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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필드3, 아직도 다른 FPS를 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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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 이미지부터 야심작, '배틀필드 3'

EA의 야심작 ‘배틀필드 3’ 가 전작으로부터 6년 만인 지난 10월 25일, 한글화와 함께?PC, PS3, Xbox360으로 정식 발매돼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자도 지난 10월 초 열린 멀티플레이 베타테스트 때 ‘배틀필드 3’ 를 잠깐 즐겨 봤는데, 그 충격과 감동을 잊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얼른 10월 25일이 오기를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실 지금도 살짝 졸면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어제도 새벽 4시까지 멀티플레이를 즐기다 잠들었기에...

최고 수준의 현실감

오랜만에 만난 마력의 게임, ‘배틀필드 3’ 를 평가하자면 일단 뛰어난 그래픽과 그보다 더 훌륭한 현실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단히 말하자면 ‘배틀필드 3’ 의 현실감은 역대 최강 수준이다. 오브젝트 하나하나의 그래픽적 세밀함을 따지자면 '크라이시스 2', ‘엘더스크롤 5’ 등 비슷한 수준의 게임이 많지만, ‘배틀필드 3’ 는 그 중에서도 특출나다. 이유는 시각적인 그래픽 표현 뿐 아니라 게임 전체를 휘감는 사운드, 더욱 사실감 있고 역동적으로 진화한 모션, 플레이어를 압도하는 연출력, 약간 과장된 듯 하면서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게임 효과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 사진 아닙니다

일단 사운드는 전작 ‘배틀필드: 배드 컴퍼니 2’ 에서 느꼈던 그 퀄리티가 거의 그대로 살아있다. 물론 2년간 귀가 고급스러운 사운드에 익숙해져 버렸기에 당시 느꼈던 전율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충격적이다. 실제 총기 음향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물론, 박격포나 폭격 등에서 느껴지는 각종 폭발음, 거대한 건물이 숨을 거두듯 무너져가는 파쇄음 등은 그야말로 최고다. 눈을 감고 있으면 전장이 눈 앞에 보이는 듯한 착각,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청각만으로도 주변 사물이 느껴지는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캐릭터의 모션 또한 전작에 비해 엄청나게 부드러워졌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엎드리기, 포복, 사다리 오르기, 장애물 뛰어넘기 등의 모션은 그야말로 FPS의 1인칭 모션이 나아가야 할 길을 그대로 제시해주는 느낌이다. 굳이 지적하자면 싱글 캠페인에서 보는 NPC의 모습이나 멀티플레이 도중 자신을 죽인 플레이어를 비추어 주는 플래시 백 장면에서 캐릭터의 변함 없는 표정이 살짝 거슬리는 정도다.

광원 효과는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다. 실제 게임을 하며 광원 효과에 대한 감동에 눈물…까진 아니더라도 코끝이 찡해진 경험이 몇 번 있었는데, 대표적인 사례를 뽑자면 이러한 장면들이다.

-어두운 곳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명적응 반응으로 인해 시야가 뽀얗게 흐려지는 눈부심 효과는 물론, 안경(눈 보호대)에 붙은 먼지들이 빛의 궤적을 그려내는 장면은 무언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추가로 제트기 덮개 유리에 난 실기스 등의 세밀함도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도심의 야경: 수십 개의 강한 광원이 서로 어우러지며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야경을 게임 내에서 표현해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저런 걸 어떻게 구현했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다. 같은 맥락에서 바닷물에 의한 물결 반사도 매우 멋졌다.

-터널 등의 어두운 장소: 총기나 포신 등에서 터지는 폭약의 빛, 불타오르는 구조물에서 튀는 불똥,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빛과 그림자의 향연. 정말 말이 필요 없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했던 약간 거친 오브젝트 표현 부분까지 어둠으로 인해 잘 안 보인다.

▲ '배틀필드 3' 의 광원 효과가 정말 돋보이는 싱글 캠페인 '길로틴' 티저 영상
실제로 보면 이 이상이다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면 간혹 보이는 인물 표현이다. 간혹 캐릭터 모델링을 보고 있자면 신경 쓴 곳과 안 쓴 곳이 확연히 드러나는데, 각이 져있는 몸통이라던가 가위로 잘라 놓은 듯 한 옷과 피부의 경계선 등을 보고 있자면 한껏 올라 있던 흥이 살짝 깨지는 느낌이다. 그 외에 엎드려 있을 경우 캐릭터의 몸이 주변 사물에 파묻힌다거나, 상자 등을 뚫고 다닌다거나 하는 장면은 익숙해 질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그러나 위에 쓴 부분 외에는 단점을 못 찾겠다는게 자랑… 은 아니고 장점이다. 물론 자세히 살펴보면 지적한 부분이야 더 나오겠지만, 전체적인 사실감은 그 어떤 게임보다도 압도적이다. FPS 게임을 하면서 전장의 위압감에 숨이 막힐 듯 한 느낌을 받은 것은 ‘배틀필드 3’ 가 처음이다.

