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정법원에서 이혼 사유로 인정할 정도의 중독성을 자랑하는 게임 ‘풋볼매니저’ 의 최신작, ‘풋볼매니저 2011(이하 FM 2011)’ 이 세가퍼블리싱코리아를 통해 한글화되어 지난 16일 정식 출시되었다. 기껏 ‘문명 5’ 에서 헤어나와 일상적인 삶을 살고 있던 필자에게 이번에는 ‘FM 2011’ 이 찾아온 것이다. 덕분에 2011년도 컴퓨터 앞에서 맞이하게 생겼다. 날벼락 같은 일이다.
프로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월드컵이나 K리그, 혹은 프리미어리그 등의 주전 선발이나 이적 등의 소식을 접하면서 ‘왜 저 감독은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왔을 것이다. 사실 감독의 생각은 그 사람의 입장에 직접 서 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FM 2011’ 을 통해서라면 실제 축구감독의 입장에 선다는 것이 어떠한 기분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FM 2011’ 은 현실 세계에서 축구감독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구현했으며, 각종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실제 축구감독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FM 2011’ 을 통해 퍼거슨이나 무리뉴, 히딩크 등 세계적인 감독보다 더 유능한 천재 감독의 로열 로드를 체험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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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새 감독으로 취임한 류종화 감독은 맨유를 세계 최고의 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글화는 완벽하다! 하지만 라이선스는?
‘FM 2011’ 은 선수와 스탭, 언론이나 에이전트와의 대화 파트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선수들과는 수시로 최근 경기에 대한 생각이나 기술 계발 조언, 고민 상담, 훈련 추천, 이적 관련 이야기 등의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재계약이나 연봉 협상, 외부 선수 영입 등의 상황에서는 담당 에이전트가 대리인으로 등장해 불꽃 튀는 협상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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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화 감독의 재계약 제의를 감히 거절한 에이전트 Shelley는 이후 행방불명 되었다고
한다
또한, 감독은 원할 때마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외적인 뜻을 밝힐 수 있다. 예를 들면 경기를 앞두고 상대팀의 전력과 감독에 대해 평가하며 언론플레이를 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선수를 영입하기 전에 각종 언론에다 그 선수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여 선수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들 수도 있다.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가질 수 있는 기자회견장에서는 질문에 성실하게 답을 하거나 노 코멘트, 혹은 화를 내며 퇴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하기 싫다면 수석 코치를 대신 내보낼 수도 있다.
‘FM 2011’ 에서는 이 모든 것이 실제 상황과 같이 사실적으로 이루어지며, 이 같은 대화를 통해 자신만의 감독 스타일을 완성해 갈 수 있다. 게다가 100% 한글화 덕분에 축구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누구든지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글화 내용 중 한국 선수 이름은 한글로, 외국 선수 이름은 영어로 표기되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현실감도 더욱 가중될 뿐더러, 표기법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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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화 감독에게 약간 까칠하게 대하는 박지성 선수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하지만
류종화 감독은 박지성 선수에게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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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화 감독은 선수들의 이름을 영어로 읽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역시 세계적인
감독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EPL 등 몇몇 리그의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못한 까닭인지 선수들의 얼굴과 팀 엠블럼이 표시되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특히 필자의 경우 EPL의 팬인데, 선수들의 얼굴이 죄다 그림자로 표기되어 있어 매우 불만스러웠다. 이럴 경우 할 수 없이 유저들이 제작한 패치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게 또 꽤나 불편한 일이다. 직접 패치를 할 경우에도 선수 사진을 일일히 검색, 저장하여 알맞은 선수 ID에 따라 적용해 줘야 하니 매우 번거롭다. 최근 EA의 스포츠 관련 독점 라이선싱 문제로 말이 많은데, ‘FM 2011’ 도 그 피해자 중 하나인 것 같아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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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화 감독은 '에브라의 귀여운 얼굴을 보고 싶어 미치겠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맨유 선수단 일원이 동감했다는 후문이다.
