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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최악의 게임으로 등극할 유력 후보 '네버데드' 가 지난 2일 발매되었다
유저가 게임을 구매하기 전 참고하는 것은 차츰차츰 공개되는 게임정보, 발매 이후 국내외 커뮤니티 반응, 출시를 앞두고 매겨지는 각종 게임매체들의 리뷰점수 등 총 3가지가 아닐까 싶다. 개중에는 게임웹진의 리뷰 점수를 신용하지 않거나 평가가 저조한데 반해 발매 이후 엄청난 인기를 끈 사례도 많기 때문에 한 게임을 둘러싸고 3곳에서 모두 공통된 결과가 나오는 일은 없었다. 아니 없는 줄 알았다.
지난 2일이다. 게임을 둘러싸고 불협화음 없이 모두에게서 공통된 결과를 받은 게임 ‘네버데드’ 가 PS3, Xbox360으로 발매되었다. ‘네버데드’ 는 영국의 리벨리온이 코나미로부터 외주를 받아 선보인 액션 TPS 게임으로, 팔과 다리 심지어 목과 몸통이 분리되어도 죽지 않는 불사신 주인공을 내세워 이제껏 없던 독특한 액션을 지향했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다. 해외를 비롯 국내에서도 관련 정보가 공개될 때마다 유저들 사이에서 깔끔한 캐릭터 모델링과 화사한 배경 그래픽에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레이 영상이 공개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흔히 말해 망작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부서지고 깨지는 등의 화려한 영상 속에 감춰진 밋밋한 액션과 무엇을 해볼 새도 없이 계속 잘려나가기만 하는 주인공의 약해빠진 신체, 그리고 떨어져나간 신체를 붙이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여기에 발매를 앞두고 여러 해외웹진을 통해 매겨진 낮은 리뷰 점수는 불안감을 실망감으로 확대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쉬움과 단점의 영역을 넘어 ‘할 가치가 없다’ 는 냉정한 평가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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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대충 만들어도 이런 점수 받기는 힘들것이다
그럼에도 기자는 실낱 같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플레이 해보지 않으면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게임이 발매되고 실제 플레이 해본 총평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꼭 호평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쉬운 게임’ 을 추구하는 흐름에 대놓고 역행하는 불편한 인터페이스와 게임의 핵심인 주인공의 죽지 않는 몸이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떨어트리고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는 점에서 게임의 정체성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데빌 메이 크라이’ 와 흡사한 진행 방식
‘네버데드’ 의 전반적인 진행 방식은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와 흡사하다. 몬스터를 모두 물리치지 않으면 다음 구역으로 이동할 수 없고, 마지막은 거대 보스와의 화끈한 1:1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맵 여기저기에 위치한 XP 게이지(붉은 구체)를 많이 획득할수록 강력한 스킬(어빌리티)을 보다 빨리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스킬 시스템은 XP 게이지 양을 소모해 배울 수 있으며 등급에 따라 소모되는 양도 다르다. 일부는 특정 스테이지까지 진행해야 개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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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 붉게 빛나는 게 바로 XP 게이지
주인공 브라이스가 들고 있는 건 신경쓰지
말자
스킬의 종류는 브라이스의 무기인 총기류를 비롯 대검 버터플라이블레이드의 공격력을 높여주는 패시브 기능부터 획득 경험치양 증가, 리로드 시간 단축 등 몬스터나 취향에 따라 캐릭터의 전투 스타일을 설정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문제점들을 이겨내고 모든 어빌리티를 사용해본 유저가 나올 리는 없을 거라 확신한다. 만약 있다면 지독한 마조히스트거나 공략을 위해 억지로 플레이 하는 경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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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의 장점이 앞으로 나올 수많은 단점에 묻히고 만다
개성 뚜렷한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걸림돌 ‘언어장벽’