▲ 이런 부분에서는 흥이 좀 깨지는 면도 있지만...

나름 공들인 느낌의 싱글 캠페인, 다만...

‘배틀필드’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콜 오브 듀티’ 등의 라이벌 게임들보다 싱글 캠페인이 약했다. 비록 최근 들어 약간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이미 한 편의 명작 영화 수준으로 올라선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 비하면 무한도전의 표현을 빌어 '또래에 비해 약간 떨어짐' 이라는 느낌이다.

그래도 이번 ‘배틀필드 3’ 의 싱글 캠페인은 신경 많이 쓴 티가 팍팍 난다. 일단 가장 좋았던 점은 엄청나게 다양한 전쟁 상황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레일러 영상에 나온 ‘스나이퍼 건물채 박살내기’ 나 ‘육교 위 기관총 쏘기’ 미션은 애교였다.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사실 영상만 봤을 땐 땅 아래에서 SF적인 것이 튀어나올 줄 알았는데), 폐허 속에서 나이프 하나에 의지해 가며 탈출하고, 비오는 항공모함에서 전투기에 올라타 서브 파일럿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달리는 전철에서의 사투 등은 여타 FPS에서 느끼기 어려운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환상적인 그래픽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명품’ 이라 불리울 만큼의 상황들이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뇌리를 떠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자막 한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은 쉬운데, 엔딩을 보고 나면 '한 번쯤 볼만한 영화' 를 본 느낌이 든다. 스토리의 개연성, 캐릭터의 매력, 감동, 엔딩 소감 등… 출시 전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으로 잔뜩 기대를 했는데 솔직히 좀 실망스럽긴 하다. 전반적으로 EA의 전작인 ‘메달 오브 아너: 티어1’ 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분명 ‘배틀필드 3’ 의 싱글 캠페인은 이전 ‘배틀필드’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았다. 아니, 좋다는 말보다는 멋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비록 ‘콜 오브 듀티’ 시리즈와 비교하면 멀티플레이를 하기 전의 튜토리얼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의 캠페인도 충분히 마음에 든다. 마치 ‘여기까지 따라왔다. 너희(콜 오브 듀티)도 실수 한 번 잘못 하면 우리에게 밀릴 수 있으니 조심해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특히 한글화의 경우 번역도 상당히 매끄럽게 잘 되어 있고, 게임 내 다양한 메뉴도 한글로 감상할 수 있어 적어도 국내에서는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 보다 경쟁력이 있을 듯 하다. 윈도우 XP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약간 우려가 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컴퓨터 사양만 된다면 ‘배틀필드 3’ 를 하기 위해서 윈도우 7로 갈아타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미션 하나 하나만 뜯어보면 크게 나쁘진 않은 수준

멀티플레이와 호환성

이제 ‘배틀필드 3’ 의 주특기, 멀티플레이를 언급해보도록 하겠다. 일단 전체적인 재미는 예전 베타테스트 때 느꼈던 것의 10배, 아니 그 이상이다. 오버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당연하겠지만 맵과 게임 모드의 수가 대폭 증가했다. 여기에 베타테스트 때와 같은 맵 같은 모드라도 인원 제한이 풀렸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Rush 모드의Operation Metro 맵 같은 경우 베타테스트 때는 한 번에 32인(16대 16)만이 동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32인 전투의 경우 적당히 달리기도 하고, 너무 오래 숨어있으면 적이 다른 곳으로 가니까 계속 움직이고, 분대 단위로 3~4명씩 모여 다니며 적을 찾아다니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같은 맵에서 64인(32대 32)의 전투가 벌어진다. 인원이 두 배가 느니, 킬 수는 네 배로 늘었다. 말 그대로 전쟁터의 '악몽' 이다. 나쁜 의미가 아니고, 계속해서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사방에서 RPG 런처가 터지며 몇 명씩의 사람들이 몰살당한다. 건물 외벽은 남아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시체의 산이다. 여기서만 잘 뛰어다녀도 1분에 10명은 소생시켜줄 수 있을 정도라면 믿겠는가? 그만큼 게임의 느낌이 다르다. 조용한 전술을 좋아한다면 32인, 혹은 그 이하의 인원이 있는 방에 들어가면 되고, 하드코어 전투를 좋아한다면 64인 멀티의 말로 표현 못 할 맛을 느껴보면 된다.