감독도 보통 힘든게 아니구나
실제로 축구 감독이 되어 본 적은 없지만, ‘FM 2011’ 은 ‘축구’ 라는 스포츠에서 감독이 할 수 있는 행동의 99%를 지원하는 느낌이다. 감독의 업무는 다양하다. 외부 소식에도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하고, 선수의 이적이나 임대 혹은 재계약, 팀 훈련이나 포메이션 설정, 주전과 후보, 2부 리그 관리 같은 일은 기본이다. 선수와의 대화, 스탭진 구성과 회의, 구단과의 대화를 통한 재정이나 시스템 조절, 연봉 협상, 스카우터 배치와 보고를 통한 인재 발굴,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의 전술 및 세트플레이 등 준비, 에이전트와의 흥정, 개인별 훈련이나 지침 내리기, 언론 플레이 등…… 아무튼 감독으로서 할 수 있을만한 일은 대부분 게임 내에 구현되어 있다. 대단하다.
그러나 ‘FM 2011’ 이 진정으로 대단한 점은 이처럼 방대한 역할이 단순히 구현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과정에 높은 자유도와 사실성을 부여하여 진심으로 게임을 즐기며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실제로 경기를 앞두고 상대편 감독의 사생활까지 지적해 가며 신경전을 펼치거나, 상대 팀의 주전 선수에 대한 발언을 계속 해가며 선수를 흔들리게 한 다음 슬그머니 빼오는 등 다양한 상황을 즐기다 보면 내가 게임을 하고 있는지 실제로 프로리그 감독이 되어 전산화 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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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화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주축 공격수 리오넬 메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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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는 팀을 의식해 감흥이 없다고 밝혔으나, 내심 류종화 감독의 인덕에 반한 듯
했다
메시의 최측근은 조만간 메시의 맨유 입단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FM 2011’ 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전 세계 50여 개국 리그의 선수를 영입하고, 자유도 높은 전술 관리 시스템을 통해 항상 꿈꿔왔던 나만의 전술을 100% 구현할 수도 있다. 또한, 구단의 금전적인 부분, 서포터즈나 구단측의 호응도 관리해야 며, 불만을 제기하는 선수 개인의 상담이나 팀 결속력도 신경 써줘야 한다. 만약 ‘감독은 그냥 선수 모집하고 훈련시키고 경기에 내보내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었어?’ 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유저가 있다면, ‘FM 2011’ 을 통해 감독의 업무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축구게임보다 더 재미있는 경기 관람
감독의 주 업무는 팀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지만, 결국 팀의 흥망을 이끄는 것은 경기의 승패 여부다. ‘FM 2011’ 은 단순히 경기 결과와 자료만 받아보는 것이 아니라, 3D로 표현된 경기 중계를 실시간으로 관람하며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고, 단순 데이터가 아닌 감독 자신의 눈으로 파악한 경기 상황에 따라 다양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경기 관람은 지루함을 막기 위해 기본적으로 실제 시간의 1.2~1.5배 정도의 속도로 진행되며,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지루한 장면은 자동으로 스킵되기 때문에 흥미진진한 경기 관람이 가능하다. 그래픽적 부분에서는 실사를 방불케 하는 최신 스포츠 게임만은 못하지만, 경기 자체는 꽤나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스포츠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루니의 무릎 슬라이딩 등 각종 세레모니는 물론, 다양한 감정 표현, 동작 애니메이션, 사실적인 광원 효과 등이 어우러져 매우 사실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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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와 바르셀로나 간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시작되었다
류종화 감독의 눈에
띄기 위해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이는 클로제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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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바토프 선수가 골을 넣고 기뻐하며 비행기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류종화
감독은 '베르바토프를 믿었다' 라고 밝혔다
