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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월드 방식의 액션게임 '슬리핑 독스' 가 지난 16일 정식발매 됐다
비밀 경찰의 홍콩 느와르, 오픈 월드 방식의 액션게임 ‘슬리핑 독스(Sleeping Dogs)’ 가 지난 16일 PS3/Xbox360으로 국내에 정식 발매됐다. ‘슬리핑 독스’ 는 홍콩을 무대로 삼합회 조직을 와해시키라는 명령을 받은 비밀 경찰 웨이 센(주인공)이 겪게 되는 일련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게임은 지난 2011년 2월 프로젝트가 중지된 ‘트루 크라임: 홍콩’ 의 개발 권리를 구입한 스퀘어에닉스에 의해 다시금 부활, 타이틀 이름을 ‘슬리핑 독스’ 로 개명했다. 여기에 ‘GTA’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자유도 및 실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사실적인 액션을 중점으로 개발돼 팬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과연 실제 게임은 오픈 월드의 재미를 잘 구현했는지 그리고 액션의 재미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알아봤다.
엄연한 성인용인데, 약하다!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슬리핑 독스’ 타이틀 표지의 등급 분류가 눈길을 끌어 설명한다. 표지 정면을 보면 청소년 이용불가, 폭력성, 선정성, 언어의 부적절성, 약물, 범죄, 사행성 등 흔히 하지 말라는 짓(?)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만큼 게임 속에 성인을 위한 성인에 의한 게임이라는 기대감을 갖게끔 한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살짝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고 유저에 따라 실망한 기분도 들지 않을까 싶다. 바로 선정적이고 과격한 액션 등 성인을 위한 콘텐츠가 많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 하지 말라는 짓(?)은 모두 포함되어 있는 '슬리핑 독스' 의 타이틀 표지
삼합회에 잠입한 비밀경찰 웨이 센은 임무에 따라 나이트클럽/룸살롱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헌팅 이후 소리 없이 검은 화면으로 처리되기 일쑤며 스킨십도 미적지근하다. 여기에 날이 살아있는 흉기나 다양한 총기로 상대에게 자상이나 총상을 입히는 등의 잔인성은 있으나, 신체 훼손이나 상처 부위의 묘사는 리얼하지 못한 편이다. 유저에 따라 기왕 성인용으로 제작한 거라면 ‘GTA’ 시리즈의 핫커피나 기분 나쁠 만큼 상처 부위를 리얼하게 표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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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히 성인 등급의 게임이지만, 이 정도 스킨십이 끝이라니, 아쉽다
캐릭터의 매력을 높인 목소리 캐스팅과 한글화의 부재
‘슬리핑 독스’ 는 성인용 콘텐츠가 제한된 반면, 그만큼 드라마나 영화에 가깝도록 스토리라인에 더욱 공을 들였다. 여타 오픈 월드 방식의 게임은 메인 퀘스트보다 서브 스토리에 더욱 신경 써 염불보다는 젯밥이 매력적인 경우가 많아 왔다. 하지만 ‘슬리핑 독스’ 는 일직선 진행 방식에 서브 스토리를 엮어, 보다 주인공 웨이 센과 삼합회 조직간의 쫓고 쫓기는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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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합회 일원과 비밀경찰이라는 두 신분을 넘나들면서 일촉즉발 상황이 펼쳐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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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반전 요소였지만, 그 과정을 스릴 있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스토리에 흡인력을 높인 요소는 개성 강한 캐릭터의 목소리의 역할이 주요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주/조연을 포함해 총 39명에 달하며 각각 전문 성우 및 할리우드의 영화배우들이 목소리 캐스팅에 참여했는데, 이중 드라마 ‘로스트’ 로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얻은 배우 김윤진도 참여해 짧고 굵은 인상을 남겼다.
