펫’은 자동 이동 시스템의 장점을 살린다. ‘진 온라인’의 세계는 마을 간의 거리가 멀고 필드가 넓어 걸어서 이동하기 어렵다. 초보 레벨 때 주어지는 ‘탑승 펫’은 이동에 대한 부담을 줄여 신규 유저가 빠르게 게임에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여기에 캐릭터가 접속하는 시간부터 일정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일일 이벤트 ‘신룡화복’은 일정 시간마다 보너스 경험치 및 아이템을 제공해 유저의 레벨업 속도를 향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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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레벨 때 얻은 탑승 펫은 퀘스트를 돕는 기특한 존재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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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레벨 처음 방문한 인스턴스 던전, '무회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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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는 물론 졸개 몬스터들도 매우 강하니 조심해야 한다
'진 온라인'에도 긴박한 전투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바로 '인스턴스 던전'이다. 20레벨부터 입장할 수 있는 인스턴스 던전은 필드 사냥에 비해 높아진 난이도를 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던전 내 모든 몬스터는 ‘선공형’이며, 강력한 체력과 공격력을 자랑한다. 일반 몬스터, 서브 및 보스 몬스터 별로 따로 제시되는 관련 퀘스트는 각 대상에 대한 도전 의식을 자극해 던전을 완벽히 클리어한 유저의 만족도를 높인다.
톡톡 튀는 맛이 없는 무난함이 아쉽다!
이렇게 ‘진 온라인’의 OBT 현장을 돌아봤다. 플레이를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게임을 대표할만한 톡톡 튀는 개성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유저의 뇌리에 강렬히 꽂히는 개성이 없는 게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 ‘진 온라인’의 모습은 무난한 완성도를 선보이는 무협 MMORPG,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놓여 있다. 다소 거칠어도 게임을 정의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최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이례 없는 신작 기근에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진 온라인’은 비록 중국 개발사가 제작한 게임이지만 이 연장선 상에 놓여 있다. 신인다운 참신함으로 승부하는 신규 게임의 등장이 보다 절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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