또한, 유저가 직접 조작하는 스포츠 게임과 같이 상하좌우 대각선 등의 조작 제약이 없기 때문에 선수와 공의 움직임이 매우 세밀하게 이루어지며, 선수 고유의 창의적 패스나 공 없는 상태에서의 움직임 등도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할 만큼 뛰어나게 묘사되어 있다. 스포츠 게임에서의 선수들은 개인적인 특성보다 경기를 플레이하는 유저의 성향을 따라가지만, ‘FM 2011’ 의 선수들은 실제 플레이 스타일과 개성을 한껏 드러내면서 자신의 매력을 뽐낸다. 이러니 ‘FM 2011’ 의 경기 관람 모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감독이 멀뚱멀뚱 경기를 지켜보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직접 뛰쳐나가서 컨트롤을 하며 골을 넣을 수는 없지만(해서도 안 된다), 각종 전술과 세부적인 지시, 선수 교체와 역할 지시 등을 언제든지 지시할 수 있으며, 경기 전과 하프타임, 경기 후에는 선수들과의 라커룸 대화를 통해 선수들의 사기를 올리거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중 우리 팀의 선수가 퇴장을 당하거나 부당하게 패널티를 받는 등의 상황에서는 언론을 통해 불만을 드러내고, 협회에 항의할 수도 있다. 팀의 사령탑 역할을 충실히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수를 교체하고, 상대편의 허점을 찌르는 전술을 적용하여 보다 강한 팀에게 승리를 거둘 때야말로 ‘FM 2011’ 의 매력을 백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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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화 감독이 맨유 선수들에게 '침착하게 골 찬스를 노려라' 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역시
세계적인 감독다운 고급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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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선수단은 경기 전 류종화 감독의 '행운을 빈다' 라는 한 마디에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꽤나 방대하지만 그만큼 많은 정보가 담긴 UI
‘FM 2011’ 을 처음 접한다면 상당히 난감하다. 메뉴 자제는 나름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그 종류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처음엔 뭘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힌다. 얼마 전 출시된 ‘문명 5’ 의 직관적인 UI와 비교해 보면 약간 불친절한 느낌까지 든다.
그러나 ‘FM 2011’ 의 기능은 위에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엄청나게 많고, 세세한 부분까지 매우 자세하게 구현되어 있다. 실제로 ‘FM 2011’ 의 모든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 게임 소개서를 보면, 게임 케이스 크기에 두께 0.5cm 분량의 소책자 하나가 사진도 거의 없이 글씨로만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M 2011’ 의 방대함을 깨닫고 나면, 현재의 UI도 엄청나게 깔끔하게 정리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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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화 감독이 자신의 업무 프로그램 스크린샷을 공개했다
역시 세계적 감독답게
할 일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초보자를 위한 튜토리얼 기능이 거의 없다는 것은 좀 아쉽다. 물론 ‘FM 2011’ 을 즐기는 대부분의 유저가 기존 팬들이긴 하지만, 새로 유입되는 유저들을 위한 배려도 해 주었다면 좀 더 좋았을 것이다. 물론 초반에는 대부분의 과정을 코치진에게 위임해 가며 게임에 서서히 적응해 나갈 수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진입 장벽이 조금은 높지 않나 생각된다. 아, 어쩌면 이혼율을 낮추기 위한 개발사의 배려일 수도 있겠다.
‘FM 2011’ 은 ‘축구 팬’ 을 ‘축구 폐인’ 만들기 딱 좋은 게임이다.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으며,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창 모드로 켜 놓고 계속해서 즐길 수 있는데다, 온라인 대전과 트위터나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 연동 또한 지원하기 때문에 외부와의 소통까지 ‘FM 2011’ 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된다. 게다가 게임을 통해 눈이 높아진 일부 유저들은 본 리뷰 제목처럼 자신이 축구계의 천재 감독인 듯 한 착각까지 하게 된다. 일상 생활 자체가 ‘FM 2011’ 에게 사로잡히는 것이다. 정말 무서운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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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화 감독은 트위터와 유튜브에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한 번 ‘FM 2011’ 유저들에게 경고하는데, 게임 내에서의 천재 감독이 현실에서도 그렇진 않다는 것을 명심하자.
아, 필자는 축구 감독으로의 전직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러 이만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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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류종화 감독의 맨유가 바르셀로나를 4:0으로 꺾었다
세계가 낳은 천재적인
전술가, 류종화 감독의 행보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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