일단 아쉬운 점부터 짚고 넘어가고 싶다. 한글화의 부재로 묻힌 개성 강한 캐릭터들 때문이다. ‘네버데드’ 는 500년 전 마왕에게 패해 아내를 잃고 죽지 않는 몸이 되어버린 주인공 브라이스, 깐깐한 성격이지만 섹시한 복장으로 남심을 자극하는 아카디아, 불량한 태도와 반불사인 몸에 암기를 꽂고 다니는 알렉스,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겸 아이돌 가수지만 성격은 왈가닥인 니키 등 최대 8명의 개성 뚜렷한 인물들로 악마 사냥꾼의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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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에게 패하고 부인도 잃어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인생인 주인공 브라이스
사연만큼은
뭔가 동정이 가지만 게임속에선 그냥 아저씨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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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아카디아, 깐깐한 성격이지만 보기만 해도 흐뭇한 스타일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이
리뷰는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뚜렷한 성격만큼이나 개성이 잘 묻어난 캐릭터들의 모습(외형)은 초반 게임 몰입도에 활력을 돋군다. 여기에 이벤트 중간중간 야한 농담을 던지거나 꼼짝없이 이용당하는 모습 등 시시콜콜한 부분부터, 파트너 아카디아를 훑는 다소 므훗한 카메라 앵글 및 이벤트 영상도 큰 볼거리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영문, 영어 음성으로 제공되어 재미가 반감된다. 물론 ‘액션 게임에 스토리 비중이 뭐가 중요한가’ 라고 생각하는 유저도 있겠지만 ‘네버데드’ 는 액션에 재미는 크게 기대할 수 없어 캐릭터라도 믿고 플레이 해야 할 만큼 문제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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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대화나 이벤트 영상의 재미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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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주인공 브라이스의 과거 회상도 볼 수 있다
불사신 신체라는 컨셉이 부른 문제점들
본격적인 게임 설명에 앞서 ‘네버데드’ 의 불사신 주인공 브라이스가 정말 죽지 않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결론은 죽진 않지만 게임 오버는 존재한다. 게임오버 상황은 3가지다. 첫 번째는 공격 능력은 없지만 브라이스의 몸통을 제외한 신체 일부를 몸 속으로 빨아들여 게임상에서 없애는 일부 몬스터가 존재한다. 이 몬스터에게 머리를 먹히게 되면 미니 게임이 펼쳐진다. 미니 게임은 좌우로 움직이는 스크롤 막대를 정가운데로 맞춰 버튼 입력을 성공시켜야 몬스터가 머리를 토해내 빠져나올 수 있다. 만약 실패하게 되면 그대로 게임 오버가 된다. 두 번째는 특정 맵의 경우로, 바닥이 무너져 추락하면 게임 오버가 된다. 세 번째는 파트너 아카디아가 그로기(헬프)상태에서 일정 시간 이상 도움을 주지 못하면 게임 오버로 이어진다. 순전히 유저의 컨트롤 실수로 게임 오버를 당하는 만큼 불사신 컨셉 자체는 지켜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불사신이라는 컨셉 자체를 지켜낸 건 좋은데, 게임 곳곳에는 다양한 문제점과 불편함이 한가득 산재한다. 먼저 브라이스의 신체는 머리와 몸통 그리고 양쪽 팔다리 등 총 5개 부위로 나뉜다. 신체는 주로 적의 공격과 폭발에 휘말렸을 때와 자신의 의지에 따라 분해되며, 분해된 신체는 반다이남코게임즈의 접착액션게임 ‘괴혼’ 처럼 머리를 중심으로 붙여나갈 수 있다. 특히 몸통의 경우 머리을 정확히 목 부분에 맞춰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붙이는 도중 몬스터에게 공격당해 또 다시 뿔뿔이 흩어지는 수난도 당할 수 있다. 이럴 때 자주 사용되는 기능이 바로 재생이다. 재생은 게임 화면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재생 게이지 색깔(빨간색, 노란색)에 따라 사용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체는 잘려나간 시점에서 특정 시간이 지나야만 재생을 할 수 있으며 일부 협소한 지형에서는 재생도 불가능한 등 제약이 많다. 이때부터 슬슬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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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나간 것도 열받는데 아예 없애버리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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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다 단지 게임 오버만 있을 뿐!