탈 것의 경우 제트기부터 전투헬기, 탱크, 지프차, 대전차/대공 포대까지 다양하게 구현돼 있고, 조종 난이도 자체도 전작 ‘배드 컴퍼니 2’ 나 ‘메달 오브 아너: 티어1’ 에서보다 훨씬 조종하기 쉬워졌다. 실제로 비행의 경우 ‘GTA 산안드레아스’ 의 비행 미션 정도로 쉬워진 느낌을 받았으며, 시야 또한 훨씬 넓고 편리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 베타 초반부이기 때문에 많은 삽질(헬기를 땅에 박아버리는)과 언락 요소를 모두 헤제한 고수 유저들의 신들린 컨트롤이 공존하고 있지만, 1~2달 후 자리가 잡히고 난 후에는 훨씬 다채로운 육/공 협동 작전이 가능해질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눈에 띄게 편리해진 탈 것 조종

점수 시스템도 전작보다 더욱 잘 구성되어 있다. 일단 게임 내 다양한 상황에서 그에 맞는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데, 필자의 주특기인 돌격병(Assalt)의 경우 회복 키트를 설치해서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켜 주면 20 포인트, 적에게 대미지를 입히면 그 대미지 만큼의 도움 포인트, 심장 제세동기로 죽은 동료를 살려주면 100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등 단순히 적을 죽이는 것이 아니더라도 포인트를 지속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죽지 않고 여러 명의 적을 죽이면 보너스, 자신을 죽인 적에게 복수해도 보너스, 계속 연달아 죽다가 드디어 킬을 해도 보너스, 한 명의 유저를 몇 번 반복해서 죽이면 희생양 보너스… 등등 다양한 보너스 요소도 많다.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모은 점수는 레벨 업과 전문성 향상으로 이어져 다양한 무기와 스킬, 위장 스킨 등을 획득하게 해 준다. ‘배틀필드 3’ 의 레벨 제도는 북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벨 별 능력치 차등이 존재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무기/도구는 저레벨 구간에서 거의 모두 획득할 수 있는 등 전작에 비하면 초보 유저를 위한 배려가 곳곳에 숨어 있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 돌격병으로 하루 3~4시간씩 이틀 동안 플레이하니 4x 스코프와 심장 제세동기, 유탄 발사기, 전력 질주, 라이트 등의 필수 장비를 전부 얻을 수 있었다. 이후에도 다양한 언락 아이템을 얻을 수는 있지만 좀 더 세분화된 무기와 위장 무늬, 부가적인 도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웬만한 고레벨 유저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 물론 실력은 별개지만.

▲ 멀티플레이 초반에 찍은 언락 요소 모음
왠만큼 중요한 장비들은 초반에 다 몰려 있다

게임 호환성은 상당히 뛰어나다. 일단 브라우저에서 실행되기 때문인지, 게임 자체가 상당히 가벼워 보인다. 최적화도 나름 잘 되어 있어 웬만한 사양에서는 풀옵션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였다.

그러나 안정성은 좀 불안했다. 다행히도 필자의 컴퓨터는 ‘배틀필드 3’ 와 궁합이 잘 맞았는지 서버 자체의 렉을 제외하고는 전혀 끊김현상 등의 이상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여기에 베타테스트에서 지적되었던 땅 밑으로 가라앉는 버그 등도 수정되어 나름 쾌적한 게임환경을 구현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나 일부 유저들은 게임 실행 자체가 안 되거나, 실행 중에 난데없는 멈춤 현상과 다운 등이 벌어진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꽤나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듯, 포털 검색 사이트에도 이러한 고충을 호소하는 유저가 넘쳐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핵 프로그램 이나 펑크버스터 관련 문제 등 검색을 해 보면 유저들의 불만 사항이 상당하다. 게임을 사 놓고도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유저들의 원성이 들려오는 듯 하다. 실제로 게임메카 모 편집장님의 자리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 안타까운 장면

아무튼 모든 점을 종합해 볼 때 경쟁작인 ‘모던 워페어 3’ 와는 상당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싱글 캠페인이 약간 난해하긴 하지만, 잘 하면 2011년 최고의 게임 부문 수상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모던 워페어 3’ 의 완성도에 따라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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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필드 3 2011. 10. 25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FPS
제작사
다이스
게임소개
'배틀필드 3'는 장비를 활용한 대규모 전투가 특징인 '배틀필드' 시리즈 세 번째 넘버링 작품이다. 나토군과 중동연합의 치열한 현대전을 소재로 삼은 '배틀필드 3'는 총 8개의 맵과 5종류의 클래스, 48종의 탈...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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