개인적으로 호평 받기 충분한 목소리 연기를 펼쳐 게임의 몰입도도 덩달아 상승하는 느낌까지 받은 반면, 그 만큼 비한글화의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영문은 크게 어려운 어휘를 구사하지 않는 편이라 전반적인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었지만, 게임 내 대사의 분량이 많은 편이라 중요 장면에서의 이해도는 덜 와 닿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토리 전개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반전 요소를 담고 있지만, 짜임새 있는 액션 이벤트과 게임 플레이 배치로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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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게임 최고의 반전? 월드스타 김윤진의 목소리 캐스팅(출처: IMDB)
‘GTA’ 와 비교할 순 없지만, 그래도 폼나는 오픈월드 속 재미
오픈 월드방식의 게임이라면 필연적으로 ‘GTA’ 시리즈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분명히 말하면 ‘슬리핑 독스’ 는 ‘GTA’ 보다 맵의 크기가 더 작고 자유도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슬리핑 독스’ 만의 매력은 있다. 기본적으로 뛰어서 맵 전체를 왕복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크기를 자랑하고, 도시 곳곳에 비일비재한 탈 것(오토바이, 차량, 택시 등)은 버튼 한번으로 빼앗아 도로나 인도를 질주 할 수 있고, 또 상대를 치거나 괴롭히는 등의 악행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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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라지만 너무 능수능란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우리의 주인공 웨이 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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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나 기물 파손 등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미션 클리어 점수에 영향을
끼치게 되니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홍콩을 배경으로 하면서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는 NPC와 현지화로 리얼함을 더했다. 도시 곳곳에는 공사 현장, 고속 도로, 번화가, 주택가 등 중복되는 부분 없이 개성만점 하나의 거대 도시 홍콩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또한 플레이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낮과 밤(날씨도 바뀜)의 변화와 함께 분위기도 바뀌는 등, 크기뿐만이 아니라 홍콩이라는 도시에 유기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혁혁한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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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도시 홍콩의 일거수일투족을 고스란히 담아낸 오픈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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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밤은 물론 폭우가 내리기도 하는 오픈월드 환경도 재미를 더한다
특히 차량 탈취의 경우 탑승하는 모델(차종)에 따라 다양한 POP 음악이 흘러나와 드라이브의 스릴에 흥을 돋운다. 스킬 연마에 따라 운전 중인 차에서 옆 차로 (위험하게) 옮겨 타는 등 서커스에 가까운 묘기도 가능하다. 여타 오픈 월드 게임이 일반적인 탈취였다면, ‘슬리핑 독스’ 는 폼나게 탈취하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처절하지만 사실적인 ‘맨 몸 액션’ 구현
‘슬리핑 독스’ 의 액션은 처절하다. 무슨 말인즉 상대를 쓰러트리는 것 외에 되려 주인공이 안면을 가격당해 얼굴과 옷이 피 범벅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뒤에서 가격 당해 구르다 못해 나자빠지는 등 사실적인 액션이 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상대를 발로 밟고 복부를 걷어차는, 또 잡아다가 벽에 머리를 냅다 꽂아버리는 등의 ‘맨몸 액션’ 이, 적뿐만 아니라 주인공도 당할 수 있어 이 게임 정말 리얼하다는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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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가격하는 것 외에도 반격으로 냅다 꽂아버리는 화려한 '맨 몸 액션'
게임에서 유저는 주로 일대 다 상황에서 싸우게 된다. 전투에서는 크게 패드의 네모, 동그라미, 세모 버튼(PS3 기준)은 사용하게 되는데, 각각 타격기, 잡기, 그리고 반격기를 활용하게 된다. 이중 반격기의 비중이 높은 건 워너브라더스의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또는 아캄시티)’ 과 흡사한데, ‘슬리핑 독스’ 의 전투 난이도가 조금 더 높다.
‘아캄 시티’ 의 경우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절도 있는 액션의 연결(타이밍 잡기)이 쉽다는 점이 유저들에게 호평 받았다. 하지만 ‘슬리핑 독스’ 의 전투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오히려 패싸움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뜬금없이 적이 덮쳐오거나 허공에 헛방을 날리는 등 뭔가 어설픈 느낌이 산재하다. 하지만 이런 조금은 정신이 없는 부분이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싸움’ 이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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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해 잔혹하고 또 처참하게 뭉개줄 수도 있다
반격기 모션의 경우 제작진 측에서 UFC 선수 출신이 무술 연출가로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만큼 액션의 사실성을 놀라울 정도로 잘 표현했다. 펀치의 경우 역 이동해 바닥에 자빠뜨리거나, 상대의 킥 공격을 그대로 잡아채 뼈 채로 부러뜨리는 등 방향이나 상대 공격에 따라 연출모션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이는 기술(스킬) 연마를 통해 보다 과격한 ‘맨 몸 액션’ 연계기로 이어갈 수 있어 눈으로 즐기고 또 맛본다는 희열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잠긴 문 따기, 헌팅 이후 가라오케, 차량탈취 및 추격전 등 스토리와 연관된 짜임새 있는 다양한 미니게임도 액션 외 재미를 충족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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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 100%에 자물쇠 따기도 수준급, 능력자가 따로없다
대신 앞서 난이도가 높다고 언급한 부분으로, 짧은 반격 타이밍이 초보자에게 조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격이 가능한 시점은 적의 공격 시 붉게 표시되는 타이밍으로, 알맞은 버튼을 입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입력에 필요한 시간이 굉장히 짧고 또 적의 공격 동작에 따라 어느 순간 붉게 표시될 지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다. 이에 초반엔 게임오버를 당하는 일이 잦을 것이다. 여기에 입력해야 할 버튼이 랜덤하게 나와 고도의 집중력도 요구된다. 마치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나는데,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의 경우 온전히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슬리핑 독스’ 는 세가의 ‘쉔무 2’ 가 꿈꾸던 이상향?!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느꼈지만, ‘슬리핑 독스’ 는 많은 부분에서 과거 세가의 ‘쉔무 2’ 를 떠올리게했다. 홍콩이라는 공통의 무대와 동양인 주인공 등 닮은 부분이 많은데, 이를 착안해 실제 어느 유저가 유투브를 통해 패러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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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지만 않으면 거의 알몸으로 다녀도 무심한 우리의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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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쉔무 2' 가 꿈꾸던 자유도(이상향)의 문을 활짝 연 수작 '슬리핑 독스'
그런 의미에서 ‘슬리핑 독스’ 는 어쩌면 ‘쉔무 2’ 가 꿈꾸는 이상향에 가장 가까운 게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고 명작 반열에 오를 게임은 아니다. 오픈 월드 게임으로는 치명적인 2회차 플레이시 도전할 만한 콘텐츠가 전무하기 때문으로, 결국 이상향으로 가는 문 앞에서 멈춘 ‘수작’ 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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