스트레스의 시작도 여기서부터인데, 몬스터에게 공격 당하는 경우 너무나도 간단히 신체가 잘려나간다. 브라이스의 신체는 견고함이라는 게 일체 없다. 물론 잘려나간다 해도 남은 한 손으로 총을 쏘거나 검을 휘두르는데 문제가 없고, 외다리로 뛰더라도 속도에 큰 영향은 없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할 때마다 적에게 수 차례씩 잘려나가는 신체와 그를 일일히 붙여야하는 피곤함, 재생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몬스터를 피해 도망 다녀야 하는 삼중고는 엔딩까지 지속된다. 이 정도면 답답함을 넘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결정적으로 공격 당해 잘려나간 신체의 날아가는 방향을 전혀 예측할 수 없어 짜증이 한층 커진다. 이 점은 폭발에 휘말렸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폭발력에 따라 하늘 높이 치솟거나 잔해 밑에 깔려 신체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여기에 신체를 흡수하는 몬스터까지 끼어든다면 더 이상 참고 견디며 플레이 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액션 게임을 해본 필자도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는데, 액션 게임에 익숙지 않은 초보자라면 애꿎은 게임 컨트롤러를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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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발매전, 이런 다이나믹한 액션의 스릴을 기대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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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시궁창! 종잇장 신체에 파트너 구해주기도 바쁘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별도의 내구도 게이지를 생성해 일정 이상 공격을 받으면 분해되게 하는 등 장치적인 요소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그저 신체가 분해되어도 죽지 않고 싸울 수 있다는 컨셉을 강조하고픈 마음에 둔 이러한 무리수는 결과적으로 게임의 질을 대폭 하락시켰다. 과연 발매를 앞두고 사내 테스트를 몇 번이나 진행해봤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화려한 물리 효과 뒤에 남겨진 골칫거리
‘네버데드’ 는 맵 대부분에 갈라지고 무너지는 등의 물리효과가 적용되어 있다. 이를 활용해 달려드는 다수의 몬스터를 건물 잔해로 매몰시킬 수도 있고, 파괴에서 느껴지는 쾌감도 상당하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생기는데 바로 먼지 발생에 따른 일시적인 시야 차단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아 생기는 진로 방해다.
물리 효과는 게임을 보다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도록 도와 자주 활용되는 편이다. 그러나 물리효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발생하는 먼지로 인해 적은 물론 주인공 브라이스마저 잘 보이지 않는 시야 차단 현상이 발생한다. 순간적이긴 하지만 한 번의 방심이 몬스터의 공격으로 이어지고 신체 분해를 당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이러한 방해요소는 골치 아플 뿐이다. 특히 물리 효과로 부서진 잔해는 진로를 방해까지 한다. 건물 잔해는 바닥에 일정한 형태로 뒹굴게 되는데, 이때는 물리 효과가 적용되지 않아 아무리 공격해도 파괴되지 않고 그저 밀려 나가기만 한다. 특히 이 상황에 적과 조우하게 된다면 회피와 점프가 도중에 끊기거나 막히는 불편을 겪는다. 여기에 몬스터에게 공격을 받아 신체 일부가 잔해 밑으로 들어가기라도 하면 내가 이렇게 욕을 잘 했는지 알게 되는 놀라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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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발매 전, 물리 효과로 다수의 몬스터들을 처리하는 액션을 기대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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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게임에서는 그런걸 신경쓸 여유가 없다. 진로 방해에 시야마저 가리기 때문
패드를 최대한 활용한 인터페이스 하지만 유저의 고통도 최대치로 육박한다
앞서 ‘네버데드’ 의 인터페이스는 시대를 역행하듯 불편하다고 소개했다. 이는 여타 액션 게임과 너무나 다른 조작 방식을 지원해 익숙해지기 힘들다는 뜻이다. PS3의 듀얼쇼크3를 예로 들면 총기류의 경우 L1이 왼손, R1이 오른손을 맡고 있다. 게임 진행 도중에는 라이플과 샷건 등 강력한 화기들도 얻을 수 있는데, 화살표 방향키를 돌려 다양한 총기 선택 및 조합이 가능하다. 또한 R3 버튼을 누르면 시점이 확대되어 보다 정확한 사격도 가능하지만 이동 속도가 느려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무기인 대검 버터플라이블레이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세모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그런데 공격 버튼이 따로 없다. 알고 보니 L1 버튼으로 적을 지정한 상태에서 R3 아날로그 버튼을 돌려주어야 비로소 베기가 나간다. 베기의 재미는 강한 공격력과 빠른 스피드로 총기류보다 훨씬 낫다. 아쉬운 점은 베기 시 카메라를 돌려볼 수 없다는 점이다. 앞만 보고 베는 도중 뒤에서 공격해오는 몬스터의 공격을 파악하기 어렵고, 당연히 피할 수도 없다. 개발팀 리벨레온의 센스에 할말을 잃은 순간이다. 참고로 ㅁ버튼이 재장전, X버튼이 점프, O버튼이 구르기 액션이다. 이처럼 다양한 액션을 패드의 많은 부분에 적용시켰다는 점은 칭찬받을 만 하나, 익숙지 않은 조작에 따른 불편함과 고통은 모두 플레이어의 몫이라는 게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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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디아(오른쪽)만이라도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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